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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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5년치 전기요금 25조원 선납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함. 한전의 자금 조달 여력 한계(외부조달 어려움, 특채 한도 소진)와 기업 입장의 호황 불확실성, 투자처 불명확성이 배경으로 제시됨. 전력 인프라 투자 차질 우려는 있으나 AI 수요로 전력망 투자는 불가피하다고 봄. MLCC 시장은 AI 서버·전장 고용량 수요로 무라타가 범용 제품을 단종하고 삼성전기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나, 국내 중소 MLCC 업체(아모텍·삼영에서 언급된 사막콘덴서 등)가 범용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평가. 삼성전기는 산업·실적은 긍정적이나 기대가 선반영되어 신규 매수 리스크가 높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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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늘도 키워드를 통해 투자 전략을 짚어보겠습니다. 프라이머리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것인가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전력의 5년치 전기요금 25조원 선납 제안을 결국 거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전은 이 자금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을 끝내려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은 지금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이슈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하나씩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사님, 한전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게 선납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는데, 애초에 한전이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네. 다 아시겠지만 지금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구간입니다. 이번 주에 FOMC도 있고 BOJ도 있고, 22년에 금리를 올린 이후 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이죠.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서도 외부 조달이 힘들어서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곳이 있을 만큼 자금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이미 20조 원대의 빚을 지고 있는 한전 입장에서는 외부 조달이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은 특별 채권 발행으로 원래 한도보다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해 왔는데, 그 기간도 이제 끝나가고 있어요. 그러면 내년에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국가 보증으로 낮은 금리에 조달해 왔지만, 그 한도도 거의 소진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그 돈을 은행에 맡기거나 채권에 투자해도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굳이 먼저 한전에 돈을 줄 이유가 없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도 있고요. 여러 요인이 겹쳐서 거부된 것으로, 원래 성사되기 어려운 거래였다고 봐야 합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입장도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5년치 전기요금을 한 번에 선납하는 것은 사실상 넌센스처럼 보입니다. 함께 붙은 코멘트는 호황이 5년 뒤에도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불확실성 때문인지, 핑계인지 판단하고 싶습니다.
둘 다일 것 같습니다. 선납을 하면 나중에 기업이 책임을 질 수도 있으니 그 소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요금은 나오는 대로 내면 되는 것이니까요. 두 번째로, 이 기업들도 투자를 어디에, 얼마나 해야 할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호황이 5년 간다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구간에서 투자 금액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광주 남쪽에 투자 단지를 늘린다는 소식도 있고, 용인 쪽 일부가 그쪽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용인은 전력 문제, 용수 문제 등이 겹쳐 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20조 원이 넘는 돈을 미리 주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이 돈을 채권으로 운용해도 한전 선납 조건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간이니까, 기업들이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력망 구축과 인프라 속도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이 부분은 조금 복잡합니다. 한전이 전력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서 전기료를 직접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력 회사들이 독립된 민간 회사라서 지역, 기관, 가정별로 요금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전국 단위로 요금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투자가 필요할 때 한전이 모든 걸 떠안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번에 한전의 자체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민간에 손을 내밀었는데요. 민간이 들어와서 투자하면 한전이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한전이 그 돈을 줄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또 한전이 직접 그립을 잡고 가는 것과 민간에 맡기는 것은 얘기가 다릅니다. 한전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인프라를 깔아야 하면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지만, 민간 입장에서 이익이 안 나거나 한전이 매우 낮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투자를 꺼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설사, 전력 기기, 전선 회사, 태양광 등 연관 업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입니다. 아직 이것 때문에 투자가 꺾이지는 않겠지만, 변수가 있다는 정도로 봐야 합니다. 이 뉴스가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력망은 AI 때문에 결국 깔아야 하는 인프라입니다. 투자 방향을 짚어 보겠습니다. 오늘 키워드를 "건설·전력 인프라의 변동성"으로 주셨는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8월부터 건설주와 전력 기기 관련 종목에 긍정적인 의견을 계속 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슈가 나오면 당연히 변동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유하지 않은 분들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조금씩 나눠서 매수하는 전략이 좋겠습니다. 지금 전력 인프라 투자를 안 할 것은 아니니까요. 만약 미국이 일부라도 속도 조절을 한다면 국내 투자 속도가 오히려 빨라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건설주나 전력 인프라 관련주는 조정을 이용해 아직 없으신 분들이 조금씩 담을 때라고 보고 있습니다. 혼란스럽고 헷갈릴 수 있는 이슈 속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려 봤습니다. 투자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겠습니다.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 시장이 지금의 D램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용 등 고사양 제품 수요가 몰리면서, 업계 1위 일본 무라타는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을 아예 단종하기로 했고, 삼성전기도 4분기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이사님, MLCC 시장에 어떤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삼성전기는 원래 2위 업체였고, 1위 무라타는 이미 전장, 즉 전기차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용량이 크고 수익성이 높으니까요. 삼성전기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IT 기기 쪽에서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가 생기면서 관련 물량이 돈이 되기 시작했고, 고용량 제품을 서로 사 가려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무라타가 돈 안 되는 제품을 굳이 계속할 이유가 없겠죠. MLCC는 작은 부품이지만, 전화를 담았다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기전자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쌀 같은 존재입니다. 과거에는 무게로 달아서 팔 정도로 가격이 쌌지만, 지금은 원료 가격이 폭등하고 고용량 제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D램에서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가 돈 되는 HBM에 집중하는 것처럼, MLCC 업체들도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같은 고용량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상위 업체들이 그쪽으로 가면 그 밑의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하겠죠. 오늘 뉴스가 부각된 배경도 그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아모텍 같은 종목군이 움직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무라타의 범용 제품 단종은 납득이 가는데, 삼성전기의 가격 인상 배경도 짚어 보겠습니다. 4분기에 소비자용은 최대 30%, AI 서버용은 20%까지 인상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요가 폭발한 탓도 있겠지만, 공급 여력이 딸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기판 쪽은 공급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기판의 중심 소재인 유리섬유도 지금 공급 부족 상태입니다. MLCC도 마찬가지로, 만들 수 있는 생산능력(캐파)이 정해져 있습니다.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공급은 그만큼 빨리 늘릴 수가 없습니다. 함부로 증설했다가 수요가 줄어들면 그 피해를 떠안아야 하니까 기업들도 신중할 수밖에 없고요. 원가 상승분도 있지만, 지금은 마진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구간입니다. 삼성전기가 계열사인 삼성전자에만 공급하던 캡티브 마켓 시절에는 가격 인상을 말도 못 꺼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출이 많아지고 고마진 제품이 늘어나니까 자연스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구간이 된 것이죠.
오늘 또 우려되는 포인트는 중국과 대만의 대체 효과입니다. 한일 탑티어 기업이 저사양 범용 시장을 비우면, 중화권이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위협이 되지 않을지 짚어 봐야 합니다.
그건 삼성전기 같은 고용량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시장이 다릅니다. 고용량 고마진 제품은 무라타와 삼성전기의 영역이고,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의 싸움인데 이 싸움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대만 업체와 중국 업체들이 이미 그 시장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싸움이라서 우리 중소 업체가 쉽게 넘볼 수 없습니다. 아모텍과 삼화콘덴서는 방향 자체가 다릅니다. 아모텍은 통신 장비 쪽, 삼화콘덴서는 전장 쪽으로 특화해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성전기와 무라타가 비워 둔 범용 빈자리를 우리나라 중소 업체들이 채울 거라는 생각은 산업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최근 아모텍이 반등하고 있는데, 만약 이것이 무라타의 빈자리를 노린 반등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아모텍이 잘하고 있는 통신 시장에서의 강화라면 모르겠지만, 범용 시장 대체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고사양과 범용 시장을 확실히 구분하고, 뉴스에 과도하게 흥분해 투자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결론을 내려 보겠습니다. 키워드 한 줄 평으로 "기대는 선반영, 흥분은 금물"이라고 하셨는데, 삼성전기는 여전히 긍정적인 걸까요?
산업 전망은 긍정적이고 실적도 긍정적입니다. 다만 무라타도, 삼성전기도, 야지오도 이미 기대가 선반영된 상황입니다. 이런 종목은 주가가 오르는 구간에서 신규 매수를 마구 하기에는 리스크가 꽤 높아졌습니다. 지금은 고금리 구간이라서, 고금리가 꺾일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큽니다. 2~3년치 실적을 미리 당겨서 반영한 종목들이라서, 좋은 가격에 사서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계속 가져가는 게 좋겠지만, 지금 가격에서 신규 매수를 해도 되는지는 조심스럽습니다. 이렇게 상단이 막혀 있고 매크로 위험이 있는 구간에서 고밸류 기업은 기존 보유자의 영역으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 급등한 모습도 있었기 때문에, 관련 종목을 매수하거나 고려 중인 투자자분들께는 오늘 이슈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함께해 주신 김종효 이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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