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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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규모 자체보다 부채의 성격이 문제라고 주장. 전체 가계부채 약 2000조 중 대부분은 상환능력이 있는 중고소득층 부채이며, 진짜 문제는 다중채무·저신용·저소득의 취약차주 부채(약 10% 수준)라고 진단. 고소득층은 DSR이 하락하며 빚을 갚고 있다고 설명. 미분양 주택 건수는 정점을 찍고 해소되는 추세이며 서울은 미분양이 없고 지방 악성미분양은 남아 있다고 봄. 부동산 가격은 물가 감안 시 많이 조정됐으며, 상반기 이후 반등 지점에 근접했다고 판단. 다만 거시경제적으로 강한 상승을 만들 요인은 없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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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갚을 수 있는 부채인지, 갚을 수 없는 부채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갚을 수 있는 부채만 2000조인데, 그게 무슨 문제입니까? 왜 문제라고 하는 거죠? 갚을 수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박상학 기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하신 김광석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가계부채 문제를 좀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시장에 큰 위험 요소로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고, 대출 규모도 늘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이 가계부채 문제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너무 좋은 질문 주셨습니다. 제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가계부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IMF나 IIF 같은 국제금융기구, 그리고 외부 저명한 기관들도 한국 가계부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러분도 한국 가계부채에 문제가 있다고 다 느끼실 겁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여쭤보면 머뭇거리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문제라고만 생각하시는 거예요. 대부분은 규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가계부채가 지금 1900조, 2000조니까요. 그런데 '규모의 문제'라는 말씀은 죄송한 표현이지만, 제가 연구 인생 내내 10년 전부터 계속 들어온 얘기입니다. 천조 원을 돌파했을 때도 문제라고 했고, 제 기억으로는 2013년에 가계부채 규모가 문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1100조를 넘으면 문제, 1900조를 넘으면 또 문제, 2000조를 돌파하면 그때부터 문제라고 합니다. 규모를 가지고 왜 문제를 삼을까요. 뭐가 문제인지 본질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보지 않으셨던 겁니다.
가계부채를 구성하는 절대 규모의 대부분은 부동산 대출입니다. 부동산 대출이 무너지면 당연히 가계부채 문제는 터질 수 있습니다. 집값이 2023년 하반기에 더 조정을 받으면 가계부채 문제는 조금씩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가격 흐름 속에서도 대출 주체들이 부채를 적극적으로 갚아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가계부채 문제의 본질이 규모에 있다고 한다면, 그 절대 규모를 차지하는 계층은 누구일까요? 고소득층입니다. 저소득층부터 고소득층까지 나열해 보면, 2000조 원 중 대략 1900조 원이 중고소득층의 부채입니다. 나머지, 즉 취약계층의 부채는 100조 원이 조금 안 됩니다.
고소득층은 평균적으로 2억, 3억 원의 부채를 갖고 있습니다. 저소득층도 부채는 있지만 규모가 다르죠. 전체 부채 규모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고소득층입니다. 그러니 가계부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려면 고소득층의 부채가 문제라고 지적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소득층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고소득층이 걱정될 때가 아닙니다. 고소득층은 갚을 능력이 있고, 실제로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절대적인 지표가 채무상환비율, 즉 DSR입니다.
DSR의 개념은 분모에 가처분소득을 놓으면 됩니다. 가구 소득을 합산해서 분모에 놓으세요. 그리고 분자에는 매월 갚고 있는 원금과 이자, 즉 원리금 상환액을 놓습니다. 예를 들어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월 1000만 원인데, 원금 150만 원, 이자 50만 원을 갚는다면 원리금 상환액은 200만 원입니다. 계산하면 DSR은 20%가 됩니다.
이 DSR이 높으면 고위험군입니다. 40%를 초과하면 위험한데, 누가 40%를 넘을까요? 1, 2분위 저소득층입니다. 그리고 이 계층은 원래부터 40%를 넘었는데 더 올라갔습니다. 결국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아 쪼들리고, 생계형 대출을 쓰고 있는 겁니다. 부동산 대출이 아닙니다.
반면 고소득층은 DSR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빚을 갚아 나갔다는 뜻입니다. 금리가 오르니까 빚을 갚아 버리자는 의사결정을 하고, 집을 정리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2022년에 집값이 떨어진 겁니다. 그러니 고소득층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갚을 능력이 있으니까요.
부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갚을 수 있는 부채인지, 갚을 수 없는 부채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갚을 수 있는 부채만 2000조입니다. 뭐가 문제입니까? 왜 문제라고 하는 거죠? 갚을 수 있는데요.
빌 게이츠가 몇 천조 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고 해 봅시다. 걱정되십니까? 갚을 수 있다고 하면 걱정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학생이 500만 원을 빚졌다고 해 봅시다. 못 갚을 것 같다면 그건 걱정해 줘야 합니다. 부채의 규모만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해버리면 본질을 흐리는 겁니다.
분석해 보면, 진짜 문제의 주체는 누구일까요? 100조 원 정도인 취약계층의 부채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취약차주라고 부릅니다. 취약차주의 정의는 두 가지 조건으로 봅니다. 첫째, 다중채무자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카드대출 등 세 건 이상의 대출을 가지고 있으면 다중채무자입니다. 둘째,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등급이어야 합니다.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있는데, 8, 9, 10등급이 저신용등급입니다. 혹은 소득 수준별로 나열했을 때 가장 낮은 1, 2, 3분위의 저소득층이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층이거나,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등급인 계층을 취약차주라고 합니다. 취약차주는 빚을 변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계층입니다. 이들이 짊어진 부채 규모가 100조 원 정도입니다. 제가 '백조'라고 한 이유입니다. 2000조의 문제가 아니라, 고소득층이 짊어진 2000조가 아니라, 저소득층이 짊어진 100조의 문제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면 2금융권, 제2금융권으로 가게 되고, 이자 상환 부담에 허덕입니다. 이것이 부채 문제의 본질입니다.
제가 가계부채 문제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제 유튜브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 반전한다고 얘기하면, 두 가지가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대로라면 상충되지 않습니다. 별개의 문제입니다. 가계부채 문제가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의 본질은 저소득층의 부채이고, 고소득층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소득층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잘 투자합니다. 지금 반등하는 지점에서 매물을 알아보고, 금리가 올라갈 때는 빨리 변제하면서 충분히 움직입니다. 가계부채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은, 사실상 고소득층의 부채가 문제라고 인정하는 셈이 되는데, 그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분양시장 얘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분양시장도 지역마다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미분양 주택 건수가 정점을 찍고 해소되고 있는 흐름인 건 확실합니다. 제가 2022년 10월에 2023년 경제 전망을 낼 때도 분명히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2023년 중반을 기점으로 미분양 주택 건수가 해소될 수 있고,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건수가 위험 구간인 6만 5000호 정도에 이르거나 그 밑으로 내려가는 지점이, 매매가격 등락률이 상승 반전하는 지점과 만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그런 지점이 거의 왔습니다. 7만 5000호 미분양 주택에서 7만 2000호, 7만 호, 6만 8000호까지 떨어졌습니다. 미분양 주택 건수가 확실히 해소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분양시장에서 다시 분양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걸 반증해 줍니다.
물론 지역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은 미분양 주택이 거의 없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도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격이 가장 먼저 반등하는 지역이 되기도 합니다. 미분양 주택이 많이 쌓인 지역 중 하나가 대구, 경북, 충남 같은 지역입니다. 3대 지역에 가장 많이 쌓여 있는데, 특정 지역을 거론해서 죄송합니다만, 이 지역의 미분양 주택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도 매우 완만하게 해소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지금 서울만 해소되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 건수가 같이 해소되는 흐름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악성 미분양 주택, 즉 중공업 같은 것들입니다. 이것은 여전히 남아 있고, 충분한 속도로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매매가격이 강하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세적으로 미분양 주택 건수가 해소되고 있는 건 팩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분양시장에서 매수하려는 의지가 조금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00만 명 중에 5000만 명이 하락할 거라고 믿으면 실제로 하락합니다. 아무도 안 사니까요. 그런데 그중 3000만 명이 상승 반전할 거라고 믿고 상승에 베팅하면, 상승 반전이 일어납니다. 시장은 그런 식으로 움직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매수세가 다시 플러스로 반등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미분양 주택 건수가 회수되는 추세도 계속 가져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양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2022년, 2023년의 주택 가격 조정은 생각보다 많이 조정된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등락률만 단순하게 계산하면 2020년, 2021년에 폭등했고, 2022년, 2023년에 조정이 많이 안 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은 굉장히 많이 조정된 겁니다. 모든 물가가 예를 들어 5% 올랐는데 집값이 5% 떨어진 것과, 물가는 0%인데 집값이 5% 떨어진 것은 다르다는 거죠. 이런 점도 거시경제적으로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건설사들도 분양이 잘 안 돼서 위기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건설사들의 속내는 어떨까요?
건설사들은 당연히 이런 반등 국면의 변곡점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주택 건수가 해소될 거라고 전망한 근거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그런데 미분양 주택 건수가 해소되지 않을 거라고 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2차 하락이 온다거나 계속 하락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근거는, 미분양 주택 건수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가장 지배적인 근거는 분양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분양을 안 해서라는 거죠. 건설사들이 안 팔리는데 왜 분양하냐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지금 준공 후 미분양이 줄어든 건 분양률을 줄인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경영전략과 계획을 굉장히 면밀하게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 어떤 기회가 올지 차츰차츰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입주물량 변화에 따라 집값이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집값은 입주물량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거시경제적으로 강한 상승을 만들 만한 요인이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경기침체 국면이고, 경기는 2023년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은 되지만 지지부진한 회복입니다. 물가도 정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지만 상승률이 떨어질 뿐 여전히 높은 물가입니다. 금리도 동결한다지만 높은 금리에서 동결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이 부동산 매매가격을 강하게 상승시킬 만한 압력이 되긴 어렵습니다. 물론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요인도 있겠지만, 그건 일부에 해당합니다.
매매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100가지도 넘습니다. 그중 역전세 하나만 보고 매매가격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입주물량 하나만 보고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봐서도 안 됩니다. 경기와 금리, 물가 같은 지표를 고루 보면서, 한 100가지는 아니더라도 40가지 정도의 변수를 고루 관찰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을 종합해서 의사결정에 대한 조언을 드려야지, 하나만 놓고 이럴 것이라고 의견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네,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여기까지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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