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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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하는 배경은 미국 국채 수요 확보를 통한 부채 문제 해결이라고 주장. 중국의 미국 국채 매수 중단으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수요처 역할을 한다고 설명.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미국 국채 보유를 통해 운용되며, 이는 미국 달러 패권 강화 및 각국 중앙은행 위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봄.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미중 경쟁의 핵심 축으로 제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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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벌려고 가상화폐를 미는 것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로서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물론 의혹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논의가 거기서 끝나 버리죠. 그래서 대통령으로서 왜 비트코인을 미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장점도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단점도 굉장히 큽니다. 달러를 써야 미국의 사법 관할권이 전 세계에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국 은행들은 세컨더리 보이콧이 무서워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싶어도 중국 은행들은 달러 거래 제재가 두려워 움직이지 못하는 겁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기준점이 필요해서 생겨났습니다. 비트코인 때문에 생긴 현상이지만, 지금은 미국에 구원투수가 되었습니다. 구세주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유로 스테이블코인도 있지만 시장에서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달러 스테이블코인만 살아남은 것입니다.
작년 6월, 미국 대선이 한창일 때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막지 마라, 미국의 부채 문제 해결에 결정적이다"라는 취지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이 언제 이렇게 공부했는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다른 나라들은 국채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습니다. 찍어낼 수는 있어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이자율이 올라갑니다. 이자율이 오르면 자국 경기가 망가집니다. 달러 국채는 수요가 무한정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찍어내는 데 한도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 수요는 무한정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무역 흑자를 내던 나라들이 미국 국채를 사 줬습니다. 서독, 일본이 그랬고 중국도 성실하게 샀습니다. 하지만 2012년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은 미국 국채를 늘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지만, 일본 역시 한계에 와 있습니다. 중국이 사지 않으니 미국 국채가 잘 팔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폴 라이언은 이 점을 짚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곧 미국 국채 수요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를 맡기면 코인 하나를 주고, 코인을 돌려받으면 1달러를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발행사는 맡긴 달러로 무엇을 할까요?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냅니다. 은행과 비슷하게 한꺼번에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운용이 가능한데, 원칙적으로는 은행 면허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테더(USDT)는 허가 없이 시작했는데 지금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클(USDC)은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회사로, 정식 절차를 밟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서클은 약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테더를 계속 견제해 왔습니다. 은행도 아닌데 왜 이런 사업을 하느냐는 것이죠. 테더는 실제로 달러를 그대로 보유하지 않고, 이자를 얻기 위해 위험한 회사채나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테더가 보유한 자산의 약 60~70%가 미국 국채입니다. 그래서 미국도 이를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폴 라이언에게서 시작된 담론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발행사가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일대일로 보유한 것으로 인정해 주자는 것입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미국 국채를 사 두면 미국 정부가 건드리지 않으니 이득입니다. 그리고 국채를 사면 이자도 받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홍콩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신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쓰도록 엄격한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인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자 유로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택했습니다.
이것이 미국에 주는 의미는 큽니다. 기존의 달러는 외국 중앙은행이나 무역 기업이 보유했고, 일반인들은 달러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인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받고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오히려 국민들이 더 많은 달러를 쓰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도 의미가 큽니다. 한국인들이 원화를 쓰지 않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주고받게 되면 한국은행의 역할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건전한 화폐를 운영하는 나라이니 괜찮지만, 아르헨티나,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를 생각해 보십시오. 나이지리아 나이라는 2024년 한 해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반토막 났습니다. 그런 나라의 국민이 월급을 자국 화폐로 받는데, 스마트폰만 있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꾸시겠습니까?
부채가 많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채 이자를 갚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새로 채권을 발행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채권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게 되는 순간입니다. 반대로 채권을 계속 발행해도 수요가 있다면 부채도, 이자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에게 지금 당장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짝 열었습니다. 은행들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중앙은행인 연준 의장은 "할 수 있으면 하라"는 입장일 수 있지만, 은행들은 다릅니다. 은행은 월급을 받고 일하는 기관이 아니라 돈을 벌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이제 달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사업만 하면 앉아서 벌 수 있는 돈이 눈앞에 있으니, 각 기관이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중 경쟁의 핵심이 바로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투자에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더라도, 주변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더라도, 그것은 투자의 영역입니다.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서, 특히 세계 정세를 읽는 하나의 지도로서 가상자산을 가까이 두고 계속 관찰하신다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오늘 교양이를 부탁해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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