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요약 보기
중동 전쟁 후 유가는 공급 손실·재고 재건·호르무즈 운송비 상승으로 과거 수준 복귀가 어렵다고 주장. 각국의 에너지 재고 확보 수요와 미국 에너지 구매 경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방 압력이 지속된다는 입장. 구리는 AI 인프라 수요와 재고 확보 경쟁, 투기 수요로 과열 가능성이 있으나 슈퍼사이클 여부 판단은 어렵다고 함.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을 경계하며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 5월 세일 징크스는 근거 없다고 봄. 장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짧은 만기 채권, 금, 달러 자산을 방패 자산으로 제시.
다듬은 글
반갑습니다. 신한 프리미어 TV 구독자 여러분, 아나운서 박지혜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오건영 단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단장님, 지난 시간에 유가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요.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건 이제 힘들다고 보실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큰 변화가 없다면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지난 시간에 짚어 드린 대로, 종전이 되면 유가는 내려오겠지만 예전 레벨로는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첫째,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 시설과 가스 설비가 많이 파괴됐습니다. 재건에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사이 전 세계는 매일 약 1억 배럴의 원유를 수요하는데, 그만큼을 공급하지 못하면 그 부족분이 쌓입니다. 나중에 정상화되더라도 공급 부족은 구조적으로 남게 됩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문제입니다. 통행료가 생기고, 용선료와 보험료가 오르고, 선원들도 그곳에 가기를 꺼리니 인건비가 올라갑니다. 운송 비용이 올라가면 에너지 가격 자체가 과거보다 높은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여쭤 보겠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각국은 에너지 재고를 늘리려고 할까요, 줄이려고 할까요? 저는 재고를 많이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란 사태를 보면서 에너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안 쓰는 에너지라도 사서 쌓아 두려고 하면 그 자체가 수요가 됩니다. 이번에 가격 안정을 위해 풀었던 전략비축유도 다시 채워야 하니 이 역시 원유 수요가 됩니다. 과거와는 분명 다른 흐름입니다.
또 전 세계는 에너지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려 할 겁니다. 중동 말고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가져오려 하겠지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일본, 대만, 필리핀도 모두 미국산 에너지를 원합니다. 미국 에너지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시죠. 어제는 일본에서 전화가 왔고, 이틀 전에는 대만이, 3일 전에는 필리핀이 전화를 했습니다. 모두 절실하게 원합니다. 그럼 이 기업의 목소리가 친절할까요, 고압적일까요? 그리고 기름값을 싸게 해 줄까요, 비싸게 받을까요? 비싸게 받겠지요.
이런 이야기들을 합치면, 과거 레벨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에 힘이 실립니다. 아주 친했던 친구가 말도 안 되는 큰 싸움을 하고 화해를 해도 예전 느낌으로는 돌아가지 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 중동 사태가 그런 형태의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뿐 아니라 요즘은 구리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AI 인프라가 깔리면서 전선이 필수가 되었고, 닥터 코퍼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금에 이어 구리, 우라늄까지 오르니,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서막일까요?
슈퍼사이클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물건 가격이 떨어질 것 같으면 최대한 나중에 사고, 오를 것 같으면 미리 사 두려고 합니다. 미리 사서 쌓아 두는 것이 재고입니다.
옛날에는 재고가 관리 비용이 들어서 최소한만 갖고 있었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광산에서 사 오면 됐으니까요. 그런데 전쟁이 터지니 전화도 잘 안 되고, 구리를 구하지 못해 제품을 못 만드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내일 납품해야 할 전선을 만들 구리가 없으면 계약을 위반하게 됩니다. 전선 업체라면 재고를 쌓으려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AI 성장으로 구리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에 기업들이 너도나도 재고를 늘리려 합니다. 실제 AI 수요에 더해 재고 수요까지 겹치니 구리 가격이 뜁니다. 그러면 투기 수요가 붙습니다. 가격이 오를 것 같고, 기업들이 재고를 확보하려 한다는 소문이 들리면 미리 사 두려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많은 투자 자금이 단기간에 몰리면 원자재 가격 과열을 낳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과열인지 진짜 슈퍼사이클인지 판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전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점입니다. 원유와 같은 논리로, 구입 가격이 과거처럼 안정되어 과거 레벨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자재와 에너지 관련 투자를 포트폴리오의 작은 비중이라도 담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상승했는데, 이것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 같다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이란 사태가 연달아 터지며 다시 올라왔습니다. 시험 점수가 83, 84점까지 왔는데 90점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과 같습니다. 될 만하면 무너지기를 2, 3년 반복하면 사람들은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심리가 올라오는 순간 인플레이션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리 인하를 통한 돈 풀기가 굉장히 어려워지고, 이는 투자 자산 운용에도 큰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베이스 시나리오로 두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바라봐야 합니다.
이제 다가올 실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5월이 다가오면 항상 "5월에 팔아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올해도 3, 4월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았지만 이전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5월 세일 메이가 이번에도 통할까요?
개인적으로 "5월이라서 팔아야 한다"는 말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 경험으로는 3월이 항상 힘들었습니다. 코로나 때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장이 무너진 때도, SVB 은행이 파산했을 때도, 작년 관세 충격도, 이번 중동 전쟁도 모두 3월이었습니다. 제가 3월에 무슨 일이 난다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세일 메이보다 3월 징크스가 오히려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5월이라서 팔아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5월이 더 걱정되는 이유는 있습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금방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시장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므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맞히려 하기보다, 조금 더 긴 관점에서 고민할 영역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쟁은 결국 끝납니다. 그렇다면 전쟁이 끝난 이후의 세상이 어떨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장기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면, 전쟁이 언제 끝나는지 보며 시장을 따라다니는 것보다,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잡고 전쟁이 끝났을 때 핵심이 될 자산을 미리 담아 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운용이 중요하고, 중간중간 이번 중동 사태가 어떤 영향을 줄지 깊이 공부해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짧은 미래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시라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구독자 여러분께 핵심 방패로 담아야 할 자산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공격하는 무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방패로 삼느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물가가 과거보다 올라올 수 있다고 보면, 금리도 생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때 채권을 잘못 가져가면 고생할 수 있으니, 채권은 너무 긴 채권보다 짧은 채권을 담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 말씀입니다.
두 번째는 물가가 높아졌을 때 이를 헤지할 수 있는 자산으로 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이번 전쟁에서 달러가 안전자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란 사태 때 환율이 1,540원까지 뛰었습니다. 그래서 달러 자산도 일부 포트폴리오에 함께 고민해 볼 만합니다.
제가 이것만 사라는 말씀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이런 핵심 방패 요인들을 어느 정도 포함시켜 두는 것도 고민하셔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긴 시간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장님.
고맙습니다.
신한 프리미어 TV는 언제나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 관리를 응원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고,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