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뒹굴e · 한국인
요약 보기
아이온큐가 보안사 Elisity를 최대 13억 달러에 주식으로 인수하고, 이틀 뒤 20억 달러 워런트 포함 증자를 발표했다. 두 거래로 기존 주식 대비 약 21% 희석이 예상된다. 사흘간 주가 21% 하락 중 양자 업종 동반 하락을 제외하면 아이온큐 고유 하락은 약 5%포인트로 추정된다. 주식 희석을 상쇄하려면 한 주당 매출이 그 이상 늘어야 하며, 11월 3분기 실적에서 Elisity 매출 공개, 발행주식 수 증가 속도, 복합 제품 고객 매출 성장률을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다듬은 글
아이온큐가 보안 회사 Elisity를 최대 13억 달러에 사면서 그 값을 모두 주식으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틀 뒤에는 20억 달러어치 새 주식을 시세보다 비싼 값에 또 팔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이 늘어난 주식만큼 주가가 빠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회사는 두 번 다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풀 날이 빨리 온다는 말을 앞세웠습니다. 아이온큐를 들고 계신 분이라면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두 거래로 내 몫이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그 하락이 정말 이 거래들 탓인지 숫자로 확인하시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방구석 나이트마켓의 뒹굴e입니다.
오늘은 지난 영상에 이어 아이온큐를 한 번 더 숫자로 읽어 보겠습니다. 이 두 거래를 세 가지 물음으로 풀어 보겠습니다. 양자컴퓨터 회사가 왜 보안 회사를 사고 곧바로 돈까지 모았는지, 두 거래가 끝나면 기존 주주의 몫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주가가 정말 이 거래들 때문에 빠졌는지입니다.
먼저 Elisity가 어떤 회사인지 보겠습니다. 2019년에 세워진 미국 보안 회사이고 내세우는 말은 누구도 처음부터 믿지 않는다는 제로 트러스트입니다. 옛 보안은 성문 하나를 지키는 방식이라, 문틈으로 들어온 해커 하나가 금세 안쪽 전체로 번졌습니다.
Elisity는 병원과 공장 네트워크에 붙은 기기 하나하나에 신분증을 붙이고, 통해도 되는 상대만 정해 둔 뒤 나머지 길은 칸막이로 막습니다. Elisity가 공개한 사례 가운데 미국의 한 대학 병원 그룹은 연결된 기기만 8만 5천 대인데, 열다섯 개 병원에 칸막이를 다 치는 데 46일이 걸렸습니다. 이미 깔린 장비의 설정만 바꿔 주는 방식이라 그만큼 빨리 끝납니다. 회사 발표로는 매출과 고객 수가 해마다 두 배로 늘었고, 쓰다가 떠난 고객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럼 양자컴퓨터 회사가 왜 이런 회사를 샀을까요? 보안 업계는 양자컴퓨터가 지금 인터넷을 지키는 암호를 풀 수 있게 되는 날을 Q-Day라고 부릅니다. 니콜로 데 마시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이번 발표에서 그날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 기관 세 곳은 2023년에 잠긴 자료를 지금 훔쳐 두었다가 나중에 여는 수법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온큐는 이미 양자컴퓨터로도 깨기 어렵게 새로 짠 자물쇠를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물쇠를 바꾸려면 어느 문에 어떤 자물쇠가 달렸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Elisity는 어느 기기가 누구와 통하는지를 이미 그려 둔 회사이고, 두 회사는 이 지도에 기기마다 쓰는 암호를 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로 양자 시대 자물쇠를 기업과 정부의 보안 책임자에게 곧장 들고 갈 길을 산 셈입니다.
그런데 이 길을 사는 값으로 내줄 주식이 몇 주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최대 13억 달러 가운데 인수가 끝나는 날 확정해서 건네는 몫은 11억 5천만 달러입니다. 나머지 최대 1억 5천만 달러는 Elisity가 2028년 1월까지 매출 목표를 넘겨야만 받는 몫입니다.
이 돈은 달러로 정해져 있고 주식 수는 맨 마지막에 정해집니다. 인수가 끝나기 며칠 전까지 주식시장이 열린 스무 날 동안의 평균 주가로 나누기 때문입니다. 만 원어치 사과를 주기로 했다면 사과값이 쌀수록 사과를 더 많이 줘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온큐 주가가 내려갈수록 Elisity 주주에게 건넬 새 주식이 늘어납니다.
다만 끝없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나눌 때 쓰는 주가에는 바닥과 천장이 있습니다. 바닥은 33달러 7센트이고 천장은 49달러 61센트입니다. 주가가 바닥 아래로 내려가도 천장 위로 올라가도 주식 수는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인수가 끝날 때 건넬 주식은 적게는 2,318만 주에서 많게는 3,477만 주 사이에서 정해집니다. 10월 14일 아이온큐 종가는 31달러 42센트로 바닥보다 5%쯤 낮은 자리에 있습니다. 바닥 아래에서는 주식 수가 더 늘지 않으니, 인수가 끝날 때 새로 생기는 주식은 가장 많은 3,477만 주이고 매출 목표까지 다 채우면 3,930만 주 남짓입니다.
아이온큐 주식은 10월 13일 기준으로 약 4억 900만 주여서, 기존 주식 100주마다 새 주식이 9주 안팎 더해지는 셈입니다.
인수를 알리고 이틀 뒤인 10월 14일에는 두 번째 거래가 나왔습니다. 아이온큐가 20억 달러어치 새 주식을 투자 회사 Heights Capital 한 곳에 팔기로 한 것입니다. 지난 영상에서 본 두 번의 증자 때도 주식을 사들인 바로 그곳입니다. 회사는 이번에도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풀 날이 빨리 온다며 사업을 서둘러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주 값은 40달러로 전날 종가보다 15%쯤 비쌌습니다. 시세보다 비싸게 사 주는 대신, 투자 회사는 한 주를 살 때마다 덤을 두 개씩 받았습니다. 7년 안에 69달러 46센트에 한 주씩 추가로 살 수 있는 권리이고, 이런 권리를 워런트라고 부릅니다. 주가가 그 값보다 오르면 그 위의 차이는 고스란히 투자 회사 몫이 됩니다. 그래서 웃돈만 보고 투자 회사가 손해를 감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새로 생기는 주식은 사실상 5천만 주로, 기존 주식 100주마다 12주꼴이고, 워런트가 모두 쓰이면 1억 주가 더 생깁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같은 돈에 드는 주식 수입니다. 2025년 10월에도 똑같이 20억 달러를 모았는데 그때는 2,150만 주면 됐습니다. 주가가 낮아진 만큼 같은 돈에 두 배가 넘는 주식을 내준 셈입니다.
이미 현금을 쌓아 둔 회사가 왜 또 돈을 모았을까요? 회사는 증자 설명서에 이번 돈을 회사 운영에 쓰고, 그 일부는 또 다른 인수와 협력에도 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직접 키우면 몇 년이 걸릴 기술과 고객을 사서 앞당기는 전략에 실탄을 더 채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풀 날이 빨리 온다고 믿는 회사에게는 시간이 가장 비싼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두 거래를 피자 한 판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판 위에 Elisity와 현금이라는 새 재료를 얹으면서 조각도 더 잘랐습니다. 두 거래로 늘어날 주식을 합치면 기존의 21% 안팎입니다. 내 조각이 커질지 작아질지는 판이 커지는 속도와 조각이 늘어나는 속도 가운데 어느 쪽이 빠른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두 거래를 알린 사흘 동안 주가도 21% 넘게 빠졌습니다. 딱 늘어난 주식만큼 빠진 것처럼 보이는데 정말 그럴까요?
먼저 인수를 알린 10월 12일입니다. 그날 아이온큐는 9.07% 빠졌는데, 같은 날 Rigetti와 D-Wave와 Quantum Computing도 6% 안팎씩 떨어졌습니다. Nasdaq 지수는 0.4% 내리는 데 그쳤으니, 그날은 양자 종목만 유독 크게 빠졌습니다. 이들 셋의 평균 하락과 견주면 아이온큐만 따로 더 떨어진 몫은 약 3%포인트입니다.
증자를 알린 10월 14일은 그림이 더 뚜렷했습니다. 아이온큐가 9.53% 빠진 날 다른 양자 회사 셋도 평균 9% 가까이 빠져서, 종가로 견주면 아이온큐만 더 빠진 몫은 0.6%포인트에 그쳤습니다.
사흘을 모두 더해도 이번 거래들과 상관없는 양자 회사 셋이 평균 16% 넘게 빠졌으니, 아이온큐에게만 남는 하락은 5%포인트 안팎입니다. 물론 아이온큐의 소식이 업종 전체의 분위기를 끌어내렸을 수도 있어서 둘을 딱 잘라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두 거래로 회사가 그리려는 그림은 무엇일까요? 이번 인수와 맞닿은 부분은 기둥 셋이 받치는 집입니다. 계산하는 양자컴퓨터, 그 컴퓨터들을 잇는 네트워크, 그리고 이번에 크게 키운 보안입니다. 회사는 기둥 셋을 한 고객에게 함께 팔면 매출이 더 빨리 쌓인다고 봅니다. 회사 발표로는 2분기에 여러 제품을 같이 쓰는 고객에게서 나온 매출이 열두 달 전보다 40% 늘었습니다.
반대쪽 숫자도 분명히 있습니다. 회사는 Elisity의 매출 금액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Elisity가 2024년 4월까지 투자받은 돈은 7,200만 달러 남짓인데 값은 최대 13억 달러로, 그 열여덟 배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2025년부터 마무리한 인수만 열 건이고 이번이 열한 번째입니다. 사들인 회사가 많아질수록 한 몸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일은 더 어려워집니다.
제가 보기엔 이 두 거래가 잘한 선택이었는지는 주식 한 주당 매출이 말해 줍니다. 아이온큐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라서, 주주 한 사람의 몫을 재기에는 한 주당 매출이 가장 또렷한 잣대입니다. 두 거래로 주식이 21% 안팎 늘어나는 만큼 매출도 그 이상 키워야 내 조각이 작아지지 않습니다. 증자로 들어온 현금은 그 자체로는 매출이 아니어서, 이 돈이 매출로 바뀌어야 합니다. 회사가 내놓은 2026년 매출 전망으로 어림하면, 한 해에 1억 달러 가까이를 더 벌어야 하는 셈입니다.
이 생각이 틀렸다는 신호도 숫자에 먼저 찍힐 겁니다. 인수가 끝난 뒤에도 Elisity 매출이 계속 감춰져 있거나, 해마다 두 배씩 크던 속도가 꺾이거나, 들어온 현금이 매출로 바뀌기 전에 주식이 또 크게 늘어난다면 내 조각은 작아지는 쪽으로 기웁니다.
그래서 11월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세 가지 숫자를 눈여겨보시면 됩니다.
첫째는 Elisity의 매출입니다. 인수는 4분기에 끝날 예정이라 실적표에는 아직 잡히지 않겠지만, 회사가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나 계약 규모를 밝히는지가 관건입니다.
둘째는 분기 보고서 첫 장에 적히는 발행 주식 수입니다. 증자 뒤 처음 나오는 이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곧 피자 조각이 늘어나는 속도입니다. 덤으로 붙은 워런트 1억 주는 주가가 69달러 46센트를 넘기 전까지는 쓰일 까닭이 적어서 아직 잠자는 주식으로 남습니다.
셋째는 여러 제품을 같이 쓰는 고객에게서 나온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입니다. 2분기의 40%보다 빨라진다면 기둥 셋을 묶어 파는 그림이 숫자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흘 동안의 하락 가운데 넷 중 셋 넘게는 양자 종목이 다 같이 빠진 만큼이었고, 남은 몫이 이 두 거래에 붙은 물음표였습니다. 그 물음표는 한 주당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씩 지워질 겁니다.
이 영상은 공개 자료로 만든 분석이고,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영상이 마음에 드셨으면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기술을 뜯어보고, 투자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방구석 나이트마켓의 뒹굴e였습니다. 더 나은 영상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