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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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부동산 규제는 보유세·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으로 강도가 높으나, 역사적으로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은 사례는 드물고 대부분 경기 악화로 잡혔다. 금리가 주택 가격의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며, 수출 호황과 소득 증가로 조정은 약할 것으로 본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2028년경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이 나올 것이라 2년 정도는 상승 여지가 있으나, 이후 공급 충격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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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써서 바로 잡힌 경우는 거의 없고, 정책을 불황이 올 때까지 쓴 거죠. 이게 핵심입니다. 역사 속에서 본 것 중에는 제일 센 규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평등하게 집값을 올린다는 게 목표라면 달성했다고 볼 수 있고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산업 대부분이 지금 굉장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소득 전망이 개선될 때는 악재가 터지더라도 조정이 약하고, 그래서 순환을 이끄는 요인들을 좀 알면 도움이 됩니다. 현재 부동산 규제 강도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거의 역대급이죠. 역대 정부 중에 보유세랑 장기보유 특별공제까지 건드리겠다고 나온 정부는 처음이니까요.
역대급 규제이고 역대급 강도이기 때문에, 저는 타깃이 되는 지역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풍선효과가 굉장히 클 거예요. 일부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올려 투자 수익률을 낮추면 집값 안정이 가능하다고 얘기하는데,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그렇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표를 보니 데이터가 굉장히 랜덤하게 분포해 있더라고요. 영점 조정 안 된 총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박혀 있는 모습이에요. 그만큼 일관성이 없다는 뜻이고, 이런 걸 보면 저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에 가깝다고 봅니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고, 그 분위기를 저희는 밴드웨건이라고 부르죠. 다만 효과가 즉각적으로 강하게 나올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저는 후자라고 봅니다. 다른 나라 사례를 공부해 보니 부동산세가 아주 결정적인 요인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와 있어요. 다만 그건 다른 나라 이야기일 수 있고, 한국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전세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고, 월세 비중이 아직 낮습니다. 또 소비지출에서 주거비 비중이 OECD 국가 중 가장 하위권이니, 어떻게 보면 주거 안정을 달성한 나라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건 맞다 틀리다 결론을 미리 내리기 어렵습니다.
보유세 인상 외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도 요즘 굉장한 화두입니다. 자기 집에 실제로 사는 사람만 양도세를 깎아 주겠다고 하면, 보유만 해서는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하는 제도 변화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전세는 거의 멸종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세는 주택 시장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데, 전세 가격이 폭등하고 집값이 안 오른 적은 거의 없었어요.
우리나라 가계 소비에서 주거비 비중은 10% 초반입니다. 선진국 수준인 30% 정도까지 간다고 보면, 주거비 부담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셈이에요.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감당할 준비를 하고, 각종 공제나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도 마음의 준비를 해 두셔야 할 겁니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 부동산 세제 강화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오히려 그 불확실성 때문에 더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투자 난이도가 올라가면 집값이 빠지기보다는 거래가 줄어듭니다. 매물이 줄면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죠. 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평등하게 집값을 올린다는 목표라면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안정을 도모했다면, 지금까지는 효과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서울의 주요 핵심지역, 강남·서초·반포·압구정 같은 곳이 급등하는 게 문제였고, 그 급등 가격이 사람들의 눈높이를 높이고 시장 불안정을 키운다고 보고 정책을 쓴 거라고 생각합니다. 15억 원 초과 아파트 대출이 거의 안 되는 것, 종합부동산세 같은 고가주택 대책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서울 전체 실거래가를 잡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규제는 수십 년간 반복되어 왔지만, 그때마다 시장을 완전히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딱 한 번 성공했죠. 바로 노태우 정부 때 1기 신도시 착공입니다. 규제를 하는 이유는 버블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산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부동산인데, 부동산 값이 끝없이 추락하면 경제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모두 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정책으로 바로 잡은 경우는 거의 없고, 불황이 올 때까지 긴축을 계속한 게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정희 정부 시기 부동산 대책입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철군하면서 전쟁 경기가 끝나고 경기가 나빠지자 집값이 잡혔어요. 1978년 8·8대책도 다음 해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으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잡혔습니다. 대부분 경기가 나빠져서 잡힌 셈이죠. 90년대 1기 신도시는 노태우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이라는 강력한 법을 이용해 100만 호 건설을 추진했고, 실제로는 10년에 걸쳐 약 300만 호를 공급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로도 수많은 대책이 있었지만, 특정 지역의 급등은 막을 수 있어도 주변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는 막지 못했어요.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와 투기과열지구를 넘어서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며 강남 3구의 급등세는 잡았지만, 지금 강북구·금천구·성북구가 치솟는 걸 보고 있지 않습니까? 주택시장에 규제를 가하면 산불이 들불로 번지듯 옮겨붙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규제만으로는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정책만으로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고 봐도 괜찮습니다. 집값을 오르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거든요.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순환 요인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금리입니다. 이게 나머지 세 요인보다 훨씬 크다고 봅니다. 그다음이 소득이고, 그다음이 공급, 그리고 정부 정책입니다. 순위로는 금리가 가장 강하고, 2~4위는 시기에 따라 바뀌죠.
정책이 나와도 집값이 안 잡히는 이유는 시장의 수요가 워낙 강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이라 유동성이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결국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수출이 역대급 호황이라 미래 소득 전망이 엄청나게 개선되고 있죠. 소득 전망이 좋아진 사람이 굳이 주택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 사려는 수요를 막을 수 있을까요? 소득 구조 변화도 지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소득 직장인이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1억 원 이상 받는 근로자가 전체의 10%를 넘은 것으로 보이고, 2024년 통계로는 8% 가까이 됩니다.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 관련 업종이 모두 호황이라 스톡옵션을 가진 분들은 대박이 났을 거고요.
소득 전망이 개선될 때는 주택시장 악재가 터져도 조정이 약하고 랠리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80년대 3저 호황 때 주택시장이 84년경 바닥을 치고 7년 동안 정말 미친 듯이 올랐던 것이 대표적이에요. 2016~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도 부동산 시장이 엄청나게 강했고, 2020년 이후 제로금리 시대에는 부동산이 폭발했죠. 지금도 소득 전망이 계속 개선되고 있고, 고소득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니 업그레이드 욕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입니다.
보내주신 지역별 주택 구입 부담 지수 표를 보면, 소득의 25% 정도를 이자와 원리금으로 쓰는 것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이를 100으로 놓습니다. 주택가격 비율, 소득, 이자율을 가지고 이 지수를 만드는데, 서울은 항상 비쌌죠. 역사적 평균이 130 정도이고, 최근에는 150을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는 100 이하에 있어요. 서울은 원래 비쌌으니, 역사적 평균에 비해 싼 것인지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당 명목 임금과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비교한 표를 보면, 물론 하나의 지표로 모든 걸 판단할 순 없지만 지금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상장 기업 영업이익이 300조 원이었는데 올해는 500~600조 원을 보는 상황이니, 임금이 역대급으로 오를 텐데 그 임금 대비 아파트 실거래가가 정말 버블 수준인지 의문이 듭니다. 반포·압구정·한남·성수 같은 일부 고가 아파트는 버블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울 전체가 버블이냐고 물으면 저는 의문을 갖는 쪽입니다.
또 다른 표로 1986년 이후 아파트 가격과 1인당 명목 GDP를 비교해 보면, 90년대 초반이 가장 비쌌던 고점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 정부가 현명하게 잘 대응해서, 소득 증가 속도보다 전체 평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하니, 부동산 정책의 성공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어요.
90년대 초반에는 금리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때는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어요. 2002년부터 본격화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시 주택은행, 지금의 KB국민은행이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을 해 줬는데, 한보 사태 직전 담보 대출액이 3조 원이었습니다. 요즘 웬만한 아파트 단지 하나의 담보 대출보다 적은 규모죠. 그래서 대부분이 2금융권에서 빌렸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들 체감했습니다. 2002년 카드 사태 이후 은행들이 신용대출이나 기업대출이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고 부동산 담보대출로 돌아섰어요.
이때부터 금리의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옛날에는 경기 요인이 압도적이었고, 경기가 50%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금리가 5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리와 집값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면, 금리를 인하하면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집값이 오르는 걸 알 수 있어요. 빨간 선은 정책금리, 파란 선은 집값인데 축이 거꾸로 되어 있어서 금리가 올라가면 집값이 빠지는 구조입니다.
금리 인하는 쉽지 않고, 이제는 인상을 봐야 하는 국면입니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분기 성장률이 1.7%면 1년에 5% 이상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계속될 수는 없지만, 정부가 재난지원금과 고유가 지원금을 풀고 있고, 재정정책도 확장적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고 있는데, 인상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인상하면 집값이 바로 빠진다기보다는, 1년 뒤에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버틸 수가 없어요. 주택시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인상이 있다면, 그 영향은 내년 말쯤 나타날 텐데요.
더 중요한 건 공급입니다. 2028년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고, 교산·창릉·남양주 왕숙·부천 대장 신도시 같은 택지 개발 물량이 입주 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충격과 대규모 공급 물량이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함께 나타나는 셈이죠. 서울 물량은 크게 터지지 않지만, 남양주를 비롯한 3기 신도시 물량은 그때부터 매년 몇천 가구에서 몇만 가구씩 들어옵니다. 5년 정도에 걸쳐 수만 가구가 들어오는 거예요.
부동산 시장에는 사이클이 있습니다. 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큰 사이클은 여섯 번 있었습니다. 앞으로 서울 집값은 쉽게 빠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더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한 2년 정도는 더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요즘 주택을 사려는 분들께 신중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양도세 규제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까지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때리니, 보통 2년 이상은 살아야 합니다. 지금 취득세와 등록세를 엄청 물고 사서 2년 뒤에 팔 때 가격은 올라 있을 수 있지만, 신도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시기에 얼마나 수익이 날지 잘 생각하고 사야 합니다. 투자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정책이 발표되면 사람들은 움찔움찔합니다. 무섭기도 하고 정말 영향이 있을 것 같기도 하죠. 그런데 또 정작 정책을 다 믿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 정책 발표의 사례들과 주택 시장의 순환을 이끄는 요인들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이번 사이클인 여섯 번째 사이클을 놓쳤다고 하더라도, 지금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1년 동안 17% 올라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서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60년 정도의 흐름을 보면 주택시장 사이클은 대략 10년을 주기로 바뀌어 왔습니다. 다음 사이클이 또 올 것이니, 그때 바닥을 잡는 방법을 미리 공부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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