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노근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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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은 기존에 알던 내용의 반복이라 주가 반응이 약함. 하이퍼스케일러 투자(2030년까지 증가 전망, 미국 데이터센터 약 45%)는 유지되나 빅테크 현금흐름 악화·무디스 신용등급 우려가 단기 리스크.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 AI5(2027 양산) 성과가 관건이며 결과 확인 필요.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타이트, 삼성 HBM 성능 소문은 있으나 엔비디아 공급 관계는 유지. 중국 창신메모리(CXMT) IPO는 생산능력 확대 우려가 있으나 장비 제재·블랙리스트로 당장 위협은 제한적이고 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 확대 시 제재 강화 가능. 메모리 펀더멘탈(이익·자기자본 증가)을 근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다고 봄.
다듬은 글
이슈 시작합니다
오늘 이분이 꼭 필요합니다. 현대차증권의 노근창 센터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주말 동안 센터장님 오신다고 해서 질문을 잔뜩 준비해 놨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보고 싶은 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인데요, 가장 크게 어떤 느낌이셨어요?
행사의 의미와 한계
저희가 봤을 때는 어차피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들이 있지 않습니까? 엔비디아 그리고 우리 주요 기업들, 그리고 저희 정부까지 이렇게 미팅하면서 길게 계약을 맺는 등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봅니다. 다만 엔비디아 같은 경우에는 저희 기업으로부터 HBM과 소켓을 구매합니다.
브로드컴도 마찬가지예요. 최종 고객은 구글이나 아마존이라서 그쪽에서 결정을 하지만, 브로드컴이 최근 잘하는 게 네트워킹, 스위칭, 그리고 SerDes 같은 기술입니다. 그래서 SerDes 인터페이스를 커스터마이제이션 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과거에는 데이터센터를 빌렸었는데, 이제는 직접 짓겠다는 거예요. 거기에 엔비디아 칩도 쓰고 AMD 칩도 쓰지만 자체 커스텀 가속기도 만들겠다는 겁니다.
커스텀 가속기를 할 때 삼성과 파운드리 협업도 하고 있어서 그 부분은 좋습니다. 다만 이런 내용들이 저희가 모르는 내용은 아니에요. 다 알고 있습니다.
시장이 보는 핵심 변수: 수요처
계약을 맺는 게 지금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아닙니다. 공급자끼리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요. 수요처의 동향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낮추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캐시플로우가 나빠지니까 크레딧 레이팅이 바뀔 수도 있는 거죠. 그리고 소비자 제품 입장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전자제품 생산을 못 하겠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변수인데, 단기적으로 해소되진 않을 것 같아요. 계속 난기류 역할을 할 거고, 이걸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지난주 구글 실적 발표에 이어 이번 주에도 다른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있으니 이것도 같이 봐야 합니다.
숫자를 보면 기본적으로 인프라 투자는 203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너지리서치 같은 데서 그런 전망을 많이 내놓고 있어요.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 데이터센터의 약 45%를 차지합니다. 일부 주는 반발하지만 적극적인 주들도 많아요. 텍사스, 버지니아, 위스콘신, 와이오밍 같은 곳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도 반도체 공장처럼 물이 많이 필요하고, 전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걸 동시에 해결해야 하니 공급상의 병목은 다양한 해법을 찾게 될 겁니다. 해상 데이터센터 같은 것도 그 길 위에 있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결국 가는 길은 다르지 않습니다. 방향성은 다 정해졌고, 말씀드린 대로 모르는 내용은 아닙니다.
주가에 새롭게 안 들리는 이유
이 지점이 지금 주가에는 새롭게 안 들리는 것 같아요. 너무 계속 반복되니까 시장은 그냥 일상적인 단합 정도로 해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자하는 분들은 돈이 걸려 있으니까 이게 처음 생긴 일인지, 대단한 변화인지, 아니면 루틴인지를 보는데, 지금은 루틴으로 보는 것 같아요. AI 수요는 당연히 있고, AI 데이터센터는 계속 늘고, AI 시대로 간다는 건 이제 모두가 동의한 상황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나오는 얘기는 공급자끼리의 얘기지 수요처의 얘기가 아니에요. 물론 앤트로픽과 오픈AI는 기존에는 공급자이면서 수요자이기도 하니까, 이쪽에서 의지를 보이는 건 좋은 신호입니다. 이번에 오픈AI와 앤트로픽 CEO가 나와서 얘기한 부분은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모르는 내용은 아니에요. 작년에 젠슨 황이 한국에 와서 많은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때 저도 정부에 가서 "애들이 하는 얘기가 정말 맞냐"는 질문에 설명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투자 방향은 맞다고 말씀드렸지만, 어쨌든 모르는 내용은 아니라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종목별 포인트: 삼성전자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브로드컴과 무언가를 한다는 건데, 두 개를 다 가진 것도 모르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주가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픈 손가락인 파운드리가 나아지면 뭔가 기대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삼성 파운드리의 매출은 모바일, 자동차, 그리고 데이터센터로 나눌 수 있는데, 데이터센터 비중도 올라왔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칩이 하이엔드 가속기만 있는 게 아니라 PC와 성격이 비슷한 일반 레거시 제품도 많이 나가고 있어서, 삼성의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올라왔어도 레거시 쪽이 많습니다. 가속기 쪽 고객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그록(Groq, 미디어텍이 인수한 곳)과 리벨리온 정도인데, 엄청난 중량감이 있는 고객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결국 중량감 있는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브로드컴과의 협업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빅테크의 가속기는 브로드컴이나 미디어텍 같은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제이션을 해주기 때문에, 브로드컴이 브릿지 역할을 해주면 거기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오픈AI, 앤트로픽의 자체 커스텀 가속기도 커스터마이제이션은 브로드컴이 해줘야 하니까요. 브로드컴은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데이터를 뜯어보면 네트워킹과 스위칭이 엄청 많이 들어가고, 데이터를 병렬로 보내고 직렬로 풀어주는 SerDes(시리얼라이저/디시리얼라이저)도 브로드컴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다만 우리한테 필요한 건 결과입니다. 가속기 고객의 대부분은 여전히 TSMC에 많이 몰려 있습니다. 이번 TSMC 실적 발표를 보면 데이터센터 투자를 기존 56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내년에는 8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합니다. 2년 정도 지나면 그 투자들이 새로운 캐파가 되어서 TSMC가 상당히 많은 캐파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동안 TSMC의 캐파 여유가 없다는 게 걱정거리였는데, 이만큼 투자하니 삼성도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는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딜을 반드시 클로징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율이 나와야 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걸 다 만족시켜 줘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브로드컴, 앤트로픽 같은 협업은 열심히 진행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결과물은 2027년 양산할 테슬라 AI5입니다. AI5에서 삼성이 결과물을 만들면 의미가 큽니다. 자동차와 데이터센터는 난이도 차이가 크지만, AI5는 2나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성과를 내면 그다음부터는 소프트 스위칭도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앤트로픽이나 오픈AI의 가속기 가능성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록 같은 경우도 원래 삼성이 엔비디아 인수 전에 계약했던 4나노 계약이 있었습니다. 텐스토렌트, 그록, 그리고 인텔이 M&A를 추진했던 SambaNova 등이 있었는데, 엔비디아가 인수했고 텐스토렌트도 최근 퀄컴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종 진행은 지켜봐야 하지만, 삼성이 4나노 고객을 확보한 곳들이 있습니다. 그록은 결과물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어서 포텐셜은 있지만, 확실하게 의미 있는 기업과의 계약이 필요합니다. 의미 있는 기업들의 칩은 센서 숫자가 훨씬 많아서, 미세공정을 통해 제작하는 데 허들이 있습니다. 그 허들을 극복하고, 데이터센터라는 뜨거운 장소에서 버티며 안정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제품들이 조금씩 뭉쳐지면 정말 '미완의 대기'였던 삼성 파운드리에 변곡점이 올 수 있습니다. TSMC가 바쁘니 우리한테 기회가 있을 거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가격 면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TSMC보다 훨씬 매력적일 수 있고, 이걸 성능과 접목하면 변곡점이 생길 겁니다. 다만 너무 성급한 기대보다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TSMC에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상황에서 삼성 파운드리까지 왔는데, 진짜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세계 최초로 GAA를 한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
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무언가를 한다고 했고, 데이터센터도 베라 루빈 기반으로 텔레콤과 한다고 합니다. 내용은 좋지만 모르는 건 아닌 느낌입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HBM3 시대에 이미 증명됐고, 하이닉스는 대단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D램 시장에서 일시적이지만 3개 분기 연속 1등도 차지했고, HBM 효과도 컸습니다. 두 기업의 실적 흐름은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 HBM의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실제 탑재 쪽에서도 좋다는 소문이 있어요. 원시 수율도 좋고, HBM 수율은 더 좋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엔비디아가 하이닉스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하이닉스에 대한 약간의 의심이 있었습니다. 1분기, 2분기까지는 너무 잘했는데, 하반기부터는 예전 같지 않다는 소문이 있었죠. 이번에 그걸 불식시켜 준 셈입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은 마이크론도 마찬가지겠지만 HBM 공급이 타이트합니다. 그러면 수요처들도 자기들이 생각하는 조건이 있을 텐데, 처음에는 조건이 굉장히 엄격했을 겁니다. 지금은 공급자의 입장을 좀 배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쇼티지가 너무 심하니까 최태원 회장이 직접 "아비 교환"이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였죠. 그만큼 HBM 쇼티지가 있다 보니 수율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
오늘 또 하나의 이슈가 있는데, 중국 창신메모리가 상장합니다. 첫 번째로 궁금한 게 수율과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창신메모리는 처음 만들 때 엘피다 출신 인력도 일부 있었고, 제가 아는 나냐텍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이노테라, 마이크론 타이완 쪽 인력들도 많이 갔습니다. 제가 지인들이 있어서 창신은 업데이트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지금 HBM2를 다른 기업이 하고 있고, 창신은 HBM3부터 할 겁니다. HBM3E는 아니고요. EUV가 없기 때문에 DUV까지만 쓸 수 있으니 주로 12나노까지는 할 수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그 밑으로는 못 간다고 봐야 하니, 분명히 미세화 한계는 있습니다.
제품은 주로 PC와 모바일 쪽입니다. 모바일은 LPDDR5까지 하고 있고, HBM3도 할 거예요. 캐파는 원래 월 20만~45만 장 정도입니다. 주로 허페이와 베이징에 있는데, 이번 IPO를 통해 상하이에 HP 팹을 지을 계획이고, 최종 캐파는 월 10만 장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허페이에 20공장이 아니라 새로운 팹을 허페이 정부가 지원하고 있고, 지금 월 20만 장까지 캐파를 늘리려고 합니다. 최종 타깃은 더 높아서 1차적으로 월 60만 장까지 D램 캐파를 증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좋은 계획이긴 한데, 이 돈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연간 60~70조씩 투자하고 있으니까요. 지방 정부 지원이 있다 해도 부족한 돈입니다.
다만 중국 반도체 굴기는 무섭습니다. 정부가 도와주고, 수요가 나쁘면 정부가 책임지고, 반도체 보조금도 있습니다. 상장을 하면 투명성은 올라갈 겁니다. 비상장일 때는 정보가 없었어요. SMIC도 중국 정부 지원을 받지만 대놓고는 못 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다른 형태로 처리해서 보고서 주석을 보면 이상한 항목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조심하는 거죠. 대놓고 지원하면 반독점에 걸릴 수 있고, 창신메모리는 미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있습니다. 그래서 군사용으로 들어가면 안 되겠죠. 상업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창신이 커지면 마이크론과 경쟁하게 될 텐데, 미국 장비 제재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주요 장비는 여전히 미국산이고, 노광 장비는 ASML, 식각이나 증착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같은 미국 장비가 많습니다. 미국 정부가 너무 커진다고 판단하면 장비 제재를 엄격하게 할 수 있습니다.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우회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연말 기준 월 71만 장 정도, SK하이닉스는 월 61만 장 정도입니다. 창신은 지금은 우리 기업보다 적지만 타깃을 많이 잡고 있어서 몇 년 안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국 내 수요도 많습니다. 화웨이의 어센드, 캠브리콘 같은 중국 가속기 업체들도 HBM3를 원하는데, 우리는 블랙리스트 때문에 공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하이 공장에서 대응할 거고, 허페이나 베이징 팹은 주로 모바일 D램으로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쪽에 많이 들어가니 그 쪽 대응을 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에 짓는 팹 대부분은 중국 내수용으로 보시면 됩니다.
대만의 ADATA 같은 기업들은 밑에 창신과 YMTC에서 메모리를 수입해서 메모리 모듈을 만든 다음 다시 중고로 판매합니다. ADATA 매출의 20% 이상이 미국인데, 미국에는 이 제품을 넣을 수 없고 블랙리스트 때문에 이런 제품을 만드는 것도 제한됩니다. 그래서 창신은 분명히 이 업체들과 경쟁하게 되고, 중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나빠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 공장도 이미 장비가 많이 깔려 있어서, 우리가 중국 공장을 고도화할 계획은 없습니다. 사실 우리 기업들도 할 수 없는 상황이죠.
데이터센터 수요 기준으로 보면 설치 인프라의 약 45%가 미국입니다. 유럽이나 이머징 쪽에는 데이터센터가 많지 않아요. 중국은 노쿨(국산화) 기업들이 있으니 그 쪽 용도로 제한된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수요에서 중요한 건 미국이 주도하는 데이터센터입니다. 창신메모리는 시간을 두고 위협이 되는지 체크해야 하고, 진짜 위협이 된다면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처럼 의미 있게 나설 수도 있습니다. 설렁설렁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고, 마이크론 같은 기업들이 로비를 세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애플이 창신메모리 칩을 쓴다고 하니까 미 하원에서 바로 반발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미중 간 경쟁이 여전하다는 뜻입니다.
반도체 중에서도 커머디티 제품은 제재가 느슨하지만, HBM을 하거나 서버 D램을 고도화해서 DDR5, DDR6를 한다면 제재 강도가 엄격해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중국 내 수요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번 IPO 자금으로 증설을 하더라도 그게 중국 밖으로 나올 가능성은 지켜봐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얼마나 더 제재할 수 있을지도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애플과 메모리
애플 얘기가 나왔으니 궁금한 게 있습니다. 창신메모리와 우리 메모리를 미국 외 지역에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 행정부에 로비한다는 얘기가 있죠?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중국 부품사를 쓰려고 많이 노력해 왔고, 지금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BOE도 쓰고 있지만 메인은 여전히 삼성과 LG디스플레이입니다. 디스플레이는 기술적 한계도 있고, 메모리는 또 다릅니다. 메모리는 애플 기준으로 중국 비중을 봐야 하는데,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는 약 15% 정도 차이가 납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것만 보면, 중국 외 지역은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중국 시장용으로만 창신 메모리를 쓰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15% 정도가 리스크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좋은 디스플레이는 삼성과 LGD가 공급하고, 아이폰에 조금 떨어지는 디스플레이는 BOE가 하고 있죠.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는 봐야 하지만, 디스플레이도 LTPO나 OLED는 기술 난이도가 있는데, D램은 더 어렵습니다. DDR, LPDDR5, 6로 가면서 채널 수와 비트 수도 바뀌고, 클록스를 높이면서 저전력을 구현할 때 우리 기업들이 훨씬 효율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사는 사람들은 돈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이폰 프로 맥스와 프로를 주로 사죠. 아이폰은 화웨이와 하이엔드에서 경쟁합니다. 저렴한 제품에 창신 메모리를 넣을 수는 있지만 그런 제품은 잘 안 팔립니다.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데, 한국 기업에 우호적으로만 평가하는 건 리서치의 역할이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도 BOE가 들어간 지 꽤 됐는데 아직 아이폰의 메인 제품은 아니잖아요. 메모리는 난이도가 더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BOE가 없는 상태에서 창신이 얼마나 치고 들어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 왜 애플이 그런 선택을 하냐면, 삼성, 하이닉스가 비싸니까 각자 가려는 거죠. 그런데 메모리 산업은 원래 제품 사이클이 있습니다. 레거시가 되면 가격이 하락하고, 신제품은 비싸게 삽니다. 프리미엄을 받는 거죠. 지금은 신제품이 나오기 전에 레거시 제품 가격이 엄청 올라버렸습니다. LPDDR5 같은 제품이 그런 경우죠. LPDDR6가 곧 양산되는데 이런 제품은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지금 LPDDR5는 공급이 부족해서 범용 제품 가격이 오르니까, 애플도 고통스러워서 여러 얘기를 하는 겁니다.
결국 하반기가 중요합니다. 아이폰 프로 맥스에 LPDDR6가 들어가는지 지켜봐야 하고, HBM 역시 루빈과 함께 열리면서 프리미엄 제품들이 다시 올라올 겁니다. 이때는 선도 기업들이 리더십을 보여줄 때입니다. 지금처럼 프리미엄 제품 없이 메모리 가격만 오르는 상황에서는 창신메모리도 "봐라, 우리도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신제품이 나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기능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클록이 올라가고, 전력 효율도 높아지니까요. 저는 창신 얘기가 있어도 신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다고 봅니다. 신상은 비쌉니다. 할인도 안 합니다.
중국 AI: 문샷 키미 K3
중국 얘기가 나왔으니 문샷 AI의 키미 K3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국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메모리 회사들에게는 나쁠 건 없다고 봐도 될까요?
저는 그렇게 봅니다. 키미 K3는 기존 딥시크보다 모델이 훨씬 큽니다. 딥시크가 나온 출발점도 엔비디아 가속기 제재 때문에 가성비를 찾은 것이었죠. 키미 K3는 모델이 큰데도 비싼 가속기를 안 써도 되고, 화웨이 어센드를 써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메모리는 지금 추론 시대에 필수적입니다. KV 캐시를 저장해야 하고, 레이턴시도 줄여야 하니까요. 키미 가입을 중단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메모리 입장에서는 네거티브 뉴스는 아닙니다. 추론을 하려면 메모리가 있어야 하니까요.
기억하실 키워드는 두 가지입니다. 레이턴시와 KV 캐시입니다. 메모리가 많이 쓰이는 건 좋은 일이죠.
수요처의 현금흐름 우려와 실적
앞서 말씀하신 대로 수요처들이 계속 메모리를 받아서 쓸 수 있을까가 지금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빅테크가 실적을 발표하면서 "캐시가 없다, 현금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번 주에도 빅테크들이 실적을 많이 발표해서 시장이 계속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클라우드 쪽 매출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구글은 클라우드 매출이 87% 늘었고,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 기준으로는 구글이 1등으로 올라왔더라고요. 반대로 보면 구글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일 거라고 시장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기업을 하는 분들도 당연히 알고 있을 거고요. 갑자기 마이너스가 나온 게 아니라 원래 알고 투자하는 거죠. 빅테크 입장에서는 2028년까지 투자를 멈출 수 없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데도 투자를 한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이 정도니까 내년부터는 덜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어서 논란이 되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건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입니다. 구글이 아무리 더 투자한다고 해도 시장은 안 믿잖아요. "내년부터 줄어들 거야", "무디스가 신용등급 낮출 거야" 이런 얘기에 더 관심이 있죠. 그러니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 기업들이 숫자로 보여줘야 하는 시점입니다. 난기류에 들어온 건 분명하고, 이 시기에 중요한 건 우리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물론 다 안 믿긴 하겠지만,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순이익이 약 100조 원 정도 될 것 같고, SK하이닉스는 약 90조 원 정도 벌 것 같습니다. 그러면 BPS(주당순자산)가 계속 올라갑니다. 삼성전자는 2028년 BPS가 약 27만 원 정도 되고, 하이닉스는 약 150만 원 정도 됩니다. 사이클이 2028년에도 유지된다면 PBR 1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좋은 약이 있습니다. 멀미약입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멀미약이 뭐냐면 펀더멘털입니다. 자기자본이 늘고 있다는 거죠. 두렵고 불안하고 짜증나고, "왜 자꾸 빠지냐"는 생각이 들 때는 멀미약을 드시면 됩니다. 실적과 자기자본이 이렇게 올라오고 있다는 걸 보면 마음이 조금은 안정될 겁니다.
네, 자주 나오셔서 저희에게 멀미약을 좀 선물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메모리의 펀더멘털, 이 키워드를 기억해 주시면 좋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차증권의 노근창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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