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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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은 전쟁 없이 교체된 적이 없고, 미국 내 극단 정치와 질서 약화로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거시 진단. 비트코인은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미국 정부의 규제적 반감으로 부진했으나, 2023년 블랙록 ETF 추진과 래리 핑크 발언으로 전환됨. 반감기 이후 통상 10배 이상 상승한다는 주장을 제시하며 내년(2024) 상승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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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매크로 변수보다 내부 요인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비트코인은 미국 연준의 이자율 정책이나 환율 같은 매크로 변수의 영향을 받기보다 내부적인 요인에 훨씬 더 많이 좌우됩니다. 아직 자산으로서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이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면 가격이 뜁니다. 그 확신은 반감기를 견디고 나서 생기는데, 보통 반감기가 진행된 뒤 10배 이상 뛰는 흐름을 보여 왔습니다. 내년이 그 시점이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반감기 죽음의 소용돌이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반감기를 비트코인의 약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나심 탈레브 같은 지식인은 비트코인이 0원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채굴자는 보안 시스템을 유지하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대가로 새 코인을 받는데, 4년마다 그 보상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채굴자가 떠나고, 보안이 약해지고, 가격이 떨어지고, 다시 채굴자가 약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져 결국 0으로 수렴한다는 논리입니다. 반감기를 앞두고 이 얘기가 꼭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달러 대 위안화 구도로는 패권 교체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담론에서는 달러와 위안화를 대립시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하기는 쉽지만, 중국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답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달러 패권을 경계하며 견제 발언을 해 왔지만, 실제로 패권 통화가 되려면 외국에 대해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합니다. 중국은 그럴 의지도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은 경제 발전과 일자리에서 나옵니다
중국 공산당 일당 체제의 정당성은 경제 발전과 일자리 제공에서 나옵니다. 위안화가 패권 통화가 되면 엘리트들은 해외에서 일하고 금융업을 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할 기회가 많아집니다. 그런데 시진핑 정부는 잘나가던 IT 기업 총수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상장을 막고, 사업을 제약하는 식으로 정책 방향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하이테크보다 독일 모델의 제조업 국가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이 방향에서는 기축통화가 되기 어렵습니다.
패권 교체는 역사적으로 전쟁을 거쳐 이뤄졌습니다
위안화 이후 IMF의 SDR 같은 새 통화가 부드럽게 이어질 것이라는 말은 대중을 안심시키려는 서사에 가깝습니다. 대항해시대 이후 500~600년 동안 패권은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미국으로 바뀌었고, 대부분 전쟁을 거쳤습니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의 패권이 저물고 미국이 부상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산업 설비를 온전히 지키며 이긴 산업국은 미국뿐이었고, 유럽 국가들은 승전국이든 패전국이든 모두 크게 부서졌습니다. 우리가 사는 질서는 결국 미국이 만든 질서입니다.
미국 내부 정치 불안이 세계 질서에 미칠 영향이 큽니다
미국을 제국주의로 보든 세계경찰로 보든, 핵심은 현재 달러 시스템이 미국에 의한 질서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내부 정치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을 계속 기소하고, BLM 시위 때처럼 총을 든 폭력 사태까지 나타났습니다. 미국이 내전 상태로 들어간다면 중동, 남중국해, 대만, 한반도가 모두 들끓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 관심을 잃어 가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 보입니다.
비트코인은 미국 정부의 반대에도 올랐고, 그 배경에는 러우 전쟁이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은 보통 주류나 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조금씩 오릅니다. 발행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흐름은 이상합니다. 오바마,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비트코인에 가장 노골적으로 반대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미국의 주요 금융기업들이 암호화폐 노출을 중대한 실수라고 공식 문서로 밝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자금으로 쓰인다는 인식이 있었고,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가격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2020년 반감기 이후 1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꺾였습니다. 저는 그 원인을 2022년 2월과 3월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찾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하면 러시아 기업을 달러 시스템에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고, 러시아의 석유 결제가 제한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푸틴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언급하며 대안으로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국가 수반 가운데 비트코인의 성격을 가장 잘 이해한 인물이 푸틴이었을지 모르지만, 이 발언이 화근이 됐습니다. 비트코인은 미국식 질서를 방해하고 푸틴 같은 빌런이나 북한 같은 적성 국가가 쓰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퍼졌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구글 등이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관련 발표를 준비하다가 입을 닫았고, 올해 6월까지 긴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올해 블랙록의 참여가 흐름을 바꿨습니다
올해 2월과 6월 사이에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비트코인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블랙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고, 래리 핑크 회장은 TV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금융을 혁신할 잠재력을 갖고 있으니 꼭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격 전망은 조심스럽습니다. 맞으면 운이 좋았다는 말을 듣고, 틀리면 실력이 바닥났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가 아는 범위에서 말씀드리면, 비트코인은 연준의 이자율이나 환율 같은 매크로 변수보다 내부 요인에 훨씬 크게 좌우됩니다. 반감기를 견디고 나면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고, 그 뒤 10배 이상 뛰어 온 흐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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