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차영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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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의 최고치(1475.6원)로 마감하며 1400원대 후반 고착 우려가 커졌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거쳐 외식·식품 등 서민물가를 자극하고, 칼국수 등 외식 가격은 전년 대비 3.44% 상승했다. 원인으로는 국민연금 해외투자, 서학개미 달러 수요, 수출기업 달러 보유(레깅), 대미 투자 부담 등이 제시됐다. 1500원은 뉴노멀, 1600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전문가는 도산 등 최악 시나리오는 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듬은 글
다음은 경제 소식입니다. 지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게 바로 환율이죠. 어려워진 민생 물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고착되면서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게와 산업, 기업이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관련해서 영상 뉴스를 보고 오겠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서민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국내 정권 교체에 따른 리스크,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1,400원대를 오랜 기간 유지하다가, 지난 21일 7개월 만의 최고치인 1,475.6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통상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 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재료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이기 때문에, 고환율이 지속되면 이들 원재료가 필요한 먹거리와 공산품의 연쇄적인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수년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적된 데다 폭염, 폭우 등 이상 기후까지 반복되면서, 올해 물가 불안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환율 상승으로 수입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이것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환율 고착화가 심화되며 수입 물가를 한층 자극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뉴스토마토 김충범입니다.
스튜디오에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원·달러 환율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최근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요?
- 맞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은 상황입니다. 올해 환율의 불안한 흐름은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달러 강세와 국내 정권 교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1,400원대를 오랜 기간 유지했죠. 문제는 지난 11월 21일 환율이 7개월 만의 최고치인 1,475.6원으로 마감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국내외 리스크가 절정에 달했던 4월 9일 1,484.1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즉, 연초부터 환율의 변동성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이런 변동은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환율은 1,300원대 초반이었죠. 그러나 지난해 겨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1,400원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12월 초 비상계엄과 탄핵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올해까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환율 상승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처럼 1,400원대 후반이 당분간 뉴노멀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소비자 물가의 불안도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고요?
- 맞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7월 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올해 들어 줄곧 2%대 안팎을 유지해 왔는데, 8월에는 SK텔레콤의 통신요금 감면 이슈로 잠깐 1.7%대로 내려왔다가 9월부터 다시 2%대로 복귀해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체감하는 먹거리의 전방위적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3.1% 뛰면서 전체 물가 상승에 0.25%포인트를 기여했고, 농산물은 1.1%, 축산물은 5.3%, 수산물은 5.9% 올랐습니다.
- 칼국수, 삼계탕, 김밥 같은 서민 음식 가격도 무서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고요?
- 맞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서는 서울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여덟 개 외식 메뉴를 정기적으로 조사합니다. 칼국수, 삼계탕, 김밥, 김치찌개, 냉면, 비빔밥, 자장면, 삼겹살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해 12월 대비 평균 가격이 3.44% 올랐습니다. 칼국수는 지난해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서울 도심이나 부도심에서는 이미 1만 원을 넘는 곳도 많습니다. 칼국수 가격 급등을 두고 '면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그 부담이 그대로 칼국수 가격에 전가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시간 관계상 마지막 질문입니다. 수출은 대호황인데 환율은 왜 오를까요? 내년에 1,600원까지 간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수출과 무관하게 환율 상승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 그리고 해외 투자를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와 해외 자산 매입이 맞물리면서 원화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그래서 1,500원이 최소 뉴노멀이고, 1,600원까지 천장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 김충범 기자님, 감사합니다.
지금 전화 연결로 차영주 Y경제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소장님 계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먼저 질문드리겠습니다. 환율이 왜 이렇게 상승하는 걸까요? 원인이 뭘까요?
-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환율 상승이라고 표현하는데,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투자 수요가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국민연금은 1,300조 원을 운용하고 있고, 그중 50%가 넘는 금액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것이죠. 둘째, 소위 '서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었습니다. 특히 10~11월 국내 증시와 미국 주식의 변동성 차이를 이용해 달러 수요가 대거 몰렸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입니다. 셋째, 수출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는 현상, 이른바 '레깅(Lead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환율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어서 달러를 쥐고 있으려는 것이죠. 넷째,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대미 투자 부담입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지급보증이 이루어져야 하고, 연간 약 200억 달러의 달러 수요가 발생하는 점이 불안 요인입니다. 여기에 미국 자산에 대한 달러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엔화도 약세라서 동조화 현상까지 나타나며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1,500원 선을 돌파했습니다. 1,600원은 언제쯤 넘어설까요?
- 1,500원이나 1,600원 도달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환율 상승은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고,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는 올라가지만 수출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어 양면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빨라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원화 약세 상황에서 수출 기업은 가격을 내려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그 골든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비용 증가 요인이 생깁니다. 지금 상황에서 1,500원 돌파는 기정사실로 보이며, 속도가 완만해진다면 다행이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정부도 협의체를 만들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직접 개입하면 미국이 보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직접 개입은 어렵습니다. 대신 구두 개입만으로도 원화 상승 요인을 잡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환율이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한 관건입니다.
-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서 이제 손쓸 방법이 없고, 기업과 가게가 모두 무너진다, 실업률과 빈곤, 취업난이 심화되고 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 글쎄요, 너무 앞선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IMF 때는 환율이 1,800원까지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 수준까지 간다기보다는 말씀드린 대로 속도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여러 자산 포트폴리오를 볼 때, 환율 때문에 기업이 줄도산하거나 경제가 무너진다고 보기에는 우리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만큼 앞선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가파르게 움직이다 보니 대응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는 이것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들은 내년 환율을 전제로 자금 조달과 비용, 매출을 결정하는 사업 계획을 짜고 있는데, 환율이 이렇게 움직이면 내년 경제 전망과 사업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올해 기업들의 평균 환율 기준은 1,360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높게 잡아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우리 경제에 큰 변동성이 생길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경계할 부분도 있습니다.
-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가계 부채와 서민 경제가 정말 부정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법이 있을까요?
-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칼국수 얘기도 나왔지만, 당장 기름값을 보면 주유소 가격이 1,700원대인 것이 당연해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주유소는 1,600원대였는데, 이제는 1,700원이 됐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상당히 늘고, 외식 물가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비쿠폰까지 활용해 성장률을 높이려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요소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 원화가 이렇게 약세를 보이면 내년 금리 인하는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인하는 환율 약세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1,500원대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상태에서 1,600원을 뚫고 올라갈 동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서민 경제를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환율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트럼프 관세의 불확실성과 달러의 안전성 같은 외부 요인이 안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귀한 분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와이즈경제연구소장 차영주 소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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