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우리경제톡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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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64%→50%로 하락하고 삼성전자가 15%→33%로 상승. 삼성은 HBM4 베이스 다이를 자체 파운드리(4nm)로 생산해 우위를 확보했고, AMD가 HBM4 메인 공급처로 삼성을 택함. 하이닉스는 클린룸 부족으로 HBM4 증설이 지연됨. UBS는 2027년 삼성 역전을 전망하나 트렌드포스는 하이닉스 1위 유지를 봄. 메모리 시장은 2026년 8,893억 달러에서 2027년 1조 2,800억 달러로 44% 성장 전망. 삼성 반도체 설비투자 2024년 46.3조원,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 등 정책 변수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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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요즘 반도체 뉴스를 켜면 엔비디아 이야기부터 나오죠. 9월 7일 기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7,500조 원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도 그 38% 정도예요. 엔비디아를 100원짜리라고 치면, 우리 투톱은 38원짜리라는 얘기죠. 왜 그럴까요? AI 시대가 매긴 값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AI 판에서 우리가 먹고사는 HBM은 누가 잡고 있을까요? 다들 SK하이닉스가 끝났다고 하잖아요. 아니, 잠깐만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HBM 점유율은 하이닉스가 50%입니다. 1년 전에는 64%였죠. 열 개 중 여섯 개 넘게 팔던 것이 딱 절반이 된 거예요. 그 사이 삼성은 15%에서 33%로,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그래서 8월에 UBS와 번스타인이 내년에는 만년 2등 삼성이 1등이 된다는 보고서를 냈어요. 이제 독점이 아니라 추격전이라는 거죠. 아까 그 38원짜리 두 회사가 자리를 바꾸려는 겁니다. 말이 되냐고요? 삼성은 퀄테스트가 늦어져서 위기론이 돌던 회사였잖아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거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역전극은 기술 싸움이 아니라 돈 싸움이고 계산 싸움입니다. 기술이 늦어도 매년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현금 매집, 그리고 한 회사에만 사기 싫어진 빅테크의 전략적 계산. 이 둘이 만든 냉혹한 자본주의의 결과물이에요.
오늘은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전체 그림부터 보시죠. 9월 7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682조 원, SK하이닉스는 1,172조 원입니다. 삼성 혼자서도 세계 4위 규모고요. 하이닉스는 HBM 하나로 삼성의 70%까지 따라붙은 거예요.
그럼 HBM 점유율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점유율 몇 %가 대수냐 싶으실 텐데, 분기별 숫자를 세워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 64%, 이후 56%, 57%, 58%를 거쳐 올해 2분기 50%입니다. 삼성은 같은 기간 15%, 23%, 22%, 21%를 거쳐 올해 2분기 33%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3분기 동안 50%대 후반에서 버티던 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한 분기에 8%포인트가 빠졌고, 삼성은 12%포인트가 붙었다는 얘기예요. UBS가 8월에 내놓은 내년 전망은 삼성 41%, 하이닉스 39%입니다. 숫자는 이미 독주가 아니라 접전이에요.
첫 번째 사례, 이 판을 흔든 삼성부터 보겠습니다. 2024년부터 작년 초까지 삼성은 엔비디아 퀄테스트에서 밀려 위기라는 소리까지 들었죠. 이때 이재용 회장이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합니다. 삼성의 카드는 HBM3를 건너뛰고 다음 세대인 HBM4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었어요.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3월 18일 주주총회 단상에 직접 올라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정확히 1년 전 이 자리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양산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약속을 지킨 것 같다." 날 선 질문을 피하기 바쁜 주총 자리에서, 1년 전 한 말을 콕 집어 지켰다고 못 박은 거예요.
그 무기가 바로 4나노 베이스 다이입니다. 이게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니에요. HBM은 메모리 칩을 12단, 16단 아파트처럼 쌓은 구조인데, 맨 아래 1층에서 데이터 흐름을 지휘하는 두뇌 칩이 베이스 다이입니다. HBM3까지는 이 1층을 메모리 공정으로 만들었지만, HBM4부터는 4나노급 파운드리 공정이 필수가 됐어요. 삼성은 메모리도 파운드리도 하니까, 이 1층을 자기 집에서 뽑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1층만 잘 만들면 게임 끝 아니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그 위에 칩을 휘지 않게 쌓아 붙이는 하이브리드 본딩, 이 패키징 수율이 받쳐 줘야 진짜 승자예요. 어쨌든 삼성은 이 1층을 앞세워 HBM4 수주를 늘렸고, 점유율이 튀어 오른 겁니다. 만년 2등이 다음 세대 판을 통째로 엎어서 체면을 만회한 셈이죠.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1등 하이닉스는 대체 뭘 하고 있었을까요?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이 100조 원 가까이 나왔다고 해요. 여섯 달에 100조면 하루에 5000억 원 넘게 남긴 셈이죠.
그런데 이 1등에게 아무도 예상 못 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방이 없었어요. 반도체 장비는 먼지 하나 없는 무균실, 즉 클린룸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밀려드는 HBM3 주문을 쳐내느라 방을 다 써 버려서, HBM4 장비를 들여놓을 자리가 없었다는 거예요.
2분기 실적 발표 문구가 이렇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대응력을 높이고자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팹의 클린룸 오픈 이후 생산 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고객님 방이 모자라서 청주를 서두르고, 내년 초 용인에 방이 나면 바로 늘리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미국 증시 상장으로 40조 원을 끌어왔고, 1년에 20조 원 안팎이던 설비투자를 올해 40조 원대 후반으로 올렸다고 해요. 이제 이것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문제가 된 겁니다. 삼성이 1등 자리에서 방을 찾아 헤매던 바로 그 1년에 나온 숫자들이에요.
조금 다른 것도 가져와 볼까요? 이번엔 기업이 아니라 나라입니다. 올해 4월, 미국 트럼프 정부가 경영난에 빠진 인텔의 신주 10%를 보조금 대신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스포츠로 치자면, 심판이 글러브를 끼고 링에 올라온 격이죠.
게다가 관세를 무기로 애플과 엔비디아를 인텔 쪽으로 끌어들이며 TSMC와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해요. 트럼프 대통령은 5월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 미국 정부가 인텔을 보호할 수 있는 관세를 부과했더라면, TSMC의 사업이 모두 인텔 차지가 됐을 것이다."
이게 왜 특이하냐면, 여태까지는 기술과 돈의 싸움이었는데 여기서는 정부의 신용이 무기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링 위에서 우리 두 회사가 피 터지게 싸우는데 심판이 난입해 버린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 이게 남의 나라 얘기 같으세요? 그 심판 낀 링에 올라가 있는 세계 4위 회사가 바로 우리 삼성입니다.
잠깐만요. 1등은 반년에 100조를 벌고도 방이 없어 밀리고, 퀄테스트에서 밀렸던 2등은 내년에 1위가 되고, 미국은 심판인데 선수로도 뛴다고요? 뭔가 이상하죠.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제일 쉬운 답부터 가 봅시다. 돈입니다. 삼성전자가 2024년 반도체 부문에만 쓴 설비투자는 46조 3천억 원이었다고 지디넷코리아가 올해 3월 보도했어요. 2025년에도 40조 원대 이상을 쏟았다고 합니다.
이 수치가 별거 아니라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천만에요. 우리나라 1년 국방 예산이 약 59조 원입니다. 국방비의 80% 가까운 돈을 매년 반도체 공장에 쏟아붓는 거예요. 그 돈으로 HBM4용 4나노 파운드리 라인 같은 걸 남들보다 먼저 깔아 놓은 것이고요. 시험에 늦어도 교실은 먼저 지어 놓을 수 있는 회사였던 거죠.
그런데 또 잠깐만요. 잘못은 삼성이 먼저 했잖아요. 퀄테스트 늦은 건 삼성인데, 왜 밀리는 건 하이닉스입니까? 네, 맞습니다. 그래서 돈 얘기만으로는 반쪽이에요. 삼성은 2024년에도 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점유율은 15%였잖아요. 그렇다면 돈은 그대로인데 왜 올해 갑자기 33%가 됐을까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파는 쪽이 아니라 사는 쪽이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엔비디아 구매 담당자라고 쳐 봅시다. HBM을 파는 곳이 사실상 한 군데뿐이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값은 부르는 게 값이 되고, 납기도 그쪽 사정이 우선이며, 협상 테이블에 내 카드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빅테크는 이렇게 계산했어요. 한 군데서만 사면 우리가 을이 된다. 두 군데로 나누자. 조선비즈 7월 31일 보도를 보면, AMD가 차세대 AI 시스템 '헬리오스'의 HBM4를 삼성 제품으로 메인 공급받기로 했다고 합니다. 삼성이 HBM4 양산 속도를 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량을 끌어안은 거죠. 그러니까 삼성이 문을 연 게 아니라, 빅테크가 문을 열어 준 겁니다.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하이닉스도 돈이 있잖아요. 반년에 100조 벌었고, 미국에서 40조를 끌어왔는데, 왜 방이 없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은 하루 만에 옮길 수 있지만, 건물은 하루 만에 못 짓기 때문이에요. 프레스맨 7월 보도를 보면, 하이닉스 HBM3는 2025년치 주문까지 사실상 완판이었다고 합니다. 이미 도장 찍힌 매출이 쌓여 있는데, 그 방을 비워서 아직 안 팔린 다음 세대 장비를 넣는다?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까 그 실적 발표 문구가 나온 겁니다. 쉽게 말하면, 고객님, 내년 초까지는 방이 없습니다, 이 얘기예요.
게다가 방을 다 지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장비를 넣고 테스트하고 수율을 잡는 데 짧으면 몇 달, 길면 1년이 또 걸린다고 해요. 반면 삼성은 HBM4에서 필수가 된 4나노 베이스 다이를 자기 파운드리에서 뽑습니다. 남의 공장 앞에 줄 설 필요가 없는 거죠. 이게 신의 한 수가 된 겁니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속이 타는 상황이었을 거예요. 우리가 못 만들어서 밀린 게 아니라, 만들 방이 없어서 밀린 거니까요.
정리하면, 1등은 방이 없어서 장비를 못 넣고, 2등은 1층을 자기 집에서 찍어 냈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이게 마진까지 건드린다는 거예요. 세대가 올라가면 단가도 올라가는데, 공정 전환이 늦어지면 그 단가 혜택도 늦게 받잖아요. 조선비즈 보도에서 하이닉스의 마진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 이유가 이겁니다. 1등에게 발등의 불이 떨어진 거죠.
그렇다면 왜 하필 올해 2분기였을까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타이밍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 HBM4 물량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 빅테크들이 2027년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장기 공급 계약, 즉 LTA를 몰아서 체결하는 시기라는 겁니다. 올해가 내년 판을 나누는 해라는 얘기예요.
이때 먼저 치고 나간 쪽은 하이닉스였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올해 1월 6일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HBM4 16단 48GB 실물을 세계 최초로 꺼내 놓고 단호하게 말했어요. "올해 상반기 내로 2027년 HBM 공급량에 대한 고객과의 협의를 완료하겠다." 보통 하반기에나 나올 샘플을 연초에 들고 나온 무력시위였죠. 1월에는 하이닉스가 먼저 내년 판을 잡으려 했고, 7월 말에는 AMD가 삼성 카드를 꺼낸 겁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돈은 삼성이 먼저 깔았고, 방은 하이닉스에게 없었고, 내년치 계약 도장은 딱 이때 찍혔습니다. 이 세 가지가 같은 시기에 겹쳐서 2분기 숫자가 튄 거예요.
그런데 우리 중 누군가가 하이닉스 사장 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다르게 했을까요? 2025년치까지 완판된 주문을 밀어 두고, 아직 안 팔린 장비를 위해 방을 비운다? 저라도 못 했을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내년에 삼성이 1위가 된다는 건 확정이 아니라 전망입니다. 그것도 기관마다 갈려요. UBS는 내년 역전을 말하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도 하이닉스가 50%에서 55%로 1위를 지키고 삼성은 28%에서 30%에 머문다고 4월에 봤어요. 2차 인용이라 출처는 좀 약하지만, 이 중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역전을 내다본 UBS의 애널리스트조차 이렇게 결론을 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과거 평균 자기자본이익률 17.7% 수준을 반영하고 있지만, UBS가 전망하는 2027년에서 2031년 평균 40.2%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 한마디로 1등을 내줘도 하이닉스 장사는 지금보다 더 잘된다는 얘기예요. 100원을 넣어서 17원 남기던 회사가 40원을 남기게 된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순위 전망을 다 빼고 봐도 변하지 않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트렌드포스 기준 메모리 시장은 올해 8,893억 달러에서 내년 1조 2,800억 달러, 우리 돈 약 1,700조 원으로 44% 커진다는 것입니다. 누가 1등이든, 그 파이를 담을 방부터 있어야 한다는 얘기예요.
오늘은 삼성이 HBM에서 하이닉스를 뒤집는다는 보고서를 파헤쳐 봤습니다. 이 얘기가 진짜 재미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나노 단위의 첨단 기술 싸움처럼 보이지만, 승부는 지금 먼지 없는 건물을 누가 먼저 짓느냐, 수십조 원을 누가 더 오래 붓느냐는 원초적인 싸움에서 갈리고 있어요. 기술이 순위를 만든 게 아니라, 방과 돈이 순위를 만든 겁니다. 가장 앞선 칩의 1등이 가장 오래된 방식으로 정해지는 셈이죠.
결국 오늘 이야기는 반도체 얘기가 아니라 부동산과 체력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링 위에는 이제 심판까지 올라와 있고요.
아까 그 파이가 내년에 44% 커진다고 했죠. 그 파이를 담을 방을 누가 먼저 짓느냐도 문제지만, 앞으로는 그 방이 어느 나라 우산 아래 있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년에 진짜 뒤집힌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하이닉스가 지킨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심판이 글러브까지 끼고 들어온 이 링에서, 우리 두 회사는 누구의 우산 아래서 싸워야 할까요? 의견을 댓글로 많이 남겨 주시고요. 구독과 좋아요도 한 번씩만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제 얘기를 하다 보니 어쩌다 반도체 공장, 부동산까지 파고든 하루였네요. 오늘 톡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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