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정윤 · 한국인
요약 보기
코스피 급락(-6.5%) 원인을 중국 창신메모리 신제품 악재, 금리인상 우려, AI 투자 불안, 외국인 매도(연초 이후 약 230조)로 진단. 본격 하락장 시작은 아니며 6,500 부근은 자사주 매입 구간이 방어. 단기 과매도 후 반등 기대, 7,000 이상 추격매수 금지·6,000 이하 투매 동참 금지 권고. 반도체 소부장(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해 소부장 비중 확대에 긍정적. 코스피 상승 속도 둔화로 대형주보다 소부장 유효 판단.
다듬은 글
오늘도 증시가 크게 급락해서 이정윤 세무사님과 긴급 진단 시간을 갖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번째 질문부터 본격적으로 드리겠습니다. 코스피가 오늘 5.4%, 삼성전자는 6.5%, SK하이닉스는 8.4% 폭락했고, 오버레이 기준 코스피는 7,000에서 6,350까지 14% 가까이 빠지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오늘 시장을 어떻게 진단하시고, 이것이 본격적인 하락장의 시작으로 봐야 할까요?
저는 본격적인 하락장의 시작으로 보지 않습니다. 현재 흐름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6~7월경 한 달 사이 5% 이상 급등락이 나오면 전화 인터뷰를 하자고 했을 정도로 하루에 5%씩 오르고 떨어지던 장세였습니다. 그런데 한두 달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이는 최근 한두 달 동안 좁은 박스권 조정이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7,000 이상으로 올라갈 때마다 8월, 9월 두 번, 10월까지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습니다. 그러나 하락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6,500 부근에서 두 달 정도 방어가 됐습니다. 제가 보기에 6,500에서의 방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구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한 하방 경직성이 확보됐던 것입니다.
그동안 쌓여 있던 악재와 재료도 있습니다. 첫째는 금리 인상 가능성입니다. 연내 남은 두 번의 FOMC 중 한 번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둘째는 AI 산업에 대한 불신과 불안입니다. 빅테크들의 투자가 축소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계속돼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5일 연속 음봉이 나오며 낙폭이 커졌습니다. 지난주 화요일 0.9%, 수요일 1.9%, 목요일 2.6%, 어제 3.6%, 오늘 5%대 하락으로 하락폭이 점점 커졌습니다. 오늘은 상승장에서 200일선을 두 번째 터치하면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오늘의 가장 큰 재료는 중국 반도체 재료입니다. 중국 신제품 출시 소식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를 크게 끌어내렸고, 지수보다 더 빠졌습니다. 코스피가 5% 빠지는 동안 SK하이닉스는 장중 10% 넘게 빠졌습니다. 코스닥은 1%대 하락이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하락은 자사주 매입 구간 소멸이라는 악재와 해소되지 않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악재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오늘 크게 폭락한 것은 중국 메모리 재료가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매매 동향도 폭탄처럼 터졌습니다. 외국인은 최근 5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는데, 오늘은 3조 원 이상을 순매도했습니다. 200일선이 깨지고 악재가 쏟아진 하루였습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서버형 DDR5를 연내 출시한다고 했는데, 한국과 중국의 2~3년 기술 격차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반도체주의 힘이 약해서 이런 재료 하나에도 주가가 밀리는 것일까요?
오늘 장중 반응과 기사들을 보면, 그동안 말씀드린 대로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여전히 2~3년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제품이 출시되면 중국이 1년 안쪽으로 따라붙는다는 의미라서 거의 따라잡았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래서 악재의 충격이 생각보다 컸던 것입니다. 기존 기대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재료가 나와도 한국과는 기술 차이가 크다는 것이었는데, 오늘 재료는 "꽤 많이 따라왔다"는 쪽으로 시장이 반응한 것 같습니다.
연초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도가 200조 원을 넘었다고 하는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외국인이 계속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엄밀히 말하면 200조가 아니라 230조 원입니다.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외국인이 230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여기에는 기타법인으로 잡히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60조 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도는 연초부터 지속돼 왔습니다. 잠시 멈춘 것 같다가도 다시 이어졌고, 상승장에서 리밸런싱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이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43%, SK하이닉스는 126%, 삼성전자는 96%입니다. 고점 대비로는 SK하이닉스가 고점 298만 원에서 오늘 147만 원으로 반토막 가까이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 고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미국 기업이나 일본 기업 등 어느 나라 기업보다도 높았습니다. 6월 19일까지 우리나라 상승률은 세계에서 압도적 1위였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매도가 계속된 이유를 리밸런싱으로 본다면, 우리 반도체가 다른 나라보다 많이 싸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1년 내내 외국인이 판 이유는 한국 반도체와 코스피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메모리 이익 추정치는 오르는데 주가는 꺾이고 있습니다.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인지, 시장이 먼저 알고 파는 신호인지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요?
올라갈 때 과도한 오버슈팅이 나오는 것이 주식시장의 일상이라면, 떨어질 때 과하게 떨어지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어제 미국 3대 지수는 거의 보합이었습니다. 다우, S&P500이 보합인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7% 빠졌습니다. 반대로 6월 29일 이전에는 3대 지수가 보합이어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 오르면, 우리나라 지수는 4~5% 올랐습니다. 떨어질 때도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즉, 반도체 산업의 베타 계수가 전체 시장 대비 굉장히 큽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급하게 사고 급하게 파는 경향이 있어서 변동성이 더 큽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 오를 때 우리는 5% 올랐고, 3% 떨어질 때 우리는 5%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선반영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오를 때 더 빨리 오르고 내릴 때 더 빨리 내리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락이 하락장의 시작이라고는 절대 보지 않습니다. 과한 매도였다고 해석할 여지도 충분합니다. 과한 매도였다면 올라갈 때도 과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미국 3대 지수가 보합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만 올라도 우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5% 오를 수 있는 여건이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급락장에서도 강했던 섹터나 종목은 무엇이고, 포트폴리오에 담을 만한 섹터가 있을까요?
산업을 찾는 기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형주를 보려면 코스피200을 볼 수 있고,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을 볼 수 있고, 상승률 상위 종목을 보면 시장의 주도 섹터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아이러니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산업적으로 뚜렷하게 좋았던 산업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늘 6~9% 빠졌는데, 코스닥의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은 대부분 플러스로 마감했습니다. 한미반도체 3%, 리노공업 2.8%, HPSP 2.6%, PSK홀딩스 8%, PSK 6%, TSE 6%, 하나마이크론 3%, 두산테스나 9%까지 올랐습니다. 이를 해석하면, 외국인 매도가 소부장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악재는 중국 창신메모리 재료였는데, 창신메모리는 메모리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이므로 경쟁사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락은 반도체 업종 전체의 하락이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락입니다. 이들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50%를 넘으니 지수가 급락하며 전체 업종이 빠진 것입니다. 반대로 코스닥에서는 그동안 반도체 대형주가 급등할 때 많이 따라가지 못했던 소부장 종목들이 버티거나 신고가 근처까지 올라왔습니다. 따라서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기보다는 금리 인상 악재와 AI 속도 조절론이 여전히 누르고 있고, 오늘 창신메모리 악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시장을 보면 코스피 7,000을 넘으면 따라 들어갈 필요가 없고, 6,000 아래에서는 투매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6,000을 깨는 순간에 굳이 따라서 팔 필요는 없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상승장이 P에서 Q 물량으로 넘어가면 소부장이 뜬다는 분석과 맥을 같이하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진 분들이 일부를 덜어내고 소부장으로 옮기는 포트폴리오는 좋게 보시나요, 나쁘게 보시나요?
좋게 봅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코스피 지수의 속도를 생각해야 합니다. 2025년 4월부터 6월 19일까지 1년 2개월 동안 코스피가 네 배 올랐습니다. 이런 속도는 우리나라 지수 역사상 없었던 일입니다. 최근 6개월~1년 사이에 주식을 시작한 분들은 이 속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두 배가 되고 한 달에 20~30%를 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역사적 신고가 시기라서 오버슈팅이 나왔고, 마지막 5월부터 6월까지 한 달 동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지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거래가 거의 되지 않고, 역사적 신고가도 아닙니다.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을 사면 한 달에 20%가 오른다"는 기대심리에서 벗어나 "주식은 한 달에 20~30%가 손해날 수 있다"는 심리로 바뀌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공격적으로 사기 어렵고, 외국인은 하루에 2~3조 원씩 팔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 달에 5~10%씩 오르기를 기다리기는 힘듭니다. 지수 관련 대형주가 크게 못 오르는 시기에는 낙수 효과로 아랫단의 종목들이 오르게 마련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많이 오를 때 따라가지 못했던 종목은 결국 반도체 소부장입니다. 따라서 반도체 소부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흐름입니다. 다만 이미 빠른 투자자들은 8월 초부터 그렇게 움직였어야 했습니다. 8월 초에 이미 지수가 박스권에 들어섰고, 역사적 신고가인 9,300을 돌파하기는 지금 상황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대형주가 못 가고 반도체 소부장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어야 합니다. 두 달이 지났지만 저는 지금도 유효한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지금 힘든 장에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힘들어하실 텐데,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6월 19일까지는 매일 오르는 구간이었고, 6월 19일부터 7월 29일까지 한 달 열흘 동안은 매일 빠지는 구간이었습니다. 8월 초부터 지금까지는 2~3일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좁은 박스권이었습니다. 바닥은 6,500이었는데, 오늘 하루 만에 그 6,500이 깨지며 급락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고 고점이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6,000에서 많이 양보하더라도 5,500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하루 정도 조정 후 반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5일 연속 음봉이 나오고 하락폭이 점점 커진 오늘 시점에서 "다 팔고 주식 안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찾으시고 반등을 기다리시기를 바랍니다. 7,000 이상에서 따라가지 않고, 6,000 이하에서 투매에 동참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점인 5,200대를 말씀하시며 한국 주식을 사야 한다고 하셨고, 지금 6,000 근처에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많은 개인투자자분들께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세무사님의 인사이트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시장이 흔들릴수록 기준이 필요하니, 고정 댓글에 남겨 둔 이정윤 세무사님의 실천 투자 클래스를 참고해 주세요. 하루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니 들으시면서 투자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투자자분들 오늘 힘드실 텐데 힘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