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요약 보기
반도체 업황 우려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급락했으나, 4분기 DRAM 가격 하락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4분기에 바닥 후 9월 중순 이후 점진적 회복을 전망. 모건스탠리 부정적 보고서와 골드만삭스 긍정 시각이 대립.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져 하락 기간도 짧을 수 있다고 봄. 파운드리 관련 중소형 소부장(코미코, 이오테크닉스 등)은 차별화 성장 가능성 언급.
다듬은 글
이어서 경제 판독 포커스 시간입니다. 지난주 한 주 우리 증시를 흔든 섹터가 바로 반도체 관련주인데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적인 매도세를 쏟아내면서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내려앉고 있는 상황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중 저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두 종목은 국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이라 우려가 훨씬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과연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반등한다면 어떤 모멘텀으로 어느 시기에 반등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살펴보면 좋을 관련 종목들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반도체 이야기를 나눠 볼 텐데요. 이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차세대 규격으로 주목받는 DDR5를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면서 관련주들이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DDR5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으로, 기존 DDR4와 비교해 성능은 2배 이상, 전력 효율은 30% 개선된 제품입니다.
첫 번째는 신화입니다. 모바일 인쇄회로기판(PCB) 업계 1위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30% 정도입니다. 이번 2분기 기준 매출의 70% 이상을 미세회로 제조 공법이 적용된 패키지 기판이 차지했습니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의 전기적 신호를 메인 보드에 연결할 때 필요한 핵심 부품인데, 미세회로 공법이 적용된 기판은 기존 회로보다 집적도가 높아 DDR5 패키징 공정에도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는 최근 생산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월 기준 3만 제곱미터 수준이던 미세회로 기판 생산능력을 지난 5월 5천 제곱미터 늘렸고, 연말까지 300억 원을 투입해 추가로 5천 제곱미터를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인쇄회로기판과 패키지 기판 분야에서 위협이 될 수 있는 신규 업체가 없다는 점이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비코전자입니다. 인덕터와 저항기 등 전자 부품을 제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DDR5 수혜주로 주목받는 이유는 파워인덕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파워인덕터는 DDR5 모듈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DDR5 규격 모듈 하나당 2개의 파워인덕터가 필요합니다. 아비코전자는 국내에서 파워인덕터를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동 부품 기업입니다.
DDR5 전환으로 아비코전자는 수년간 낙수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메모리 세대 교체 주기가 평균 4~5년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회사인 아비코테크는 패키지 기판을 만드는데, 이 기판에 대한 공급 단가도 올라가고 있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지막은 ISC입니다. ISC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소켓을 전문으로 생산합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실리콘 러버 소켓과 테스트 부품으로 많이 쓰이는 포고핀 소켓 라인업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부터 DDR5 테스트 장비를 중심으로 수요가 나오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교체 사이클이 오면서 수혜가 예상됩니다. DDR4에서 DDR5로 교체됐던 2014~2015년 연간 매출은 68% 성장했고, 주가는 4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7% 성장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도 그만큼의 주가 상승세가 나올 수 있을지 올해 주가 추이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DDR5 관련주를 살펴봤습니다. 이제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 2부로 넘어가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반도체 주가의 추락입니다. 연초 이래 계속 추락세가 이어질지, 반등의 기회가 나올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이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주 반도체는 정말 겨울이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모건스탠리의 안 좋은 보고서가 나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증시까지 강타했습니다. 마이크론도 고점 대비 주가가 30% 이상 빠졌고, 전 세계 메모리 3대 업체 주가가 모두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현재 실적은 여전히 좋다는 점입니다. 3분기까지도 실적은 더 좋았습니다. 문제는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빠지면서 고정거래가격보다 현물가격이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를 데드크로스라고 하는데, 과거에도 이 신호가 나온 뒤 업황이 꺾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2018년에 비슷한 모습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지금 실적이 좋은 것과 별개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이 지난주 일주일 동안 던진 금액을 계산해 보니 약 7조 원 정도인데,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게 7.5조 원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주식을 판 게 아니라 반도체를 팔아 버린 것이죠. 내년 1분기까지는 업황이 꺾인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져 있습니다. 다른 전문기관 중에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모건스탠리가 2018년 업황 악화를 맞춘 적이 있다 보니 파급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어떤가요?
트렌드포스 같은 시장조사기관이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부정적인 보고서가 촉발됐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좋기 때문에 오히려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PC용 D램 가격이 떨어지면 서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데, 누구 말이 맞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서버용 D램은 여전히 좋고 수요도 충분하며, 공급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최고가 수준의 재고가 1~2주밖에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서버 D램을 공급받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고객사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재고가 있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해도 나중에 받겠다는 마인드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서버 수요도 1~2분기 뒤에는 꺾일 수 있습니다. 고객사 재고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재 국면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4분기가 가장 문제일 것 같습니다. 누구도 이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4분기 꺾임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더 강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밀린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업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몇 주 전만 해도 슈퍼사이클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렇게 한 번에 꺾이면서 사이클 주기가 너무 짧아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나온 보고서가 하나 있습니다. 당시 논리는 D램 공급이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D램 생산 라인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CIS 이미지센서로 전환하면서 굉장히 좋은 슈퍼사이클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지금 그 논리가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제 0국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공급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PC 수요가 꺾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은 상승이 보통 11개 분기, 하락이 6개 분기였습니다. 이번 상승 사이클은 작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로 예정돼 있으니 약 5개 분기 정도입니다. 상승 기간이 짧아진 거죠. 또 D램 가격도 2018년에는 크게 올랐다가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그때의 3분의 1 수준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산 자체가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진폭도 작고 기간도 짧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1~2년의 장기 불황이 아니라 굉장히 짧게 끝날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장기 투자하신 분들은 너무 오랫동안 고통받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018년에는 1년 이상 하락 사이클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사이클이 짧아진다면 반등 시기도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4분기에 우려대로 상황이 펼쳐진다면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요? DDR5 전환이 이런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DDR5가 나오면 교체 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좋습니다. 내년에도 인텔에서 새로운 서버 CPU가 나오기 때문에 매년 수요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올해 4분기인데, 이것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반도체 시가총액은 약 43% 감소했고, 영업이익 전망치도 22% 정도 하향 조정됐습니다. 시가총액이 더 많이 떨어진 거죠. 그래서 4분기 D램 가격 하락이나 내년 초까지의 하락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4분기에 가격이 예상대로 떨어지더라도 주가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습니다. 더 덜 빠지거나 하락폭이 완만하면 주가가 급등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분기 가격을 봐야겠지만, 지금의 가격 하락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내년 2분기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4분기가 되면 내년 2분기 전망도 나오겠지만, 어쨌든 4분기 가격 하락은 지금 주가에 반영되어 있으니 너무 염려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4분기는 반도체 업황에서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9월까지는 반도체 주가가 무너졌습니다. 가격 메리트는 있지만 이를 바꿀 모멘텀이 나오려면 확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4분기에는 아래쪽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라도 반등할 시기가 4분기라고 봅니다. 9월 중순까지는 고생하겠지만, 9월 중순 이후에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4분기 예측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에 맞춰 전략을 세워 보시면 좋겠습니다.
메모리 쪽 우려는 나왔지만 파운드리 쪽은 계속 좋은 것 같습니다. 파운드리로 눈을 돌려 볼 만할까요?
파운드리는 여전히 좋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보통 웨이퍼 10개를 만들면 제대로 나오는 칩이 몇 개 안 되는데, 수율이 20%밖에 안 되던 것이 최근 60%까지 늘었습니다. 저는 메모리와 별개로 파운드리와 후공정 관련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소형 소부장 기업들 중에서는 코미코나 이오테크닉스처럼 특화된 기업들이 메모리 업황이 꺾여도 차별화된 성장을 보일 수 있으니, 이런 기업들을 골라 투자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반도체 위기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4분기가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예상대로 간다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고, 그보다 더 좋다면 더 큰 반등이 나올 수 있으니 포트폴리오 점검 시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이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