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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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는 신흥국 비중 확대, 달러 약세 기대,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본다. 반도체는 실적 바닥 기대와 엔비디아 실적 발표 효과로 강세를 보였으나, AI 수요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작아 반도체 업황 반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장기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하반기 바닥을 앞당길 정도로 기대하기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AI 테마는 닷컴 버블과 유사한 과열 양상일 수 있어 단기 과대평가 구간으로 보고 주의를 권한다. 마이크론의 중국 시장 공백은 우리 기업에 기회지만, 중국 생산설비 업그레이드 여부가 더 중요하며 최악의 경우 중국 공장 철수 리스크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실적 개선과 저평가, 배당 기대를 근거로 매수 타이밍을 너무 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연준은 6월 동결 후 7월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며, 하반기에는 재무부 재건 과정의 유동성 축소와 실질금리 상승으로 상고하저보다 상고하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금리 인하는 내년 1분기 이후나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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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경 마케팅 본부장, 안녕하십니까. 요즘 외국인 매수세가 심상치 않은데, 시장을 주도하는 건 외국인이라고 봐야 할까요.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가장 큰 배경은 매크로 측면에서 신흥국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MSCI 기준으로 보면 이머징 마켓에서 한국이 비중 3위권 정도인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신흥국을 기본적으로 고려하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를 많이 괴롭혔던 강달러가 약달러로 바뀔 거라는 기대감, 그리고 미국 비중을 줄이고 나머지 국가로 옮기려는 수요가 첫 번째 수혜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연결되면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 비중이 연초 이후 계속 늘어났습니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동차는 실적 자체가 워낙 좋고, 반도체는 실적 바닥이 조만간 오지 않겠냐는 기대감, 이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는 기대감 때문에 선취매 효과가 일부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시장은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주도주가 넘어간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요즘 상당히 돋보이는데, 최근 미국에서 엔비디아라는 스타가 탄생한 효과라고 봐도 될까요?
5월에 급등했던 부분은 엔비디아의 낙수효과가 분명 크다고 봐야 합니다. 연초 이후 한국에서 주식을 산다면 1등은 반도체, 2등은 자동차이기 때문에 외인들이 들어왔을 것이고, 최근에는 AI 관련주가 주로 반도체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작년 말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한 폭발적 기대감이 있었고, 연초 이후 AI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종목들은 다 끌어올려졌습니다. 그러다 엔비디아가 지지난주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보다 훨씬 높게 발표하면서 폭발적인 상승이 나왔습니다. 다만 그 낙수효과가 지속될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엔비디아 낙수효과로 보면 SK하이닉스가 더 직접적인데,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상관관계로 보면 주가 전망은 어떤가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유사하게 갔다고 봐야 합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가장 유사하게 움직인 게 결국 SK하이닉스입니다. 2~3월에는 확실히 부진했고, 최근에는 그사이 못 올랐던 걸 만회하면서 가장 많이 오른 게 SK하이닉스입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엔비디아 자체는 비싸다는 얘기가 있지만 AI 수혜를 보는 건 분명합니다. 일반 데이터 서버에서는 엔비디아 GPU 탑재 비중이 10% 정도인데, AI용 서버에는 거의 절반이 GPU 비용으로 들어갑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시장 자체가 아직 전체 데이터 시장의 2% 남짓이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HBM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은 잘해야 3~4% 정도입니다. 반도체 업황의 다운턴을 되돌릴 정도의 큰 규모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장기적으로 기대감은 있지만, 그걸로 하반기 바닥을 당길 수 있다는 건 다소 과한 기대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AI라는 거대한 새 트렌드가 있는 건 다 아는 얘기인데, 일부에서는 90년대 닷컴 버블처럼 반짝하고 시들해질 거라고 봅니다. 동의하십니까?
저는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당시에도 초기에 과잉 투자와 과잉 대응이 많아 주가가 먼저 갔고, 매출은 따라갔지만 2000년 이후 2001~2002년에는 오히려 과소 소비되는 역전현상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인터넷 시대를 대표했던 시스코와 그걸 서비스로 쓴 아마존 같은 기업들도 2000년 고점 이후 주가가 거의 10분의 1토막까지 떨어졌고, 2000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습니다. 아마존은 뚫었지만 시스코는 아직도 2000년 최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AI 시장도 아직은 투자 단계라서 실제 서비스로 만들어지고 옥석이 가려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지금처럼 AI라는 이름만 붙으면 주가가 다 오르는 건 초반 과열 양상과 비슷할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라의 법칙이 떠오르는 말씀입니다. 신기술은 초기에 기대가 기술 발전 속도보다 앞서 과대평가되고, 장기적으로 기술이 안정되고 상용화되면서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때는 기대가 이미 식어 과소평가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과대평가 구간에 있어서 한번 골짜기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이 마이크론 제품에 대해 중국 내 기업 구매를 제안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데, 우리 기업이 더 들어갈 수 있을까요?
외교·정치적 영역이라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 국익만 생각하면 빈자리를 메우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대체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미중 갈등이 격화된 상태이고, 반도체 재고가 아직 많이 쌓여 있어서 당분간은 서로 배짱 싸움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길게 보면 우리가 얻어내야 할 건 단기적인 매출 증대보다 중국 내 생산 기지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 보장입니다. 삼성전자 낸드, SK하이닉스 D램 생산량의 약 40%가 중국에서 나오고, 중국과 홍콩을 합치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60% 이상이 중국향입니다. 그런데 반도체 설비는 1~2년이면 노후화될 정도로 주기가 빨라서, 설비 업그레이드가 막히면 장기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건 중국 내 설비를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을 그냥 두고 나와야 하는 상황까지 가면, 그건 주가를 논하기 어려운 차원의 문제가 될 겁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한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 공개 전에 많이 올랐습니다.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1분기 실적 발표 때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고도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는 재고가 너무 적어서, 정상 수준의 재고까지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하반기 매출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고 봅니다. 밸류에이션도 PER 기준 보통 5~6배, 낮게는 4배까지 보는 분들도 있어 상당히 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주환원 정책도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있어서 연말 배당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적과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면, 단기 상승세 때문에 못 들어갈 구간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겁을 내는 것 같습니다. 실적이 개선되면 지금 주가가 많이 올랐어도 싸 보이고, 실적이 나빠지면 주가가 빠져도 싼 게 아닙니다.
시장이 상승세를 굳히려면 미국 연준이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할 텐데, 6월 FOMC는 동결 전망이 우세해 보입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요즘 "포즈냐 스킵이냐"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매파적 일시정지라는 표현이 가장 명확할 것 같습니다. 중단이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죠. 어제 그저께 나온 노동지표나 지난주 PCE 등 개인소비지출 물가지표를 보면,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핵심 물가가 전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거의 5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긴축을 했는데도 물가가 안 잡히는 상황입니다. 다만 금리를 더 올려서 경기 침체 임계점을 넘으면 급격히 꺾일 수 있으니 연준도 조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최대 고용은 실업률이 최저 수준이라 이미 달성된 상태이니, 물가 안정 목표를 본다면 6월에는 잠시 기다릴 수 있지만 7월 인상은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스레인지 위에서 물이 펄펄 끓는 걸 줄이긴 줄여야 하는데, 너무 줄이면 꺼지니 아주 작게 줄이는 게 연준의 역할이라고 보면 됩니다.
6월에 접어들었고, 증권사들은 작년 말 "상저하고"를 많이 전망했습니다. 1분기에 먼저 올랐으니 이제 하반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작년 말에는 대부분 상저하고였습니다. 상반기는 힘들어도 하반기에 오를 거라는 전망이었는데,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이제 다음에는 하고상저, 혹은 상고하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기에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부채한도 협상이 이번 주 안에 마무리되더라도 재무부는 고갈된 재정 계정, 즉 TGA를 다시 채워야 합니다. 1조 달러를 넘었던 TGA를 거의 제로까지 줄여놨기 때문에, 다음 주에는 단기 국채를 발행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협상이 타결되면 3개월 내 7000억 달러, 6개월 내 1.2조 달러까지 발행해야 하는데, 그 돈이 은행 지급준비금에서 빠져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의도치 않은 유동성 랠리였다면, 하반기에는 유동성 축소를 경험하게 됩니다. 실질금리도 10월 바닥 이후 다시 올라가고 있어서, 유동성 축소가 강화되면 실질금리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하반기 상고하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위험 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금리 인하 기대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내년 1분기나 되어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연준이 현재 정도의 물가 수준에서 금리를 낮춘 때는 실업률이 6~7%까지 올라갔을 때였습니다. 지금 실업률 3.5%에서 거의 두 배가 되어야 하는 셈이니, 지금 같은 수준에서는 침체 국면이 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연준의 긴축 역사에서 그런 예외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 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위험을 고려해야 하고, 연준도 공식적으로는 인하를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 강하게 말하는 분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없다고 보니, 그 점을 감안해서 플레이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연준은 계속 금리를 올려 긴축한다고 하지만, 미국 정부의 IRA 같은 정책을 보면 유동성은 오히려 풀리고 있습니다. 유동성과 금리 사이에 괴리가 있어서 물가가 안 잡히는 게 아닌가 싶고, 금리가 모든 것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두고 봐야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하나자산운용 송재경 마케팅 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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