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안석현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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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CEO 리사수가 2030년 CPU 시장을 1,200억 달러로 전망하며 연 35% 이상 성장을 언급. 추론 수요로 CPU 수요가 급증, AMD는 TSMC 3nm 할당이 3~5%로 고정돼 증설에 한계가 있어 HSBC가 목표가를 하향. 인텔은 EMIB 패키징 수율 90% 보도(WCCFTech), 파운드리 적자 분기 24억 달러 속에 첨단 패키징으로 고객 확보 전략. 아지노모토 ABF 필름은 서버 CPU/GPU 수요로 공급 부족 가능성, 신규 공장 2032년 가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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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1등이고, 그다음이 애플, 3등이 브로드컴, 4등이 AMD쯤 됩니다. 졸면 죽는다고 하는데, 두 회사는 살짝 졸았음에도 살아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주간의 테크 이슈를 정리해 드리는 안석현의 테크나들이, 5월 두 번째 시간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AMD 소식 하나, 인텔 소식 하나, 그리고 ABF라는 필름을 독점 공급하는 아지노모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소식은 리사 수 AMD CEO가 2030년 CPU 시장을 1,200억 달러로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 AMD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 아주 좋게 나왔습니다. 이유는 인텔과 똑같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면서 GPU가 아닌 CPU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급하게 늘고 있고, 그 때문에 인텔은 물론 AMD까지 실적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리사 수 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CPU 시장이 연간 35% 이상 성장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어떤 시장이 매년 35%씩 성장하면 3년 만에 약 2.5배, 5년 만에 약 4.5배가 됩니다. 어마어마한 추세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예측한 CPU 시장 성장 전망을 보겠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약 240억 달러 정도였고, 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 규모입니다. 2030년에는 비관적으로 봐도 800억 달러, 긍정적으로 보면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리사 수 CEO는 1,200억 달러까지 갈 거라고 했습니다. 약 168조 원 규모로, 40조 원에서 4배 이상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1,200억 달러는 리사 수 CEO가 보는 것 중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이고, UBS 같은 증권사는 1,700억 달러까지 보기도 합니다. 어떤 전망이든 엄청난 성장은 명약관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면, 진한 색 부분을 인크리멘탈 CPU 시장이라고 하고, 아래 연한 색 부분을 헤드노드 CPU라고 합니다. 헤드노드는 호스트 CPU라고도 하는데, AI 클러스터 안에는 GPU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위치도 있고, 최근에 새로 생긴 KV 캐시를 저장하는 메모리 계층 같은 여러 인프라가 있습니다. 헤드노드 CPU는 이것들을 잘 조율하는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인크리멘탈 CPU는 실제 추론, 특히 디코딩에 사용되는 CPU입니다. 엔비디아의 베라 CPU처럼 GPU에 슈퍼칩 형태로 붙어서, 우리가 제미나이나 챗GPT에 질문했을 때 답을 한 글자씩 뱉어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역할에 쓰이는 CPU를 인크리멘탈 CPU로 집계합니다.
그렇다고 AMD의 앞길에 비단길만 깔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스크가 하나 있는데, 이는 AMD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인텔은 CPU를 설계하고 직접 생산까지 하지만, AMD는 팹리스입니다. 공장이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 공장이 있었는데 분할해서 만든 것이 지금의 글로벌파운드리입니다. 그래서 AMD의 선단 공정은 모두 TSMC에 100% 의존하고 있고, 현재 주력인 CPU와 GPU는 전부 TSMC 3나노에서 생산됩니다.
그럼 TSMC에 더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TSMC 3나노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AMD뿐 아니라 많은 회사가 3나노 물량을 더 달라고 줄을 서 있습니다. TSMC는 모든 고객에게 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돈이 되는 회사부터 물량을 채워 줍니다. 마트에서도 단골에게 서비스를 더 챙겨 주듯, TSMC도 매출에 기여하는 순서대로 더 잘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엔비디아가 1등이고, AMD는 4등쯤 됩니다. 5등은 퀄컴, 6등은 미디어텍입니다. 미디어텍은 대만 기업이라 대만 정부 차원에서 밀어 주라는 압박이 있다는 음모론도 있는데, 그래서 호의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면 사실상 AMD는 5등 정도로 불리한 위치입니다.
AMD는 TSMC 3나노 공정에서 전체 물량의 3~5% 정도를 할당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지 적은지 감이 잘 오지 않지만, 문제는 이 물량이 고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더 늘릴 수 없습니다. 제조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 CPU 수요가 급성장하는 시기에는 이것이 큰 제약이 됩니다.
반면 인텔은 자체 공장이 있어서 바로바로 늘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연말, 인텔은 PC나 노트북용 CPU를 만드는 공장에서 서버용 제온 CPU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AMD는 그러기 어렵습니다. 올해 하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내년에는 새로 협상해서 물량을 다시 받을 수 있지만, 올해는 물량이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HSBC는 실적 발표 전에 나온 보고서이긴 하지만 AMD의 목표주가를 사실상 하향했습니다.
다음은 인텔의 EMIB 수율이 90%를 달성했다는 뉴스입니다. 인텔이 직접 공개한 것은 아니고, 중국 매체 WCCFTech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확인해 보니 인텔의 EMIB 수율이 90%를 돌파했다는 것입니다.
EMIB는 TSMC의 CoWoS와 비슷한 기술입니다. CoWoS에는 S, L, R 세 가지가 있는데, EMIB는 그중 CoWoS-L과 사실상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직 반도체인 XPU, 즉 GPU나 MPU와 HBM 메모리를 연결하는데, 실리콘 인터포저보다 훨씬 작게 줄인 실리콘 브릿지를 붙여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EMIB의 수율이 중요한 이유는, 인텔이 이 첨단 패키지를 파운드리 사업부의 미끼 상품처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트에 라면이 싸다고 가서 라면만 사 오는 것이 아니라, 과자, 고기, 채소까지 함께 사 오는 것처럼, EMIB로 고객을 확보하면 나중에는 앞공정까지 인텔에 맡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CoWoS 캐파가 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ChatGPT 이후 GPU 공급이 부족했던 근본 원인도 결국 GPU와 HBM을 연결하는 패키징 캐파가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TSMC가 투자를 게을리해서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투자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캐파가 계속 모자란 이유는, TSMC는 자원을 앞공정에 투자하고 싶어 하고 패키징은 ASE나 SPIL, 엠코 같은 외주 회사들에 맡기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 틈을 인텔의 EMIB가 파고드는 것입니다.
TSMC의 테크 심포지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패키지 사이즈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칩의 집적도를 높이려면 GPU 개수와 옆에 붙는 HBM 개수가 계속 늘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8~2029년에는 패키지 기판 사이즈가 제 추정으로 150~180mm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커지려면 CoWoS 캐파 투자가 계속 필요한데, 그것이 부족하다면 인텔의 EMIB가 대안이 됩니다.
인텔은 처음에는 "전공정은 TSMC에 맡기시고, 뒷공정은 저희가 해 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다가, 점차 "앞공정도 저희가 한번 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라는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CPU가 잘 팔리는 것은 좋은데, 파운드리 사업부는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분기 적자가 여전히 24억 달러, 약 4조 원 규모입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1년 동안 낼 적자 수준을 분기마다 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첨단 패키지를 통해 고객사를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그래서 EMIB가 잘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아지노모토가 세 번째 ABF 공장을 세운다는 소식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때마다 계속 나옵니다. 2017년에도, 2021년에도 슈퍼사이클이 있었는데, 사이클 중반을 넘어가면 항상 "아지노모토가 공급하는 ABF가 모자라서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BF는 주방에서 쓰는 랩처럼 생겼는데, 가격은 훨씬 비쌉니다. 아지노모토는 원래 조미료 회사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상 같은 회사인데, 이 회사가 반도체 소재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독점한다는 것이 신기하기 때문에 국내 언론에서도 자주 소개됩니다. 그런데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ABF는 CPU나 GPU를 패키징하는 패키지 기판에 들어갑니다. 반도체 칩 아래에 패키지 기판이 있고, 이 기판은 위의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반도체에는 입출력 신호가 워낙 많아서 이를 잘 연결해 메인보드까지 전달해야 하는데, 이때 구리 배선을 사다리처럼 사용합니다. 구리 배선이 있으려면 배선이 없는 부분을 채우는 절연체가 필요합니다. 고속도로를 놓기 위해 평평한 땅이 필요한 것과 같습니다. 이 땅의 역할을 ABF 필름이 합니다. ABF 필름을 깔고 그 위에 구리를 도금한 뒤, 필요한 부분만 깎아서 배선을 만듭니다. 그래서 ABF의 절연체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제가 실제로 ABF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냉동실에 보관하는데, 식품처럼 꽝 얼려서 보관합니다. 공정을 시작할 때 꺼내서 먼저 해동을 합니다. 완전한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중간쯤 되는 반고체 상태였습니다.
그럼 왜 ABF를 대폭 늘려야 할까요? 다시 한번 공급 부족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2017~2018년 슈퍼사이클 때 한 번 모자랐고, 2021~2022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 때문에 또 모자랐습니다. 수요가 줄었다가, 2026년을 기점으로 다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규 투자가 필요합니다.
2022년까지 ABF 필름이 쓰이는 최종 제품의 약 70%는 PC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버 CPU, 서버 GPU, 그리고 ASIC 같은 쪽에 많이 쓰이면서, 2030년에는 서버 CPU와 GPU 쪽이 수요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쪽 물량의 영업이익률은 거의 50%에 이른다고 합니다. 독점이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회사는 2028년에 공장을 짓기 시작해서 2032년에 가동한다는 계획입니다. 반도체 공장도 보통 2년이면 짓는데, ABF 공장은 5년이나 걸린다는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확실히 느긋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만들기가 어렵고, 한국에서는 아직 국산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50%를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ABF의 핵심 특성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낮은 유전율과 낮은 유전 손실이 필요합니다. 신호가 지나갈 때 유전율이 높으면 손실이 커지고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둘째, 열팽창계수(CTE)가 낮아야 합니다. 배선을 한 층 쌓을 때마다 열과 압력을 가하는 핫프레스 공정이 들어가는데, 열팽창계수가 높으면 휘어짐이 생겨서 정렬이 불가능해집니다. 셋째, 미세 배선을 위해 필러, 즉 실리콘 산화물 알갱이를 아주 작게 만들어야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미세 배선을 만들기 유리합니다.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만족하면서 가공성까지 좋은 소재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국산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LG화학, 동진쎄미켐, 한화 계열의 이센셜(한화솔루션 자회사), HNS하이텍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이 5년쯤 전인데, 아직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화가 만드는 ABF 필름은 'HBF'라는 이름을 씁니다. 한화 빌드업 필름이라는 뜻인데, 'HBF'라는 용어는 이미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High Bandwidth Flash)에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AMD와 인텔 모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에 다룬 적이 있는데, AMD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사실상 샌드위치 같은 신세였습니다. 1위는 당연히 엔비디아입니다. 성능이 중요한 고객은 엔비디아로 몰리고, 최적화가 중요한 회사들도 있고, 싸게 만들어 TCO를 줄이고 싶은 회사들은 브로드컴을 찾습니다. 그 사이에 낀 AMD는 포지션을 잡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때만 해도 "쉽지 않겠다"는 평가였지만, 지금은 CPU 시장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인텔이 어떻게 부활했는지도 제가 이전에 설명드렸습니다.
테크 산업에는 "졸면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를 한 번 잘못 타면 노키아처럼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회사는 살짝 졸았음에도 살아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저는 회사들의 활동이 드라마 같아서 따로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더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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