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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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자금 우려와 외국인 수급 이탈로 국내 증시가 약세. 네오클라우드(코어위브) 자금조달 리스크는 단기 유동성(현금 55억달러·미인출 약정 약 100억달러)으로 당장 부도 가능성은 낮다고 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서 공급 부족 장기화와 주주환원 메시지가 나오면 심리 회복 기대. 반도체 중심 수급 구조라 AI 관련주 회복이 시장 반등의 선결 조건이라고 진단. 실적과 젠슨 황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을 확인할 때까지 관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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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또 한 번 미끄러졌습니다
어제 바닥을 잡은 줄 알았던 시장이 또 한 번 미끄러져 내려갔습니다. 수급의 주체가 없는 것 같고, 매크로 환경도 계속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금융주보다 낮은 밸류를 적용받는 상황인데, 최근 시장이 펀더멘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한번 의심이 생기면 그 의심이 해소될 때까지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 이런 의심을 하고 있는 쪽은 개인 투자자보다는 외국계 투자자들입니다.
외국인 자금의 이동
오늘 골드만삭스에서도 관련 내용이 나왔는데, 해지펀드들이 작년부터 AI 쪽에 많이 투자했던 자금을 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자금이 미국의 헬스케어나 음식료 같은 방어 업종으로 옮겨 갔습니다. 요즘 코카콜라 주가가 좋은 것도 그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유독 힘든 이유
우리나라가 유독 힘든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은 AI 인프라 쪽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국가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만 해도 시총의 절반 정도이고, 전력 기기 등 전력 인프라와 2차전지도 시총이 큽니다. 그만큼 AI 관련 쏠림이 높아서 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합니다. AI 인프라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한국이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둘째, 대만 같은 나라는 내국인 수요가 있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받아 주는데, 국내 증시는 개인 수급도 위축되어 있고 기관들의 여력도 부족합니다. 오늘은 연기금도 1억 원 이상 매도했다고 합니다. 외국인 자금 이동을 받아 줄 주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받아 줄 수급이 있고, 코카콜라 같은 방어 기업들이 완충 역할을 하지만 한국은 그런 구조가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밸류보다도 우리 시장의 구조 자체가 반전을 못 시키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펀더멘탈이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센티멘트와 수급에 지배받고 있는 시장입니다.
AI 우려의 실체: 수요가 아니라 자금 조달
미국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AI 산업을 이끌어 왔지만, 지금은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조달 부담과 지역 사회 규제에 부딪혀 일부 지연되고 있습니다. AI가 버블이라는 단계는 아니지만, 매출과 생산성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핵심은 대규모 설비투자의 과도기를 어떻게 버틸 것이냐입니다. 오라클 채권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급등 중이고, 코어위브 주가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의심하는 것은 AI 수요가 아닙니다. 수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컴퓨팅 공급까지 하려면 돈을 어디서 조달하느냐입니다. 아마존이나 구글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 있는 약한 고리, 특히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보니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데이터센터 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되고, 그러면 메모리 수요도 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코어위브는 정말 위험한가
코어위브의 채권 금리가 15%나 되니 위험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2분기 기준으로 코어위브의 총 차입금은 355억 달러로 많습니다. 그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갚아야 할 돈을 합치면 약 100억 달러입니다. 반면 보유 현금은 55억 달러이고, 미인출 약정 한도도 약 100억 달러 정도입니다. 오늘 신형 증권의 보고서를 보면, 당장 내년까지는 코어위브가 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고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이 있습니다. 길게 보면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문제없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회사의 많은 수주 잔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갑자기 발을 빼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계약에 구속력이 있어서 컴퓨팅 자원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금리가 높고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지면서 막연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세세하게 따져 보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것은 아닌데, 주가가 빠지고 헤지펀드 자금이 이탈하고 코어위브 채권 금리가 높다 보니 많은 것들이 확대 해석되고 있습니다. 중국 CXMT에 대한 우려도 개인적으로는 과장된 공포라고 봅니다. 시장이 빠질 때는 공포를 확대해서 해석하고, 증시가 뜨거울 때는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은 반대 흐름이라 악재를 지나치게 부풀려 해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이런 분석이 아직은 시장에서 잘 통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우리 시장이 악재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
오늘 오후에는 코어위브 관련해 우호적인 발언을 했던 젠슨 황 CEO의 GTC 기조연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어집니다. 메타, 테슬라, 스페이스X, 램리서치가 어닝 시즌에 돌입해 실적을 공개합니다.
젠슨 황은 어떤 상황에서도 굉장히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이고, 그 전망이 틀린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핵심은 코어위브 등 우려를 완화하는 발언을 하더라도 시장이 그것을 받아들이느냐입니다. 10년물 국채 금리와 프랑스 국채 금리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젠슨 황이 코어위브에 문제가 없다고 했을 때 시장이 반응을 해 줬는데, 오늘 같은 발언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입니다.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빅테크 자체가 아닙니다. 약한 고리인 빚을 내서 투자하는 기업들이 정말 안전한지를 의심하는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코어위브의 주요 고객사이므로, 코어위브로부터 예정대로 컴퓨팅을 공급받을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면 의심이 풀릴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는 메타 실적 발표도 있습니다. 지금은 돌다리도 두들겨 가며 건널 수밖에 없고, CEO들의 실적 발표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면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로서는 그런 메시지나 숫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거는 기대
다음 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나오고,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줄줄이 발표됩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분기 영업이익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107조 원이라는 분기 영업이익입니다. 시장이 이를 미리 선반영했는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도 실적 발표 이후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할지 궁금합니다. 솔리다임 이슈도 있는데, 솔리다임 문제는 어느 정도 반영된 면이 있지만 좋은 내용은 아닙니다. 중복 상장이고, 정부도 이 부분을 들여다보겠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하이닉스가 명확하게 설명해 줘야 하고,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실적이 좋은 것은 누구나 압니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이 좋은 실적이 얼마나 오래 갈지입니다. 이를 해소하려면 첫째,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히 줘야 합니다. 둘째, 2028년 실적에 대한 의심을 풀어야 합니다. 마이크론은 2028년에도 공급이 굉장히 부족할 것이라고 말하며 의심을 해소했습니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같은 얘기를 해 줄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번 공급 부족 사이클이 오래갈 것이라는 점을 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직접 명확히 말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주주환원도 막대한 규모로 계속하겠다는 메시지와 구체적인 숫자가 뒷받침된다면, 실적 설명회를 계기로 불안한 심리가 완화될 수 있습니다. 하이닉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이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이번에는 명확하게 얘기해 주면 좋겠습니다.
포트폴리오 전략: 반도체가 빠지면 다른 업종이 오를까
채팅창에서 "반도체가 부진하면 다른 종목은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 화장품·방산·조선도 너무 심하게 빠진다"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반도체나 AI가 빠지면 다른 업종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함께 무너졌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수급이 말라 버린 것입니다. 돈이 갈 데가 없고, 반도체가 무너지면 모두 같이 빠지는 구조라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시장이 회복되려면 AI 관련주가 살아나야 하고, 우리나라는 AI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살아나는 것이 다른 업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무리
수급 주체가 없어서 시장을 받쳐 줄 세력이 어디에도 없으니 답답합니다. 그래도 희망은 가지고 지켜보려 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투자자들이 환호할 때가 가장 위험했고, 아무도 관심 없을 때가 가장 바닥이었습니다. 내일은 진짜 반등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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