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세상읽어주는남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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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미국 정부에 화웨이 거래재개 로비를 벌이며 연 80억달러 시장 손실을 주장하지만 과장으로 봄. 삼성은 미국 눈치로 화웨이 엑시노스 납품을 못해 반사이익은 대만 미디어텍·중국 업체 중심. 퀄컴 거래허가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화웨이 제재 실효성 훼손, 구글 반발 우려). 특허 로열티 수입 때문에 퀄컴이 화웨이와 칩 거래 재개를 원한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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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세상 읽어주는 남자입니다. 오늘은 퀄컴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퀄컴 외에도 여러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팔기 위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려고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기사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나왔습니다. 퀄컴은 화웨이에 모바일 AP를 팔지 못하면서 대만의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들, 그리고 화웨이 칩을 만드는 삼성전자만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또 미국 정부의 제재 때문에 연간 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다른 업체에 내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규제로 손해가 막심한 만큼 거래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요청인데요. 이 기사를 보면서 다소 무리한 주장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도 화웨이에 엑시노스를 납품하지 않습니다. 삼성 역시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화웨이에 칩을 팔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다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삼성이 반사이익을 봤다며 물고 늘어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대만 TSMC와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들이 실질적인 반사이익을 보는 업체일 것입니다.
80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9조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시장 규모로는 너무 큽니다. 기린 칩을 탑재하는 프리미엄 폰에 들어가는 AP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을 것입니다.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8년 기준으로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사들인 반도체 부품 규모는 700억 달러, 한화로 약 83조 원 정도였습니다. 이 가운데 110억 달러 정도가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 규모입니다. 210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13조 원 정도인데요. 마이크론으로부터 D램 등 메모리, 인텔로부터 CPU, 퀄컴으로부터 AP 등 모든 칩을 다 사도 13조 원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퀄컴이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를 위해 미국 정부에 로비를 하면서 연간 80억 달러, 9조 원 남짓한 시장을 잃고 있다고 하면 시장 규모를 너무 부풀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퀄컴 입장에서 호의적으로 해석하면, 그만큼 화웨이와 거래를 다시 트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과연 퀄컴의 바람대로 화웨이와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까요. 미국 정부가 퀄컴의 요청을 받아들일까, 이런 질문입니다. 여러 요인을 점검해 보면서 시나리오별로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퀄컴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는 쪽의 주장을 보면,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퀄컴의 논리가 일단 일리가 있고, 최근 화웨이와 퀄컴이 특허권 분쟁을 마무리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특허권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화웨이는 퀄컴에 18억 달러, 연 2조 원 남짓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전향적 결정에 베팅하는 쪽에서는 퀄컴과 화웨이의 특허권 분쟁 합의 뉴스가 나오자마자, 화웨이가 조만간 출시할 메이트 40에 기린 AP가 장착되는 마지막 폰이 될 것이라는 발표를 내놓았다는 점, 그리고 퀄컴이 미국 정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연달아 나온 점에 주목합니다. 화웨이와 퀄컴, 그리고 미국 정부 사이에 모종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뉴스가 나왔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특히 퀄컴은 거래 허가를 받으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신기술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어서, 미국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합니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정부가 퀄컴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내년에 나올 메이트 50에 스냅드래곤 칩이 탑재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퀄컴이 거래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받지 못할 가능성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합니다. 일단 퀄컴의 거래 허가를 해주면 화웨이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이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중국 시장에서는 제재 효과가 아예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은 구글 서비스가 막혀 있어 제한적인 경쟁력을 가진 저가 제품을 제외하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미 구글의 주요 서비스와 앱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화웨이는 다른 스마트폰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바일 AP의 성능이 중요합니다. 화웨이가 쓰는 대만 미디어텍 칩만 탑재 가능한 상황이 이대로 계속되면, 화웨이는 경쟁력을 급속히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화웨이에 납품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중국에서 화웨이가 계속 최고 스마트폰 위상을 이어갈 수 있고,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 등에서 앞으로 더 큰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지난 2019년, 퀄컴과 함께 화웨이와의 거래가 제안됐던 인텔, 마이크론, 자일링스 등에는 미국 정부가 거래를 풀어줬는데도, 퀄컴에 대해서만은 유독 허가를 계속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퀄컴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맞지만, 퀄컴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주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화웨이는 그간 자사 프리미엄 폰에 퀄컴 AP를 쓰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기린 칩만 써왔고, 오히려 저가폰에 스냅드래곤을 썼던 것이 바로 화웨이입니다. 그만큼 화웨이는 반도체 굴기의 선봉에 선 기업답게 자체 성장에 주안점을 두어 왔습니다.
사실 퀄컴이 화웨이에 거래 제한을 풀어달라고 얘기하는 것은, 화웨이와 다시 거래를 트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로부터 자사 제품이 배척당하는 움직임을 막아 보려는 생각도 있을 것입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사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면서, 가급적 미국 퀄컴 칩을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퀄컴으로서는 당장 화웨이와의 거래보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고 싶은 생각이 더 클 것으로 봅니다.
퀄컴의 별명은 '특허 괴물'입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직접 탑재하지 않은 업체들에게서도 특허를 사용했다며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이 퀄컴입니다. 퀄컴이 애플과 합의하면서 거액을 받아낸 것도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특허 로열티가 그만큼 막대하다는 뜻입니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일부 지역에서만 탑재하는 것도, 퀄컴의 특허 로열티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그냥 스냅드래곤을 쓰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퀄컴으로서는 화웨이가 미디어텍 칩을 탑재해도 로열티는 꼬박꼬박 받을 수 있습니다. 화웨이와 퀄컴을 떼어 놓으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갈수록 입지를 잃어 갈 것이고, 결국 다른 업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이는 화웨이의 제거를 원하는 미국 정부가 그리는 그림입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만약 퀄컴에 거래 허락을 해주면 구글의 반발도 예상되고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퀄컴의 거래 허락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보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물론 이는 제 예상일 뿐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뉴스가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예상을 해보면서 예측해 보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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