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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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설비투자(캐펙스)가 내년 상반기~하반기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고 보며, 반도체는 연내 전고점 돌파 가능성은 낮지만 조정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봄. 포트폴리오 내 반도체 비중 약 40%를 적절하다고 제시. 삼성전자는 추가 주주환원에 소극적일 수 있고(국가산단 허가·투자재원·삼성생명 관련 법 이슈), SK하이닉스도 투자 부담으로 약속한 주주환원을 다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봄. HBM 격차는 10%대로 좁혀졌으며 4분기 반도체 한 종목만 산다면 삼성전자 가능성을 더 높게 봄. 파운드리는 TSMC와 격차가 여전하나 격차 축소 가능성 언급.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DRAM 경쟁력은 아직 낮지만 낸드는 빠르게 추격 중이라 중장기 위협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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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없는 시장, 수요 걱정은 역설이다
공급자가 없는 시장에서 사람들이 계속 수요를 걱정하며 하락을 얘기하고 있는 것도 굉장히 재밌는 현상입니다. 아직 어디도 투자를 줄인 데가 없습니다. 줄인다고 한 곳도 없고요. 소위 빅 5가 AI 투자 캡엑스를 이끌고 있는데, 그 다섯 곳 중 가장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오라클마저 투자를 줄인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은 지수와 마찬가지로 답답합니다. 빠지지도 않지만 올라가지도 않는 양상이에요. 그런데 오늘 TSMC의 8월 실적에서도 보였듯, 투자를 줄이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반도체 관련 실적은 여전히 좋고, 8월 반도체 수출도 거의 역대 최고치를 계속 찍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 주가가 답답한 건 사실이지만, 연내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반면 조정받을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반도체 투자의 핵심은 비중이라고 봅니다. 상반기처럼 반도체 하나로만 승부하면 굉장히 재미없을 가능성이 높고, 최근 여러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듯 포트폴리오의 40% 정도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엇갈리는 이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주주환원을 발표했는데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다소 빠르게 전략을 취한 면이 있는데, 약속한 배당 말고 추가 환원에는 저는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안 할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이유는 투자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용인 팹을 솔직히 하기 싫어합니다. 삼성전자 쪽 사람들과 얘기해 보면 "전력도 없고 물도 없는데 거기에 어떻게 투자를 하느냐"는 반응이에요. 또 삼성전자는 일반 산단이 아니라 국가산단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그 허가는 비메모리 쪽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비메모리의 중심은 미국에 있고, 고객은 테슬라입니다. 퀄컴, AMD 등 추가 수주가 있어야 미국 비메모리도 채우고 용인에 추가로 만들 물량이 나오는 구조인데, 테슬라 물량은 테일러가, 나머지는 오스틴이 맡는다면 용인에 국가산단 비메모리를 짓는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엑시노스를 위해 평택 옆에 또 공장을 짓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국가산단 허가를 받고 메모리를 지으면 국가 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늘어나는 투자 재원 때문에 약속한 배당 이외의 추가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삼성생명과 관련된 생명보험법입니다. 지분 문제와 중간지주회사 문제로 추가 소각이 어려운 부분이 두 회사 주가를 엇갈리게 만든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따져 보면 하이닉스도 마찬가지입니다. HBM에서 추격을 당하기 시작하면서 하이닉스도 삼성전자보다 더 빨리 일본이든 한국이든 미국이든 팹을 짓고 싶어 합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면, 지금 엄청난 돈을 벌고 있지만 약속한 주주환원을 다 지킬 수 있을지는 열린 결말입니다. 양사 모두 공격적인 환원을 발표했지만, 다 지키면 주가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양사 모두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투자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미국 투자가 늘어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HBM 격차는 줄었고, 4분기 반도체 한 종목이라면 삼성전자
HBM 격차는 두 배 이상 나던 것이 지금은 10%대로 줄었습니다. 아직은 하이닉스가 우위이고 엔비디아 향도 하이닉스가 더 앞서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이닉스는 eSSD와 HBM이 주력이고 여기서 가장 높은 마진이 나기 때문에 따라잡히면 안 된다는 조급함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도 다른 사업부가 있어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편입니다. 격차가 줄었다면 더 급한 쪽은 SK하이닉스라고 봅니다. 그래서 4분기에 반도체 한 종목만 사야 한다면 저는 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봅니다.
오픈AI발 메모리 수요, 신모델 출시가 주는 영향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이전 모델보다 좋아서 수요가 더 늘어날 거라는 시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아스트라뿐 아니라 클로드, 오픈AI, 구글, 메타 등 어디서든 신모델이 나오면 그렇습니다. 더 중요한 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어디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엔트로픽이 IPO에 성공하면 추가 자금을 흡수할 텐데, 그 돈도 결국 투자로 들어갈 것이므로 AI 캡엑스가 적어도 내년 정도까지 줄어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지금 구간에서는 아스트라라는 모델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면 인프라가 계속 늘어나야 합니다. 아무리 빠르게 소진되더라도 내년 상반기, 넓게 보면 내년 하반기까지는 지금의 AI 투자 속도가 줄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금리나 정책 변수, 예상치 못한 금융 쇼크 같은 변수는 있지만 이를 미리 예측할 수는 없으니, 기본 시나리오로는 적어도 내년까지 AI 캡엑스가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
경쟁력은 아직 TSMC와 비교하면 부족합니다. 파운드리는 칩 제조와 패키징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지금은 두 영역 모두 TSMC가 압도적으로 우위입니다. 삼성전자가 하고 있는 패키징은 전체 패키징이 아니라 HBM의 베이스 다이를 만드는 정도입니다. 제조 쪽에서는 4나노 공정 수율 확보는 끝났고, 3나노는 맞춰가는 중이며, 2나노는 TSMC 대비 많이 떨어진 수준입니다.
어제 삼성전자는 세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첫째, 미스트랄 AI와 손잡고 독자적 반도체 AI를 구축하겠다고 했습니다. 둘째, ASML, 인텔과 함께 12인치 포토마스크를 제작해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TSMC를 따라잡고 중국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선언입니다. 셋째, 요코하마 연구소에 투자해 패키징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본의 소부장 기업과 더불어 첨단 패키징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TSMC와 점점 거리가 벌어졌습니다. 한때 격차가 17%대 정도까지 줄었다가 지금은 7~10배 수준으로 다시 크게 벌어졌습니다. 예전만큼 수주가 붙긴 어렵겠지만, 4나노는 따라잡았고 3나노와 2나노에서도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약하면 TSMC와의 거리는 조금씩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시는 게 현재로서는 맞는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의 일본 생산 기지 검토 배경
최태원 회장은 작년부터 계속 한일 경제 협력을 주장해 왔습니다. 대한상의 회장이라는 입장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도 보이고,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해 일본 자금이나 일본 소부장과의 협력을 위해서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한일 경제를 합치면 세계 3위권이니 경제를 좀 합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만 놓고 보면 도쿄일렉트론, 디스코, 아드반테스트, 신에쓰화학 등 일본 소부장이 엄청나게 탄탄합니다. 과거에 비해 국내 소부장의 점유율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ASML을 제외하면 여전히 비중이 가장 높은 소부장은 일본입니다. 그래서 일본에 공장을 세우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구마모토의 TSMC 공장도 참고가 됩니다. 구마모토 공장 건설 때 일본 정부는 거의 무상 대여에 가까운 엄청난 지원을 해 줬고, 그 덕분에 TSMC의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그 정도의 긍정적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지원을 전제로 용인 일반산단, 청주, 선언권에 투자를 약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반대로 지원이 하나도 없이 일본에 지어야 한다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지원만 해 주면 미국이든 일본이든 한국이든 다 지으려 한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HBM 추격, 경계 수준인가
창신메모리는 아직 경계할 수준은 아닙니다. 지금 반도체 공정은 2나노, 3나노로 가고 있어 중국이 건드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메모리는 10나노 공정에서 한 단계씩 당기고 있는데, 10나노 계열은 전체 9단계 중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가장 앞단인 1a에 와 있고, 창신메모리는 2세대 전인 G 수준에 와 있습니다. 2~3단계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중국이 돈과 인력을 쏟아부어도 1년 안에 이 차이를 좁히긴 어렵습니다. 물리 법칙이 작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건 중국으로 좋은 장비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창신메모리의 수율이 같다는 얘기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같은 12인치 팹이라도 원공정에서 만들어내는 칩의 수가 다릅니다. 창신메모리가 애플에 싸게 메모리를 공급할 거라는 얘기도 거짓말입니다. 비싸게 만든 걸 애플에 싸게 넘기면 창신메모리가 손실을 봅니다. 애플이 안 사줘도 창신메모리 제품을 사려는 중국 회사들이 줄을 서 있어서 애플에 싸게 넘길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 정부도 창신메모리를 애플이 받는 것을 좋아할 가능성이 제한적입니다. 애플은 중국의 IT 신기술을 다 가르쳐 준 회사이기도 합니다. 중국 기술자들을 붙잡아 두고 정저우 공장에서 교육하면서 기술이 퍼져 나갔습니다. 이번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틀 전에 똑같은 제품이 중국에서 나온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설계도가 이미 퍼져 있어서 완전히 같은 제품을 만들진 못해도 외형이나 부품을 복제하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창신메모리의 경쟁력은 D램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아직 비빌 수준이 아니고, 그 격차가 쉽게 줄어들지도 않을 것으로 봐야 합니다. 다만 낸드는 조금 다릅니다. 낸드 플래시는 0.5세대에서 1세대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바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B2C 시장에서는 예를 들어 내 컴퓨터의 내장 메모리를 양질 매물로 교체하는 건 당장도 가능하고, eSSD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벽은 따로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데이터센터용 eSSD에 창신 낸드를 쓸 곳은 어디겠습니까? 중국은 당연히 창신을 쓰겠죠. 지금도 쓰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쓸 겁니다. 그래서 중국 쪽 점유율이 떨어지는 건 D램이든 낸드든 피할 수 없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창신메모리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수준을 따라잡았느냐고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수주는 따라잡았을지 몰라도 유럽, 미국, 한국의 데이터센터에 창신 eSSD가 들어갈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차세대 모델인 HBF에 들어갈지도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중국 내 점유율을 뺏기는 것과 낸드에서 기술적으로 빠르게 따라붙은 것 정도를 인정하는 게 맞다고 판단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위협이 맞지만, 지금 당장은 이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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