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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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격화로 비트코인이 8만달러 붕괴 후 하락. 트럼프 취임 후 가상자산 상승분 반납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행태와 전략자산 방법 모호, 트럼프 코인 등 정치적 리스크 때문. 기술주와 단기 상관(0.65), 연준 피벗 시 8~9만달러 반등 가능.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대와 무역 블록화 시 비트코인 수요 증가 가능성. 이더리움 정체성 위기로 알트 부진. 장기 강세 사이클(2023 차트 참조) 기대로 하락을 괜찮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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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비트코인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 동향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한양대학교 화폐 철학과 겸임 교수 오태민 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지난주 뉴욕 증시가 이틀간 10% 급락하는 사이 비트코인도 8만 달러가 붕괴됐습니다. 가상자산 시장도 기대보다 상당히 부진한데, 이번 급락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자산 시장 전체가 내려가니 비트코인도 같이 내려간 것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산 시장이 무너질 때 비트코인은 50% 가까이 빠졌습니다.
이번에 주목할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억 달러 어치가 청산됐고, 가상자산 선물도 10억 달러가 강제 청산됐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나스닥이 11% 빠지는 동안 비트코인은 10%밖에 안 빠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30~40%는 빠졌어야 할 상황입니다. 이는 비트코인 투자자 가운데 개인보다 기관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미세하지만 그런 변화가 느껴집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비트코인이 크게 올랐지만, 취임 후에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투자 행태가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행정명령으로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방법이 모호하고 세금을 쓰지 않겠다고 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취임 전에 발행된 트럼프 코인, 멜라니아 코인, 링 코인입니다. 크게 올랐다가 떨어졌는데, 이런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이해충돌 문제가 민주당과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가상자산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는 진심일 수 있지만 정치적 위험이 있다고 평가하는 듯합니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는 주식과 무관하게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연동성이 큽니다. 상관계수가 0.65 정도로, 나스닥의 일부 기술주와 함께 움직인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 민감하게 움직여 빨리 떨어지지만 빨리 회복하는 성향도 있습니다. 전쟁 확산 같은 위기가 생기면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떨어지는데, 24시간 거래되는 시장이라 기관들이 먼저 비트코인을 팔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찍었다가 7만 달러 중반까지 빠졌으니, 8만~9만 달러까지 반등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재료가 필요하고, 연준이 '파월 풋(연준 의장의 시장 지지 발언)'을 내놓는다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관세 협상이 실패해 미국의 기축 통화 지위가 흔들리면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에는 장기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관세 전쟁이 1930년대 대공황 때처럼 국제 무역 질서를 무너뜨린다면, 비트코인도 예외 없이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달러의 대체제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목적은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것인데, 적자가 줄면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부족해집니다. 이때 엔화나 스위스 프랑 같은 통화가 기축 통화 역할을 일부 나눌 수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특정 국가 통화보다 중립적인 비트코인이 차라리 낫습니다. 비트코인은 어느 한 나라가 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서는 나쁜 선택지 중 가장 괜찮은 선택지가 되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무역 결제의 담보 자산이 되려면 생태계가 결합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지금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이 높아지고 미국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재정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재정 적자로 이어졌고, 재정 적자는 36조 달러에 이릅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만 9조 달러인데, 추가로 5조 달러어치를 더 발행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미국 채권 수요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대미 무역 흑자국인 중국도 미국 채권을 더 쌓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채권의 새로운 수요처가 필요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작년에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해 국가 순위로 7위 수준이 됐다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즉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단기·장기 채권의 수요를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재무장관도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를 더 강하게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며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 기존 금융 생태계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쪽으로 옮겨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세 전쟁이 격화돼 세계 경기가 위축되고 경제 침체로 가면 비트코인도 가장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타협이 이뤄져 세계 무역이 블록화된 형태로 가게 된다면, 비트코인에는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비트코인과 연동된 토큰 자산은 국경이 없어서, 각국이 자본을 통제할 때 금융망을 거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스위프트 망에서 배제된 경험이 있어 탈달러 수단으로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부채 문제 때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것입니다. 많은 국가가 비트코인을 반대하더라도, 약탈적인 환율 정책을 피하기 위해 아프리카나 남미의 개인과 기업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나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하려 할 것입니다. 갈등이 지속되면 기업과 개인 모두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금융 시스템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규제와 관세를 피해 각국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더 부진합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2~3배 오르는 동안 알트코인은 10배에서 50배까지 오르곤 했습니다. 올해는 그런 현상이 거의 없었습니다.
알트코인의 대장주인 이더리움의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고점 대비 60%나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이더리움이 회복돼야 본격적인 알트 시장이 열리는데, 이더리움은 지금 2015~2016년 비트코인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철학적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비트코인도 '디지털 금이냐 결제 수단이냐'를 두고 2~3년 내분이 있었습니다. 이더리움도 원래 실용성을 강조하며 만들어졌지만,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수수료가 비싸져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효용성을 되찾으려면 이더리움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이는 안전 자산이라는 위상을 잃을 수 있어 반대 목소리도 큽니다. 비트코인과 달리 거버넌스가 있어 조정 과정에서 내분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의 포지션이 명확해지면 회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시장은 아직 초기 산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올해는 거시 변수뿐 아니라 규제 혁신으로 미국 빅테크와 기업들이 블록체인과 토큰 시장에 들어올 것입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일부 알트코인은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관세 때문에 비트코인이 4년마다 오는 상승장이 끝난 것이라면, 저는 오히려 괜찮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이 크게 오른 뒤 시장이 끝나면 폭락할 수 있는데, 지금은 전문가들의 예상만큼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조정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차트를 다시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FTX 사태로 시장이 급격히 가라앉으며 2023년이 우울하게 시작됐지만, 1년 동안 소리 없이 3배가 올랐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상태에서 3천만 원에서 6천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런 시장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오늘 머니 인사이트는 한양대학교 화폐 철학과 겸임 교수 오태민 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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