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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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통화·유동성 지표(M1, M2, Lf, L)의 개념과 통화승수 원리를 설명. 단기부동자금이 증가하면 코스피·부동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단기부동자금 1% 증가 시 코스피 약 0.79%, 전국 주택가격 약 0.44% 상승 관계를 언급. 미국 주가는 유동성 대비 과대평가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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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통화·유동성 자료에는 우리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자료는 시차를 두고 발표되는데, 지금은 6월 자료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오늘은 통화가 무엇인지 기본 개념부터, 유동성 증감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통화를 화폐라고 부르지만, 일상에서는 보통 그냥 돈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몸에서 혈액이 잘 돌아야 건강하듯이, 돈이 잘 돌아야 실물경제도 건강하게 굴러갑니다. 돈의 기능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교환의 매개이고,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며, 가치를 재는 척도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돈이 많이 풀렸는지 적게 풀렸는지를 알아야 하겠죠. 그래서 만들어 놓은 것이 통화지표입니다.
통화지표는 유동성의 정도에 따라 나뉩니다. 여기서 유동성이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에서는 M1, M2, Lf, L로 구분합니다.
**M1(협의통화)**은 유동성이 가장 높은 통화입니다. 대표적으로 현금통화가 있고, 요구불예금이 있습니다. 은행에 예금할 때 여러분도 보통 요구불예금으로 맡기실 텐데, 이자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돈입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요구불예금과 금액은 비슷하지만 이자는 조금 있습니다. 역시 언제든 찾을 수 있습니다.
**M2(광의통화)**는 M1에 유동성이 조금 낮은 통화를 더한 것입니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들어가는데, 2년 만기 상품을 중도에 해지하면 약정한 이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2년을 채워야 약정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유동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죠.
**Lf(금융기관 유동성)**에는 2년 미만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 금전신탁, 생명보험회사 계약준비금 등이 들어갑니다.
**L(광의 유동성)**은 여기에 국채, 회사채 같은 웬만한 채권까지 포함한 개념입니다.
이 지표들의 규모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본원통화를 알아야 하는데, 본원통화는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과 지급준비금을 합친 것입니다. 지급준비금이란 예를 들어 은행이 1억 원을 예금 받았을 때 그중 일정 비율, 예컨대 7%에 해당하는 700만 원을 한국은행에 맡겨 두어야 하는 돈을 말합니다. 6월 말 기준 본원통화는 260조 원입니다.
통화를 볼 때는 월말잔액과 평잔을 구분해서 발표합니다. 월말잔액은 그달 마지막 날의 잔액이고, 평잔은 매일의 잔액을 더해 일수로 나눈 평균입니다. 월말잔액은 월말 자금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평잔으로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본원통화는 260조 원인데, M1은 1,192조 원, M2는 3,810조 원, Lf는 5,223조 원, L은 6,633조 원입니다. 본원통화가 M2로 늘어나면 열 배 넘게 불어나는 셈이죠. 이렇게 돈이 불어나는 원리를 **통화승수**라고 합니다.
통화승수는 쉬운 예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건설업자가 정부로부터 건설 대금 100만 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건설업자는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고, 지급준비율은 10%라고 합시다.
건설업자는 100만 원을 A은행에 예금합니다. A은행은 지급준비율 10%에 해당하는 10만 원을 한국은행에 맡기고, 나머지 90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대출받은 사람이 그 돈으로 물건을 사고, 그 돈을 받은 사람이 다시 B은행에 예금합니다. B은행은 9만 원을 지급준비금으로 쌓고 81만 원을 대출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지면, 처음 100만 원은 결국 약 1,000만 원까지 불어나게 됩니다.
통화승수는 이렇게 계산합니다. 통화승수 = 1 ÷ 지급준비율이므로, 100만 원을 0.1로 나누면 1,000만 원이 됩니다. 즉 통화량은 지급준비율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낮췄다는 보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경기가 나쁠 때 돈을 더 풀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것입니다. 지급준비율을 10%에서 5%로 낮추면, 같은 100만 원에서 은행이 맡겨야 하는 돈은 5만 원으로 줄고, 95만 원을 대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통화승수는 100만 원 나누기 0.05, 즉 2,000만 원까지 커집니다. 지급준비율이 낮아질수록 통화량은 증가하는 것입니다.
통화승수를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도 있습니다. 앞의 예에서 건설업자가 현금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정했지만, 만약 100만 원 중 10만 원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90만 원만 은행에 맡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돈이 계속 줄어듭니다. 따라서 통화승수는 지급준비율과 민간이 보유하는 현금통화 비율에 따라 결정됩니다. 지급준비율과 현금통화 비율이 낮을수록 통화승수는 높아집니다.
우리나라의 통화승수를 보면, 2008~2009년 무렵 M2 기준으로 26~27배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거의 10배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지급준비율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통화승수가 떨어진 이유는 민간의 현금통화 보유 비율이 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은행 금리가 낮다 보니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덜 맡기고 현금을 더 많이 들고 있게 된 것이죠.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단기 부동자금**입니다. 유동자금이라고도 부르는데, 정의는 기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돈은 눈이 있어서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단기 부동자금은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고 다른 곳으로 언제든 옮겨 갈 수 있는 자금을 말합니다.
여기서 단기 부동자금에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양도성예금증서, CMA, 증권투자자의 고객예탁금 등이 포함됩니다. 6월 기준으로 약 1,485조 원 수준이며, 구성을 보면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이 47%로 가장 크고, 요구불예금이 약 25%, 현금통화가 약 11%를 차지합니다.
이 단기 부동자금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1월에는 약 1,390조 원 정도였는데, 6월에는 1,445조 원으로 많이 늘었습니다. 이 자금의 증감은 주가와 부동산 가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장기 분석을 해 보면, 단기 부동자금이 1% 증가할 때 코스피는 약 0.7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때로는 주가가 먼저 움직이고 부동자금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1월 저점 이후 주가가 계속 올랐고 부동자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전국 주택가격이 약간 반등하고 있는데, 단기 부동자금이 1% 오를 때 집값은 약 0.44% 오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따라서 월별로 발표되는 단기 부동자금을 보면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방향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국민경제 전체로 유동성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를 볼 때는 M2를 명목 GDP로 나눈 지표, 즉 마샬 K를 씁니다. 실물경제 규모에 비해 돈이 많아졌는지 적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도 이 지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마샬 K와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84로 상당히 높게 나타납니다.
최근 마샬 K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금리를 인상했고,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코로나로 경기가 나빠지자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추고 돈을 많이 풀었는데, 그 결과 특히 가계부채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는 금융 불균형이 생겼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올렸고, M2 증가율도 2%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실물에 비해 돈의 공급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유는 전체 유동성은 줄었지만, 그중 단기 부동자금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주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마샬 K와 S&P500의 장기 상관계수는 0.89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마샬 K는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여러 경제지표에 비해 주가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뜻입니다. 단기 부동자금으로 계산해 봐도 미국 주가는 다소 과대평가되어 있어서, 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기 부동자금보다 의미가 좁은 개념으로 **증시 대기자금**이 있습니다. 고객예탁금처럼 주식을 사기 위해 늘 대기하고 있는 자금을 말합니다. 최근 증시 대기자금은 작년 말에 비해 52조 원 안팎까지 늘었습니다. 주식형 펀드, 특히 주식형 펀드는 작년 말 90조 원 조금 넘던 것이 최근에는 100조 원 안팎까지 증가했습니다. MMF도 작년 말보다 40조 원 이상 늘었습니다.
이 자금들은 주식시장이 좋으면 주식으로 옮겨 갈 수 있고, 부동산시장에 기대가 생기면 부동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입니다. 최근 이 자금들도 증가하면서 주식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든 경제변수 중에서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유동성 지표를 함께 보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방향도 한번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통화·유동성 자료를 볼 때는 유동성이 증가했는지 감소했는지, 특히 단기 부동자금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단기 부동자금의 증감에 따라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매월 한 번씩 꼭 챙겨 보시기를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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