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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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며 장기적으로 저성장·공급과잉·좀비기업 증가로 인해 슬픈 전망이라는 주장. 주제별 핵심: 제로금리 상황에서 금리가 모든 자산을 끌어내리는 힘이 있다고 주장. 코로나 이후 임금 하위층 일자리 감소(약 40%), 지니계수 상승 등 양극화 심화를 언급. 좀비기업 비중 증가로 과잉생산이 지속되어 디플레 압력이 크다고 주장. 원유는 단기 상승했으나 선물 곡선상 장기 가격은 낮게 반영되어 유가 상승 제약을 전망. AI는 중산층 일자리를 대체해 디플레 압력을 키운다고 주장. 인구 데드크로스(출생아 수 < 사망자 수) 등 인구 구조 문제 제기. 결론적으로 시장 전체는 어렵지만 한국 제조·기업은 4차 산업혁명 수혜로 잘 될 수 있어 주식 투자 관심을 유지할 것을 권함. 다음 주에는 매크로 주제를 다룬다고 예고. 출연자 개별 종목 매수·매도 추천은 없고, 한국 기업 긍정 전망이 주된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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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K증권 여성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마지막 시간입니다. 오늘은 디플레이션에 대해 두 번째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저는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말씀을 드리고 있고, 상승 쪽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계속 드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의 전망에 이름을 붙인다면 굳이 "슬픈 전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들이 대부분 슬픈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2020년 3월, 4월에 주가가 급락하던 시기가 떠오릅니다. 저는 마포에 살고 있고 회사는 여의도에 있는데, 그때는 정말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서 발표 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새벽 마포대로를 택시로 지나갈 때 길에서 일하시는 분들, 새벽에 청소하시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강을 지나갈 때면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위기가 물론 금융시장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힘드셨을지를 생각하면 정말 슬픈 이야기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웃으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시장과 일상에서 지금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 "코로나가 제발 물러났으면 좋겠다, 끝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끝난 뒤의 세상을 생각해 보면, 결국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곳에는 저성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이 기다리고 있고, 코로나 상황을 거치며 좀비 기업이 늘어났습니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정책들을 통해 근본적으로 극복된 것이 있을까요?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더라도 디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다는 점을 오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다섯 가지 키워드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조영무 연구원의 방송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분의 이야기에 저도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거의 대부분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이 자리에서 다른 분들의 의견을 소개할 때는 그 영상의 댓글을 부탁드리는 식으로 하지 않고, 조영무 연구원은 그렇게 하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한 것은 이것입니다. 모든 것이 제로가 된다고 할 때, 그 외에 또 무엇이 제로가 될까요? 금리가 제로가 되면, 그 근처에 있는 다른 것들도 제로로 끌어내리려는 강력한 힘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금리가 낮으면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삽니다. 아파트 월세로 낼 수 있는 돈은 월 3백만 원이 들어간다고 하죠. 그럼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 올라가면 결국 다시 내려옵니다. 금리가 아파트를 좀비처럼 끌어내리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의 배당수익률도 낮아져 있습니다. 주가가 올라서 배당수익률 5%가 4%가 되고, 3%가 2%가 되는 것입니다. 즉 금리가 제로로 간다는 것은 주가 같은 자산 가격이 무한대로 올라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제로로 수렴한다는 말에는 이런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금리가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은 낮지만, 그런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음은 고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그림은 코로나가 터진 이후 작년 3월 이후, 미국 연준이 임금 수준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임금을 많이 받는 상위권 분들은 거의 일자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위권에 있는 분들은 무려 40%나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연준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어떤 총재께서 이 그림을 보고 "슬프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만약 옐런 전 의장이 이 그림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해 봅니다. 옐런 의장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고, 노동경제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이런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생각하는 분일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소득이 낮고 교육 수준이 낮은 분들일수록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젊은 층의 일자리 감소도 컸고, 백인보다 아시안계의 일자리 감소가 더 컸다는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또 최근에 나온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1961년부터 2017년까지, 175개 국가를 대상으로 팬데믹 같은 대규모 충격이 발생했는지 여부에 따라 지니계수를 5년간 추적해 본 것입니다. 그 결과 5년이 지나면 지니계수가 평균적으로 1.2 정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뜻입니다.
교육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사립초등학교에서는 그래도 줌 수업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립초등학교에서는 줌 수업 없이 EBS 방송을 보여주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저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립초의 경쟁력이 올해 세 배가 높아졌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건 사실 확인된 수치라기보다는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으니 그렇게까지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세계은행의 최근 분석은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최대 17억 명의 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했고, 6억 명은 돌아오지도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육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누적된 학습 손실이 어린이들의 미래 평균 소득을 최대 10조 달러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조 달러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미국 연준의 자산이 약 7조 달러라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것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10대 소녀 중 7명이 임신 중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웃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입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수많은 나라들과의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 같습니다. 세계은행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했을 때, 심각한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프가 완만하게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형태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양극화는 심해지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디플레이션 압력은 강해집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좀비 기업입니다. 이것도 웃을 일이 아닙니다. 좀비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올해도 큰 이슈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좀비 기업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좀비 기업이란 기업이 일을 해서 돈을 벌지만, 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2016년까지는 완만하게 늘었지만, 2017년 이후에는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 독일, 캐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상장 기업의 30% 이상이 좀비 기업이라고 합니다. 올해 2020년 재무제표가 나온 뒤에는 좀비 기업으로 판정받는 기업이 훨씬 더 많아졌을 것입니다.
좀비 기업의 비중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은 떨어집니다. 좀비 기업이 많다는 것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기업들이 엄청나게 생산을 늘리려고 달려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좀비 기업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됩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소비와 생산의 불균형입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장기적으로 보면 생산은 계속 이루어지지만, 소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고 비행기를 타지 않는 상황이 언제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산을 늘리려는 나라들은 여전히 너무 많습니다. 사우디가 감산에 합의하며 생산을 줄이기는 했지만, 이것이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는 더 힘들어 죽겠는데 남이 줄인다면 나도 할 수 있다"며 생산을 늘리려 합니다. 그래서 물가가 쉽게 올라가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상황입니다. 그래프에서 노란색 막대가 석유 수입량을 나타냅니다. 미국은 예전에는 많은 양의 원유를 수입해야 했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신흥국에서 원유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급이 가능해졌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유가가 내려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수입 비용이 줄어드니 순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 사태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그림이 있습니다. 원유 선물 커브입니다. 2020년 4월 만기 시점에 선물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곡선인데, 파란 선을 보시면 쭉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유가가 40달러 정도이지만, 나중에는 54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2031년까지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최근 유가가 50달러를 넘었다는 헤드라인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6개월 전과 비교해 보면, 단기 전망은 올라갔어도 장기 전망은 오히려 내려왔습니다. 지금 시장에 반영된 것은 장기적으로 유가가 45달러 정도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것은 주가가 올라가기 어렵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디플레이션 압력이 된다는 뜻입니다.
AI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AI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가 만든 "모라벡의 역설"이 있습니다. 이 역설은 AI에게는 어려운 일이 쉽고, 사람에게 쉬운 일이 AI에게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더 뺏길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자리를 뺏어 가느냐입니다.
모라벡의 역설이 말하는 것은, AI가 사람이 어려워하는 일을 먼저 대체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힘들어하는 반복적이고 복잡한 계산, 여러 언어의 통역과 번역 같은 일은 AI가 금방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반면 사람이 쉽게 하는 청소나 서빙 같은 일은 AI가 아직 잘 못합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AI가 뺏어 가는 일자리는 대부분 지금의 중산층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중산층의 일자리를 AI가 가져간다는 것은 중산층에게 굉장히 큰 위기가 된다는 뜻입니다. 중산층을 어떻게 정의할지 간단히 말하면, 앞으로도 꾸준히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예상되어서 지금 소비를 해도 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산층의 일자리가 AI 때문에 불안해진다면 소비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역시 굉장히 강한 디플레이션 압력입니다.
또 임금이 낮은 분들의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도 디플레이션 압력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문제입니다. 1960년대에는 인구 피라미드가 넓은 밑변을 가진 모양이었지만, 지금은 그 형태가 바뀌었고, 앞으로 20~30년 뒤에는 더 역피라미드에 가까운 모양이 될 것입니다. 인구가 중요한 이유는 미래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지만, 인구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그에 맞춰 준비해야 합니다. 태어날 사람의 숫자는 이미 대략 정해져 있고, 출산율을 곱해 보면 미래의 인구가 나옵니다. 사망률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져서, 주민등록상 인구가 줄어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2017년에 출생아 수가 4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3년 만에 30만 명 선도 뚫고 내려와 27만 명 정도가 되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것은 앞서 말씀드린 조영무 연구원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다섯 가지 요인, 즉 제로 금리의 중력, 고용 양극화와 교육 격차, 좀비 기업, 소비와 생산의 불균형 및 저유가, AI와 중산층의 위기, 그리고 인구 감소였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안 된다는 얘기냐고 물으신다면, 그렇게 크게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잘될 수 있습니다. 그 기업들이 돈을 버는 것은 다행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제조업과 기업들이 부각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식 투자를 하고, 선택에 대한 판단을 가져가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요일이라 제가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뤘습니다. 이번 주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드렸습니다. 다음 주에는 매크로 관련 이야기를 드려 보겠습니다. 한 주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영상 하나를 다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시청해 주시고, 퀴즈도 내겠습니다. 정답을 맞춰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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