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규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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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10년 안팎의 슈퍼사이클 중이며 2019년부터 시작, 2026년은 본격 상승 초입. 과거 중앙은행 매입은 금 상승과 통계적 연관이 적으나 재정악화기 금 상승 신호. 금 공급 3년 연속 증가 시 고점 신호이며 2029~2030년 매도 시점 예상. 금리인상은 오히려 금 상승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 국내 금은 KRX 금시장 등 활용 권장, 포트폴리오 10% 배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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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부 이윤 기자입니다. 국가 부채 증가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은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데요. 돈을 발행하는 중앙은행들이 다시 금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조규원 대표님이십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대표님께서 지난 8월 인터뷰에서 금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실제 거래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사실 작년에는 정말 뜨거웠습니다. 그때는 저희가 하는 일이 손님들에게 전화해서 금을 팔 생각이 없냐고 여쭤보는 것일 정도로 금을 사려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시장에 금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금값이 큰 조정을 겪었습니다. 하루 만에 1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고, 8월 동안 계속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공포에 팔았습니다. 지금은 매도세가 거의 줄었고, 매수세가 다시 회복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체감하기로는 수요가 늘었다기보다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느낌이 강하고, 사람들의 공포심이 많이 수그러든 모습입니다.
금의 장기 상승 흐름이 아직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저는 금이 한 번 상승 사이클에 들어가면 10년 가까이 가는 슈퍼 사이클이라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금을 투자할 때 가장 큰 오해가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안전자산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서 "올라도 많이 오르진 않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금값이 20만 원대에서 70만 원, 최근에는 100만 원까지 오르니까 너무 과하게 오른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역사적인 금 상승장을 나열해 비교해 보면 지금의 상승은 아직 미비한 수준입니다.
또 하나는 금이 위기 때 강한 자산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금값은 하락했습니다. 오늘 저는 금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시 바라봤을 때 왜 제가 금의 슈퍼 사이클을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제가 제시하는 최소 수준의 가격 전망이 과장된 수치가 아님을 하나씩 풀어 보려고 합니다.
10년 장기 사이클이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그 사이클의 어느 정도 위치에 있다고 보시나요?
금은 보통 10년 정도 오릅니다. 짧게는 9년, 길게는 13년까지 상승하는데, 상승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금의 공급량이나 실질금리 같은 지표들을 보면 2019년부터 금의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 상승기의 평균 기간이 약 10.8년이니, 2019년부터 2030년 정도까지 이어지는 슈퍼 사이클이라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2026년은 중반부를 지나 본격적인 상승장에 들어가는 지점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 2030년까지 지금부터 몇 퍼센트나 더 오를 것 같으신가요?
정확한 퍼센티지나 가격을 맞추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과거 미국의 컨티넨탈 달러 사용기, 남북전쟁, 독립전쟁 때를 보면 화폐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금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가까운 역사로는 1970년대, 1930년대, 2000년대의 상승장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경우를 보면 금이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화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입니다. 사람들이 화폐가 불안하다고 느끼면, 5천 년 동안 가치를 유지해 온 실물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이동합니다.
그렇게 이동할 때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오르냐면, 그동안 국가가 발행한 화폐량만큼 금가격이 올랐습니다. 이를 역산하면 현재 금 1온스 2만 달러, 한 돈 70만 원 수준에서 300만 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국가가 화폐를 더 강하게 발행하면 300만 원이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3천만 원, 3억 원까지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보면 300만 원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2030년쯤 최고점 신호가 나타나면 매도 타이밍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금의 매도 타이밍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주식이나 코인에서는 고점을 지나면 금세 제자리로 돌아와서 불안하실 수 있는데, 금은 짧게는 1년, 길게는 2, 3년까지 고점에 충분히 머물기 때문에 급하게 매도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도할 때 볼 지표는 정해져 있고,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생산량입니다.
금도 원자재 상품군입니다. 원자재는 공급의 영향을 엄청 많이 받는데, 금은 공급 주기가 굉장히 깁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제가 금광 회사에 취직해서 대표님께 금값이 많이 오를 테니 지금부터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설득해서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해도, 실제로 금이 나오는 것은 10년이나 15년 뒤입니다. 그래서 공급도 늘 때는 계속 늘고, 줄 때는 계속 줄어듭니다. 금 슈퍼 사이클이 보통 10년 정도 나타난 이유입니다. 과거 공급이 줄었던 시기인 2019년, 2002년, 1970년, 1933년이 정확히 금 슈퍼 사이클이 시작된 지점이었고, 반대로 금이 고점이었던 때는 금의 공급이 2, 3년 연속 강하게 상승했을 때였습니다.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금광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나 IR 자료를 보면 공급이 언제쯤 늘어날지 대략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빠르면 2029년부터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2029년과 2030년에 2년 연속 강하게 상승하는 지점이 매도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변수나 기업들의 현금 흐름에 따라 더 늦춰지고 상승 사이클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 광산 생산량을 추적하면 매도 판단에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는데도 꾸준히 투자 수요가 몰리잖아요. 돈을 불리기보다 돈의 가치를 지키는 자산으로 보는 게 맞을까요?
맞습니다. 금은 내가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라기보다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보험도 안전자산이고 예적금도 안전자산인데, 성격이 다르죠. 보험은 특수한 상황에 큰 금액을 받아서 위기를 극복하게 해 주듯이, 금도 화폐 가치가 크게 떨어질 때 내 자산을 지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개인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도 금을 많이 사고 있더라고요.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이 289톤이었습니다. 이것을 개인 투자자의 매수 신호로 받아들여도 괜찮을까요?
중앙은행의 매수세만 보고 금 투자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중앙은행의 매입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950년 이후 통계를 보면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과 금의 상승 사이클은 사실 연관성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왜 금을 사는지를 살펴보면 거시경제를 읽을 수 있고, 지금 왜 금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70년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금은 보관 비용도 들고 이자나 배당도 없지만, 미국 국채는 이자를 주고 매도도 편하니까 자금이 국채로 몰렸습니다. 그런데 금이 급부상하려면 화폐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야 하고, 신뢰가 흔들리면 국채의 매력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지금도 미국 국채 금리가 5%까지 올랐는데, 어떤 사람들은 금리가 5%니까 금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잘못 생각합니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사람들이 국채를 안 산다는 뜻입니다. 지금 미국 국채 금리가 강하게 오르는 흐름은 금값이 크게 오른 역사적 시점들과 맞아떨어집니다. 중앙은행들이 국채 금리가 높은데도 금을 사는 이유를 이해하면, 지금 금 사이클이 왜 나타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과거에도 재정이 악화되지 않은 시기에 금값이 오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금값이 정말 크게 오른 시기는 주요국의 재정이 매우 나쁠 때였습니다. 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재정적자가 크고,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그 나라 국채를 잘 안 사 주기 시작할 때입니다. 지금 금이 20만 원에서 100만 원을 넘어서 다섯 배 올랐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역사적으로 금값이 100배 이상 오른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화폐 가치가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무섭게 떨어지고, 그때 금값이 많이 오릅니다. 지금 상황은 미국의 재정이 가장 나빴던 1930년대나, 영국의 부채 문제가 심각했던 1780년대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금을 전부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일부라도 꼭 보유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금값 상승을 전망하려면 달러의 몰락이나 미국 경제 위기를 전제해야 하나요? 아니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유지되고 미국 경제가 성장해도 금의 장기 상승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후자가 맞습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미국 달러가 여전히 기축통화여도 금의 상승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됩니다. 1971년에 닉슨 쇼크가 있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금태환제도가 있었는데, 1944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기축통화를 어떻게 다시 만들지 논의한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영국은 케인스의 방코르 같은 시스템을 주장했고, 벤저민 그레이엄은 금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한곳에 금이 몰리면 디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으니 바스켓 통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 세계 금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이 금태환제도를 밀어붙였고, 결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됐습니다. 1온스당 35달러에 금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약속이 1971년에 깨졌습니다. 적정 수준인 250% 정도를 훨씬 넘게 달러를 발행하니까 사람들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 가면서 미국의 금 보유량이 급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이대로 가면 미국은 디폴트였기 때문에 닉슨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금태환을 중지한다고 발표했고, 그 상태가 50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때 미국은 기축통화를 잃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정착시키면서 기축통화가 다른 통화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1971년 이전의 달러를 지금 사용할 수 없듯이, 지금의 달러를 1971년 이전에 가져가도 위조지폐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화폐 시스템은 바뀌었지만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된 것입니다.
지금도 현재의 달러 시스템은 바뀔 때가 됐고, 변곡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기축통화를 재편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금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무조건 망하거나 미국 경제 위기가 와야만 금값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그 변곡점을 지나고 있으므로 금값 상승에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금이 덜 오르느냐 더 많이 오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이 오히려 금값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은 불리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어떤 상황에서 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나요?
금값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공급량도 있지만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실질금리입니다. 단순 명목금리가 아니라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값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예금해서 1년 뒤 105만 원이 됐는데, 같은 물건 가격도 105만 원이 됐다면 명목상 5만 원을 번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 푼도 못 번 것입니다. 그래서 금 가격에서 정말 중요한 지표는 실질금리이고, 금리가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면 실질금리가 올라가므로 금에는 불리한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200년치 금 가격과 미국 금리 데이터를 나열해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금의 호황기가 대부분 금리 인상기였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주체가 대부분 중앙은행이라는 점을 놓치면 이런 결과가 헷갈립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 안정입니다. 한국은행 건물에도 물가안정이 가장 전면에 쓰여 있죠.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물가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1970년 미국 기준금리는 3.5%였는데 10년쯤 지나 1980년에는 18%까지 올랐습니다. 이때 금값은 26배 상승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고질적이라 금리를 안 올리면 실질금리가 떨어져 경제가 나빠지고, 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너무 강하게 올리면 경제가 추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됩니다.
지금 상황도 매우 비슷합니다. 지정학적 문제로 원자재 가격과 유통비용이 오르고,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으로 인건비와 최종 소비재 가격도 올라갑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 성장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증거이지만, 1970년대 말 폴 볼커처럼 강력한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입니다. 그래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값이 흔들릴 수는 있어도, 실제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그것이 금값 회복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값에 중앙은행의 영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금값 상승을 주도하는 자금은 어디서 들어오나요?
가격을 올리는 가장 강력한 주체는 결국 개인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큰손들이 매집을 많이 합니다. 큰손에는 중앙은행, 투자기관 등이 있는데, 금에서 가장 큰손은 중앙은행입니다. 올해 2분기 중앙은행이 289톤을 샀는데, 1950년 이래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양입니다. 과거 중앙은행이 1년 동안 순매입한 양이 약 200톤이었으니, 지금은 한 분기에 1년치를 사고 있는 셈입니다.
이 금들이 신기한 점은 모두 실물로 사서 중앙은행이 직접 보유하고 있어서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과 똑같은 수요가 붙더라도, 과거에 개인 수요 100이 들어왔을 때 금값이 20~30% 올랐다면, 중앙은행이 금을 금고에 넣어 두면 유통량이 줄어들어 같은 100의 수요에도 200~300% 오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국 금값 상승을 만드는 요인은 개인이지만, 상승의 변동성을 키우고 하방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은 중앙은행입니다. 이렇게 이해하면 가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표님께서 2030년쯤 금 한 돈이 300만 원을 넘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가격에 도달하려면 국제 금값과 원달러 환율이 어느 정도까지 움직여야 할까요?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금이 1온스 2만 달러 정도가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 가격 대비 대략 4~5배 수준입니다. 단순히 5배로 계산하면 한 돈당 400만 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300만 원 정도로 말씀드린 이유는, 금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안해 국제 시세가 2만 달러 정도일 때 국내 금값은 한 돈당 3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러프하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정확한 수치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달러 가치가 20% 떨어졌는데 원화 가치가 더 많이 떨어진다면 양상은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매수 전에 어떤 가격들을 비교해야 국내 금이 비싼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실제로 금투자를 시작할 때 매우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보통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금가격은 국제 시세와 다르게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 북쪽이 북한으로 막힌 섬나라에 가깝고, 국내에는 상업 광산도 없습니다. 금이 나올 곳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수요가 몰리면 국내 금값에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내용을 잘 이해하는 투자자와 모르는 투자자의 수익률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지금은 국제 시세와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싼 상황입니다. 사람들이 금에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을 때는 국제 시세보다 1% 이상 저렴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공급 문제는 금방 해결됩니다. 제가 금거래소를 운영하는데, 만약 국내 금이 해외보다 1% 이상 싸다면 국내 금을 전부 사서 해외로 수출해 버립니다. 그러면 국내 공급이 줄어들어 수요와 다시 균형을 이루고, 김치 프리미엄이 해소됩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주는 투자 기회
역김치 프리미엄도 마찬가지로, 이런 식이면 공급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됩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오히려 -1.5%라면, 사자마자 1.5% 이득을 보고 시작한다는 뜻이니 투자자로서 매력적인 상황입니다. 나중에 금이 상승하는 시기가 되면 수요가 몰리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10%, 심할 때는 20%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남들이 "금 투자해서 40~50% 벌었다"고 할 때 우리는 거기에 20%가 추가로 더 붙는 셈이니,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집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20%일 때 사면 나중에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고 말씀드렸는데, 반대로 -2%의 손실로 시작하는 꼴이 됩니다. 지금처럼 김치 프리미엄이 없을 때 사면 나중에 20%의 추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KRX 금시장으로 김치 프리미엄 확인하기
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KRX 금시장입니다. 정부가 국내 금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실물을 투자하되 직접 보유할 필요가 없고 주식 앱으로 간단히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금 가격을 가장 잘 보여 줍니다. KRX 금시장 시세와 국제 시세를 비교해 보면, 국내 시세가 더 비싸면 김치 프리미엄이 있는 것이고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싸다면 지금이 저점의 기회라고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맞는 금 투자 방법
금 투자 방법에는 골드바, 금 ETF, KRX 금시장 등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은 KRX 금시장을 추천합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편한 것이 좋습니다. 언제든 사고팔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하는데, KRX 금시장은 주식 앱으로 거래하니 간편합니다. 수수료도 0.3% 수준으로, 예를 들어 금통장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라 저렴합니다.
세금 측면의 유리함
더 핵심적인 것은 세금입니다. 국내 상장 ETF는 수익의 15.4%인 배당소득세가 붙고, 미국 상장 ETF는 양도소득세 22%가 있습니다. 금통장도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실물은 투자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금방에서 사면 부가세 10%를 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금 투자에는 세금이 붙어 있지만, KRX 금시장은 실물로 인출하지 않는 이상 매수·매도만으로는 세금이 없습니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간편하며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김치 프리미엄이 없을 때는 추후 10~20%의 잠재적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인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착각하는 이유는, 2008년 암호화폐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같은 기술을 사람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대표적인 비트코인을 비유로 "디지털 금"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한편 암호화폐 시장 자체를 잘못 해석하게 만든 문제가 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금융 생태계를 바꾸는 기술 측면에서 뛰어난 것이지, 금처럼 화폐 가치 하락을 보존하는 자산으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자산 배분: 금은 10% 정도
생활비와 비상 자금을 제외한 투자 여윳돈이 1천만 원 있다고 가정하고, 직장인으로 투자에 많은 시간을 쏟기 어렵다면 금은 10%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포트폴리오 투자에서 보통 금은 5~15% 정도만 보유하는데, 금을 그 이상 보유하면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낮아집니다. 그런데 금을 10% 정도 보유하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같거나 조금 더 개선되고 안정성도 함께 올라갑니다. 이런 효과는 어떤 자산군을 크게 담을 때 잘 일어나지 않는데, 금은 그만큼 특이한 자산입니다. 10%를 담아 둔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KRX 금시장에서 100만 원치 정도를 매수하시면 됩니다. 분산 투자를 잘하고 있다면 퇴직연금이나 IRP를 활용해 ETF나 금에 투자하는 것이 절세 효과와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좋습니다.
금이 함께 하락하는 상황
금도 단기간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금리 인상 우려가 있을 때 가장 많이 흔들립니다. 올해 1월 30일에는 금이 하루 만에 10% 정도 하락했습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 파월에서 바뀌는 시점이었고,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케빈 헤셋은 파월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인 인물이라 금에 좋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조금 매파적인 케빈 워시로 바뀌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그때마다 금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최근에도 미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시작되면서 인플레이션, 강한 고용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때마다 금 가격이 흔들렸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우려가 남아 있고 그때마다 금 가격은 흔들리겠지만, 이런 조정은 늘 있는 일이므로 길게 보고 잘 털어내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자에게 드리는 조언
금 가격은 단기적으로 많이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변수로 흔들리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불안정한 화폐 중에 가치가 0으로 수렴하지 않은 화폐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달러나 원화가 종이 조각이 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겠지만, 역사상 어떤 불안정한 화폐도 가치가 0으로 수렴하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 시기가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금을 보유해야 합니다. 금은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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