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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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는 공급 주도 사이클이라 실적 바닥 구간에서 주가가 저점 대비 약 2배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현재 반도체주는 저점 대비 약 35% 올라 60~65%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봄. 다만 상승 시점은 예측 불가이며 전방 수요 지연 시 2년 이상 걸릴 수 있음. 파운드리는 TSMC(점유율 55%)·삼성(15%) 구도로 삼성의 추격은 어렵다고 평가. 삼성전자는 분할 매수 권장, 하이닉스는 현금흐름 측면에서 장기 안정성이 낮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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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메모리 산업의 규칙성을 살펴보면 다음 사이클에서도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고, 경기 둔화 이슈가 계속 거시 지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방 수요가 지연되면 생각보다 훨씬 긴 조정을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모든 사이클 산업에 공통된 특징입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설계 전문인 팹리스 산업에서는 비중이 굉장히 작아 존재감이 없습니다. 팹리스는 수많은 종류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치킨에 비유하면 소비자가 먹고 싶을 때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중간재입니다. 최종제품이 많이 팔려야 함께 팔리는 부품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네이버 쇼핑에서 반도체 자체를 사지 않듯이, 결국 비메모리 반도체도 완제품 시장이 성장해야 함께 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대표 기업은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 디스플레이 사업, 현대차의 자동차 사업 정도입니다. 이 산업에 쓰이는 반도체는 국내에서 경쟁력을 쌓아 왔고 자국 중심으로 공급도 확대해 나름의 기술력을 갖췄습니다. 문제는 그 밖의 영역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에너지·전력 관련 기술,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에 쓰이는 반도체는 유럽 기업들이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설계 역량을 받쳐줄 전방 산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지금까지 설계 역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칩을 잘 설계해도 그것을 사주는 산업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차량용 반도체는 벤츠, BMW 같은 독일 완성차 기업들이 이미 자국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을 쓰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월등히 불리합니다. 다행히 자율주행, UAM 같은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이 영역을 노린 팹리스 기업들이 점차 영역을 넓혀 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해온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VR 기기 같은 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설계 역량을 갖출 것으로 봅니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순위가 올라가는 것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전통적으로 가장 잘해 온 분야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를 뒤따라 열심히 쫓아가는 중이지만, 점유율 차이가 큽니다. TSMC가 약 55%, 삼성이 약 15%입니다. 격차가 3배 이상입니다.
이 격차를 줄이려면 삼성이 연구개발, 투자, 인력 확보를 훨씬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TSMC는 이 모든 면에서 지금도 더 앞서 있습니다. 설비투자 금액은 삼성의 약 3배이고, 인력을 끌어오는 능력도 매우 뛰어납니다. 인프라 수준도 만만치 않습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앞으로 성장은 하겠지만, 특히 점유율 관점에서 TSMC를 따라잡기를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라고 봅니다.
2019년만 해도 2030년까지 TSMC 파운드리를 따라잡겠다는 얘기가 내부에서도 나왔지만, 요즘은 그 얘기가 들어갔습니다. 2030년까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시각입니다. 다만 삼성은 설비투자나 공장 규모, 인력에서 TSMC를 따라가기 어렵더라도, 가장 기술력이 많이 필요한 첨단 반도체만큼은 TSMC보다 앞서 만들겠다는 방향입니다. 즉 점유율 싸움보다 기술 싸움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첨단 반도체는 삼성이 더 잘할까요?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3나노 공정을 먼저 개발했고, 3나노 칩 양산을 먼저 시작했으며, 3나노부터 GAA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제조 기술을 먼저 도입했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삼성의 3나노 공정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거의 없습니다. 3나노 공정을 원하던 고객사들이 모두 TSMC로 갔습니다.
반도체는 기술력만으로 싸우는 사업이 아닙니다. 반도체 파운드리는 단순한 하청 제작이 아니라, 특급 호텔의 서비스와 가깝습니다. VIP를 공항에서부터 모셔 오고, 하루 종일 곁에서 고객을 응대하며, 1대1 맞춤 케어를 제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칩만 만들어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설계할 때 같이 설계에 참여하고, 제조 공법을 구현할 수 있는지 함께 검토하고 타협점을 찾는 전반적인 과정이 계속 이뤄집니다.
TSMC 내부에는 엔비디아를 집중적으로 응대하는 팀, AMD를 응대하는 팀 등 고객별로 여러 팀이 집중 케어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삼성은 이런 서비스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삼성의 판매 방식은 호텔 방식이 아니라 코스트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창고에 제품을 쌓아두면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기술을 내세워도 고객이 오지 않았습니다. 고객을 일대일로 집중 케어하는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갖추려면 삼성 혼자로는 부족합니다. 함께 서비스를 수행할 디자인하우스 기업들이 있어야 하고, 삼성 내부에도 특정 고객사를 집중적으로 돕는 팀이 계속 확대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인력과 팀만이 아니라 뒷받침되는 기술과 함께 설계를 이뤄갈 인프라도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TSMC가 워낙 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삼성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설계해야 할 칩의 종류와 물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TSMC가 이 모든 물량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엔비디아가 GPU 생산을 TSMC에 맡겨 왔는데, TSMC 물량만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삼성도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방 산업이 성장하면 파운드리 물량이 넘쳐 나고, 삼성은 그 낙수효과만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삼성은 현재 2위입니다.
3위는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드리로, 점유율은 삼성과 비슷하게 약 15%입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원래 엔비디아, 미디어텍, 인텔 등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의 일을 나눠 받는 위치에 있습니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어 전쟁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면, 고객사들은 TSMC에 칩 생산을 맡기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처럼 장기 투자에서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피하는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핏도 TSMC를 매수했지만,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고객사들이 당장 TSMC를 떠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텔 파운드리도 준비가 필요하고, TSMC의 기술력은 무시무시합니다. 실제 전쟁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관점에서 당장 TSMC 관련주를 팔아야 한다고 볼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만과 중국 이슈가 실제로 더 격화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테마성 상승이 있을 것입니다. 파운드리 수주가 몰리면서 공급 부족도 생길 수 있습니다. 2019~2021년에도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큰 화두였는데, 이번에는 더 크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단기 테마에서 끝나지 않고 더 오래가는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5만 원 근처까지 떨어졌을 때 "삼성전자는 영원하지 않다"는 우려도 많았습니다. 제가 작년 5월쯤부터 삼성전자를 분할 매수하라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최저점에서 다른 누구보다 싸게 매수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엔 수요를 누가 이끌까?"라고 물어보십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 주도가 아니라 공급 주도 산업입니다. 공급을 틀어막으면 매수 경쟁이 일어나고, 전방 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먼저 사려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이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급등하는 특징이 나타나 왔습니다.
그런데 가격 급등이 나타나면 보통 삼성과 하이닉스는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저점 대비 약 2배 크게 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익이 5배 늘든 6배 늘든 주가는 두 배 정도 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이 사이클 산업의 특징입니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저점 대비 많이 올라왔지만, 약 35% 정도 오른 수준이고 60~65% 정도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작년 9월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이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곧 실적을 발표할 텐데 실적이 꺾이고, 심지어 어닝쇼크까지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사에서는 '어닝쇼크 충격'처럼 안 좋은 헤드라인이 나오겠지만, 그날부터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메모리 산업은 실적 하락 구간이 길지 않습니다. 공급 주도 산업이라 삼성과 하이닉스가 자연감산과 인위적 감산으로 공급량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할 때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그때를 기준으로 주가가 최소 2배 정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강조드립니다.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에 1년 정도 흐름을 어떻게 보시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이클 산업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최저점에서 매수한다 해도, 주가가 2배 오르는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이클 산업에 공통된 특징입니다.
과거 메모리 산업의 규칙성이 이번에도 적당한 범위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 사이에 주가가 빠르게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경기 둔화 이슈가 계속되면 생각보다 전방 수요가 늦어져 후년까지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2년 정도 보면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확히 언제 두 배가 될지 맞추려는 것은 본래 불가능하고, 그렇게 맞추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투자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년 기준으로 보면 지금 가격이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 같은 대형 기업이 두 배로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도 많습니다. 시가총액이 800~900조 원까지 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2019년에도 삼성 시가총액이 300조 원에 도달할 수 있느냐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막상 도달하고 나면 별일 아닌데, 그 전에는 장벽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숫자 장벽에 얽매이기보다 산업의 구조적 특징에 집중하고, 사이클 산업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하이닉스가 더 매력적입니다.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사이클 상승기에 더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이론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 화학 등 사이클 산업 전반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실적이 5배 늘어나는 기업과 4배 늘어나는 기업이 있을 때, 당연히 5배 기업의 주가가 더 오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도 과거에 그런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면 반반 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보통 안정성을 중시하거나 10년 정도 길게 묵혀 가겠다는 투자자는 삼성을 선호하고, 약간의 스릴을 즐기고 싶은 투자자는 하이닉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적 변동이 하이닉스보다 적습니다. 다양한 사업에서 현금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이 막대한 현금 덕분에 반도체 설비투자를 대규모로 해도 현금이 남는 구조입니다. 이를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라고 합니다. 반면 하이닉스는 벌어들인 현금을 설비투자로 다 쓰고, 추가로 차입을 해서 투자해야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구조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5년, 10년을 바라보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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