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요약 보기
작년 증시 부진(나스닥 30%↓, 제로코로나·전쟁·달러강세)을 짚고, 미국 물가 고점 통과·금리 고점 하락·환율 하락을 근거로 하락장이 끝나간다고 봄. 연준 금리는 5% 안팎까지 오를 수 있으나 2~3월 한 번 정도 인상 후 마무리 가능성을 언급. 중국 경기 회복(3월 전인대)이 한국 증시에 플러스. 기술주는 금리 인하 기대 기반 기술적 랠리라 단기 트레이딩 권장, 연준 인하 확정 시점이 꼭지 가능성. 2차전지 재활용(폐배터리·폐금속) 산업을 중장기 유망 테마로 제시.
다듬은 글
사실 작년이 너무 안 좋았죠. 한국 증시도 좋지 않았지만, 나스닥은 30% 이상 빠졌으니 전체적으로 안 좋았던 해입니다. 그 배경에는 전쟁과 미국·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있었습니다. 경기는 실제로 둔화되는데 물가는 올랐죠. 이 두 가지가 겹친 굉장히 고약한 조합이었습니다. 경기가 안 좋으니 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거기다 전쟁 같은 사건까지 터지니 달러가 너무 강해졌습니다. 외국인들은 주식을 팔아버렸고, 환율은 1,450원까지 올라 주식시장에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보통 주가가 안 좋으면 채권은 좋아지는데, 작년에는 채권시장까지 흔들리면서 특이한 장세가 나왔습니다.
여러분도 느끼셨겠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물가가 꺾였습니다. 미국 물가상승률은 작년 6월 9%에서 현재 6%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준금리는 아직 인상이 끝난 상태는 아니지만, 미국 시중금리도 작년에 높았던 수준에서 고점을 꺾고 있습니다. 2년물 금리는 3%대 초반, 10년물 금리는 3%대 중반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달러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고금리·고물가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강도는 확실히 낮아졌고, 경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작년과 달라진 가장 큰 변수는 중국입니다. 작년에는 제로 코로나 때문에 중국 경제가 억눌려 있었는데, 이유가 무엇이든 중국이 우리 생각보다 빨리 풀리고 있습니다. 3월 4일 중국 전인대에서 새 지도부가 경제정책을 발표할 예정이고, 그 전후로 소비 회복 기대가 큽니다. 2분기부터는 중국 경제가 굉장한 고성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도 플러스가 되겠지만 한국에는 더 큰 플러스가 됩니다. 중국이 살아나면 올해 증시가 작년보다 나빠질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한국 증시는 2021년 7월부터 빠져 꽤 오랫동안 약세장이었습니다. 이제 그 약세장은 완전히 끝난 것 같습니다. 얼마나 오를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우선 약세장이 끝나야 그다음을 논할 수 있는데 당사에서도 적어도 약세장은 끝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락장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용지표가 너무 좋게 나오면서 발표 전에는 5%를 예상했는데, 이제는 3월과 5월에 한 번씩 더 올려 5.25%까지 간다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5% 근처에서 끝나지 않을까 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주거비입니다. 미국 주택가격은 작년 2~3월부터 꺾이기 시작했고, 렌트비는 주거비에 1년 정도 늦게 반영됩니다. 그러니 주거비 상승세도 거의 다 꺾여 가는 단계입니다. 유가 역시 작년 전쟁 당시보다 크게 낮아진 70달러 수준입니다. 2~3월 지표에서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면 금리 인상은 5% 이상에서 멈출 수도 있습니다.
또 작년 6월 미국 물가가 9%로 가장 높았기 때문에, 올해 6월에는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물가를 잡아야 하지만, 증시가 급등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시장을 누르는 발언을 세게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럴 때 증시가 한 번 흔들릴 수 있습니다.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의도적인 멘트로 증시가 급락할 때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기대감만으로 오르는 랠리에 뒤늦게 올라타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기술주의 강세 흐름이 당장 끝나거나 작년처럼 다시 무너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술주는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올해 언제일지 모르지만 5월이나 6월 FOMC 무렵에 하반기 금리 인하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때 긍정적인 멘트가 나온다면 그게 오히려 기술주 랠리의 꼭지일 수 있습니다. 주가는 항상 기대감에 먼저 움직이고, 재료가 공개되면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준이 피벗을 한다면 한 번 더 오를 테니, 그때는 적절히 파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기술주가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를 이끌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옛날에는 금리가 제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0.25%포인트 낮춘다고 해도 4.75% 수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금리 한 번 낮춘다고 기술주가 옛날처럼 오르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지난 10년간 너무 많이 올라 고평가 부담도 있고, 빅테크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지금의 상승은 구조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금리와 기대감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니 기술주는 무조건 장기투자보다는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빠지면 매수했다가 30% 정도 수익이 나면 정리하고 나오는 전략이 좋습니다. 과거 10년 동안 이어진 긴 사이클 때문에 미국 주식은 폭락할 때 사서 묻어두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공식은 이제 끝났다고 봅니다.
상반기든 하반기든 앞으로 큰 그림을 그릴 만한 업종으로는 리사이클링(재활용) 산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폐배터리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미국에서 배터리를 만들고, 배터리 소재와 광물도 미국산을 쓰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중국 것을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중국산 광물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고, 포스코 염호 사업처럼 한국에서 정제해 미국으로 보내면 보조금을 받는 구조도 생겼습니다.
3월 14일에는 유럽의 원자재법도 나올 예정이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도 배터리를 만들 때 유럽 내에서 생산하라는 방향인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비슷합니다. 다만 유럽은 미국보다 정제 시설 같은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대안이 폐배터리와 폐금속 재활용입니다. 광산에서 원료를 뽑아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포스코홀딩스, LS그룹 계열사 등이 이미 이 사업을 자회사를 통해 하고 있고, 폐배터리와 금속을 재활용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지금 당장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시장의 주도주가 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2차전지가 주도주가 될 거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많은 분들이 반신반의했습니다. 전기차 시대도 열리지 않았는데 돈이 될까 싶었던 것이죠. 지금 돌아보면 일부 기업은 10배, 20배 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재활용 기업들이 모두 그렇게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기업의 실적이 실제로 좋아지고 있는지는 계속 점검하면서, 이런 산업의 방향을 꼭 고민하고 그쪽에 투자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 산업에 투자하면 결국 꺾이기 마련입니다. 재활용 산업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