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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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 경제는 반도체 가격 폭락, 주변국 통화가치 절하, 미 연준 고금리라는 세 가지 악재로 IMF 외환위기 전야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1990년대와 달리 정부가 금리 인상과 환율 대응을 하고 있고 펀더멘탈(경상흑자, 외환보유고)이 좋아 위기 가능성은 낮다. 2024년에는 미국 단위노동비용 둔화로 인플레가 완화되며 금리 인상이 멈추고, 반도체 가격이 일부 회복되며 주식 저점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중반을 예상한다. 공매도 금지는 중립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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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박사님 모시겠습니다. 2023년이 끝나고 2024년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박사님은 지금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큰 틀에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굉장히 심각했던 불황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1996년 외환위기 전야를 연상시킬 정도로 우리나라가 세 가지 겹악재를 겪었고, 내년에는 이것이 완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도체 가격 폭락입니다. 1996년 당시 우리나라 반도체 가격이 고점에서 한 해 동안 50% 빠졌는데, 이번에는 2021년부터 2023년 초까지 1년 반 동안 60% 가까이 빠졌습니다. 이만한 제품 가격 폭락이 나타나면,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제로 한때 무역 적자도 났습니다.
두 번째 공통점은 1990년대에도 일본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점입니다. 거의 반토막 날 정도의 화폐 가치 하락이 나타났는데, 우리나라는 당시 OECD에 가입하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을 800원대 후반으로 고정해 놓은 바람에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됐습니다. 이번에도 일본 엔화 환율이 150엔, 위안화 환율이 7.3 수준까지 올라가는 등 주변국들이 모두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근린 궁핍화' 전략을 쓰고 있어서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미국 연준이 6% 가까운 정책금리를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전 세계 경제의 불황 우려를 높였다는 점입니다. 그 영향으로 우리 수출도 반도체 이외 품목까지 모두 안 좋았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작용해서 우리 경제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다만 2024년에 접어들면 이 세 가지 요인 중 한두 가지 정도는 풀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반도체 가격 급락, 주변국 환율 약세, 미국의 고금리입니다. 1996~97년에는 우리가 이 세 가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못했고, 해외 차입 조건이 나빠질 것을 대비해 긴축을 하거나 투자를 자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더라면 망하지 않았을 텐데, 운도 없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7월에 태국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그 뒤로는 손을 쓸 수도 없이 무너졌습니다.
박사님이 지금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때의 결론이 IMF 외환위기였으니 비슷하다는 얘기만 들으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는 옛날에 비해 펀더멘털이 훨씬 좋아졌는데도, 환율이 바닥에서 400원 가까이 오르고 주가는 고점에서 30~40% 폭락했습니다. 이건 강력한 외부 충격이 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나빠질까요?
그때는 운도 없었고 정부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운은 모르겠지만, 중동 전쟁 같은 변수가 생기면 운까지 나빠지는 거니까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때에 비해 지금 우리 정부는 사태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징후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을 따라 우리도 금리를 올렸다는 점입니다. 96~97년에는 회사채 금리 등을 떨어뜨리는 완화 정책을 펼쳤는데, 지금은 금리를 올렸습니다. 두 번째는 환율입니다. 그때는 원화를 800원대 후반에 고정했는데, 이번에는 1,400원까지 올려놨고 지금도 1,300원 전후입니다. 옛날에 비해 훨씬 유연하게 대응한 것입니다. 경쟁국보다 환율이 덜 올랐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우리도 오른 것이 적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때보다는 잘 대응해서 나라가 망할 것 같지는 않은 수준까지 왔다고 봅니다.
이 모든 고통과 공포가 집약된 것이 주식입니다. 주식 시장이 2022년 말 2,100포인트, 얼마 전에는 2,200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했고, 반등하지 못한 것은 이런 외부 여건 악화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여기서 외부 여건이 좀 따라주거나, 정부가 이상한 짓만 안 하면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요건이 됩니다.
전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앞서 말한 세 가지 악재가 진정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고, 둘째, 정부가 계속 잘 대응해야 한다는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2024년에는 운이 우리에게 조금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세 가지 중에 반도체 가격은 조금씩 올라오는 기미가 보입니다. 환율은 상대적인 문제라 잘 모르겠지만, CPI 발표 이후 금리가 급락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세 번째 요인으로 꼽으셨던 미국 금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즘 공급 조절이 잘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공급 과잉이 빠르게 해소되면 좋겠지만 천천히 해소될 것 같아서, 가격이 급반등하기는 어렵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신 미국 금리 인상이 멈추기만 해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저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과장돼 있다고 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단위노동비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위노동비용은 임금에서 생산성을 뺀 값입니다. 근로자 임금을 10% 올려줘도 생산 효율이 10% 올라가면 임금이 안 오른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노동시장이 뜨거워서 단위노동비용이 엄청 올랐습니다. 임금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금 진정되면서, 통계를 보니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제로 수준이고 곧 마이너스로 갈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최근 많이 둔화된 데다 생산성 향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단위노동비용을 끌어내리고, 체감 인건비를 낮춥니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 굳이 제품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조금 완화될 것입니다. 올해보다 내년에 인플레가 더 완화되면, 중앙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하까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인상만 멈춰도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인 중 이것 하나만이라도 돌아섰습니다. 작년보다 올해 주식 시장의 저점이 조금이라도 올라갔듯이, 내년에는 저점이 2,400이 될 수도, 2,500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봅니다. 화끈한 맛은 없지만,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1996년을 연상시키는 외부 악재의 연속이 지난 2년간 있었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입니다.
정부가 잘 대응한다는 전제도 중요합니다. 요즘 핫한 이슈인 공매도 제도를 포함해,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가 5년 단임제이다 보니, 역대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다음 선거를 걱정합니다. 특히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면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리 옵니다. 대통령이 연임을 못 하니, 이런 구조에서 포퓰리즘이 나오는 것은 늘 있었습니다.
이번 공매도 금지는 지난 9월 초 이복현 금감원장이 런던을 방문해서 한국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300명이 넘는 현지 펀드 매니저들 앞에서 약속했던 것과 상반됩니다. 두 달 만에 그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다는 것은 신뢰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신뢰가 외국인에게 그렇게 높아서 투자해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이고, 2008년에도 외환위기 직전까지 환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2020년에도 증권사 ELS 관련 해지 물량이 나오면서 하루에 환율이 50원씩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버텨 냈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 주식 시장이나 외환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그렇게 높았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면 넘어갈 만하다고 봅니다.
공매도 금지가 큰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고, 원래 신뢰가 높지 않던 나라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악재입니다. 다만 국내 수급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서, 저는 중립으로 봅니다.
정부의 의지나 대응 능력도 중요하지만, 박사님이 1990년대와 가장 크게 차이 난다고 보시는 점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털, 즉 외환보유액 등이 많이 늘어 튼튼해졌다는 것일 텐데, 그 부분도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역 수지를 보면, 가격이 고점에서 60% 가까이 빠졌는데도 몇 달 무역 적자 후 다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가 이번 9월 기준 54억 달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돈을 잘 버는 이유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바닥을 잘 다져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불황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삼성전자가 R&D에 27조 원가량을 투자했습니다. 그만큼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니 경쟁력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외환위기 이후 긴축을 하는 과정에서 내수 경기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고, 그 과정에서 해외에서 수입한 자재를 적게 쓰게 됐습니다. 그래서 외환보유고와 대외 순자산을 많이 쌓아 놓은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운이 아주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노력이 그때에 비해 환율과 금리 측면에서 잘 대응한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 레고랜드 사태 때 적기에 시장 개입을 한 것도 잘했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조금의 운만 따라준다면, 작년보다 올해가 좋았고 올해보다 내년이 조금 더 나아지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세 가지 악재를 우리만 맞은 것이 아니라 주변국도 모두 맞았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환율을 인상하고, 일본이 인상하고, 한국도 인상하면, 우리와 경쟁하는 나라들이나 우리보다 여건이 더 나쁜 나라들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남유럽 국가들이 특히 걱정됩니다. 포퓰리즘 성향의 국가들은 지금 억제하고 인내하면서 나라를 건전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면 2022년 영국 트러스 정부처럼 파탄이 날 수 있는 나라가 몇 개 보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내년에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 회복은 되겠지만 출렁출렁한 비포장도로 같은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박사님이 유튜브를 많이 하시니까 썸네일을 보면 97년과 비슷하다는 식으로 자극적인 제목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헉" 하고 들어와서 보는데, 내용을 하나하나 보면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는 아닐 거다"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작년 10월에 이미 지나간 것 아닌가요? 주가도 폭락했고, 부동산도 폭락했고, 부동산 PF 문제도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작년 연말이나 올해 초였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됐죠.
예, 해결이 안 됐습니다. 내년에도 미분양이 나기만 하면 부동산 PF가 터지는 구조이니, 미분양이 올해보다 줄어들지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외부 여건, 즉 반도체 가격 폭락, 주변국 경쟁적 환율 절하, 마지막으로 미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불러온 불황에 대한 걱정이라는 최악의 상황들을 차례로 지나고 있다고 봅니다. 회복은 아직 아니지만, 이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 랠리나 릴리프 랠리 같은 것은 한번 나올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이어질지는 자신이 없지만, 계속 나빠진다고 말하기에는 펀더멘털이 좋고, 운도 돌아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리고 싶은데, 박사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달러는 어떻게 보세요? 달러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작년과 올해 내내 달러 강세였는데,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달러가 약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환율이 너무 높아서, 평균 환율이 이대로 간다면 1,300원 정도가 될 텐데, 이 정도 환율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만약 말씀드린 반도체 가격의 추가 폭락만 없다면, 내년에 경상수지 흑자가 700억 달러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너무 과한 흑자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흑자가 발생할 만큼 환율 수준이 높은 것입니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주변국과의 사이도 안 좋아질 것이고, 미국 같은 나라들이 자국 여건이 나빠지면 중국이나 일본 통화 가치가 이렇게 떨어진 것에 브레이크를 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여러 요인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내년 이맘때 환율은 1,200원대 초중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고요, 이효석 아카데미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경영하고 있는 프리즘 투자자문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리즘 투자자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홍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프리즘은 국민연금을 따라 투자합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약 10% 벌었다고 하죠. 9~10월에 까먹었겠지만, 그래도 마이너스는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 주식 시장도 자산 시장도 많이 힘들었는데, 국민연금은 결국 올해 상당한 성과를 낼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자산배분을 열심히 하고,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며 리밸런싱을 하면, 이 두 가지를 열심히 하면 국민연금처럼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성과를 따라 하기가 참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수단이 없었는데, 최근 다양한 종류의 ETF가 상장되고, 저희처럼 국민연금의 투자 스타일을 모방하는 회사들이 나오면서 국민연금의 성과를 어느 정도 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처럼 10년에 한 번 정도 손실이 나더라도 연환산 복리 수익률 5~6% 이상을 추구하는 상품을 내놓은 회사가 바로 프리즘 투자자문입니다. 인터넷에서 홍춘욱 또는 프리즘으로 검색하시면 앱과 홈페이지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홍박사님과 프리즘 투자자문의 성공을 기원하며,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박사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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