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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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1월 고점(5,626.8달러) 대비 하락한 4,100달러대에서 중앙은행은 9월 63톤을 순매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3개월 연속 매입, 러시아·튀르키예는 매도 사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금값에 부담이지만 부채·탈달러 우려는 지지 요인으로 제시. 연말 목표가는 기관별로 4,500~5,590달러로 차이가 큼. 세금 구조상 KRX 금시장, ETF, 실물 골드바 간 비용 차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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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지금 4,10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중앙은행은 9월에 2년 만에 가장 많은 금을 샀다. 1월 고점보다 25% 가까이 낮은 가격인데도 누군가는 물러서고 누군가는 오히려 금을 쌓고 있다. 같은 금을 두고 이렇게 엇갈린 선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금값을 떠받치는 힘은 어떤 조건에서 약해지는지 공개된 자료를 따라가 본다.
금 선물 가격은 1월 29일 온스당 5,626.8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흐름은 한 방향이 아니었다. 6월 30일에는 3,950달러대까지 밀려 고점보다 29.7% 낮아졌다. 8월 중순에는 중앙은행 매수와 ETF 자금 유입이 늘었다는 보도와 함께 시세가 뛰었고, 8월 25일에는 4,750달러까지 20.2%를 되돌렸다. 저점에서 반등 고점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으니 하락과 반등 모두 폭이 큰 변동성 구간이었다. 10월 중순에는 다시 4,100달러대로 내려와 있다. 선물 기준 가격이라 국내 시세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설명은 금리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어서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 매력이 줄어든다. 연준은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정책금리 중간값을 3.875%로 끌어올렸고, 끈질긴 물가가 이유로 제시됐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도 강해지기 쉬워서 달러로 값이 매겨지는 금에는 부담이 겹친다. 한 언론은 이 때문에 금값이 4,200달러 선에 묶였다고 전했다.
개인에게 이 하락이 주는 무게를 단순한 사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월 고점에 1억 원어치를 샀다면 6월 저점의 평가액은 7,300만 원 안팎이다(환율과 수수료는 제외한 계산). 이 정도 낙폭이면 팔고 싶어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낙폭이 클수록 보유자의 시선은 가격표에 쏠린다.
같은 시기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달랐다. 9월 한 달 순매입은 약 63톤으로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금리가 누르는데도 누군가 샀다면, 그 매수가 어떤 성격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세계금협회 자료로 올해 중앙은행의 순매입을 보면 흐름이 생각보다 고르지 않다. 1분기 순매입은 처음 발표된 244톤에서 57톤으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 자료를 만드는 메탈 스페셜리스트(Metals Focus)가 추정치를 고친 결과인데,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의 매도가 1분기 수치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2분기에는 약 289톤이 순매입됐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이며, 전년 같은 기간 177.9톤보다 62% 많은 규모다. 2분기 순매입을 이끈 나라는 폴란드 51톤, 중국 33톤, 우즈베키스탄 16톤, 카자흐스탄 15톤이었다. 몇 나라가 전체 숫자를 크게 좌우하는 구조다. 두 분기를 합친 상반기 순매입은 약 345톤으로, 2022년 이후 상반기 중 가장 적은 규모다. 기록적인 2분기와는 대조적이다. 이 숫자들은 잠정치라서 확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숫자를 이어보면 중앙은행의 금매입은 매달 꾸준히 늘어난 것이 아니라 분기마다 크게 출렁였다는 점이 보인다. 상반기만 놓고 "쓸어담는다"는 표현은 과하다. 다만 방향을 가늠할 설문도 있다. 세계금협회 설문에서 중앙은행 응답자의 45%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자기 기관의 금 보유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고, 준비자산 전체가 늘 것이라는 응답도 89%였다. 다만 설문은 계획과 기대를 묻는 조사라서 실제 매입량과는 다를 수 있다.
매입 이야기만으로는 절반만 보게 된다. 같은 기간 금을 내다 판 중앙은행도 있었다. 2분기 가장 큰 순매도는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약 22톤을 팔았다. 석유와 가스 수익 감소로 생긴 재정적자를 메우려는 매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금협회 집계로 러시아는 올해 첫 두 달에만 15톤을 팔았다고 하니, 매도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는 흐름이다.
터키 사정은 달랐다. 중동 전쟁이 시작된 뒤 에너지 수입 비용이 오르고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리라화 방어에 부담이 생겼다. 이때 약 60톤의 금을 팔거나 스와프 등에 활용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대부분은 스와프 방식이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4월에는 스와프 일부를 정리하며 보유량이 늘었고, 세계금협회 집계로 터키의 2분기 순매도는 약 4톤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는 올해 일부 중앙은행이 자금 확보를 위해 금을 팔았고, 이는 중동 전쟁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례에서 공통으로 읽히는 점이 있다. 금은 오래 가지고 가는 자산이면서, 위기 때 꺼내 쓰는 비상금이라는 점이다.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팔릴 수 있다는 위험이기도 하다. 매수자로 알려진 중앙은행도 상황이 바뀌면 매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2분기 전체 순매입이 289톤이었다는 건, 매수가 매도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는 이야기다. 이 구도가 이어질지는 환율과 재정 같은 각국 사정에 달려 있다.
매수 쪽의 중심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있다. 인민은행은 9월까지 23개월 연속 보유량을 늘렸다. 9월 매입량은 약 23톤으로 약 3년 만에 가장 많은 월간 매입이었다(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를 인용한 보도). 다만 이 흐름이 끊김 없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18개월 연속 사들인 뒤, 2024년 5월부터 10월까지는 멈췄고 11월에 다시 시작했다. 사는 시기와 쉬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난 셈이다. 8월 기준 공식 보유량은 약 2,387톤으로 세계 5위 수준이며, 미국 보유량의 절반 남짓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금 수입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금 수입량은 1,000톤을 넘었고, 수입액은 1,580억 달러에 이르렀다. 2025년 한 해 수입액 965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다만 수입량에는 중앙은행 매입뿐 아니라 민간 수요도 포함되므로, 수입 증가를 곧바로 인민은행 매입으로 읽기는 어렵다. 공식 발표 밖의 매입이 있다는 추정도 있다. 윌리엄 베어 분석가는 8월 말까지 실제 매입을 약 190톤으로 보고, 그중 110톤 가량이 공식 보고에 없다고 추산했다. 추정치이며 공식 집계가 아니다.
매입의 배경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미국 국채 보유 축소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서 7월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180억 달러로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금 비중을 늘리고 국채 비중을 줄이는 방향이 같은 시기에 나타난 것이다. 다만 두 변화를 하나의 정책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채 보유 감소에는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중국의 매수가 영원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근거도 있다. 삭소은행은 중국에서 금을 들고 있는 기회비용이 서방 시장보다 낮다고 짚었다. 중국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1.2%인 반면 미국은 약 4.46%다. 올해 중국 CSI 300 지수는 약 8% 내렸고, 같은 기간 S&P 500은 13% 올랐다. 다른 자산에서 얻는 수익이 낮을수록 이자 없는 금을 쥐고 있는 부담도 줄어든다. 삭소은행은 중국 부동산과 증시가 회복되면 금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매수의 이유가 금값 판단이 아니라 국내 자산의 부진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구조적 매수라는 시각도 있다. ING는 중국의 금 매입이 가격을 구조적으로 떠받치는 중요한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기관마다 무게를 두는 지점이 다르다.
폴란드 사례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2분기에만 51톤을 사서 상반기 매입이 82톤, 보유량은 632톤이 됐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700톤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목표가 있는 매입은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폴란드가 목표를 바꿀지 멈출지는 현재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가장 큰 두 매수 주체의 사정이 모두 금값 밖의 변수에 기대어 있다. 매수가 이어지는 이유와 멈추는 이유가 같은 곳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금을 오래 보유할 때 놓치기 쉬운 위험이다.
매입의 더 큰 배경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달러와 부채다. 미국 국가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9월에는 미국 30년 국채 선물 가격이 200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채권 가격이 내렸다는 건 장기 금리가 올랐다는 뜻이다. 정부 빚이 늘고 장기 금리까지 오르면 국채를 가진 쪽의 평가손실도 커질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채 대신 금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부채가 불어날수록 통화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는 해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26년 2분기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56.70%로 직전 분기 57.18%보다 낮아졌다. 그런데 이를 달러 이탈로 읽기에는 한계가 있다. 달러 보유액 자체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유로 등 다른 통화 보유액이 늘면서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 총액은 1분기 13.10조 달러에서 2분기 13.22조 달러로 소폭 늘었다. 금도 같은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IMF는 2025년 공적 보유액에서 금의 비중이 미국 국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금값 상승에 따른 평가 효과가 반영된 것이고, 중앙은행이 그만큼 더 샀다는 뜻은 아니다. 탈달러는 진행 중인 방향일 수는 있어도, 속도를 단정할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금리 상승과 부채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금에 우호적인 조건과 불리한 조건이 한꺼번에 겹친 상황이다. 단기 가격은 금리에, 장기 흐름은 실물 수요와 신뢰 문제에 더 크게 반응하는 구도로 볼 수 있다. 두 요인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므로, 한쪽 이야기만으로 금값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금값 전망은 어느 쪽일까. 연말 목표가를 보면 기관마다 차이가 크다. JP모건은 4,500달러, 골드만삭스는 4,900달러, 웰스파고는 4,900~5,100달러, UBS는 5,000달러를 제시했다. 현재 가격 4,170달러 안팎과 비교하면 JP모건 목표는 약 8%, UBS 목표는 약 20%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6,000달러 위를 내다보던 은행도 많았지만 이후 목표를 낮췄다는 보도가 있다.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2027년 1분기 말까지 4,750~5,500달러를 전망했다. 트로이 자산운용은 12~18개월, 에이온 인베스트먼츠는 2년 안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넘을 수 있다고 봤다. 금광회사 경영진의 발언도 있었다. 엔데버 마이닝 CEO는 4,000달러가 바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점에 매우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금광 기업 측의 입장이므로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통점은 모두 지금 가격보다 높은 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망은 사실이 아니라 조건부 예상이다. 목표가를 내놓는 기관에도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고, 같은 기관도 몇 달 만에 숫자를 바꾼다. 상승 쪽 조건으로는 미국 부채 부담, 달러 힘 약화, 경기 침체 때의 통화공급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락 쪽 조건으로는 금리 추가 인상과 중국 경기 회복이 꼽힌다. 같은 숫자라도 어느 조건이 먼저 현실이 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그래서 목표가는 방향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일 뿐, 날짜를 정해 주는 예고편은 아니다. 전망들을 하나의 값으로 평균 내기보다 조건별로 나눠 보는 편이 자료에 더 충실하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어떤 통로로 금을 보유하느냐도 결과를 가른다. 같은 금값이라도 세금과 비용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 안에서 거래하면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는다. 개인의 매매 차익은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모두 비과세로 안내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금을 실물 골드바로 찾아갈 때는 매수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가 붙고, 제조 수수료가 더해지기도 한다. 한 언론 분석은 이 비용 때문에 골드바로 이익을 내려면 15% 이상 올라야 한다고 짚었다.
금 ETF나 은행 골드뱅킹은 사정이 또 다르다. 매매 차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된다. 퇴직연금이나 연금 계좌에서 금 상품을 담을 수 있는지는 상품과 금융회사에 따라 달라서, 가입한 계좌에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세금 규정은 바뀔 수 있으므로 위 내용도 기준 시점과 함께 읽어야 한다.
한국은행도 금을 보유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104.4톤이며, 7월 말에는 외환보유액의 1.1%인 약 47억 9천만 달러였다. 한국은행은 13년 만에 국내 제련업체의 수출 예정 금을 사들일 수 있는 체계를 갖췄고, 규모는 연간 4~5톤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분산투자의 한 축으로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리스크 관리의 눈으로 보면 개인에게 중요한 변수는 따로 있다. 6월 저점에서 확인된 29.7% 낙폭을 견딜 수 있는 기간, 그리고 세금과 비용을 모두 반영한 실제 손익이다. 6월 저점부터 8월 25일까지 20.2%가 오르는 동안에도 보유 통로에 따라 실제 손익은 달라졌을 것이다. 같은 상승률이라도 비용과 세금을 뺀 뒤의 숫자가 체감 수익에 더 가깝다.
금값이 흔들리는 동안에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이어진 이유는 금리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9월의 63톤은 의미 있는 숫자였지만, 상반기 흐름과 일부 중앙은행의 매도까지 보면 꾸준한 쓸어담기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금값을 떠받친 힘은 중국의 국채 비중 축소 흐름, 폴란드의 목표 수량, 그리고 부채와 달러를 둘러싼 불안이 겹친 결과로 읽힌다. 반대로 그 힘을 약하게 만들 조건으로는 금리 추가 인상과 중국 경기 회복이 꼽힌다. 리스크 관리와 제도의 눈으로 보면, 어느 나라 정부의 신용에도 기대지 않는 실물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위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영향이 가격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금리와 중국 경기라는 두 변수에 달려 있다.
*이 내용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금값 흐름과 제도의 구조를 설명한 것이다. 개인의 재무 상황과 투자 목적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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