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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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탈달러·금 대체 흐름에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주장. 금과 비트코인은 대체재 관계이며 ETF 자금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했다고 설명. 미국이 금 보유가 적어 비트코인을 밀 수 있다는 개인 음모론 제기. 2026년 큰 변화 후 2027~2028년 회복을 전망하며, 단기는 혼란 장세로 보고 7~8천 달러를 저점 후보로 언급하며 그때 매수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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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 올 것입니다. 그러니 폭락을 생각하기보다는 답보 상태를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혼란스럽겠지만, 앞으로 1년 정도 더 지켜보신다면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하며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제재로 묶이면서 러시아와 중국 같은 나라들이 금을 많이 사들여 올해 금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코인 자산도 러시아나 중국이 모으고 있는 것이 보이나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가시적인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러시아와 중국은 금을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지향하는데, 러시아나 중국처럼 중앙집권적인 국가들은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에 근본적인 거부감이 있습니다. 국가 자체가 블록체인과 철학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금으로 향했습니다. 달러 체제 안에 있다가 규제가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니까요. 미국은 이를 보고 있다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방식으로 응수했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탈달러 움직임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렵다고 봅니다. 정부 주도로는 스위프트망을 피해 무언가 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 국민들도 한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자국 화폐를 믿지 못하게 되면 선택이 달라질 것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외국에 있는 친인척으로부터 얼마든지 송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국가에 빼앗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죠. 그래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금과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계수는 높은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라졌습니다. 금만 오르고 비트코인은 따라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과 비트코인은 서로 경쟁 관계에 가깝습니다. 작년에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뒤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는데, 그 자금이 금 ETF에서 빠져나온 것이었습니다. 월가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을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금이 강세일 때는 비트코인을 하지 않고, 비트코인이 강세일 때는 금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힘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들리지만, 금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큰 한계는 미국이 금을 별로 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이 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제 개인적인 추측이자 음모론에 가깝지만, 어느 순간 상징적으로 화폐의 근거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금을 잔뜩 모아 둔 나라들은 당황하게 되겠죠.
1차, 2차 세계대전 동안 금이 미국으로 몰렸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전쟁 물자를 얻기 위해 금을 넘겼고, 안전을 위해 금을 미국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상당량의 금이 미국에 모였고, 이것이 미국이 세계 금융을 주도할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세계 금융 질서를 유지하는 미국의 힘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금 보유량이고, 다른 하나는 해군력입니다. 그런데 금은 빠져나가 버렸고, 해군력은 여전하지만 국방비가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이 두 기둥이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이 비트코인을 자꾸 미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금이 없다는 의심이 더 강해집니다. 포트녹스를 개방한다고 해 놓고 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금을 열어 보였다가 세계 금융에 엄청난 충격을 줄까 봐 막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미국 입장에서 금을 다시 모으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금은 비싸니까요. 반면 비트코인은 모으기가 쉽습니다. 싸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아직 잠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도를 우호적으로 바꾸면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듭니다. 꼭 정부 안으로 들어올 필요도 없습니다. 미국 금융기업의 관할 안에 들어오기만 해도 지정학적 쓸모가 생기니까요. 미국 시장에서 동결을 하거나 할 때 말입니다.
책에서 세계 질서를 패치워크에 비유하셨는데, 이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어떤 조각에 해당할까요? 패치워크 세계관은 일관된 서사를 포기하라는 관점입니다. 사람들은 세계에 대한 일관된 서사를 추구하고, 많은 음모론이 세계를 단일한 힘이나 일관된 의지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세계는 여러 조각보가 이어 붙은 것처럼 이질적인 조각들이 모여 변해 가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없앤다고 봤지만, 16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끌어안고 가고 있습니다. 서로 이질적인 것들이 이렇게 뒤섞이는 것이 패치워크 세계관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비트코인은 분명 기존 질서의 도전자입니다. 한국 지식사회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도 이해가 됩니다. 통화가 국가 주권인 줄 알았는데, 국민들이 자국 통화 대신 달러를 바로바로 써 버리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뒤섞여 갈 뿐입니다. 리니지에서 아이템 거래를 막았지만 결국 거래가 활성화된 것과 비슷합니다. 그 활성화 덕분에 리니지가 오래 잘된 측면도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이유는 자산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트럼프의 등장은 미국이 안보 무임승차에 필요성을 느낀 결과인가요? 그것은 단지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무역 적자가 누적되면서 쓸만한 제조업 일자리가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엘리트들의 일자리는 괜찮았지만,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서민들은 알코올 중독, 가정 파괴, 마약 같은 문제에 빠졌습니다. 그들을 대변한 것이 트럼프였고, 그래서 트럼프이즘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은 고관세, 저금리, 약달러, 저가로 요약됩니다. 고관세는 자국 일자리를 지키려는 것이고, 고관세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니 저금리가 함께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금리가 되어 버리니까요. 저금리를 유지하려면 채권을 팔아야 하는데, 팔리지 않는 채권을 팔려니 또 다른 조치가 필요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이렇게 엮여 있습니다.
제국 없는 세계가 점차 도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알던 질서가 깨진 매우 혼란스러운 국제 질서입니다.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으로 시작된 WTO 체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시하면서 존재감이 흐려졌습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 진행될 것입니다. 겉보기에는 미국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미국이 손을 놓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빠졌고, 그 자리를 이스라엘이 메우고 있습니다. 동유럽에서도 미국은 독일에 역할을 맡기려 하고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너희가 중앙은행 역할을 해라"라는 식입니다. 한편에서는 미국이 패권주의로 더 노골적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손을 놓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사건이 터지면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텐데, 지금은 AI라는 전례 없는 변수가 일자리를 빼앗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무시하며 금융을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혼란의 시기입니다.
유로화 실험은 왜 재정 통합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을까요? 10년 전만 해도 달러의 시대가 가고 유로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화폐 통합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은 이상에 불과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도 결국 각국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원칙대로 하지 않고 돈을 찍어내고 금융을 규제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로화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컸습니다. 지금은 안정된 상태지만, 이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유럽을 휩쓸고 있습니다. 미카(MiCA)라는 법을 만들어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허가해 줬지만,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점유율은 0.2%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9.8%는 유럽인들도 달러를 구해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유로화가 실패한 이유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가장 핵심은 재정 단위와 화폐 단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화폐를 쓰면서 재정은 따로 운영되니 불균형이 생깁니다. 부실 국가와 우량 국가가 갈리고, 결국 국가 간 갈등 구조로 가면서 독일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를 이전 자산 문제라고 합니다. 미국은 어느 주가 다른 주보다 잘살면 연방 차원에서 자산을 이전해 균형을 맞춥니다. 그런데 유럽은 정치적으로 그것이 어려웠습니다. 이것이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한국처럼 재정이 따로 운영되는 나라에서 실제로 쓰는 화폐가 달러가 되면 우리 처지에 맞는 환율·화폐 정책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스 국민이 재정 위기 때 독일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했듯이, 우리도 시위할 때 미국 대사관 앞으로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자율을 내려 달라고 말이죠.
비트코인이 미국 국채를 대체하는 새로운 디지털 담보 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메타버스 시대에서 미국 국채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위협적일 것입니다. 미국 국채는 러시아나 중국의 부자들이나 여러 국가들에게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미국이 국채를 자산으로 잡았다면 동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동결이 불가능하니, 비트코인을 근거로 한 금융도 만들어질 것으로 봅니다.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완결된 시스템일까요, 아니면 다른 코인들이 자라나는 토양일까요?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완결되기 어렵습니다. 완결된다면 금융의 기축이 되기보다는 말 그대로 디지털 금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부자들의 수집품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호환되면서 이더리움을 비롯한 여러 생태계가 만들어졌고, 그것 때문에 비트코인의 폭발력이 생긴 것입니다. 비트코인 자체는 둔중하지만, 그 둔중함을 근거로 여러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와 금융상품이 나오면서 그것들은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합니다. 따져 들어가면 미국 국채가 아니라 비트코인이 맨 밑에 있는 피라미드 같은 시스템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매우 유망합니다. 이를 멀티체인이라고 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전통적인 법률 계약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10년 전에 많이 논의됐는데, 법률가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법률가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면 스마트 컨트랙트보다는 AI가 더 큰 위협일 것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그저 조건부 계약이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이행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수많은 갈등과 복잡함을 스마트 컨트랙트가 대체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AI와 크립토의 결합이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개념상 많은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있지만,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AI는 크립토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니, 우리가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연결 지점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장 생활 속에서 AI와 크립토가 결합해 획기적인 무언가가 나온다는 것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도박 정도가 떠오르네요.
사토시 나카모토가 지금의 비트코인 생태계를 보면 어떤 말을 할까요? 그분은 이미 돌아가셨다고 봅니다. 만약 살아서 지금의 생태계를 본다면, 자신 때문에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으니 아주 흡족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듯 비트코인이 변질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국가, 금융기업, 빅테크도 비트코인에 적응하고 있으니, 비트코인이 처음 모습 그대로일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다만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논리가 맞다면 비트코인은 ETF 승인도 나지 말아야 하고, 개인이 모두 직접 보관하고, 거래소도 국가가 모두 닫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대한 중앙화 거래소가 합법으로 인정받고, ETF를 통해 개인이 직접 갖지 않고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이 대신 보관하는 상황입니다. 사토시가 이를 본다면 씁쓸할 것입니다. 기존 레거시 금융을 피해 만들었어도, 그들이 일반인보다 먼저 깨닫고 먼저 준비하고 먼저 대응합니다.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 것이죠. 개인에게는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사토시의 정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정체를 밝혀 봤자 기념비 정도 세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상속세를 엄청나게 내야 하는데, 그것이 비트코인으로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밝혀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살아 있다면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도망 다녀야 할 것이고, 죽었다면 상속세를 내야 할 테니 비트코인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밝혀지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 강연에서 의사, 변호사처럼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분들이 질문하면 일단 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는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 올 것입니다. 폭락을 생각하기보다는 답보 상태를 생각하셔야 할 것 같고, 혼란스럽겠지만 앞으로 1년 정도 더 보신다면 천천히 준비하며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2026년에 큰 변화를 거쳐 2027년부터 2028년 사이에는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사이클을 따른다면 MVRV 같은 지표도 참고하시고요. 저점이 7~8천 달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도까지 떨어지면 무조건 사시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교수님은 2014년부터 비트코인에 관한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책은 2014년 5월부터 냈고, 글 쓰고 강연하는 일은 지금까지 계속해 오고 계십니다. 그때는 떠들고 싶어도 들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지금은 서로 들으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반복하기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공감이 갑니다. 2017~2019년쯤 교수님 책을 보았을 때는 아직 교수님을 잘 모를 때였는데, 시간이 지나 매년 말씀하신 대로 가격이 결과적으로 계속 올랐으니 교수님을 찾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교수님을 직접 찾지 못하는 분들은 『비트코인 없는 미래는 없다』를 보시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번에 교수님을 다시 모시고 비트코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오늘 손님은 오태민 교수님이셨습니다. 소중한 시간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작가 TV였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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