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학균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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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PER 7배 수준이나 반도체 사이클 특성상 추정치 신뢰도가 낮다. 코스피는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7% 상승. 뉴스심리지수는 3월 정점 후 하락 등 과열 신호가 보이며, 5월 국내 자금 유입 33조원은 고점 징후와 유사하다. 장기 투자자는 적립식·분할 접근이 유리하며, 저PBR·고ROE·고배당 종목에 관심. 미국 주식 우위는 ROE 착시와 주주환원 특수성에 기댄 것이며,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 증가로 한국 메모리 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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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을 쫓아가는 것도 훌륭한 투자 태도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시기를 기다리면서 주식을 사 두고 배당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월을 낚으면서 나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도 존중할 만한 철학이라고 봅니다. 처음 투자하시는 분들은 적립식으로 투자하시면 조정이 오더라도 나름의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적립식이 정말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코스피가 못 오른다는 말이 있었지만, 2000년부터 작년까지 보면 연평균 상승률이 7% 정도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게 맞습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ROE 10% 이상, PBR 1배 미만, 배당수익률 3% 정도 되는 종목을 골라 보면 꽤 많이 늘어났습니다.
일부에서는 김학균 센터장이 증권사 입사 이후 어떤 철학으로 어떻게 대응했는지 들어보셨을 텐데, 이제 구체적으로 현 시장 상황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주가는 많이 올랐지만 디스카운트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오랫동안 박스권에 머물렀기 때문에 한국 주식이 못 오른다는 것도 있었지만, 기업이 가진 자산 가치나 이익 대비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주가 지수는 많이 올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오른 측면이 크고, 실제로 싼 주식들은 제대로 오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은 7배 정도입니다. 이것을 비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PER의 분모인 이익은 애널리스트의 추정치이고, 이 추정치는 매우 가변적입니다. 지금 7배라도 추정치가 30% 잘못됐다면 실제 PER은 9~10배일 수도 있습니다.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이 감안되어 구조적으로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본질적으로 같은 사업을 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얼마 전까지 PER이 7~8배였습니다. 당시 S&P500은 20배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마이크론 주가가 두 배 올라 PER이 14배 정도가 됐지만, 미국 S&P500도 지금 한두 배 차이로 오르내리며 변동성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반도체 사이클로 주식이 레벨업된 것을 제외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상당수 종목은 오히려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운용사마다 운용 스타일이 다릅니다. 밸류를 중시하는 자산운용사는 현재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시장 비중보다 낮으면 그 운용사의 수익률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럴 때 시장에서 나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런 평가가 많이 나올 때 시장은 다시 바뀌곤 합니다. 모든 것은 돌고 돕니다.
1999년 후반 코스닥 벤처 붐의 상징이었던 새로운 기술 기업들은 당시 현대자동차보다 시가총액이 더 컸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에는 인지적 쏠림이 있기 때문에 당대의 인기주는 과하게 오르고, 그 흐름에서 벗어난 종목들은 과하게 소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닷컴 버블이 지난 뒤 2000년에 코스피가 조정을 받았고, 2001~2002년은 강세장이 아니었습니다. 2003년부터 중국 특수로 코스피 전체가 오르는 강세장이 나타났는데, 2002~2003년에는 강세장이 아니었음에도 버블 국면에서 소외받았던 종목들이 크게 올랐습니다.
결국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을 쫓는 것도 훌륭한 태도이지만, 시기를 기다리며 배당을 받는 것도 존중할 만한 철학입니다. 지금 삼성전자는 주식을 갖지 못해서 포모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가장 어려운 주식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의견을 가져야 행동할 수 있지만, 그 의견이 꼭 맞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작동한다고 봅니다. 언제 수익률이 바뀔지 정확한 아이디어는 없지만, 작년 11월부터 반도체가 독주하고 다른 종목들은 소외되면서 상당히 싸 보이는 주식들도 많아졌습니다. 1~2년, 넓게 잡아 2~3년을 보면 반대 포지션의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으며 기다리는 것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 증권사에 있을 때 한 교수님께서 특정 주식을 계속 사 달라고 하셨는데, 그 주식은 매일 상한가였습니다. 매일 주문을 더 드렸는데, 조금씩 사다가 결국 투자금의 다섯 배 정도가 올랐습니다. 저는 이제 팔아야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분은 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전직 조교 동료에게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고점에서 파셨습니다. 그때 팔지 않았다면 거품의 역사에 있었을 것입니다.
상승 사이클에서는 실제보다 경제성장률과 이익 전망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고, 실제 지표가 꺾이면 이후 계속 낮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제 전망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환점이 언제인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경제 전환점보다 시장의 전환점에서 주가가 먼저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걱정스러운 점은 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IPO 물량의 급증, 지나친 쏠림, 주식시장으로의 급속한 자금 유입 등입니다. 직접투자 자금 유입이 이미 33조 원 정도 됐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1년간 가장 많이 들어왔던 때는 2021년 연간 약 75조 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100조 원을 넘었고 5월에만 33조 원이 들어왔습니다. 반도체가 이 유동성을 대부분 흡수하고 있고, 단일 종목 ETF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상장지수펀드는 원래 분산 투자를 위한 상품인데,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이 과열되어 있고 조급한 심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입니다. 언제 변곡점이 올지 모르지만, 과거 고점에서 나타났던 일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10여 년간 주식은 코로나 때를 제외하면 과거보다 덜 빠졌습니다. 과거에는 한국 코스피가 한번 조정받으면 지수가 반토막 나는 것이 기본이었고, 미국도 닷컴 버블 붕괴 때 나스닥은 만신창이가 됐고 S&P500도 50% 넘게 밀렸습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2008년 이후에는 주가가 그렇게 험하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재미없는 횡보장은 있었지만 주가가 크게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경제 체질이 개선돼서라기보다는, 과거의 험악한 베어마켓은 단순한 경기 순환이었다면 20~25% 밀리면 경기가 반영되는 수준이었는데 과거에는 늘 신용 리스크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시스템 리스크입니다. 자본주의에서 금리가 낮고 조달이 쉬울 때 기업이 자금을 빌려 사업하다가, 채무자가 빚을 못 갚으면 은행의 유동성이 경색되고, 대출을 회수하며 자본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신용 경색이 나타납니다. 과거 우리 시장은 한번 조정을 받으면 은행주가 반토막 났고, 대기업의 부도 리스크가 불거졌습니다. 2007년에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못 갚으면서 금융기관들이 어려워졌습니다. 2008년 이후 중앙은행들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인위적으로 돈을 풀어 시장을 떠받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의 뉴노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세장이 오더라도 주식을 들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오른 주식은 반작용도 크게 나타납니다.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코스피를 그려보면, 코스피가 8,200 갔을 때 두 종목을 제외한 지수는 5,000 수준이었습니다. 바닥에서 오르긴 했지만 지금 코스피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과열 상태는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도 과도합니다. 3월 말 실적 가이던스가 나오기 전 시장 예상치는 올해 영업이익 198조 원이었는데, 지금은 330조 원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과거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번 연간 영업이익은 59조 원이었는데, 올해 250조 원을 번다는 것은 빅사이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빅사이클로 간다는 것은 거의 의심할 필요가 없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지금의 눈높이는 330조 원이고 내년에는 400조 원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이러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지면 내년에는 오히려 감익(이익 감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익 레벨이 높더라도 주식은 과정에서 조정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고 반도체 주가가 버블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런 예측의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는 만큼, 7월 초 삼성전자 등 2분기 실적 발표 때 의견을 수정하거나 강화할 수 있도록 잘 살펴보고 가야 한다고 봅니다. 3개월 단위로 주요 기업의 실적이 발표되니 그때마다 점검하는 게 필요합니다.
추세 전환을 판단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요즘 제가 보는 지표는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뉴스심리지수입니다. 실험적 통계로 발표되는 것인데, 주요 언론 기사 약 1만 개를 검색해 긍정과 부정을 AI로 구분합니다. 긍정 기사가 많으면 시장 심리가 좋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 주가가 이렇게 상승하는데도 뉴스심리지수는 3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이 지수는 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1개월 선행하고, 경기선행지수와 경제·소비심리에도 1~2개월 선행한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거래량은 계속 줄고 있는데 주가지수만 오르고 있습니다. 가까운 증권사에 다니는 지인이 작년에 연봉을 19억 5천만 원 받았다고 할 정도로 거래량이 많이 늘었던 때도 있었는데, 이것이 전환점일 수도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연준이 양적완화로 시장을 많이 떠받쳐 왔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청문회를 보면 양적완화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시장이 나빠지고 경제가 나빠지면 연준이 돈풀기로 해결해 주던 패턴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반도체는 진폭이 크고 예상하기 힘든 사이클 산업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세상이 이렇게 갈 거라고 기대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중요한 이벤트에 따라 의견을 잘 조정하는 것이 투자 성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반도체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서서히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규모 자체는 증가했지만 모멘텀은 둔화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가까운 지인이 5억 원을 가지고 있는데 당장 SK하이닉스 주식을 전부 사고 싶다며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일부만 사라고 답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올라야 돈이 들어온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예상일 뿐입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미래에도 비슷하게 이어질 거라고 믿는 것이 인지적 편향입니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투자하면 좋아 보이는 것은 더 좋아 보이고, 오르는 것은 더 오를 것 같고, 떨어지는 것은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투자하면 고가 매수와 저가 매도를 반복하기 쉽습니다.
5월에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인 30조 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주가지수가 7,000 위에서 움직일 때 왜 2,000, 3,000, 4,000, 5,000일 때는 들어오지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금 들어온 돈이 미래를 안다고 생각하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분위기와 흐름에 따라 들어온 것입니다. 시장이 곧 꺾인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는 저점과 고점을 맞추기보다는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돈으로 장기간 버티는 것이 중요합니다.
1989년 코스피는 1,000포인트를 넘었고 90년대 내내 박스권이었습니다. 1989년 3월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1992년에는 반토막이 났고 406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1994년에는 1,100포인트까지 회복했습니다. 1994년 1,100 고점에서 물린 사람은 1998년 외환위기 때 28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1999년에 다시 1,000을 넘었습니다. IT 버블이 꺼지며 500까지 반토막 났다가, 2002년 4월에 다시 1,000에 가까워졌습니다. 2003년 500까지 떨어졌다가 2005년부터 2,000을 넘었고, 2007년 7월에 2,000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금융위기로 주가가 반토막 났다가 2011년에 2,300 가까이 올랐습니다. 고점에서 물렸더라도 2016년에는 2,600을 넘었고, 2021년에는 3,300까지 올라 해결됐습니다.
결국 고점에 사서 물리는 것이 좋다는 말이 아니라, 비싼 가격에 안 좋은 타이밍에 들어갔더라도 시간을 견디면 시장에 회복력이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시장은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리스크가 적은 편입니다. 주가가 왜 이렇게 오르는지는 오늘 다 이야기할 시간이 없지만, 2,000, 3,000, 4,000에 투자하지 않고 지금 한다는 것은 내가 시장을 잘 예측할 능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눠서 투자하는 게 맞고, 뒤늦게 뛰어들어 두 배짜리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것은 조급증입니다.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사는 게임을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물리는 것도 투자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견디는 것이 투자의 핵심인데, 짧은 수익률 목표와 높은 레버리지로 하는 것은 위험해 보입니다. 주식 투자가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도 시장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늦게 들어갔더라도 3~4년 정도 견딜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봅니다.
처음 투자하시는 분들께는 적립식 투자를 권합니다. 조정이 오더라도 나름의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적립식이 정말 중요합니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 코스피의 연평균 상승률은 약 7%입니다. 작년에 많이 올라 높아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투자자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것은 반도체 말고도 1~2년 범위에서 좋은 주식이 있는지일 것입니다. 작년 11월 이후 싼 주식들은 별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ROE 10% 이상이면서 PBR 1배 미만인 종목이 꽤 있고, 업종을 불문하고 배당수익률 3% 정도인 종목도 꽤 있습니다. 올라가는 흐름에 편승해 모멘텀으로 돈을 버는 방식도 있지만, 수익률은 평균회귀를 통해 돌고 도는 것입니다. 이것이 6개월 성과가 좋아서가 아니라는 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ROE 10% 이상, PBR 1배 미만, 배당수익률 3% 정도인 종목을 골라 보면 꽤 많이 늘어났습니다. 다만 이런 조건에 맞는 종목을 무료 사이트나 AI로 뽑아 볼 수는 있지만, 너무 기계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잘 움직이는 종목도 좋지만, 종목을 고를 때 하나의 후보군으로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종목들로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 종목이 리스트에 나오더라도 반드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보고 공부한 뒤에 투자하셔야 합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자문을 하고 있는데,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별 자산 배분 비중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나더라고요. 작년과 올해는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최고였습니다. 자산을 국가별로 나누어 배분하는 것이 효과가 있으려면 잘 아는 자산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나누어서 한다고 해서 배분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으니, 주식 내에서는 미국과 한국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주식은 선진국 자산 내에서 지배적인 자산입니다. 선진국 주식이 강세일 때 일본이나 유럽보다 미국이 더 올랐습니다. 일본은 엔화 가치가 크게 약해지는 국면에서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아베노믹스처럼 환율이 50~60%씩 약해지면 그 자산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한국과 미국 두 가지로 좁혀도 글로벌 분산투자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면 저는 한국 주식이 더 낫다고 봅니다.
다만 불패의 자산은 없습니다. 미국도 1950년대 강세장 이후 70년대 내내 횡보했습니다. 80년대 초부터 약 15배가 올랐고, 2000년대 초반 10년은 또 횡보했습니다. 그때 한국은 세 배가 올랐습니다. 70년대에는 한국 코스피가 없었지만 그 시기 주식시장은 크게 불마켓이었습니다. 80년대에도 미국이 좋았지만 한국이 더 좋았습니다. 90년대는 한국이 외환위기로 어려웠지만 미국은 신경제로 좋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10년은 중국이 잘 나가면서 한국이 좋았고, 미국은 크게 보면 횡보했습니다. 최근 10년은 미국이 좋았습니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듯합니다. 과거에도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국이 늘 지배적 자산이었지만 늘 이기는 자산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주식이 좋았던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ROE가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애플 같은 회사는 자기자본이익률이 170%에 이릅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미국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많이 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늘려 자기자본이 줄어들었습니다. 애플은 최근 10년간 자기자본이 반토막 났습니다. 분모가 줄어드니 ROE가 높아진 것입니다. 이 기업들은 원래 돈을 잘 버는 기업이었고, 설비투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었습니다. 현금흐름이 좋아 자본을 가볍게 가져갔고, 이것이 높은 ROE와 강력한 주주환원이라는 두 축으로 지난 10년간 미국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AI가 이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자본이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투자를 많이 해야 하니 주주환원을 늘리기 어려워졌습니다.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이지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자 작년 10월에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아마존도, 구글도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주주환원 중심으로 자본을 가볍게 가져가던 미국 기업들이 이제 자본이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돈을 더 벌기 위해서이겠지만, 오픈AI 같은 기업을 보면 이만큼 투자하면 얼마나 벌어야 정당화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메그니피센트 세븐이 시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최상단에서 투자를 늘리며 AI 사업을 하는 회사보다, 그 아래 단계에서 반도체를 만들어 파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 좋아 보입니다. 상단에서 누군가 승자가 되면 그 주식은 크게 오를 것입니다. 빅테크들이 모두 투자하는데, 누군가 투자를 멈추면 메모리 주식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사이클이기 때문에 미국 주식보다 한국 주식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미국의 주주환원 중심 자본주의는 지난 10년간 주주에게만 너무 좋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단기 순이익보다 환원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최근 7~8년 동안 벌어졌던 매우 특수한 현상입니다.
미국 주식이 한국보다 앞질러 갈 만한 요소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이 앞장서 나갔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제 의견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미국 주식도 좋지만 한국 주식도 많이 해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중기적으로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때는 S&P500보다 코스피 수익률이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AI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지출 기업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서는 'AI 모네타이제이션'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AI 기업들이 투자는 많이 했는데 이를 현금화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AI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줄고, 시간이 지나면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익 교수님, 오늘 좋은 말씀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시청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번 대화를 참고하되, 자신의 기준과 여유 자금 범위 안에서 장기적으로 견딜 수 있는 투자를 하셨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질문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다음에 또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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