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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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금리·환율·글로벌 유동성에 좌우되며, 반도체 중심 양극화 속에 성장과 금리 두 축을 지켜봐야 한다. 최근 물가·고용 지표는 시장 기대보다 양호했으나 절대 수준(미국 CPI 3.4%)은 높고, 에너지 하락 효과와 월드컵 특수 소멸로 일시적 요인이 섞여 있어 두 달치로 속단은 이르다. 연준은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연내 1~2회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며,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재정적자는 부담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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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는 반도체 주도로 코스피가 강하게 오른 시장이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죠. 지난달까지 큰 하락을 겪은 뒤로는 시장의 색깔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코스닥이 강하게 치고 올라가는 날도 있고, 오늘처럼 코스피는 강하고 코스닥은 약세로 돌아서는 날도 있지만, 예전처럼 힘없이 빠지지는 않는 시장입니다. 다시 천 단위 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시점입니다.
결국 지수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금리, 환율, 글로벌 유동성일 텐데요. 오늘은 시장의 매크로 상황을 자세히 짚어 주실 오건영 단장님을 모셨습니다.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 단장님, 어서 오십시오.
지난 1월 말에 뵙고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그사이 코스피가 처음으로 9천을 넘는 상황을 목도했고,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라는 큰 변수도 발생했습니다. 여러 폭풍이 몰아쳤다가 지금은 좀 안정되는 시기로 보시는지요?
올해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 시기였습니다. 2월 말 이란 사태가 터지고 3, 4월에는 시장이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이란과의 전쟁이 휴전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이 나왔고, 그것이 코스피를 9천까지 밀어올렸습니다.
시장을 볼 때는 성장과 금리 두 축을 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은 고전하기 마련입니다. 다만 금리가 오르는 속도보다 성장이 빠르게 나온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금리 오르는 속도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면 오히려 주식에 더 베팅하는 게 맞겠죠.
문제는 지금 전 세계도, 우리나라도 양극화가 커져 있다는 겁니다. 산업에서는 반도체와 비반도체로 나뉩니다. 실제로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입니다. 반도체는 성장이 강하지만 비반도체는 그렇지 않아요. 금리가 오르면 반도체는 그 금리 상승을 감당할 수 있지만 비반도체는 힘들겠죠.
그러면 투자자들은 반도체 쪽으로 몰려가게 됩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거죠. 그다음 스토리가 문제입니다. 그렇게 강할 거라던 반도체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그 강한 성장이 위축되는 거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나옵니다. 동시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그리고 최근 연준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죠. "금리는 올라갈 것 같은데 성장은 내려올 것 같다"는 두려움이 두 가지 조합으로 시장을 뒤흔든 면이 있습니다.
최근 반등장을 보면서 느끼는 건,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나 코어 실적을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의구심을 하나하나 해소하는 과정이고, 성장이 둔화될 거라는 기대가 "좀 과도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거죠. 이런 흐름은 자산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려면, 성장이 다시 강해지는 모습과 금리가 안정되는 모습, 이 두 가지를 더 지켜보셔야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성장과 금리 양축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중요하고, 지금은 쏠림, 의구심, 노이즈를 하나씩 해소하는 국면이라 어느 정도 안정화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주 비농업 고용지수는 고용 쇼크라고 할 만큼 나왔습니다. 그러니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보다 동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주 물가 지표도 둔화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시장 반응이 나왔던 거죠.
맞습니다. 성장에 대한 의구심 해소는 빅테크 실적 발표 속에서 CAPEX(설비투자)의 효과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 것이고, 금리 안정은 물가 지표 발표에서 나왔습니다. 시장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거든요.
다만 물가 지표가 잘 나왔다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첫째, 지난 5개월 동안 물가가 시장 기대보다 높게 나왔고, 지금은 두 달 연속 좋게 나온 것뿐입니다. 이것만으로 성급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지표가 기대보다 양호했다는 건 팩트이고 긍정적이지만, 절대 레벨을 봐야 합니다.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가 여전히 3.4%입니다. 연준의 목표인 2%보다 한참 위죠. 낮아진 건 다행이지만 절대 수준이 높다는 점은 경계해야 합니다.
셋째, 이번 물가 하락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소비자물가에서 약 1.5%포인트, 생산자물가에서는 3.1% 하락했죠. 문제는 전쟁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유가는 60달러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80달러 초반까지 올라왔습니다. 전쟁이 지속되면 에너지 가격부터 다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넷째, 고용 지표가 쇼크에 가까웠고, 물가에서는 호텔 등 숙박비가 확 내려왔습니다. 7월 초에 월드컵이 끝나면서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월드컵 특수로 숙박비가 올랐다는 얘기도 있었죠. 월드컵 특수로 고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측면도 있었을 테니, 월드컵 종료 효과로 고용과 물가가 과소평가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두 달 치 물가가 좋았다고 속단할 때가 아니고, 이후 흐름을 더 봐야 합니다.
전쟁이라는 가장 큰 변수가 있고,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하려 노력하지만 유가는 여전히 80달러 선을 오가고 있습니다. 월드컵 특수가 끝나는 다음 달 지표가 중요하겠죠. 이번 달은 FOMC가 없으니 다음 달 지표가 중요합니다.
8월 28일쯤 잭슨홀 연설이 있고, 우리 시간으로 밤 10시 정도에 캐빈 워시 연준 의장의 코멘트가 나옵니다. 보통 9월 FOMC가 중요한데, 8월 말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 의장이 힌트를 주고 9월에 액션을 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번에 케빈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데뷔전이고, 9월 FOMC에서 시장의 질문과 의구심에 답해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워시가 트럼프 쪽 압력을 받을 거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원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저 사람은 물가를 잡을 생각이 별로 없겠다"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취임 후 첫 FOMC인 5월에는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는데, 7월 FOMC에서는 의지는 보였지만 구체적 액션에 대한 명확한 답은 많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다른 사람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캐빈 워시니까 더 의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죠. 그러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커지고,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장기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8, 9월을 넘기며 시장은 워시에게 두 가지를 계속 물을 것 같습니다. 진짜 트럼프의 사람인가, 그리고 물가가 올라도 금리를 올려 잡을 의지가 있는가.
올해 9월, 10월,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예측이 의미 없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 초에는 시장이 기준금리 세 차례 인하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중동 전쟁이 터지면서 인하 기대는 사라졌고, 지금은 인상을 바라보고 있어요. 다만 인상 폭이 얼마인지, 아니면 동결될지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에너지 가격 움직임도 속단하기 어려우니,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내 한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좋겠습니다. 실제 시장도 그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증시 참여자 입장에서 부담되는 요인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것입니다. 고점 대비 조금 꺾였지만 특히 3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면서 계속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고 국채를 계속 발행하는 부분도 큰 부담입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미국 국가부채가 약 39조 8천억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조만간 40조 달러를 찍을 겁니다. 40조 달러라는 숫자 자체보다 부채가 상당히 많다는 게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은 흔히 방위비만 천조 원을 쓴다고 얘기되는데, 이번 중동 사태로 방위비도 많이 늘어날 텐데, 지금 이자 비용이 방위비보다 더 들어갑니다. 금리가 더 올라가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그러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 여력이 떨어지고 경기 부양 효과도 줄어듭니다. 미국 경제에도 결코 좋은 이슈가 아니죠. 그래서 국채 금리와 재정적자는 미국 재무부와 트럼프 행정부도 상당히 고민하는 요소일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채 발행을 줄일 요소가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국방비 지출 증가가 끊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에너지 가격이 내려오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전쟁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태가 미국 국가부채 증가를 더 종용하고 가속화했다는 해석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런 변수와 물가 지표들을 보면 시장 상황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간밤에 미국 S&P500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증시 흐름과 국채, 물가가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은 금리가 올라가는데도 주가가 탄탄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금리가 오르는 이유입니다. 중동 사태처럼 에너지 가격만 뛰고 성장은 약하면 매출은 늘지 않는데 비용만 늘어나 기업 이익이 줄어듭니다. 이건 주식 시장에 당연히 악재죠.
그런데 지금 미국 국채 금리를 올리는 요인에는 재정적자와 물가뿐 아니라 빅테크의 설비 투자도 있습니다. 돈을 쓰는 방식이 놀면서 쓰는 것과 학원에 가서 공부하려고 쓰는 것은 다르죠. 빅테크들이 미래 AI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지출을 늘려 AI 인프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나쁜 얘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AI 인프라에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빅테크도 채권과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오고 있어요. 돈을 빌려 쓰는 건 같지만, 아무 데나 쓰는 게 아니라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생산적인 곳에 쓰이는 것이라면 미국은 후자 쪽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빅테크 설비 투자가 늘면서 금리가 올라가지만, 동시에 미래 빅테크 성장이 금리 상승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금리가 올라가는데 주가가 뛰는 이런 조합은 우리에게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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