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달란트투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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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도체)와 현대차(자동차)는 시장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 반도체는 치킨게임 후 과점 구조로 경쟁이 완화됐고 메모리 점유율 1~2위, 파운드리는 TSMC 독주. 자동차는 전기차·자율주행·모빌리티 전환기로 춘추전국시대이며 중국·테슬라·애플 등 신규 진입 위협이 큼. 따라서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탄탄한 삼성전자 쪽이 더 안전하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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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속한 반도체 시장과 현대차가 속한 자동차 시장은 완전히 다르게 봐야 합니다. 얼마 전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중 어떤 종목이 좋을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 투자자 대부분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도 많이 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최근 애플카 협의 논의가 잠정 중지되면서 현대차에 대한 관심이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장기 성장 추세는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두 종목 중 어디가 좋은지, 투자자가 알아야 할 사실과 접근 방식을 다뤄 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속한 시장은 반도체, 현대차가 속한 시장은 자동차입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500조 원 정도이고, 자동차 시장은 이보다 큰 약 1000조 원 규모입니다. 연간 팔리는 자동차가 약 1억 대 조금 안 되고, 평균 판매단가가 2000만 원 정도이니 곱하면 대략 2000조 원 가까이 나옵니다. 매출 관점에서는 자동차 시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익률은 다릅니다. 반도체는 호황기에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기도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이익률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익 규모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와 자동차가 비슷하거나 반도체가 조금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두 시장 모두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고, 그 안에 속한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크게 다섯 가지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그리고 2016년 하만(Harman)을 인수하면서 시작한 전장 사업입니다. 매출 비중으로 보면 반도체가 가장 크고, 스마트폰과 가전이 뒤를 잇습니다. 이를 중간재와 완제품으로 나눠 보면, 메모리·시스템 반도체·전장 부품은 중간재이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완제품입니다.
현대차는 완성차, 금융, 기타 사업으로 나뉩니다. 최근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면서 로보틱스 사업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완성차 매출 비중은 약 80% 정도이고, 자회사를 통해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같은 금융 부문을 일부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타 사업부문은 대부분 현대로템이 담당하는 철도 사업입니다.
시장 지배력을 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입니다. 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전장 부문은 아직 춘추전국시대라 점유율을 판단하기 애매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권이고, 가전은 품목별로 다르지만 강점이 있는 제품군에서는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한때 국내에서 독점에 가까운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보면 판매량 기준 4위에서 5위 정도이며,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기업입니다. 따라서 시장점유율과 지배력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2012~2013년까지 치킨 게임이 벌어지던 시장이었습니다. 서로 가격을 더 낮춰 상대를 버티지 못하게 만드는 경쟁이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기업이 도태되었습니다. 현재 남은 메모리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과점 체제로 재편되었고, 경쟁 강도도 예전만큼 치열하지 않습니다.
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에서는 TSMC가 점유율 50%를 넘는 부동의 1위입니다. 삼성전자는 약 20% 수준이고, 그 아래로 UMC,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있습니다. 파운드리 경쟁은 겉으로 보기에는 여러 기업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미세 공정 기술입니다. 얼마나 미세한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리는데, 이 미세 공정에서 TSMC와 삼성전자가 독보적으로 앞서 있고 나머지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반도체 시장은 상위권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격차를 뒤집기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반면 현대차가 속한 완성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면서 무한 경쟁 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등장해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그동안 내연기관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중국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애플 같은 IT 기업도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완성차 시장은 반도체 시장처럼 승자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춘추전국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맥킨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자동차 시장의 매출 구성은 차량 판매가 73%, 정비와 유지보수가 25%이고 나머지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2030년에는 이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량 판매 비중은 40% 수준으로 줄고, 유지보수 시장도 함께 줄어듭니다. 그 자리를 전기차가 일부 대체하고, 가장 핵심은 공유 자동차 서비스입니다. 이것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거에는 자동차 산업이 만들어서 파는 것으로 끝나는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버, 리프트, 동남아의 그랩, 국내의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차는 만들지 않고 차량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이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운전자 없이 차량만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입니다. 지금 이 기업들이 흑자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운전자 인건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되어야 모빌리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생태계 변화에 따른 자동차 수요 전망을 보면, 앞으로 기존 승용차 시장은 많이 축소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상용차 시장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용차는 모빌리티 서비스에 들어가는 차량입니다. 미래에는 개인이 차를 소유해서 타는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가 잘 갖춰져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삼성전자가 속한 반도체 시장과 현대차가 속한 자동차 시장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자동차 시장은 지금 대격변기에 있고, 현대차는 그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가 속한 반도체 시장은 경쟁이 거의 끝나 과점 체제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에 있으며, 앞으로는 단순 제조업을 넘어 모빌리티, 즉 서비스업으로 변해 갈 기로에 서 있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준비된 플레이어로서 잘 적응하고 성장해 살아남는다면, 기대 수익 관점에서는 삼성전자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테슬라, 애플에 이어 구글, 우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까지 모빌리티 서비스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과연 잘해 낼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시장 지배력이 탄탄한 삼성전자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10년을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만, 무조건 장기투자를 하라는 뜻이 아니라 장기투자할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장기 보유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 기업이 속한 시장은 지금 완전히 다른 속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내가 그 기업에 대해 얼마나 확신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기업을 충분히 조사하고 시장을 미리 검토해 봐야 합니다.
이제 설 명절이라 잘 보내시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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