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요약 보기
미국 증시는 강세인데 한국 증시가 2021년 들어 부진한 이유는 한국 기업 실적 문제가 아니라 달러 강세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미국보다 성과가 좋았으나 2011년 이후 상대적으로 계속 약세를 보였다. 미국 달러가 강세일 때 한국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달러 약세기에는 한국 증시가 강했다. 달러 강세의 원인은 두 가지로, 경기 불황에 대한 공포(회사채 가산금리 상승 시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 실질금리 상승(연준 긴축 기대)이다. 최근 미국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며 실질금리 상승 기대가 생겨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고, 이것이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을 가져온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실적은 여전히 양호하고 내년 실적 전망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을 수 있다고 봤다. 경기 불황이나 미국 긴축이 가시화되면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결론이다.
다듬은 글
안녕하세요,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최근에는 세종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통된 질문에 대해 답을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주 제가 강의를 하고 난 뒤 받았던 질문인데, 동영상으로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렇게 잘 나가는데 왜 한국 증시는 부진합니까? 채찍 효과에 따르면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 한국 경제도 좋아진다는데, 왜 우리나라는 뒤처지냐는 것이죠.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림을 봐 주시죠. 파란 선은 미국의 S&P500 지수이고 빨간 선은 한국의 코스피 지수입니다. 지난 20년 동안의 주식시장 흐름을 보면,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월등하게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사실입니다. 2020년에는 세계에서 우리 시장이 제일 많이 올랐고, 2021년 들어 부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진의 이유는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도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내년 실적 전망도 지금 올라가는 기세가 꺾인 것 같다는 정도이지, 올해보다 확 줄어들 거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거의 비슷하거나 더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 주식시장이 힘을 못 쓰는가? 그 이유는 달러 때문입니다.
그림을 한번 볼까요. 이 선은 코스피를 나스닥 대비 S&P500으로 나눈 값입니다. 파란 선이 올라가면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좋고, 반대로 내려가면 미국 S&P500이 좋은 겁니다. 그림을 보시면 2000년대부터 2010년까지가 한국 코스피의 전성기였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반면 2011년 이후에는 우리 시장이 잠깐잠깐 반등한 적은 있지만, 미국 대비 상대강도가 계속 줄줄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봤더니, 달러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한국 코스피가 좋았고,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던 2011년에서 2014년 사이에는 미국 S&P500이 우리보다 훨씬 강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달러 강세를 촉발하는 첫 번째 요인이 바로 경기 불황에 대한 공포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한번 볼까요. 파란 선은 미국 정크본드 스프레드인데, 쉽게 말해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가산금리입니다.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그림의 회색 음영 부분에서처럼,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피합니다. 회사가 부도 나면 채권은 휴지 조각이 되잖아요. 그래서 불황이 온다고 생각되면,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 같으면 사람들은 회사채를 버리고 안전한 자산으로 몰립니다. 물론 이머징마켓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행동할 때 빨간 선, 즉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입니다. 미국 회사채의 가산금리, 즉 기업의 부도 공포가 높아질 때마다 미국 달러 가치는 강세를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안전자산 선호입니다. 불황이 다가오고 기업의 파산 리스크가 높아지며, 이머징 국가의 수출이 줄고 국가부도 공포가 커질 때마다 달러는 강세로 갑니다. 다른 나라 통화가 안전하겠습니까? 결국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겠죠. 그래서 미국 달러가 강세로 가는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불황, 세계 경제 불안입니다.
달러가 강세로 가면 우리 시장은 좋을 수가 없습니다. 경기가 조금만 나빠지고 미국 기업들이 조금만 파산해도, 세계에서 수출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나라가 한국이거든요. 반대로 경기가 조금만 좋아지면, 2020년처럼 세계에서 주식시장이 가장 많이 오르는 나라도 한국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두 번째 요인도 있습니다. 미국의 정책금리 변화입니다. 시장 금리에 급격한 변화가 촉발될 때도 달러는 강세를 보인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 즉 미국 달러를 강세로 만드는 요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경기가 너무 나빠서 불안할 때. 둘째, 경기가 너무 좋아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입니다.
빨간 선은 달러의 가치이고, 파란 선은 미국의 실질금리입니다.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죠. 실제로 달러가 급등하는 시기는 대부분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또는 디플레이션 리스크 등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할 때입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미국의 실질금리가 이렇게 반등하고 상승하는 시기마다 미국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정확하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달러 강세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또 다른 요인도 있으니까요. 최근에는 미국의 시장금리가 조금씩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여러 가지로 부각되는 가운데, 미국의 실질금리가 앞으로 올라갈 것이다, 미국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다라는 기대가 생기면서 달러가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국 경기가 불안해져서 달러가 강세로 가거나,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되어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를 보유하면 안전하고, 이자도 더 주는데?"라고 생각하게 되면, 달러 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시기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드린 대로입니다. 첫째, 경기 불황이 올 때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거라는 공포입니다. 둘째, 미국 달러의 실질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만큼 한국 시장의 수급이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미국 경제도 좋고 미국 주가도 좋은데 한국 주가가 2021년 들어 부진한 이유는 달러 강세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달러 강세는 결국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채권 금리가 점점 올라가는 것, 이번 시장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을 가져온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