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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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2026년 2~3월 한국 주식 약 55조 순매도. 원인은 미국 사모대출(3호 펀드 등) 부실 우려로 회사채 가산금리 급등, 중동 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강세, 한국 시장 상승 후 차익실현. 당장 외국인 매도 중단 호재는 찾기 힘들며 외국인 지분율 높은 기업일수록 변동성 노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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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이 왜 파느냐고 물으면, 미국 경제, 특히 금융 시장에 공포 심리가 번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봐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을 하더라도 괜찮은 타이밍을 골랐어야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제대로 된 정보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고, 특히 금융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당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멈추게 할 만한 호재를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외국인들이 2026년 2월과 3월 합쳐서 55조 원 정도를 팔았더라고요.
도대체 외국인들은 왜 우리나라 시장을 이렇게 많이 파는 걸까요? 오늘은 맹PD님과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팔고 있는데, 지금 이 현상을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우선 그래프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빨간 선은 미국 회사채 가산금리입니다. 정부가 발행한 국채와, 신용도가 조금 떨어지는 채권, 여기서는 더블비 등급 채권의 금리 차이를 보는 것이죠. 얼마 전까지는 테슬라도 싱글비 등급이었습니다. 그만큼 미국은 회사채 등급에 아주 엄격합니다. 투자 적격 등급이 아닌 정크본드, 즉 좋지 않은 채권과 같은 만기의 10년물 국채를 비교해서 그 차이를 가산금리라고 부릅니다. 이 가산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700bp, 즉 17%까지 치솟았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도 8% 정도까지 올랐습니다. 회사채 가산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벌벌 떨고 있다는 뜻입니다. 내 돈을 떼일까 봐, 회사가 망할까 봐, 경기가 나빠질까 봐 걱정하는 시기에 이렇게 가산금리가 폭발적으로 오르고, 그럴 때마다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매도가 대규모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가산금리는 왜 오르고 있을까요? 블랙스톤, 블랙아울 같은 세계적인 사모펀드들이 있습니다. 부자들의 묵직한 돈을 넣어 운용해 주는 펀드들이죠. 이 사모펀드들이 운용하고 대출해 준 상품들이 부실화될 조짐이 보이자, 부자들이 떨면서 블랙아울이나 블랙스톤 같은 곳에 가서 돈을 회수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펀드들은 사실상 폐쇄형 펀드여서 요구한다고 바로 돈을 줄 수 없습니다. 투자된 상품들의 만기 구조가 짜여 있고, 유동성이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내놓으라고 몰려들면, 결국 내부 파트너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팔아 돈을 돌려주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미 얼마 전에 벌어졌던 일이고, 그래프 끝부분에서 빨간색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신호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을 벌이면서 금융 시장이 더 떨게 된 것이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세계 경제가 얼어붙었습니다. 미국 금융 시장도 위험해지자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기 시작한 것입니다.
왜 하필 한국에서 많이 뺄까요?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차익 실현이 핵심 이유입니다. 우리 시장은 외국인이 50조 원을 팔아도 소화가 되는 시장입니다. 2026년 2월과 3월 두 달 동안 50조 원 넘게 팔았는데도 거래가 소화되었습니다. 3월에는 좀 빠졌지만, 2월에는 외국인이 20조 원 넘게 팔았는데도 주가가 계속 올랐습니다. 그만큼 유동성이 좋은 시장이라 돈을 빼기 쉬운 것입니다. 정리하면, 첫째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을 실현하려는 것, 둘째 미국 금융 시장에 공포 심리가 번지고 있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겹친 결과입니다. 여기에 달러 강세가 더해집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달러가 강세로 가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달러는 안전자산이니까요.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돈을 뺍니다. 2020년에도 그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그랬습니다. 중동에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에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빼자고 하고 있는 것이죠.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사모대출 부실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는 와중에 중동 전쟁까지 벌어지니 질려 버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동성도 좋고 가격도 오른 한국 시장을 기회 삼아 팔자는 역대급 매도가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주식시장의 규모가 커졌고, 프랑스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더 커진 상황이라, 오랫동안 투자해 온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을 실현하기 좋은 기회인 것입니다.
지금 같은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는 어떤 시각으로 시장을 봐야 할까요? 당장 외국인의 매도세가 멈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첫째, 미국 금융 시장의 사모 관련 문제와 공포 심리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정도로 달러 강세가 3월에 더 심해졌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을 팔고 싶은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당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멈추게 할 만한 호재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변동성에 더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투자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시원하게 "외국인 매도 끝났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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