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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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대가 투자자 기대보다 실제 발전 속도가 느려 보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이란 전쟁·호르무즈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이 쉽게 안 내려오고 공급망 불안으로 물가·금리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미국 물가 상승은 관세·전쟁·AI 인프라투자로 일시적이라 연준은 동결 입장이 우세하나 매파는 인상을 주장한다. 한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한미 금리차를 줄일 필요가 있고 성장률(3%대 중반)·수출이 양호해 금리 인상 여지가 있다. 금리 방향 자체는 상승 쪽으로 기울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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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금리 차이가 만드는 하반기 금융시장 이슈
안녕하세요, 매경 자이앤트 홍순입니다. 최근 유가와 환율이 함께 오르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다시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금융시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 오늘은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이슈를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 단장님과 짚어 보겠습니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이 길어서 생소하실 수 있는데요. 신한은행과 신한증권이 함께 자산관리 브랜드를 만들었고, 그게 신한 프리미어입니다. 그 안에서 고객분들께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신한금융그룹 전문가 100여 명이 모인 조직이 패스파인더입니다. 저는 그 단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투자자들이 길을 찾도록 돕는 맞춤형 컨설팅 조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시장 변동성이 굉장히 커졌고 반도체 고점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인을 어떻게 보시나요?
AI가 결국 엄청난 생산성 혁신을 가져온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요. 전문가나 교수님들과 이야기해 보면 하나같이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클로드 같은 모델도 발전 속도가 꽤 빠릅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릅니다. 주식을 사면 내일이라도 그 미래가 실현되길 바라는 게 투자자의 본능이니까요.
그래서 주가가 오를수록 미래가 빨리 올 거라는 기대가 커집니다. 스페이스X 주가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만약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 우리는 내년쯤 우주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 기술 발전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죠. 그러면 "왜 이렇게 늦지? 별거 아닌 거 아니야?"라는 의구심이 생기고, 이것이 변동성을 키웁니다.
정글짐을 떠올려 보시면 쉽습니다. 아래에서는 무섭지 않은데 꼭대기에 올라가면 발이 살짝만 미끄러져도 큰 공포를 느끼죠.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고, 그 과정에서 수급과 스토리텔링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커집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길이겠지만 순탄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투자심리가 나빠진 데는 대외 요인도 있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휴전했다 말았다를 반복하면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측하는 건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이란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죠. 다만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 연준도 물가 때문에 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한국과 유럽, 일본까지 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물가 문제를 넘어 통화정책과 유동성,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단기로 보면 전쟁이 언제 끝나는지가 중요하겠지만 그건 예측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기간을 5년 정도로 넓혀 보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시장은 점차 그 이슈에 적응하고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관세 이슈에도 상당 부분 적응했고요. 전쟁 역시 언젠가는 시장이 적응하는 시기가 올 겁니다. 그러니 언제 끝나는지보다 끝나고 나서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전쟁이 끝나면 에너지 가격이 예전으로 돌아올까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한번 막아 보니,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휴전이 되더라도 언제든 다시 막을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된 셈입니다. 최근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보면 과거 핵 협상이 핵심이었는데, 지금은 호르무즈 통행권이 핵 이상으로 중요한 카드가 됐습니다.
이게 공급망 분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를 통한 지정학적 단절,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같은 자원 제한, 미국의 엔비디아 H20 수출 제한 같은 기술 통제가 겹치면 자유무역이 아니라 공급망 불안이 커집니다. 기업들은 예전처럼 싼 곳에서 효율적으로 조달하기보다 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재고를 쌓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확보하려고 합니다. 에너지와 자원 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세상이 되면 물가를 끌어올리고, 그 결과 금리가 과거보다 높게 오래 유지되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럼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두 나라가 비슷해 보여도 상황은 다르다고 봅니다. 먼저 미국부터 보죠. 미국은 물가 상승 요인을 세 가지로 봅니다. 관세, 전쟁, AI 인프라 투자입니다. 세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관세는 매년 올리는 게 아니라 올해 올리면 그다음엔 영향이 줄어듭니다. 전쟁 역시 끝나면 유가가 내려올 수 있으니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입니다. AI 인프라 투자는 지금 물가를 끌어올리지만, AI가 생산성을 높이면 오히려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셋 다 당장은 물가를 올리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시적인 물가 상승입니다. 그래서 연준 내 비둘기파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입장이고, 매파는 지금 물가가 더 자극하면 일시적인 문제가 큰 병이 될 수 있으니 한두 번 금리를 올려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연준 안에서 이 두 입장이 충돌하고 있고, 전쟁이 길어지면서 올해 두세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물가가 높은 건 같지만, 한국은 부동산 가격도 높아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합니다. 그리고 환율이 높습니다. 환율을 누르려면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혀야 합니다. 지금 미국 기준금리는 3.5%, 우리나라는 2.75%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더 주면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겠죠.
그럼 방법은 우리가 금리를 올려서 미국에 맞추는 것입니다. 환율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금리 인상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은 경기가 좋아서 3.5%라는 금리를 견딜 수 있지만, 우리는 미국보다 경기가 약합니다. 같은 금리를 적용하면 내수 소비 경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환율을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면 내수가 흔들리고, 내수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추면 환율이 오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상황입니다.
지난 4년간 한국은행은 내수를 보면서 금리를 낮게 유지했고, 그 결과 미국보다 낮은 금리를 용인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환율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기 때문에 내수 성장보다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성장률은 작년 대비 3%대 중반으로 나쁘지 않고, 수출도 기록적으로 잘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금리를 올려 환율을 안정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일시적인 물가를 보며 고민하는 미국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정리하면, 하반기 금융시장은 유가와 지정학 리스크, 공급망 불안,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금리 정책이 맞물려 있어 쉽지 않은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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