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상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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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와 통화량 확대로 자산가격이 부풀어 있으며 외국인 매도로 코스피가 조정. 금리 인하 전망이 유동성 확대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주장. 원화는 한국은행 환율 타겟팅과 수출 경쟁력 고려로 약세 유지, 반도체 실적은 원화 약세로 착시가 있다고 지적. 엔비디아 신화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과열 경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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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바다에 떠 있는 시장
네. 예고해 드린 대로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 곽 대표님, 일단 큰 그림을 청취자분들께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주식 투자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방향성을 모르겠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일 텐데요,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먼저 이 개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부채의 바다 위에 떠 있습니다. 부동산을 살 때만 부채를 쓰는 게 아니고, 투자를 할 때도 부채를 씁니다. 투자 전문가들도 부채를 엄청나게 쓰고 있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부채가 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2007년 대비 지금 미국의 통화량은 약 일곱 배 정도 늘었습니다. 유동성과 부채를 합산해 보면, 쉽게 말해 자산 가격이 2007년에 비해 평균적으로 일곱 배 정도 오른 셈입니다. 부채까지 합치면 더 많고요.
그러다 보니 부채로 투자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주식이면 주식, 채권이면 채권으로 나눠서 했는데, 요즘은 가리질 않아요. 그러다 보니 한쪽의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연쇄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이번처럼 코인 시장이 푹 꺼지면, 그쪽에 돈을 메워 넣어야 하는 필요가 생기죠. 현금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다 부채로 투자했으니, 다른 쪽에서 주식을 팔아서 메우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 시장에서 11월에 외국인들이 하루하루 기록적인 매도세를 보였습니다. 한 3조도 기록했고요. 특히 반도체 기업들이 맞았는데, 한국 기업들이 못해서가 아니라 외국인들이 돈이 필요해서 그런 겁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겁니다. 부채의 바다에 떠 있을 때는 자산 가격 상승이 즐겁지만, 빠질 때는 무섭게 빠집니다. 이걸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
그러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격만 보시면 안 됩니다. 물론 안 볼 수는 없지만, 가격으로 결정할 게 아니고 그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투자의 원칙은 가격에 있는 게 아니라 그 회사가 하는 일에 있습니다. 그 일을 잘해서 주주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줄 수 있느냐, 그걸 근거로 투자하셔야 합니다.
대신 하나는 기억하셔야 합니다. 모두가 몰려가서 가격이 비싸진 것에는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 제가 맨날 하는 얘기가 있어요.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마라. 이것만 지키셔도 덜 다치실 겁니다. 욕심 많이 부리지 마시고, 그 기업이 나에게 벌어줄 돈이 얼마인지 계산해서 들어가시고, 매매를 자주 하지 마십시오. 매매를 자주 하는 사람을 저희는 호구라고 부릅니다. 매매를 많이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 자산을 적선하는 거나 똑같습니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투자 성적이 가장 좋았던 분들이 60대 여성이라고 하던데요? 그렇죠. 제일 나쁜 사람들은 20대, 50대 남성입니다. 마음이 아주 급해서 빨리 넣었다 뺐다 하거든요. 그러면 절대 안 되고, 시장은 느긋한 사람이 이기는 곳입니다. 저도 20년 넘게 깨져 보고서 깨달은 거예요. 고르고 신중하게 들어갔으면 느긋하게 참아야 합니다.
부채와 통화량, 그리고 자산 가격
아까 부채의 바다라고 하셨는데, 굉장히 위험한 상황 아닙니까?
통화량도 너무 늘었고 부채도 너무 늘었으니, 그 돈이 어딘가에 달라붙습니다. 생산물은 한정돼 있어요. 밥을 여섯 개, 열 개 먹지 않듯이, 쓰는 물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노트북을 일곱 대 펴 놓고 일할 수는 없잖아요. 재화는 정해져 있는데 자산은 더 늘었습니다. 그러니 그 돈은 자산에 달라붙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산이 없는 분들은 가만히 있어도 부가 줄어드는 형상이 나옵니다.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이 부채의 바다에서 자산이 불어나는 거고요. 돈이 부동산으로도 붙고 주식으로도 붙는 걸 우리가 몇 년간 계속 경험한 겁니다.
2008년에는 미국이 돈을 네 배 이상 찍어 넣었는데, 그때는 왜 인플레이션이 크지 않았을까요? 그때는 은행이 거의 망할 위기였고, 은행들이 돈이 다 떨어진 상태였어요. 중앙은행이 돈을 빌려줘도 은행들은 자기 구멍을 메우느라 바빴습니다. 돈이 시중으로 나오지 않았으니 인플레이션이 크지 않았죠. 그런데 이번에는 재정을 풀었어요. 일반인들에게 세금을 돌려주는 정책을 폈으니 돈이 시중 밖으로 튀어나온 겁니다. 돈의 양이 많아지고 회전도 커지니, 부풀어 오른 돈이 자산에 바로 붙었습니다. 그래서 자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인플레이션도 생긴 겁니다.
금리가 돈값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이 유동성은 앞으로도 확장됩니까?
오늘 꼭 기억하셔야 할 가장 중요한 개념이 금리입니다. 한국도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요, 금리로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행보입니다. 미국은 12월에 금리를 내릴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번 하락장에서 나스닥은 고점 대비 9% 떨어졌는데, 핵심은 다들 금리를 내릴 거라 생각했는데 안 내릴 수도 있다는 신호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던 겁니다. 그래서 화들짝 놀라 크게 떨어졌죠. 이번 주에 안정된 건, 금리를 내릴 것 같으니 돈이 풍부해지고 자산시장은 여전히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돈값을 결정하는 게 바로 금리입니다.
환율도 얘기하자면, 오늘 원화가 10원 이상 강세였습니다. 한국은 동결했지만, 미국은 12월에 금리를 낮출 것이고 내년 초에도 낮출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이 드디어 인하를 멈췄다는 기대 속에 원화 강세가 나온 거죠. 미국이 금리를 낮출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니 내년에도 유동성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지금 주식 시장이 좋은 겁니다.
여기서 또 하나, 선행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주식시장과 자본시장은 미래에 있을 일을 먼저 반영합니다. 옛날 인디언이 영혼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것처럼, 시장이 말처럼 먼저 달려가고 실체는 뒤따라옵니다. 앞으로 금리를 내릴 거라고 이미 지금 반영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금리를 내릴 때 그다음 인하가 예상되면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반응을 안 할 수도 있어요.
대출 받으실 때 금리가 낮은 게 좋으세요, 높은 게 좋으세요? 낮은 게 좋죠. 금리가 낮아진다는 건 대출을 쓸 사람이 많아진다는 거고, 대출은 시중의 유동성을 늘린다는 겁니다. 돈이 많아지는 거죠.
환율은 위험한가
오늘 주제는 환율이었는데, 어떤 상태입니까? 위험한 상태입니까?
한국 사람들은 IMF의 추억이 있어요. 연식이 있으신 분들은 특히 그렇고요. 그래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근처까지 가니까 옛날 위기가 떠오르는 거죠. 그런데 오늘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환율을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원·달러, 유로·달러를 보면 계속 약세라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환과 비교하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엔화와의 관계입니다. 엔·원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10원 안팎으로 꼼짝도 안 하고 있습니다. 940원 위아래 10원으로 딱 고정돼서 차트를 보면 옆으로 쭉 기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은행이 엔·원 환율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의심합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 말도 그런 맥락이고요. 환율이 약세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돈을 많이 찍었습니다. 통화증가율이 미국보다 더 많아요. 그게 약세의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일본과의 경쟁입니다. 자동차도 일본과 완전히 맞장 뜨는 상황이라, 원화가 너무 강세가 되면 수출에 불리하죠. 세 번째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록적으로 많이 팔았다는 것도 있습니다. 그 매도 물량이 무역수지 흑자를 무마할 정도예요. 이런 요인들이 함께 작동해서 원화 약세가 일어난 겁니다.
국민연금으로 환율을 보호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있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환혜지를 위해서 국민연금이 환헤지의 필요성 때문에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냥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 결코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환혜지 개념도 있죠. 어느 정도까지는 공간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원화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고, 앞서 말씀드렸듯 한국 기업들의 가치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에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벌 겁니다. 4분기 단가를 50% 올린다고 하니까요. 그러니 무역 흑자 쪽에서는 문제가 없고, 달러도 많이 벌어올 겁니다. 결국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어떻게 막느냐인데, 이건 한국 주식시장의 질적 향상이 필요합니다. 미국 시장이 계속 좋은 데는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한국 시장은 미국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올랐는데도 외국인들이 떠나는 이유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불신을 너무 많이 심어줬기 때문이죠. 이 부분들을 2025년, 2026년에 걸쳐 개선한다면, 서학개미들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환율의 흐름과 주가는 어떤 관계입니까?
외국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1달러로 1700원을 살 수 있었는데, 앞으로 1500원이 된다고 하면 빨리 1700원을 사는 게 좋겠죠. 즉 원화가 강세로 가면 외국인들이 오히려 들어오고, 원화가 약세로 가면 들어올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환율에 의해서 주식이 좌우된다기보다는, 환율의 방향성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원화가 강세가 되기도 하고 약세가 되기도 하는 구조입니다.
반도체 이익, 달러로 보면 다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낸다고 했는데, 이게 달러 환산으로 하면 꼭 그렇진 않습니다. 몇 년 전 150원대일 때와 비교하면 지금 원화가 너무 약세라서 한 30% 정도 뻥튀기된 거예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0조, 80조를 낸다고 하지만, 과거 150원 기준으로 보면 30% 정도 줄여서 생각해야 합니다. 원화로 보면 이익이 굉장히 늘어난 것처럼 착시가 있으니, 기업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달러 환산으로 어떤지도 꼭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업체들이 기록적인 수익을 예상하고 있는데, 왜 주가는 그게 다 반영된 상태인가요, 아니면 어떻습니까?
주가가 오래 많이 올랐습니다. 지금은 주춤하는 상태고요. 하이닉스 같은 경우 10월에만 두 배나 올랐어요. 너무 많이 올라서 속도 조절을 하는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2026년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전망이 매우 좋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급하게 올랐기 때문에 한번 조정을 받는 것이고, 미국의 AI 수혜를 받았는데 지난 2주간 AI 주식이 많이 흔들렸잖아요. 그래서 같이 영향을 받은 겁니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잘못한 게 아니라, 외국인들이 돈이 급해서 제일 잘 팔리는 주식을 왕창 팔고 나간 거죠.
그런데 대표님 말씀과 약간 배치될 수도 있는데, 삼성과 SK만큼 사람이 많이 몰리는 데가 없지 않습니까?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아직 사람 많은 것을 못 보셔서 그렇습니다. 2년 전 2차전지를 보셨잖아요. 그때만큼 사람이 몰린 것도 아닙니다. 지금은 워낙 큰 주식이고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어서 관심이 있는 것일 뿐, 아직 열광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열광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습니까?
체감이죠. 어딜 가도 삼성전자 얘기밖에 없는 상황, 삼성전자는 엄청난 회사고 하이닉스는 세상에 둘도 없는 회사라서 세상의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신화적 단계로 평가받는 상황이 오면 정말 위험합니다. 엔비디아가 그렇죠. 그 신화가 지난 2주간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때문인가요? 구글도 중요한 역할을 했죠. 구글의 새로운 칩 TPU가 나왔는데, 사실 TPU가 엔비디아의 GPU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TPU를 쓸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거고요. 구글도 시장의 10%를 갖겠다고 했을 뿐, 엔비디아를 넘어서겠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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