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달러개미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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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실적은 역대급이었지만 주가는 기대(이미 3배 상승) 대비 낮아 하락했다는 설명. 매출총이익률 90%의 정점 우려, 메모리 사이클상 꼭대기 신호 가능성, PER 착시를 언급. 다만 AI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는 AMD 발언을 근거로 이번엔 다를 수 있다고 제시. 삼성전자(10/8 잠정실적 기대 108조), SK하이닉스(10/27 발표)의 기대치 대비 실적과 환율 영향을 함께 다룸. 투자 권유 아님을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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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하이닉스 풀매수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왜 떡락이죠? 이틀 만에 6% 빠졌습니다. 범인은 미국에 있습니다. 돈을 너무 많이 번 회사, 마이크론입니다. 돈 많이 벌면 떡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게 말이 됩니까? 마이크론이 석 달 동안 판 금액이 73조 원을 넘었습니다. 1년 전보다 다섯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발표하고 나서 주가는 오히려 빠졌습니다. 삼성도 내일 100조를 찍는다는데, 저는 3전이나 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유는 딱 세 가지예요. 들어가기 전에 공식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주가는 결과 빼기 기대입니다. 결과 빼기 기대.
수학은 진짜 싫으시죠.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교 1등이 기말고사에서 98점을 받았습니다. 집에 가면 칭찬받을까요? 98점이니 당연히 치킨이죠? 아닙니다. 엄마는 이미 100점을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2점은 어디 갔냐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주식도 똑같습니다.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기대보다 낮으면 주가는 빠집니다. 오늘 마이크론이 바로 그 98점짜리 전교 1등입니다.
9월 30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문부터 보겠습니다. 4분기 매출은 542억 달러로, 1년 전 113억 달러에서 네 배 넘게 뛰었습니다. 주당 순이익도 33달러로 월가 예상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월가가 예상한 매출은 515억 달러였습니다. 실제와의 차이는 5% 정도입니다. 5%나 더 벌었으면 잘한 것 아닌가요? 잘한 겁니다. 문제는 주가가 이미 이걸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315달러에서 발표 직전 1,065달러까지, 세 배 넘게 올라 있었습니다. 1천만 원을 넣었다면 3,300만 원이 넘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로 좋은 주식에는 이미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시험 보기 전에 집에서 벌써 1등 잔치를 한 셈이죠.
그래서 발표 다음 날 3% 오르고 끝났습니다. 그 뒤로 4일 연속 빠져서 고점에서 5% 가까이 내려왔습니다. 좋은 뉴스가 나온 날이 오히려 파는 날이 된 겁니다.
이 걱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6월 고점 291만 원에서 지금 172만 원, 40% 넘게 내려와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고점보다 26% 낮습니다. 실적은 매번 최대를 찍는데도 말이죠.
마이크론에서 AI 서버용 메모리를 파는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은 1년 만에 11배가 됐습니다. 우리 돈 2조 원에서 24조 원으로요. 이건 진짜 떡상각입니다. 그런데 이익률을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이 사업부의 매출총이익률이 90%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은 물건을 팔아서 원가를 뺀 뒤 남는 비율입니다. 90%라면 1,000원어치를 팔아 900원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거의 다 남는 장사죠. 그래서 문제입니다. 90%에서 더 올라갈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회사가 내놓은 다음 분기 전망도 보겠습니다. 매출은 615억 달러, 약 82조 원으로 또 늘어납니다. 이익률은 86% 정도로 잡았는데, 성과급 같은 비용이 늘어난 탓이고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점수는 계속 오를 거야. 근데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르긴 어려워." 100점 맞던 아이가 "앞으로도 100점 맞을게요"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계속 100점이어도 칭찬은 더 늘지 않습니다. 주가는 점수 자체가 아니라 점수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에 반응하니까요.
PER이 여섯 배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 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지금 이익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몇 년 치 이익으로 회사를 통째로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6이면 6년이면 본전이라는 거죠.
6년이면 꿀인데, 싸다 싸.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메모리처럼 경기를 크게 타는 업종은 PER이 낮을 때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도 경기순환주는 PER이 낮아 보일 때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이익이 꼭대기에 있어서 PER이 낮게 보이는 거니까요.
이익이 꼭대기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겁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2018년 마이크론은 당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5월 64달러에서 12월 28달러까지, 반토막 넘게 빠졌습니다. 돈은 제일 많이 벌 때, 주가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익도 뒤따라 꺾였습니다. 주가가 실적보다 반년 먼저 움직인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3년 전인 2023년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400억 원이었습니다. 14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였죠. SK하이닉스는 그해 1년 동안 7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3년 전엔 적자였는데, 지금은 100조 원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게 메모리입니다. 꼭대기와 바닥 사이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메모리는 가격이 오르면 회사들이 공장을 늘리고, 그 공장이 다 돌아가는 2년 뒤쯤에는 물건이 넘쳐서 가격이 떨어집니다. 시장은 그때를 미리 내다보고 먼저 파는 겁니다.
그럼 이번에도 반토막 난다는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근거도 분명히 있습니다. 10월 6일 AMD의 리사 수 CEO가 대만에서 이런 취지로 말했습니다. AI 칩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고, AI 서버에 들어가는 HBM을 포함해 메모리 공급은 여전히 빠듯하다고요. 쉽게 말해 메모리를 만들자마자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 있다는 겁니다. 2018년에는 없던 AI라는 큰손이 생긴 거죠. 다만 같은 자리에서 2027년에는 공급이 크게 늘어날 거라는 얘기도 함께 나왔습니다.
결국 시장이 지켜보는 건 하나입니다. 늘어나는 공급보다 AI 수요가 더 빨리 크느냐. 둘 중 누가 이기느냐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는 "그래서 무조건 빠진다"가 아니라, 왜 좋은 실적에도 빠졌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제 우리 계좌 얘기입니다. 마이크론 이야기가 왜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를 흔들까요? 오늘 계속 나온 HBM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HBM은 메모리 칩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서 AI 칩 바로 옆에 붙인 메모리입니다. 데이터가 오가는 길이 짧고 넓어서, AI가 계산하다가 기다리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메모리로 아파트를 짓는 셈이죠.
그만큼 만들기가 어렵고 비쌉니다. 이걸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세 곳뿐입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그리고 마이크론입니다. 그중 둘이 한국 회사죠. 같은 시험을 보는 같은 반 학생이라, 한 명의 성적표가 나오면 나머지 둘의 주가도 같이 움직입니다. 이번 주 하이닉스가 빠진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내일 아침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합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영업이익은 108조 원입니다. 1년 전의 아홉 배 가까운 숫자죠. 오늘의 공식대로라면 내일 볼 건 100조를 넘느냐가 아닙니다. 108조라는 기대를 얼마나 넘느냐입니다. 증권가에서는 111조까지 보는 곳도 있습니다. 100조를 넘어도 기대보다 낮으면 98점이네요. 정확합니다.
숫자만큼 중요한 건 다음 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이크론이 그랬던 것처럼요. SK하이닉스는 10월 2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을 78조 원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도 볼 것은 점수가 아니라 기대와의 차이, 그리고 다음 분기 전망입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환율입니다. 지금 1달러에 1,339원 정도인데요.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1달러를 벌어도 원화로 바꿨을 때 이익은 줄어듭니다. 수출기업 실적에도, 미국 주식을 가진 서학개미 계좌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6월 초에 1만 달러어치 미국 주식을 갖고 있었다면 원화로 1,554만 원이었습니다. 주가가 한 푼도 안 변했어도 지금 환율로는 1,339만 원입니다. 200만 원 넘게 줄어든 셈이죠. 주가는 그대로인데 내 돈이 200만 원 녹은 겁니다. 그래서 미국 주식은 주가와 환율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그럼 앞으로 무엇을 보면 되냐고요? 딱 세 가지만 체크하시면 됩니다.
첫째, 다음 분기 전망입니다. 실적 발표 때 회사가 내놓는 다음 분기 숫자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보세요. 오늘 공식의 '기대' 쪽입니다.
둘째, 메모리 가격입니다. 메모리 회사 이익은 결국 메모리를 얼마에 파느냐로 정해집니다. 디램 고정거래 가격이 매달 나오는데, 이 가격이 꺾이는지가 꼭대기 신호입니다.
셋째, 큰손 고객의 지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회사들이 데이터센터에 돈을 얼마나 더 쓰겠다고 하는지 보세요. 이 회사들이 10월 말 실적 발표에서 그 계획을 내놓습니다.
전망, 가격, 지갑. 이 정도는 저도 외웠습니다.
주가는 좋은 실적이 아니라, 기대보다 좋은 실적에 오릅니다. 전교 1등의 98점은 칭찬이 아니라 "2점은 어디 갔니?"를 듣는다는 것, 이것만 기억해 주시면 됩니다.
다음에 볼 날짜는 내일 아침 삼성전자 잠정 실적, 10월 27일 SK하이닉스 실적, 10월 말 빅테크 실적, 그리고 12월에 나올 마이크론의 다음 실적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내일 삼성전자가 108조라는 기대를 넘을까요? 댓글로 남겨 주세요.
오늘 내용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정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기대를 낮추겠습니다. 좋은 자세입니다. 그래서 제 계좌 수익률 기대도 낮췄습니다. 이제 마이너스만 아니면 됩니다. 그건 좀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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