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재권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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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옵티머스 2세대는 외형·동작 부드러움·힘 제어 면에서 크게 발전했고 AI 활용도 강조됨. 다만 스스로 학습하는 범용 AI는 아직 아니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용 용도는 아직 불명확하고 생산성은 낮은 수준. 테슬라는 양산을 목표로 장기 투자 중이며, 성능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우위이나 양산 목표가 대중의 기대를 키움. 로봇 발전에는 배터리 등 기반 기술과 부품 산업 발전이 핵심. 휴머노이드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을 제시함.
다듬은 글
스마트폰 다음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폰 다음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테슬라 옵티머스 2세대 버전이 공개됐습니다. 작은 힘도 잘 다루고,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테슬라가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며 옵티머스를 계속 고도화하는 이유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교수이자 주식회사 로봇 티로 있는 한재권입니다. 옵티머스 2세대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을 겁니다. 1세대를 봤을 때는 이 정도 로봇은 이미 많다고 느꼈을 텐데, 2세대를 보면 세련됐다는 인상을 받으실 겁니다.
외형과 움직임의 변화
외형에서 아우라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커버링을 잘했습니다. 플라스틱 커버를 입혀서 완제품 같은 느낌이 납니다. 움직임도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예전의 딱딱한 움직임에서 벗어났고, 로봇에서 핵심으로 보는 힘 제어 능력을 잘 보여줬습니다.
힘이 세다는 것과 힘을 잘 다루는 것의 차이
많은 분들이 로봇 관절 움직임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힘이 세면 능력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람은 힘센 행동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로봇에게 힘을 세게 내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모터 용량이 크면 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로봇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약한 힘입니다. 약한 힘을 잘 다루는 것이 제어에서 더 어렵습니다. 약한 힘을 다루려면 반력을 잘 느껴야 합니다. 물건을 잡으면 반력을 느끼고, 그에 맞춰 힘을 조절하며 살짝 움직입니다. 이런 미세한 움직임이 제어 영역에서는 더 힘든 부분입니다. 계란을 집는 동작은 아주 작은 힘을 느끼면서 힘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옵티머스는 이런 작은 힘도 잘 다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균형도 잘 잡고 큰 힘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스쿼트도 하고, 요가 자세로 한 다리로 서 있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자세히 보면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움직입니다. 큰 힘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균형감까지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동작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로봇 제어를 아는 사람들은 이를 보고 감탄하게 됩니다.
인공지능 활용
옵티머스는 인공지능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로봇이 자기 손을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로봇이 자기 손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센서는 캘리브레이션 과정을 거쳐 정밀도를 높이는데, 자기 손의 위치를 정확히 알수록 더 정밀한 제어가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캘리브레이션을 만든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옵티머스는 이 캘리브레이션을 로봇이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것은 인공지능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기능입니다.
블록을 섞어 놓고 집으라고 하면, 사람이 방해를 해도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어디를 집어서 어디에 놓을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의 능력입니다. 테슬라가 보여주려는 미래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잘하겠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
스스로 학습한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부터 합니다. 여러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일반 지능의 탄생을 두고 걱정, 우려, 기대가 뒤섞여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가 열리고 GPT가 나온 뒤로 "이러다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아직 그런 인공지능은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생성형 AI가 많이 발전해서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학습까지 해내는 수준은 아직 우리가 상상하는 레벨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될 겁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모여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활용할지 활발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길을 찾아 나가는 중입니다. 테슬라도 아직 그런 기능은 탑재하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수준은 인류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영역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지능을 로봇에 어떻게 잘 탑재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이것이 로봇이 앞으로 인간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 할지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고민하고 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쓰임새와 기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면, 아직은 쓸 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옵티머스가 돌아다니고 무언가를 조작한다고 해도, 사람보다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냐고 물으면 아직은 생산성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 왜 테슬라는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며 옵티머스를 고도화하려 할까요? 결국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하겠다는 것이고, 그 지점을 언젠가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때가 되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누가 이를 잘 쓰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뀌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아직은 상상의 영역이지만, 그 상상을 누가 더 잘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가능성의 영역이자 미지의 영역이지만, 이곳을 잘 개척하는 사람이 세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옵티머스 3세대 전망
옵티머스 3세대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면서도 두렵습니다. 너무 빨리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연구자로서의 경쟁 의식도 있습니다. 그래도 방향성은 짐작이 갑니다. 3세대에서는 보행 성능과 이동 성능이 인간과 비슷해 보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발가락입니다. 지금 옵티머스는 무릎을 펴고 걷지 않는데, 사람은 꾸부정한 스쿼트 자세로 걷기가 너무 힘듭니다. 로봇은 그 힘든 것을 지금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인간형 보행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발가락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디테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이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동도 중요하지만 결국 일을 해야 합니다. 테슬라가 목표하는 것은 작업입니다. 어떤 작업을 할지를 더 많이 고민할 것입니다. 손을 얼마나 잘 만들지, 그 손으로 어떤 작업을 할지가 굉장히 중요하며, 작업 하나하나를 해내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손에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그 연구를 얼마나 빨리 해내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투자 철학의 차이
옵티머스 2세대 개발에 투입된 자본은 굉장히 많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렇다면 올해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2세대 로봇으로 수익을 낼 방법은 아직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본이 빠르게 회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먼 미래를 먼저 선점하고, 그 뒤에 펼쳐질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 아닐까요. 멀리 보고 투자하며, 그만큼 빨리 가기 위해 단기간에 많이 투자하는, 투자에 대한 철학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성능만 놓고 보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몇 배는 더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옵티머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능 위주의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양산 위주의 옵티머스를 비교하면, 양산은 우리도 쓸 수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상업화가 되면 우리도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꿈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로봇이 된 것입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 자회사이고,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에 세운 자동차 생산 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장에서 쓰임새를 증명하기 시작했으니, 다른 차원에서 이미 많이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은 조금 다르지만 말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회사가 있습니다. 많이들 모르실 텐데, 로봇 업계에서는 모두가 주목하는 회사입니다. 미국의 피규어라는 회사입니다. 로봇 분야의 걸출한 인물이 이끌고 있는데, 제리 플래시라는 분입니다. 그가 회사를 만들고 빠르게 인간형 로봇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약 1년 정도 됐습니다. 피규어는 옵티머스와 생각하는 방향이 같습니다. 그래서 옵티머스와 피규어의 로봇이 비교되면서 앞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게 될 것입니다.
로봇의 본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로봇은 굉장히 특이한 개체입니다. 하드웨어 같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같기도 합니다. 기계이니 하드웨어이고, 기계가 움직이니 기계공학 같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공지능도 있고, 로봇을 만지는 사람들은 모두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소프트웨어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두 가지가 양립하고 있고, 무엇이 더 중요한지 잘 모르겠는 신기한 개체입니다. 하지만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하드웨어도 중요하고 소프트웨어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균형 있게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만 잘해도 안 되고, 하드웨어만 잘해도 안 됩니다. 두 가지를 모두 잘할 수 있는 곳이 로봇을 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배터리와 부품 산업의 중요성
배터리 용량은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올해 2차전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테마주도 많았고 투자도 많이 몰렸습니다. 2차전지는 큰 산업이 되었고 기술 발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봇 입장에서는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2차전지 덕분에 전기차도 만들고, 스마트폰도 하루 종일 쓰고, 많은 모바일 기기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충전 효율과 방전 효율이 더 높고, 더 작은 공간에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3차 배터리 정도가 나와 준다면, 로봇 기술은 갑자기 퀀텀 점프를 할 것 같습니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로봇 기술의 발전을 이끌 수 있습니다. 저는 로봇은 만들지만 배터리는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배터리를 연구하는 분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응원 정도입니다.
이처럼 기반 기술의 발전과 소재·부품의 발전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로봇은 로봇 기술만 해서는 안 되고, 여러 기반 기술 위에 올라서야 하는 기술입니다. 배터리뿐 아니라 구동기, 센서 등 각종 디바이스의 발전에 힘입어 로봇이 발전할 것이므로, 이런 부품 산업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서비스 로봇과 특화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즉 인간형 로봇을 제외하고 다른 로봇의 형태를 보면, 서비스 영역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정말 많습니다. 지금도 2024년, 2025년에 로봇을 활용해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로봇들은 특정 목적에 특화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리하는 로봇, 서빙하는 로봇, 배달하는 로봇처럼 특정 목적을 잘 이루는 특별한 형태의 로봇들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목적 하나마다 새로운 종류의 로봇을 하나씩 다 만들어야 할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는데, 그 많은 일마다 목적에 맞는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최종 승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마트폰의 교훈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을 생각해 보세요. 40대, 50대 이상 분들은 다 기억하실 겁니다. MP3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PDA 같은 기기들을 가방에 주렁주렁 채워 다녔습니다. 이런 많은 기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얼리어답터로 추앙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제품과 제품을 만들던 회사들이 지금은 싹 사라졌습니다. 왜일까요? 스마트폰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그 많은 기기를 모두 해낼 수 있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2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많은 특별한 로봇들이 있겠지만, 그 일들을 로봇 한 대가 해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로봇 한 대로 수많은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다음은 로봇이다"보다는 "스마트폰 다음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기술이 나타나면, 그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디바이스가 세상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등장했을 때 스마트폰은 그 이상향을 실현해 준 디바이스였습니다. 인터넷의 이상향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컴퓨터, 데스크톱, 노트북으로는 이 이상향을 실현하기에 조금 부족했습니다. 특정 공간에 사람이 붙어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유비쿼터스, 공기처럼 어디에나 있는 기술 이야기를 했던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스마트폰은 인터넷 세상을 완성시켜 준 디바이스입니다.
AI의 이상향과 로봇
우리 세대에 들어와서는 2020년대에 AI가 주력 산업으로 떠올랐습니다. AI는 2020년대를 풍미하는 핵심 산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AI의 이상향은 무엇일까요? 저는 인간의 힘든 노동으로부터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힘든 일을 그만하고, 인간에게 맞는 일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AI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귀찮고,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까지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그 AI의 이상향을 실현시켜 줄 도구는 무엇일까요?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로봇이 그 도구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이 AI의 이상을 실현시켜 줄 도구로서 세상을 지배하는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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