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태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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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모멘텀은 강하나 중동 전쟁 등 매크로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짐. 데이터센터 수요는 북미 공실률 1%대로 견조하고, 빅테크 수익성 기반이라 과거 2018년 사이클과 다름. 메모리 현물가가 고정가보다 높아 공급 부족 지속, 소부장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 예상. 중국 창신메모리 상장은 9월 이후로 밀릴 것으로 보고 중국산 메모리 사용 제한 흐름에 한국 업체 위상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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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입니다. 요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섹터죠. 반도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반도체는 참 어려운 섹터 중 하나죠. 저도 매크로를 오래 봤지만, 반도체 산업에 들어가면 용어부터 막혀 버립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할 순 없지 않습니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신한투자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 김형태 위원님을 모셨습니다. 위원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신한에서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태입니다. 그럼 첫 번째 질문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죠.
애널리스트를 하시면 기관을 많이 만나게 되잖아요. 기관 투자자들은 반도체 섹터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모멘텀 자체는 가장 강하다는 데는 다들 동의합니다. 그런데 매크로 압력이 워낙 세다 보니 주가 변동폭이 과거와 너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부담을 느끼는 분들은 몸집의 비중을 덜고 가야 하나 고민하고 계시고, 반대로 굉장히 공격적인 분들은 빠질 때마다 사자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감수하고 계십니다.
요즘 반도체 대형주들도 예전처럼 10%씩 올랐다 떨어지는 장면이 보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만큼 수급이 많이 쌓여 있다는 뜻일 텐데, 수급이 많이 차 있으면 작은 충격에도 많이 흔들리니 부담이 크지 않을까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수급 모멘텀이 워낙 세서 주가가 하루에 7~8%씩 올라도 VI가 걸리고 사이드카가 걸릴 정도였죠. 다들 상방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다 전쟁 이슈가 터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꺼번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리스크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이 와중에 기관이 할 수 있는 건 비중 조절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는 벤치마크(BM)에 붙일 수밖에 없고, 그게 최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여러 가지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이 금리, 환율,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떠올리기 쉬운데, 반도체 산업이나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와닿지 않습니다. 관련이 있긴 한지, 어떻게 영향을 줄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수요 단부터 공급 단까지 전체적인 영향이 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올라오면 수요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선반영되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원재료 단입니다. 가스나 헬륨 같은 반도체에 들어가는 소재들이 있죠. 다만 재고 수준이 5~6개월 정도는 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대부분 비축을 해 놔서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없습니다. 그래도 재료값이 폭등하기 시작했으니 일부라도 영향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터보퀀트 같은 기술도 하나의 반작용이죠. D램 가격이 너무 오르니까 효율성을 찾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너무 많이 오른 D램 가격과 그 모멘텀이 오히려 반작용을 만들어 수요를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희는 여러 데이터를 트래킹하는데, 특히 데이터센터 관련 데이터를 열심히 봅니다. 주목하는 건 결국 수요의 지속성이 이어질 수 있느냐입니다. 투자 강도가 굉장히 강해지고 있지만 이 사이클이 언제까지 갈 수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 데이터 등 여러 데이터를 믹스해서 북미 지역 공실률을 계속 추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글로벌 캐펙스의 70% 정도가 북미에서 집행되는데, 여기서 사용 용량과 수요가 계속 늘어나서 공실률이 1%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어지는 순간 임대가 된다는 이야기죠.
터보퀀트 질문에 답을 드리면, 없던 기술은 아닙니다. 작년부터 논문이 이미 공개돼 있었습니다. 컨텍스트, 즉 소스코드 같은 것을 짤 때 길어질수록 정밀도가 올라가는데, 예전에는 임시 저장소의 메모리 용량 부담이 너무 커서 잘 쓰지 못했습니다. 이런 압축 기술이 나오면 더 길고 고난도의 코딩도 AI가 충분히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빅테크 같은 서비스 제공자들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빨리 확보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투자의 장기적 지속성도 어느 정도 담보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든 반도체든 지금 굉장히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계 리포트를 보면 반도체에 대해서는 탄탄한 뷰가 있지만, 빅테크의 캐시플로우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빅테크 중 30%씩 빠진 종목들은 AI 관련 캐펙스 투자가 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단기 모멘텀은 살아 있지만 데이터센터 투자가 조금씩 감소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또 최근 전력난도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가정에 가스를 우선 공급하다 보니 데이터센터에 에너지를 쓰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것들이 겹치면 데이터센터라는 거대 수요의 모멘텀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가 보고서에서 계속 말씀드린 내용입니다. 전력난은 굉장히 위험한 변수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빅테크들은 구조적으로 투자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업그레이드하는 스케일업으로 성능을 고도화했습니다. 그다음은 스케일아웃으로 데이터센터를 막 짓고 용량을 늘리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전력 문제가 나오자 스케일 어크로스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데이터센터를 광으로 연결해서 하나의 컴퓨터처럼 구동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광 관련 주식들이 많이 날아간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전력 수급이 용이한 지역에서 끌고 와야 하니 물리적으로 광 길이가 길어지고, 미국의 시에나 같은 업체들의 실적이 갑자기 개선되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반도체 하면 데이터센터만 너무 많이 나오는데, 방산이나 우주 산업과도 반도체가 엮이는 부분이 있을까요?
산업 쪽에서 많이 쓰이는 건 아날로그 반도체입니다. 자연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주는 칩이죠. 수요 비중을 보면 데이터센터는 로직에서 50%, 메모리에서 40%이고 나머지는 아날로그 같은 범용 칩입니다. 쉽게 말해 센서 부품입니다. 자동차나 산업 기계 쪽에서 많이 씁니다. 아날로그 쪽은 그렇게까지 쇼티지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2021년에는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차를 주문하면 3년을 기다려야 했죠. 그런데 공급 병목이 풀리면서 아날로그 업체들의 재고가 2023년 4분기에 피크를 찍었습니다. 정상 재고의 다섯~여섯 배가 쌓여 있었습니다. 지금은 2~3년 동안 재고 조정이 끝나서 정상 재고 수준까지 내려왔으니 업황 회복은 맞습니다. 다만 범용 반도체를 너무 많이 생산해 놨기 때문에, 메모리처럼 가격이 오르거나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모멘텀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습니다.
매크로 쪽에서는 크게 보지 않습니까. 2017년과 2021년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있었는데, 2017년 12월엔 미국 금리 인상으로 무너졌고, 2021년에는 미국이 돈 풀기를 멈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흔들렸습니다. 이번 사이클은 그때와 다를까요? 다르다면 어떤 점이 구체적으로 다를까요?
2017년 사이클과는 비슷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도 서버 모멘텀이 시장을 견인했고, 지금도 데이터센터가 메인 드라이버입니다. 다른 점은 빅테크들의 이익 체력입니다. 그때 클라우드 서비스는 개인을 타깃으로 나왔고, 수익성이 안 나오니 2018년 5월쯤 빅테크들이 투자를 미룬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시장이 한번 박살 났습니다. 지금은 메인 고객이 기업입니다. 기업들이 더 이상 인프라를 직접 짓지 않고, 구독으로 빅테크의 클라우드를 빌려 씁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 스트리밍, 게임 업체들이 빅테크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으니, 과거처럼 개인 대상의 서비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 단위로 굴러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훨씬 더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뷰가 좋아도 중동 전쟁 얘기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반도체가 다른 섹터보다 강할 수 있을까요?
상대적으로 강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에너지 섹터는 12월부터 급등했는데, 이 흐름을 보면 전쟁 리스크가 장기화될 때 무엇을 사야 하는지는 시장이 이미 학습을 끝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자 관련 내용은 결국 비용입니다. 비용 부담이 근본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이어진다면 반도체 쪽에는 불리합니다.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전쟁은 언젠가 끝날 것이고, 종료된다고 가정하면 반도체 투자 분위기는 어떻게 바뀔까요? 산업재 쪽에서는 전쟁이 끝나면 비즈니스가 많이 바뀔 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재고를 최소한으로 쌓는 게 중요했는데, 이제는 케이스별로 재고를 쌓는 전략을 많이 쓰게 될 것 같다는 거죠. 이건 물가 상승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반도체는 어떻게 움직일 것 같으세요?
반도체는 이미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최근 재미있었던 건 엔비디아 실적 발표입니다. 매 분기 수요가 엄청 좋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번에는 공급망을 굉장히 확보해 놨다는 얘기가 절반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지금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 그 가운데 공급 부족의 최전선에 있는 메모리는 계속 좋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섹터는 공급 관련 우려가 계속 나올 것이고, 그 안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업체들은 앞으로 몇 년간 실적이 높은 곳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가정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 대기업과 소부장은 어떨 것 같으세요?
지금 장기 계약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메모리 사이클의 높낮이가 비메모리보다 컸던 이유는 가격 변동성 때문입니다. 지금도 현물가가 조금만 흔들려도 끝났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이번 하락은 전쟁 때문이었죠. 현물가와 고정가격의 프리미엄을 보면 DDR4 기준으로는 100%가 넘고, DDR5 기준으로는 약 21% 정도입니다. 랜드는 거의 두 배가 넘습니다. 선물 가격과 고정 가격의 괴리가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 메모리 쪽을 그렇게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소부장 섹터도 작년에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좋았던 건 아닙니다. 시장 분위기가 좋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잘 올라가니까, 수급이 들어오면서 함께 오른 것입니다.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올해부터입니다. 많은 업체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소부장에서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3월 11일에 IT 팀 라이팅 애널들이 모여 'IT 어셈블'이라는 자료를 냈는데, 소부장 추천 종목을 많이 담았습니다. 그 종목들이 지금 굉장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니 시간 나시면 한번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비전문가가 기억하는 건, 예전에 반도체가 좋아질 거라고 했다가 꼬꾸라졌을 때 레거시 반도체는 끝났다는 얘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중국이었죠. 창신메모리나 양쯔메모리 같은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니 창신메모리가 상반기 중 상장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상장 규모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다른 쪽에서 매력적인 투자 모멘텀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한쪽이 주춤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단기적으로 중국 IPO가 우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또 레거시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도와 활로를 만들어 주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첫 번째로, 창신메모리는 원래 5~6월쯤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상장 심사 과정에서 서류 관련 이슈가 생겨 9월 이후로 밀릴 것 같습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기존 IPO 일정과 달라졌다는 건, 오히려 우려했던 것과 달리 단기간에 캐파를 늘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수에서는 당연히 중국 제품을 쓸 수 있습니다. 예전에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때 낸드 쪽에서 YMTC 같은 중국 업체 제품을 쓰면 훨씬 싸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미국 정부에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거절당했죠. 지금 트럼프 정부도 중국산 메모리를 쓰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수요의 메인 드라이버가 여전히 서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성이 이미 정점에 와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엔비디아보다 메모리 쪽에 여전히 선호도가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반기에는 소재 업종이 드라마틱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기 보유하신 분들은 돈을 못 버신 분이 없는 것 같고요. 너무 짧게 보유할 종목은 가져가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이었습니다. 위원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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