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요약 보기
중국 메모리 반도체(창신메모리)의 시장점유율이 2년 새 2%에서 26년 2분기 10%로 상승해 한국 반도체에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주장. 휴머노이드 로봇 등 반도체 수요 확대와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자체 구축 흐름을 근거로 중국 반도체 ETF에 기회가 있다고 봄. 이후 행동경제학 북리뷰로 ETF·인덱스펀드 분산투자의 장기 유용성을 설명함.
다듬은 글
네. 요즘 많은 분들이 ETF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실제로 ETF로 자금이 많이 쏠리고 있습니다. ETF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런 상품에 의존하는 경제는 바람직하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려는 것은 그런 변동성을 불러오는 ETF가 아니라, 건전한 투자 성향에서 ETF에 자금이 쏠리는 이유가 무엇이고, 나는 어떻게 ETF에 투자해야 하는가입니다.
올해 연초부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상당 부분 빼앗아 가고 있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들으셨을 겁니다. 실제로 창신 메모리(CXMT)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2, 3년 전만 해도 2%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2분기 기준으로 10%까지 올라왔습니다. 정말 긴장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런 흐름을 말씀드리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과 반도체를 비롯한 R&D, 각종 기술 정책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어떤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토끼가 왜 거북이에게 달리기에서 졌겠습니까? 안도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안도하지 말자는 뜻에서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2026년 하반기 끝자락에는 중국 반도체에서 상당한 기회가 놓여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은 마이크론을 중심으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하려 하고, 중국도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을 자체적으로 완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중국은 수입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급하겠다는 것이고, 창신 메모리 등을 중심으로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회담이 중국 선전에서 열린다고 하니, 아마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작동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스마트폰에는 반도체가 몇 개 들어갈까요? 100개에서 200개 정도입니다. 냉장고에는 50개에서 100개 정도 들어갑니다.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300개, 전기차에 700개,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2,000~3,000개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몇 개의 반도체가 들어갈지 한번 연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가 의견을 드렸습니다.
이런 투자적 관점에서 판단하신 구독자분들, 경제학교 구성원분들 중에는 이미 중국 반도체 ETF에 투자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ETF로 자금이 쏠리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우리가 창신 메모리에 직접 투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상장되지 않았거나 투자 대상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창신 메모리를 포함한 ETF 상품에 관심을 갖거나, 창신 메모리의 성장과 도약에 따라 부수적인 파급 효과를 받을 나머지 기업들을 고루 담은 ETF에 관심이 몰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ETF 자금이 쏠리는 이유이고, 특히 중국 반도체 ETF에 자금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이제 제가 지금 진행 중인 북리뷰 『어떻게 경제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 책에서도 경제학자들이 ETF 투자를 전적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왜 ETF에 투자해야 하는지, 왜 ETF에 자금이 쏠리는지는 여러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지만, 오늘은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책을 읽어 가며 설명해 보겠습니다.
263페이지를 보시면,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2001년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면서 저자가 아버지의 유산을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제학자인 저자가 보기에 아버지의 투자는 형편없었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종목을 갖고 계셨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64페이지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경제학자들은 칵테일 파티나 비행기 기내 같은 곳에서 투자에 관해 조언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난감해합니다. 식사 중에 "뭐에 투자해야 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식사는 개인적인 대화와 관계를 형성하는 자리인데 일의 연속처럼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가수가 무대가 아닌 식사 자리에서 노래를 하지 않는 것처럼, 전문가에게도 자신의 직업적 영역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경제학자를 투자 전문가나 재무학자로 혼동하면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도 단체 강의를 마치고 식사 자리에 갔는데, 두 시간 내내 질문만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식사 자리는 사실 밥을 먹기 위한 자리이면서 동시에 관계를 쌓는 자리이기도 하니, 이런 점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64페이지를 이어 보면,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경제학자가 되어야 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제학은 경제적 성공에 도움이 될까?" 그렇습니다. 경제학자가 되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학을 공부하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금융 행동, 즉 금융 행동 경제학(behavioral finance)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금융 행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266페이지에서는 중요한 주의점이 나옵니다. 돈을 얻는 법에 관해 조언한다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기회를 잡도록 이끈다는 뜻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의 조언이 쓸모없을지도 모릅니다. 이 조언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적 사고에 기반합니다. 핵심은 한계적 사고입니다. 사람들이 현재 위치에서 조금씩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얻을 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이 조언을 따른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그렇게 보장할 수 있는 조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법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당신을 속이려는 사람뿐입니다. 특정 종목을 추천하며 "이거 사세요, 얼마 벌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 조언의 목적은 기대치가 가장 높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고, 이보다 더 나은 기회를 주는 다른 조언은 없다는 뜻입니다. 한계적 사고에서 보면, 어떤 개별 종목 하나를 추천하면 많은 사람이 투자에 실패할 수도 있지만 가장 높은 수익을 보여 줄 수는 있습니다. 반면 ETF를 추천하면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지만, 엄청난 수익을 경험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의 조언은 어떤 선택을 추천할까요? 잃지 않는 것,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ETF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린다면 단일 종목 집중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잃고 싶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싶다. 그래도 저축보다는 높은 수익을 바란다"는 투자 성향이라면, ETF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273페이지에서는 인덱스 펀드를 직접 이야기합니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 구글 같은 개별 주식을 소유하지는 않지만, 주식이나 다른 자산의 묶음을 일부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게 되는 것이죠. ETF만으로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S&P 500이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같은 특정 지수에 연동된 자산 묶음이 인덱스 펀드이고, 지수의 등락에 따라 가격도 함께 오르내립니다. 그래서 원금 손실의 우려도 있습니다. 원금 손실의 위험을 안고 투자하는 것이 저축 이외의 투자입니다. 원금 손실이 싫다면 저축만 하시면 됩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그 선택지로 ETF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열 명을 한 방에 모으면 열한 가지 의견이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제학은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도 노벨상을 공동 수상할 수 있는 유일한 학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여러 답이 공존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저도 제 채널에서 토론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인과 토론합시다"인 셈이죠.
시카고대학교 IGM 포럼에서 유명 경제학자들에게 인덱스 펀드에 관해 묻자, 만장일치로 인덱스 펀드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주장하는 바가 분명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투자처가 바로 인덱스 펀드, 즉 ETF입니다.
274페이지에서는 왜 인덱스 펀드가 최선의 선택인지 설명합니다. 첫째, 장기적으로 보면 인덱스 펀드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이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인덱스 펀드가 가장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인덱스 펀드는 다른 펀드보다 저렴합니다. 일반 펀드를 운용하는 전문가들은 자산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받으며 관리하고, 펀드가 오르든 떨어지든 보수가 지급됩니다. 반면 인덱스 펀드는 관리 비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갈 확률이 있습니다.
276페이지를 보겠습니다. 둘째,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 투자처를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조언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는 근거입니다. 위험을 분산하는 분산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하는데,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안전하게 관리하게 됩니다. 셋째, 인덱스 펀드는 다른 투자처 못지않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인덱스 펀드와 ETF를 추천하는 것이고, 저 역시 중국 반도체 ETF에 어느 정도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견을 드렸던 배경에도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행동경제학적 관점보다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 국가 간 반도체 경쟁, 그리고 지정학적·산업적·경제학적 흐름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같은 결론을 보완해 주고 있습니다.
278페이지도 함께 보겠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아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앞지른다고 보장할 수 있는 펀드나 투자처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나고 나면 늘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낸 개별 주식이나 펀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주식이나 펀드가 그런 결과를 낼지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나고 나서 보면 누가 슬롯머신으로 돈을 땄는지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투자 대상을 결정할 때 "당장 성급하게 얼마를 벌고 싶다"보다는 "안정적으로 노후 자금을 관리하고 싶고,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는 관점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원금 보장을 반드시 전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리스크를 떠안고 조금 더 높은 수익에 도전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여러분께 "이것을 사세요"라고 추천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행동경제학적 관점에 동의하신다면, 그런 투자적 관점에서 접근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항상 틀릴 수 있다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틀릴 수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다음 편에서 책을 계속 읽으며 이어 가 보겠습니다. 이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