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시동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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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CPI가 시장 예상치(3.6%)를 상회한 3.7%로 나와 물가 전이와 끈적한 인플레 우려가 커졌다. 10년물 금리가 급등해 10월 FOMC 동결 확률이 8대2→5대5→6대4로 변동했고, 12월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진단. 코어위브 채권 수익률 15%로 AI 인프라 자금조달 불안이 확산되며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락 압력. 달러인덱스 102 중반의 강세도 위험 구간으로 지목. 솔리다임 상장은 지배구조·이해상충 문제로 비판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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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흔들리는 이유: 9월 CPI 쇼크
이슈입니다. 오늘은 박시동 경제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음이 무거운 하루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가는 증시인데요. 그 어려운 요인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우리가 진짜로 걱정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대응 방법은 어떤 것들인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시장이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는 미국의 9월 CPI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어떻게요? 안 좋은 악재들은 어느 정도 다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 더 남았다는 얘기를 시장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나빴다
결론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CPI가 전년 대비 3.7% 상승했는데 시장 전망치는 3.6%였으니 이것도 상회했고, 전월 대비 0.6% 올랐는데 이것도 지난 4월에 고점을 찍고 4, 5월에 고점을 찍은 뒤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준 수치입니다. 근원 물가도 시장 예상치를 0.1%포인트씩 넘어서면서 전년으로 봐도, 전월로 봐도 전부 웃돌았습니다. 지금 사실 굉장히 높은 구간입니다. 예상치에 근접하거나 소폭 하회했더라도 높다는 부담은 남아 있는데, 예상치를 전부 넘어섰기 때문에 발표된 수치만으로도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충격까지는 아니지만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뼈아픈 부분: 물가의 전이
문제는 유가 불안으로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은 우리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겁니다. 그 에너지 부분을 걷어낸 나머지에서 물가가 드디어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 교육, 의류 같은 서비스와 상품 쪽으로 물가 불안이 옮겨 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주거비인데, 이 부분의 둔화가 정체되고 있습니다. 주거비는 하루아침에 급변하지 않고 추세가 길게 가는 항목입니다. 설령 내일 이란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이 부분은 몇 달 더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CPI는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좋지 않다는 증거를 여러 군데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리와 10월 FOMC 전망
제가 가장 걱정했던 건 10월 FOMC가 어떻게 되느냐였습니다. 이런 안 좋은 지표가 나오자마자 금리가 중장기, 단기를 가리지 않고 안 좋은 방향으로 확 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중에 10년물이 5.3%를 돌파하는 등 지난 연휴 이후에는 악재가 있어도 금리가 급격히 튀지 않았는데, CPI가 그 흐름까지 무력화하며 충격을 줬고 결국 국채 금리 발작으로 이어졌습니다. 10월 동결 전망도 지표 발표 이후 계속 올라가, 원래 80% 정도였던 동결 확률이 50대 50까지 떨어졌습니다. 금리로 인한 불안감이 가장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안 좋은 지표라고 봅니다.
우리는 물가가 높은 건 유가가 높기 때문이고, 유가를 빼면 괜찮을 거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외신에서 많이 쓰는 표현대로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이 확인됐고, 추세가 길게 이어지는 주거비에서도 그런 신호가 나오면서 물가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장중에는 국채 금리가 오르고 금리 인상 확률도 움직였는데, 장 마감에는 장기물 금리가 다시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경기 우려로 번졌습니다. 12월 인상은 당연해 보이는데, 10월이 어떻게 될지, 내년까지 어떻게 될지 쪽으로 논의가 옮겨 가고 있습니다.
함수가 복잡해졌습니다. 예상이 단순하면 높든 낮든 시장이 준비할 수 있는데 지금은 변수가 많아졌습니다. 8대 2에서 출발한 10월 동결 확률이 한때 50대 50까지 갔다가, 다시 6대 4 정도로 약간의 안정세를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시장은 가장 불안할 때 가장 안전한 자산을 찾게 되는데, 국채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금리 전망이 조금 반납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 10월 인상 확률이 그나마 6까지는 점쳐지는 이유는, 시장이 설마 이번 CPI 때문에 당장 10월에 올리겠느냐는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입니다.
12월과 내년 전망이 바뀌고 있다
문제는 12월 전망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는 점입니다. CPI 발표 하루 전만 해도 뉴욕 연은 총재는 내년에 금리를 그렇게 많이 올릴 필요가 없고, 연말에 한 번 정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마저도 확실한 인상이 아니라 '세모' 정도였습니다. 연준 목표치인 2%대 물가는 내년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고, 내년부터는 인상을 검토할 필요도 없다는 비둘기적 얘기가 시장에 나왔습니다. 오늘 CPI로 그 해석이 틀릴 수도 있게 됐습니다. 이번에 어쩌면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올라갔고, 10월에 못 올린다면 12월 인상은 흐릿한 가능성이 아니라 가시권에 들어오는 인상이 됩니다. 시장은 12월 인상을 점도표와 멘트로만 담아 두고 있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내년 수치는 올해 물가가 많이 올라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인상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은 합리적입니다. 다른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두 차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말 한 차례 인상은 흐릿한 게 아니라 강하게 현실화할 수 있고, 내년 인상도 추가로 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금리 관련 매크로 지표가 시장을 누르는 효과가 길게 갈 수 있다는, 조금 안 좋은 상황으로 함수를 다시 계산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불편하게 보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는 시장 환경이 되어 버렸고, 그래서 불편하고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매도로 이어지고 있어 참 힘듭니다.
내일 한국시간 기준 오후 12시 30분에는 미국 케미너 IMF 발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케미너가 어떤 발언을 할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장중에 발표되는 만큼 함께 챙겨보겠습니다.
달러 인덱스 강세의 의미
최근에 포착되는 현상은 달러 인덱스의 강세입니다. 18개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조금씩 오르내리지만 102선을 깨지 않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방금 말씀드린 내용의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국채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거의 고정화된다면, 그만큼 높은 국채 수익률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미국으로 돈이 몰리고, 달러 자산 선호가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덱스는 0.1, 0.2씩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라서, 움직임이 서서히 이뤄지더라도 폭이 크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고금리 발작이 일어나기 전에는 앞자리가 9였는데, 지금은 어느새 102.58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이 정도로 강한 인덱스 구간이 계속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 이미 위험 구간에 들어갔다고 봐야 합니다. 이 정도의 달러 강세를 보려면 다른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로 계속 몰릴 수밖에 없고, 추세가 잡히면 오히려 더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은 무역이나 경상수지가 좋아서 강달러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평시였다면 환율 부담이 커서 4월, 3월처럼 1,500원, 1,600원까지 간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높은 구간입니다. 미국의 고금리, 그리고 그에 따른 강한 신호에 달러 인덱스가 영향을 받는 사이클이 한 묶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달러 자산 수익률이 높아지면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이것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도 지켜봐야 합니다. 현재 달러 인덱스는 102.18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AI 섹터의 균열: 코어위브 쇼크
매크로 지표를 확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AI가 수익을 내고 실적을 내면 이것도 그렇게 걱정할 이야기가 아니라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ASML은 호실적을 보여줬지만 코어위브가 그걸 못 하고 있습니다. 어제 굉장히 급락했는데, 왜 급락했을까요? 간밤의 뉴스 중 저는 이것이 가장 큰 뉴스라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올라도, 경기가 침체돼도 AI 섹터는 괜찮고 AI 생태계는 어디서든 돈을 구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제 성장의 초점이 AI에 맞춰져 있으니, 끝까지 버텨 주면서 중동 전쟁이 마무리되면 정상 사이클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지막 구원투수 역할을 AI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 AI에서 지진이 나면 기댈 곳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코어위브 관련해서 어제 갑자기 나온 뉴스가 있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15%라는 겁니다. 코어위브는 괜찮다고, 실적도 좋고 AI 생태계의 황태자라고 믿었던 회사인데, 여기서 채권 수익률이 15%까지 치솟았고, 액면가 대비 80% 수준에서 채권이 거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거의 부도 수준의 위험을 반영한 채권 가격입니다. 시장이 '이 회사가 조만간 돈을 못 벌 수도 있고, 여기에 돈을 대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할 때 나오는 수치가 찍혔다는 겁니다. 그러자 초대형 하이퍼스케일러 여섯, 일곱 개를 제외한 나머지 섹터는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아까 CPI 발표 직후 금리가 급격히 올랐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것도 같은 흐름에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금리 급등의 원인으로 유가 불안 등 여러 가지를 꼽지만, 항상 빠지지 않은 것이 AI 섹터에서 쏟아지는 회사채와 미국 국채가 장기채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점입니다. AI 관련 회사채 수익률이 국채보다 높으면 수요가 회사채로 쏠리고, 국채 수요는 줄어 금리가 올라간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AI 회사채 수익률이 15%까지 튀면 "너무 위험하다"는 판단이 생기고, 수요가 다시 국채로 돌아가면서 금리가 급등했다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다 코어위브 때문입니다. 10월 인상 확률도 6대 4까지 낮아지는 영향을 준 것이니, 자본시장의 현재 구도에 큰 변화를 주는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고, 저는 이를 굉장히 위험하게 보고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이런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비싼 돈을 들여 투자해 왔습니다. 그래도 수익이 높았기 때문에 시장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코어위브 등의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 즉 AI 매출이 괜찮고 수요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자금을 얼마에 빌리냐고 물으면 보통 9%에서 10%입니다. 요즘은 회사채 금리가 국채에 추가 금리를 얹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9% 정도를 예상하고, 10%로 자금을 조달해서 20~30%의 영업이익률이 나오면 할 만한 투자였습니다. 더 빨리,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빨리 조달해서 더 빨리 하라는 것이 시장의 요구였습니다. 그런데 조달 금리가 15%까지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영업이익률이 20~30%라 해도 15%에 조달해서 20%를 남기면 5%만 남는 구조입니다. 마진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어떤 분석은 영업이익률이 15%대에 그쳐 20% 아래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구간에 들어가는 회사가 나오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추가 조달도 힘들어지며, 중간에 멈추거나 부러지는 회사도 나올 수 있다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것이 개별 기업 이슈에 그치거나 채권 수익률이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다행인데, AI 섹터 전반으로 여진이 이어진다면 AI 투자의 핵심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브로드컴 CEO는 가장 중요한 병목은 반도체가 아니라 돈이라고 말했습니다. 돈만 구해 오면 된다는 것인데, 지금은 그 돈이 힘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보험사 등에 돈이 아직 많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금 회사채 시장에서 돈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지, GPU 담보 상품이 이제 막 출시되고 있으니 이것이 안정적으로 평가만 받는다면 보험이나 롱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회로가 이어질 수도 있지만, 멈출 수도 있는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서 나온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게 바로 이것입니다. 비싼 돈을 들여서 너희 돈 잘 버냐고 물었을 때 잘 번다고 답하던 시장이 미국의 사상 최고치 랠리를 만들었고, 엔비디아를 비롯해 웬만한 AI 종목이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깨지면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메모리 섹터로 번지는 충격
네오클라우드가 깨지면 똑같이 피해를 입는 곳이 바로 반도체 메모리 섹터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늘 이 우려를 반영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말이 되느냐고 하는데, 여기서 더 빠지고 있습니다. 반등은 멀어진 걸까요?
제가 볼 때 실적은, 적어도 2027년, 2028년, 2029년, 2030년까지 지속성에 문제가 없다고 아직도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반도체는 결국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AI 향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도 있으니 계속 갈 것이라는 얘기를 시장에 설득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좋은 지표들도 있습니다. 천문학적으로 돈을 벌지만 증가율은 꺾이고 있고, 중국발 추격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향 매출이 시장을 큰 폭으로 받쳐 주고 있는데, 거기서 누구 하나라도 쓰러지면 결국 꺾입니다. 선거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못 짓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모두 환경 문제로 하방 요인이 막혀 있다고 시장이 믿을 때까지 이런 지리한 공방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걸 뚫고 나갈 확실한 모멘텀이 나와야 시장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주주환원, 안정감을 보여주는 실적, 로보틱스 등 추가 수요에서 여전한 공급 부족이 확실한 증거로 잡히는 것이 그런 모멘텀입니다. 이런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금은 수급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국 시장 내 수급 이슈도 있지만, 네오클라우드 문제가 나오자마자 미국에서도 반도체주가 급락했습니다. 글로벌하게도 추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빠진다, 안 빠진다가 문제가 아니라 공방 국면에 들어가서, 어느 쪽도 시장을 완벽하게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도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제 증명할 시간이 필요한 시점에 들어왔습니다. 잘 증명해 내기를 바라는데, 그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상장 뉴스가 또 나오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보세요?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왜 우려되나
저는 너무 안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얘기 자체가 반도체 사이클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인데, 계속 투자해도 좋다는 믿음을 달라는 것이 시장의 요구입니다. 앵커님이 말씀하신 대로 '증명해라'는 것인데, 지금 SK하이닉스는 증명을 거꾸로 하고 있습니다. 후공정 장비를 왜 빨리 안 들여오느냐는 얘기가 어제도 나왔고, 수요를 못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계속 나옵니다. 중국의 추격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중에 치킨게임에 들어가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즉 본질적 경쟁력 강화에 대한 증명을 요구받고 있는데 답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기존 투자자의 주주가치를 해치는 얘기에 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게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봅니다.
SK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최상단에 SK㈜가 있고, 중간에 SK스퀘어가 있고, 그다음이 SK하이닉스입니다. 이것만 해도 이미 손자까지 내려온 구조입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에서 미국 중간 법인으로 넘어가고, 그 밑에 다시 솔리다임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하이닉스는 5단 구조가 됩니다. 증손자, 고손자까지 내려가는 지배구조가 말이 됩니까? 세상에 이런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굉장히 부끄러운 지배구조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상장을 해야 한다면 상장 이익이 어마어마해야 하고, 그것이 기존 주주나 설비투자에 꼭 필요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지금 가진 이익이 100만 원인데, 상장하면 1,000만 원이 된다거나, 하이닉스 주가보다 더 높게 상장할 수 있다면 자식이 아버지보다 큰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상장해 봐야 10조 원 내외로 추산되는데,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70~80조 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10조를 더 벌기 위해 상장까지 하면서 지배구조를 희석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
특히 미국 법인에 투자된 돈은 별거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하이닉스 돈이고, 하이닉스 주주가 가져야 할 배당 이익과 회사 이익을 미리 투자해 놓은 것입니다.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다시 중복 상장하면서 남에게 그 열매를 나눠 줘야 한다면, 하이닉스 주식을 살 이유가 무엇입니까?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강화해서 한국은 안 돼, 하이닉스는 안 돼라는 시장의 인식만 더 강화시킬 뿐입니다. 제가 볼 때는 법적인 문제도 나중에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은 솔리다임이 하이닉스 안에 있으니 문제가 없지만, 솔리다임은 하이닉스에서 웨이퍼를 받아서 만듭니다. 중국 상장을 거쳐 남의 회사가 되고 미국으로 간다면, 증권 관련 공시나 법령이 까다롭습니다. 솔리다임 주주 입장에서는 IPO가 끝나면 하이닉스에 싸게 달라고 할 것이고,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비싸게 팔아야 하니 이해가 상충합니다. 자회사와 손자회사 사이에서 이해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굉장히 크리티컬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좋지 않은데, 유일하게 좋은 것은 최태원 회장뿐입니다. SK㈜만 들고 있으면 나머지 5단으로 간접 지배하는 구조가 유지되니까요. 이 외에는 아무 이익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시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멈춰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자의 대응
아, 쉽지 않습니다. 시장 하락폭이 더 깊어지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이런 장에서 투자자분들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 기업들의 수출, 특히 반도체 관련 수출은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문제는 수급과 투자 심리, 그리고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 즉 심리적인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회복될지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기가 저점이라고 확인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근 2, 3일에 12% 정도 빠졌을 때 기술적으로 저점이었다고 봤고, 어제 한 번 올랐다가 마지막에 반납했지만 6,000선을 지키는 모습 때문에 여기가 지지선으로 굉장히 의미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미국발 뉴스로 6,00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이제 기술적 분석도 의미가 약해진 구간에 들어갔다고 판단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추가 매수보다 지켜보면서 바닥을 다져 가는 모습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바닥을 찍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함께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시장, 이렇게 대응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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