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홍철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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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CPI는 예상보다 높았으나 내용상 주거비(임대료) 가중치 영향으로 하락추세가 강화됐다고 해석. 임대료 반영 시차상 향후 물가는 안정될 것. 명목 중립금리 하락을 전제로 장기채 매수를 권고하며 채권 수익률이 주식보다 높을 수 있다고 봄. 코스피 상방을 높게 보고 원/달러는 1,250원 하회 이후 추세적으로 약세(하락) 전망. 다만 유럽 통화정책 완화나 미국 부채한도 협상 리스크로 단기 달러 강세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반기 중 1,300원 수준까지 상회 가능성은 열어둠. 연준 금리인하는 2~3분기에 나올 수 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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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지표와 임대료 측정의 착시
네, 계속해서 경제 인사이트 이어가겠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환율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오늘은 환율 얘기를 집중적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DB금융투자 문홍철 채권 파트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예,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저는 빨리 나온 것 같은데, 그동안 파트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물가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셨고, 견고한 고용보다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고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셨는데요. 1월 CPI가 나오고 환율도 뛰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CPI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예상보다 높게 나왔죠.
저는 내용 면에서 보면 기존의 하락 추세가 오히려 더 강화됐다고 해석합니다. 전월비 상승률을 주로 보는데, 그중 거의 70~80%를 차지하는 것이 주거비입니다. 최근 유가 하락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주거비 중 가장 큰 비중인 임대료를 측정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설문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임대료가 얼마일 것 같습니까"라고 묻는 방식인데, 그 설문의 대부분은 자가 거주자에게 묻는 겁니다.
그렇군요. 자가 거주자는 실제로 돈을 내는 게 아니니까 잘 모르겠죠.
맞습니다. 대신 자기 집값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산출하는데, 집값은 사람들이 매일 체크하지 않기 때문에 떨어진 뒤에도 한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고 생각해서 설문에 그렇게 기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차를 생각하면, 현재 임대료는 올해 초까지는 물가에 상승 요인으로 반영되지만, 3~4월이 지나면 오히려 물가를 하방으로 끌어내리게 됩니다. 이번에 임대료 가중치가 올라간 데다가, 앞으로 임대료가 떨어지는 쪽으로 반영되면 향후 물가는 오히려 많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 임금도 안정되고 있으니, 연준의 긴축이나 미국 경제 상황을 볼 때 물가가 빠르게 안정될 수 있는 지표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월 CPI가 나왔을 때 미국 시장은 덤덤했고, 오히려 아시아 시장이 어제 급락했습니다. 오늘은 또 어제 빠진 것보다 더 반등했고요. 도대체 시장은 무엇을 보고 움직이는 겁니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의 데이터는 다를 수 있지만, 큰 흐름에서 무엇에 의지해야 하느냐입니다. 지금은 뭐니 뭐니 해도 인플레이션 지표입니다. 꺾인 것은 맞는데, 그 하락세가 계속될 거냐가 사람들의 관심의 중심입니다. 다행히 최근에도 하락세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잘 유지되고 있어서 믿고 가볼 만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겁니다. 경기가 많이 죽을까 걱정했는데, 연준의 태도나 경기 지표를 보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은 좋게 반응했습니다. 다만 신흥국은 달러가 강해져서 덜 좋았습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미국 외 국가들은 금리를 올린 것과 같은 긴축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좋았고, 미국 외 지역은 덜 좋은 흐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과 비미국을 따로 떼어 봐야겠네요.
미국은 달러가 강해지든 약해지든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데, 미국 외 지역은 달러가 약해지면 부양 효과가, 강해지면 긴축 효과가 있습니다.
중립금리와 채권 투자 전략
파트장님은 현재 시장에서 명목 중립금리 하락에 베팅하라고 조언하셨는데요, 어떻게 접근해야 합니까?
중립금리는 사람의 적정 체온과 비슷합니다. 노인이 격한 운동을 못 하듯이, 나라 경제에도 체력에 맞는 적당한 금리 수준이 있습니다. 중립금리는 결국 물가와 성장에 의해 결정됩니다. 쉬운 예로, 어떤 사람이 은행에서 빚을 내서 통닭집을 한다고 해봅시다. 은행 이자가 있고 통닭 매출이 있겠죠. 물가가 오를 때는 금리가 높아도 통닭 가격도 같이 오르니까 부담이 그렇게 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가가 떨어지면 통닭 가격도 떨어지는데, 금리를 낮추지 않고 높은 상태로 두면 가게 운영을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줘야 물가와 중립금리 수준이 맞아떨어집니다.
미국 물가가 고점 9.1%에서 지금 6%대, 앞으로 5%대, 4%대까지 떨어질 텐데, 그에 맞춰 명목금리도 낮춰야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다면 채권 입장에서는 절대 금리가 여전히 높은 편이니, 고점에서 떨어졌더라도 긴 채권을 사두면 좋을 수 있습니다. 그쪽에 베팅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채권 투자하시는 분이 많이 늘었는데요. 금리 인상이 종료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는데, 지금 보니 조금 더 갈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지금도 샷건 매수 기회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망설이시는 분들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이번 달 발표된 지표들을 보면 금리 인상이 끝나고 들어가야 하나 싶을 수 있는데, 너무 타이밍을 재지는 마시고, 최근 금리 반등세도 있었으니 현재 레벨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봅니다. 시중 자금이 워낙 많은데, 이 자금들이 채권을 사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기채는 비싸서 못 사고 MMF 같은 단기채권 쪽으로 많이 몰렸는데, 결국 이 돈들이 장기채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 한두 번 인상에 꼭지를 찾으려고 하면, 주식도 그렇듯 채권도 기회가 지나가면 못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레벨이면 괜찮다고 말씀드립니다.
올해 채권 수익률이 주식보다 높을 수도 있을까요?
연간으로는 금리 하락 폭과 주가 상승 폭을 봐야 합니다. 저희 회사는 주식과 채권을 둘 다 좋게 보고 있는데, 둘 다 좋으면 보통 주식이 더 많이 오릅니다. 저희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 코스피의 상단을 가장 높게 보는 곳이고, 환율은 12월에 1,250원을 하회했습니다. 지금 올라오긴 했지만, 추세는 달러 약세 쪽을 보고 있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주식이 좋았고, 환율이 하락할 때도 주식이 좋았습니다. 한국의 밸류에이션과 최근의 주주가치 환원을 고려하면 주식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채권도 괜찮은 성과를 줄 것으로 봅니다.
미국 지표의 해석과 달러 강세
CPI와 1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3~5월에 두 번 정도 베이비 스텝을 밟고 끝날 거라는 예상이 틀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사람 마음은 한 달 만에도 바뀌고, 지표가 한두 번 바뀌었다고 큰 흐름을 바꿔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은 계절 조정이나 벤치마크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세밀하게 보지 않으면 진실을 알기 어렵습니다. 오늘 새벽 소매판매도 잘 나왔지만, 작년 말에 나빴던 것이 갑자기 1월에 좋아질 이유는 잘 없습니다. 그래서 계절 조정 효과를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팁을 드리자면, 미국 지표는 조정 효과가 크게 들어가서 그달 수치를 너무 믿으시면 안 됩니다. 나중에 수정되는데, 그때 가서 손해 본 것을 누가 메워주지는 않거든요.
대신 소폭으로 나오는 지표들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임대료를 산정하는 별도의 기관이 매달 자체적으로 임대료를 산출하고, 인터넷에 있는 품목만 모아 물가를 속보로 발표하는 분도 있습니다. 고용의 경우 인디드(Indeed)라는 구인 플랫폼 데이터를 보면, 그렇게 뜨겁지 않고 완만하게 좋지만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런 지표들을 종합하면 경기가 갑자기 뜨거워졌다거나 금리 인상을 더 많이 할 것처럼 보는 건 성급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헤드라인에만 몰입하지 말고 이면을 봐야 합니다.
헤드라인 수치가 나오면 시장이 확 뒤집히는데, 그에 영향을 받는 사람과 뚝심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영향을 받는 분은 잘하면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지만, 1초 단위로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마켓을 피곤하게 보게 되고 뒷북도 치게 됩니다. 반면 자기 뚝심을 지키는 분들은 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되고, 자신의 믿음을 관철하면서 가면 그 생각이 맞았을 때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투자가 기술적 영역이기보다 마음가짐의 요소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도를 닦는다는 느낌으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달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당초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거라고 봤는데, 2월 들어 아주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배경이 무엇입니까?
모든 애널리스트가 올해 달러 약세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1월 보고서에서 달러가 중간에 반등할 리스크가 꽤 크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최근 달러가 강해지고 환율이 오른 배경은, 먼저 달러의 반대편에 있는 유로화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달러를 재는 자는 유로인데, 그 자가 변했으니 달러 가치가 올라 보이는 겁니다. 또 같은 시기에 미국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미국 금리가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재료는 보통 한두 달 정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달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유럽의 통화정책입니다. 유럽 물가가 많이 안정되고 있고, 영국 물가도 예상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유럽이 통화정책을 제대로 완화적으로 가면 달러는 아무것도 안 해도 밀려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입니다.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이 협상이 시끄럽게 진행될 리스크가 있습니다. 2011년처럼 미국 신용등급 문제가 생기거나, 이자 지급이 하루 이틀 밀리는 일이 생기면, 사고는 미국이 쳤지만 달러가 세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2011년에도 다들 갑론을박했지만 결국 달러가 강해졌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어서 리스크를 생각해두셔야 합니다.
사고는 자기들이 치고 피해는 우리가 보는 셈이네요. 키신저가 "금융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한 말이 떠오릅니다. 그런 점에서 달러가 무서운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달러 강세가 작년처럼 킹달러로 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작년 말에는 미국 물가가 워낙 높아서 연준의 긴축 태도가 강화되었고, 그에 따른 달러 강세가 무섭게 나타났습니다. 거기에 더해 한국에서도 연말에 리스크가 있었고, 수출 기업들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원유는 수입해야 하고 수출은 안 되니 이중고를 겪어 원화가 급반등했습니다.
지금은 연준이 그 정도로 금리를 올릴 만큼 물가가 높지 않고, 유가도 많이 떨어졌고, 환율도 그때보다 상대적으로 낫습니다. 크레디트 리스크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1,400원을 넘는 수준까지 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1,300원 정도, 혹은 이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은 이번 사이클에서 상반기 중에 잠깐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강세는 얼마나 이어질까요?
저희는 상반기 중에 끝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금리 인하를 공격적으로 주장하는 편인데요. 연준의 금리 인하가 2분기, 특히 3분기에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물가가 떨어졌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다른 어떤 재료보다 연준의 금리 정책이 가장 강한 재료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 약달러는 올해 중으로는 무난하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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