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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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망으로 AI 투자 열기가 엔비디아 등 반도체에 대한 기대를 지지하며 내년 반도체 재고 사이클 반등과 중국 경기 회복 수혜로 한국 증시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봄. 마이크로소프트를 3년 보유 종목으로 선호. 금리 인하는 빠르지 않고 장기 고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며, 장기채는 변동성 때문에 단기 만기 채권 선호. 한국 부동산은 금리 영향 속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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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가 지나고 낮 삼재도 끝났으니 내년에는 우리가 좀 좋아지는 거 아니냐는 기대가 큽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움직임도 그걸 노리기 위한 왕자의 게임이 시작된 것 같아요. 지나친 비관론은 내년에 필요 없다고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2023년 리뷰를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2024년 전망 이슈들로 말씀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명확한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인공지능으로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거기에 환호하고 있었고, 그래서 많은 빅테크가 다 좋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떡밥'을 계속 던질 수 있는 회사들은 좋을 것 같고, 그걸 주지 못하는 회사들은 걱정이 됩니다. 일단은 공개를 해야 사람들이 써보면서 모델이 더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공개를 안 하고 있는 회사들은 저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구글은 원래 바드를 출시했고, 제미나이도 올해 11월에 출시한다고 했는데 내년으로 연기됐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발표를 보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ChatGPT가 나왔을 때부터 구글 내부에서도 경고 알람을 받았을 텐데 1년이 지나도 출시를 못 했다는 건 내부에서도 여러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통 출시를 못 하는 이유는 퀄리티가 안 좋아서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출시하고 싶은데 못 해서 출시를 못 하는 것이니, 출시한 제품들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판단하시면 됩니다.
AI가 돌아가고 계산을 하려면 엔비디아 칩이 필요합니다. AMD나 인텔은 안 되냐고 물어보면, 개발자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요즘도 "우리는 엔비디아 없으면 안 된다"는 답이 항상 돌아옵니다. 최소 1년, 2년 이상도 엔비디아는 굳건하겠지만, 병목이 어디인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걸 노리는 왕자의 게임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들이 오랫동안 익숙해지면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제 생각에 1~2년은 굳건해 보이지만, 테크 업계는 3년 뒤를 알 수 없습니다. 3년 뒤에도 괜찮을 가능성은 아주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 3년을 놔두고 투자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어떤 기업을 고르시겠느냐는 질문을 드려 보겠습니다. 저라면 마이크로소프트를 고르겠습니다. 오늘의 이슈 관점에서도 좋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샘 올트먼이 오픈AI로 다시 돌아오든, 샘 올트먼이 마이크로소프트로 가든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유리합니다. 샘 올트먼이 돌아온다면 지배 구조나 이사회가 원하는 형태로 바뀔 수 있고, 가속주의자나 급진주의자들이 힘을 얻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력을 더 명확하게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샘 올트먼 팀이 마이크로소프트로 가는 경우에도 전 세계가 가장 좋은 팀으로 인정하는 팀이니 마이크로소프트에 좋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돈 안 쓰고 회사를 인수하는 느낌이었는데, 한국에서도 하이닉스 근처에서 AI를 하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밖에 없다는 점 자체가 기대감입니다. 오픈AI가 가진 시장의 헤게모니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 사실상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개발자 데이를 보면서 저는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연말에 모두가 좋다고 하는 섹터가 다음 해에 잘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제가 최근 전망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재고 사이클입니다. 디플레이션 사이클에서는 가격이 계속 떨어지니 미리 살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인플레이션 사이클에서는 하루, 일주일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니 미리 재고를 쌓으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의 본질이 사재기이고, 이것이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에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사고 싶어도 배가 막혀 구할 수 없었고, 2021년 미국에서는 과다 재고가 쌓였습니다.
최근 도매·소매 재고 데이터를 뽑아 보니 PC와 컴퓨터 관련 보조기기는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재고가 급감했습니다. 경기가 생각보다 안 좋아질 것 같아서 지금은 재고를 쌓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년 어느 시점에 리세션이 마일드하고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판단되면 재고를 다시 쌓아야 하는 상황이 분명히 옵니다. 남들보다 먼저 사려고 할 때 현물 가격, 의류 가격, 화학 제품 가격 같은 것들이 오르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수출과 전체 경기 흐름도 이 재고 비축을 따라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물가도 어느 정도 유지되더라도 지나친 비관론은 내년에 필요 없습니다. 선거가 있어 재정을 계속 쓰는 상황이고, 최근 2년간 재고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재고 비축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내년의 원동력이 되면 시장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도 PC 재고 등이 많이 소진됐으니 그때까지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지금까지는 미국 주식이 완승이었다고 할 텐데, 내년에는 어떨까요? 저는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서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 시장이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중국이 위기를 잘 넘기면 내년에는 중국 경기가 마일드하게나마 좋아질 텐데, 우리가 그 수혜를 반사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잘하는 업체와 못하는 업체 간 점유율 경쟁과 제품 경쟁이 엄청나게 일어날 텐데, 이런 경우 경쟁의 반사이익을 보는 업체가 꼭 있습니다. 반도체에 대해 아주 큰 낙관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만큼은 기대해 볼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봅니다.
3년 연속으로 채권이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으니 내년에는 채권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큽니다. 고용 열기, 임금, 인플레이션이 지금 금리를 다시 올라가게 한 주요인입니다. AI가 이를 해소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임금 인플레이션을 누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최소 3년 이상은 걸린다고 봅니다. 지식 노동자의 코스트가 줄어들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현업에서 받아들이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미국 장기물, 즉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5%를 넘어가자 연준에서도 이를 걱정해 잠깐 멈추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금리가 너무 높게 올라가지는 않도록 관리될 것이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오래 지속될수록 대체 자산이나 다른 곳에 있던 유동성이 채권으로 들어오기 좋은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억짜리 아파트를 월세로 살면 월 350만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반면 20억을 채권에 투자해 4% 정도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세후 월 450만 원 정도가 나옵니다. 1주택자라도 집을 팔고 채권에 넣어두고 월세를 살면 현금흐름이 꽤 쏠쏠하게 나올 수 있는 여건입니다. 과거에는 수익형 부동산이나 건물에만 눈을 돌리던 개인들에게도 채권이 좋은 대체 자산으로 부상했습니다.
장기채는 변동성에 훨씬 취약하니,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장기채에 투자하기보다는 현금성 자산을 더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쪽, 즉 만기가 짧으면서 안정적인 채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을 볼 때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전세가입니다. 지금 전세가가 7억이었다면 매매가가 9억 정도로 거래되는 식으로, 전세가도 전체적으로 바뀌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게임의 차원 자체가 다르게 바뀌는 것이니, 채권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가진 분들은 내년에 더 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3년 전수리 시즌 2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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