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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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실적 후 11%대 급락은 AI 고평가·장기금리 상승 부담이 원인이며, 오라클과 달리 실적 자체보다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마이크론 급락으로 국내 반도체도 조정 불가피하나 AI 투자 모멘텀 붕괴는 아님. GPT-5 발표는 구글 우위로 평가되며 HBM·삼성 파운드리 수요엔 긍정적. 일본 금리인상은 엔캐리 청산 위험이 작년보다 낮다고 봄. 마이크론 실적은 기대치 높아 산타랠리 기대는 낮추고 경기순환주·가치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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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이슈와 투자 전략을 세 가지 축으로 살펴보는 마켓 트라이앵글 시간입니다. 디멘젼투자자문의 송재경 대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주말 동안 이슈가 워낙 많아서 빨리 뵙고 싶었습니다.
여쭤볼 질문이 많은데, 첫 번째 키워드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바로 브로드컴 쇼크입니다. 지난주 오라클에 이어 브로드컴도 실적을 발표했는데, 지금 시장의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브로드컴에서 나온 이야기들 때문에 이렇게까지 빠질 일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울고 싶은데 뺨을 맞은 것 같기도 하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들은 것 같기도 한 상황입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을 거치면서 오라클과 브로드컴 모두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둘은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오라클은 매출을 내려면 빚을 많이 내야 하고, 그만큼 투자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본적지출(CAPEX)이 예상보다 50% 이상 늘었습니다. 오라클이 과연 이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 거죠.
반면 브로드컴은 CEO의 발언 스타일이 다릅니다. 젠슨 황 CEO는 굉장히 자신감 있게, 때로는 과장될 정도로 말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은 그 발언을 듣고 내년 실적 추정치를 모두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브로드컴은 젠슨 황 CEO의 발언 때문에 일부 피해를 본 셈입니다. 여기에 이미 많이 오른 데 따른 부담이 겹쳤습니다. 결국 오라클과 브로드컴 모두 10% 이상 하락했지만, 그 내용은 조금 달랐다고 보시면 됩니다.
브로드컴이 11% 넘게 빠진 건 지나치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이전과 지금이 달라진 점은, 시장이 미국 증시가 비싸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테크와 AI 관련주가 비싸다는 논란이 지난여름 이후 계속돼 왔습니다. 많이 오르기도 했고요.
두 번째는 연준이 우리가 원하던 대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매파적인 인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년 이맘때와 비슷하게 장기 금리가 지금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있는 비싼 주식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브로드컴은 주가가 워낙 많이 올라서 PER이 40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장 평균의 거의 두 배입니다. 1년 사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 오르는 동안 브로드컴 주가는 120%,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 이렇게 많이 올랐으니 어떤 핑계로든 일부 차익 실현을 하려는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거죠. 장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PER 논란이 있는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조정과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이것 때문에 AI 투자 모멘텀 전체가 무너지고 급락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봅니다.
브로드컴은 최근 AI 상승을 주도한 TPU 진영의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관련 기대감으로 오른 반도체주들도 많이 밀려날까요?
미국 반도체가 이렇게 빠졌으니 우리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 마이크론이 7% 가까이 빠졌으니 우리나라 반도체주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죠. 그동안 많이 올랐던 만큼 조정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장기 금리와 AI 고평가 논란이 다음 실적 발표 무렵까지는 정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가 안정될 때까지는 당분간 변동성이 커지는 건 불가피하다고 보셔야 합니다. 차트를 보셔도 브로드컴 주가가 워낙 많이 올랐고, 우리 시장도 많이 오른 만큼 쉬어가는 구간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브로드컴과 오라클의 AI 거품론을 첫 번째 토픽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GPT-5, 오픈AI가 새 버전을 공개했는데 시장 평가와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제 생각보다는 시장이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죠. 시장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곳은 돈을 걸고 하는 시장입니다. 저는 늘 베팅 시장을 유심히 보는데, 폴리마켓이나 칼시 같은 곳에서 올해 말까지 최고의 AI 모델을 가질 회사가 어디인지에 대해 계속 베팅이 이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8월과 마찬가지로 구글로 정리가 된 모습입니다. 차트에서 주황색 선이 구글인데, 구글이 최고 모델을 가질 확률이 지금 89%입니다. 오픈AI는 GPT-5.2 기대감으로 20% 넘게 올랐다가 지금은 급락해서 7.7%까지 내려왔습니다.
8월에도 GPT-5를 앞두고 알트먼 CEO가 굉장히 설레발을 쳤죠. 그 기대감 때문에 한때 구글과 거의 붙었다가 그때 크게 무너졌습니다.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원래 4주 뒤에 발표하려던 걸 당겼는데, 오라클처럼 오픈AI 진영의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픈AI가 구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채권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줄 텐데, 그래서 발표를 앞당겼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오라클 실적도 실망스러웠고, 협력사인 오픈AI의 GPT-5 성과도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그런 면에서 발표를 앞당긴 것이 오히려 악수가 된 셈입니다.
급할수록 실수가 나오는 법이죠. 시장은 오픈AI보다 구글 쪽에 판정승을 내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재미나이와 GPT의 경쟁은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4분기부터 기대해 봐도 괜찮을까요?
여전히 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집신 장사, 남학신 장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글이 잘되든 오픈AI가 잘되든, 누가 잘되든 AI 시장이 잘되기만 하면 됩니다. 양쪽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HBM 같은 관련 수요는 당연히 늘어날 겁니다. 여기에 자체 AI칩인 TPU가 촉발한 흐름 때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신규 고객 확대 가능성도 더 강화될 것 같습니다. 현재 분위기는 미국 AI 주도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 시장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결국 실적이 이 모든 우려를 극복할 원동력이 될 수 있으니, 지금은 인내하는 기간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네, 조금 더 참고 기다려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슈퍼 금리 위크입니다. 지난주 FOMC 회의가 끝났고, 이번 주에는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합니다. 일본은 금리 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고 있죠. 그런데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엔캐리 청산 우려가 커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 소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죠. 작년 7월에 우리가 자라를 한번 봤기 때문에 7, 8월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미국과 일본의 장단기 금리 차는 많이 좁혀졌습니다. 그런데 엔화 약세가 상당 부분 지속되면서 금리 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면 엔화가 급반전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이 재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BOJ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에도 말씀드렸는데, 다행스러운 건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는 점입니다. 빠르게 올리거나 금리 인상 기조를 강하게 가져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올리긴 올리되, 시장과 속도를 맞춰 가면서 조절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이번에 인상할 것 같지만 속도는 일부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작년 이맘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시장이 엔화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작년 이맘때는 통화 선물 시장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배팅이 엄청났습니다. 차트에 제가 점선으로 표시해 둔 2024년 7월 1일 무렵에는 엔화 매도 포지션이 시장에서 굉장히 많았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릴 거라고 했는데도 엔화는 계속 약세로 갈 거라는 배팅이 이어졌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큰코다쳤습니다. 그때 숏커버링, 즉 매수 포지션 청산이 급격하게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엔화가 155엔, 156엔 수준이지만, 차트 오른쪽을 보시면 현재 상황은 엔화 매도 배팅입니다. 적어도 통화 선물 시장에서는 엔화에 대한 급격한 매수 숏커버링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 급격한 반전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조심하셔야 할 점은 일본의 장기 금리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미국 금리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일본 장기 금리가 계속 오르는 것 자체가 전 세계 유동성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일본 금리를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 예정된 또 다른 빅 이벤트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입니다. 마이크론 실적과 금리 결정까지 고려했을 때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는 게 좋을까요?
마이크론 실적은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다만 얼마나 강한 전망을 내놓을지가 관건입니다. 지금 시장의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강력한 전망을 주지 않으면 넘어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적 장세라기보다는 기대감이 얼마나 충족되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장기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 수준도 낮춰야 할 것 같습니다.
결정적으로 지난 한 달간 미국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자금이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 금융, 소재, 산업재 같은 쪽으로, 그리고 소형주로 확실하게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투자자분들도 기술주 위주의 투자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런 흐름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곳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거나 금리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자금이 넘어가고 있으니, 포트폴리오 관리도 그쪽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기술주에만 치중하기보다는 전통적인 산업군으로 시선을 돌려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디멘젼투자자문의 송재경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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