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인호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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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원가(약 7만~7.5만 달러) 근처를 바닥권으로 보고 분할 매수와 장기 보유를 권함. 현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 진입, 2028년 반감기 이후 공급 감소와 기관·국가 수요가 가격을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 리플은 장기 관점에서 호재가 많다고 보며,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금보다 우위에 둠. 가상자산 과세(2027년 1월 시행, 22%) 및 RWA·스테이블코인 확산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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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재 가격이 약 73,000달러 선까지 내려왔는데, 흐름을 어떻게 보시나요?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13만 달러 부근까지 올랐다가 7만 달러 근처로 떨어졌고 다시 올라온 상황입니다. 업앤다운이 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비트코인에는 원가가 있다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비트코인 하나를 채굴하려면 수많은 컴퓨터가 필요하고, 그 컴퓨터가 전력을 많이 씁니다. 제가 알기로 원가는 대략 7만~7만 5,000달러 수준입니다.
그런데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 채굴 생태계 전체가 어려워지고, 누구도 손해를 보면서 컴퓨터를 계속 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7만 5,000달러면 거의 바닥권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하게 됩니다. 이때 팔고 나갈 수도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매수할 때도 한꺼번에 많이 사기보다 DCA(분할 매수)로 10개월이나 1년에 걸쳐 열 번 나눠 사는 식으로 장기 플랜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최소 3~5년은 보유할 수 있는 사람만 투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은 조금만 떨어져도 손절하게 되어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월가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비트코인이 완전히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월가에서 승인되는 순간 이미 제도권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운용할 때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것은 지갑 관리, 암호 관리, 회계 처리 등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데 주식처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사면 회계나 감사 측면에서 모든 것이 아주 단순해집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비트코인에 접근하기 쉬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지 않아서, 기업들이 접근하고 싶어도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무엇을 하려는 건가요?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물(Strategic Bitcoin Reserve)'로 정의했습니다. 보통 국가는 전쟁이나 위기에 대비해 금, 석유, 농산물, 광물 같은 것들을 비축합니다. 이제 비트코인도 국가 차원에서 비축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것입니다. 범죄 수사 등으로 몰수한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국가가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해 나가겠다는 뜻입니다.
다만 세금으로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는 않겠다고 해서, 국가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란과 미국의 전쟁 과정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배에 수수료를 받겠다고 했는데, 그 결제 수단이 위안화와 비트코인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면 국가 간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사실상 기축 통화에 준하는 위치에 올랐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년까지 비트코인 가치를 상승시킬 호재성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비트코인 가격은 결국 유동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기업처럼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이 곧 가격입니다.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릅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2009년 처음에는 10분마다 50개가 발행되었고, 지금은 6.25개가 발행되고 있습니다. 2028년쯤에는 3.125개로 또 줄어듭니다. 이는 공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 요인입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2017년에는 주로 개인이 매수하며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그다음에는 현물 ETF를 통해 기업 수요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연기금이나 보수적인 펀드들이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따라서 2024년부터 2028년까지는 기업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으로 현물 ETF가 확대된다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2028년 이후에는 국가가 비트코인을 매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봅니다. 블랙록 CEO인 래리 핑크가 말했듯, 비트코인은 국제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셔도 좋겠습니다.
만약 1억 원의 여유 자금이 있다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1억 원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연령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은퇴가 가까울수록 채권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안전하게 가져가고, 20대처럼 은퇴가 멀었다면 위험자산 비중을 70~80%까지 높여도 좋습니다.
제 기준으로 대략 현금과 국채 등 채권이 30~40%, 위험자산이 60% 정도라면, 위험자산 중 절반은 국내 주식, 절반은 해외 주식으로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화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해 해외 주식은 반드시 가져가시는 것을 권합니다. 나머지 10% 정도는 대체투자로 금 5%, 비트코인 5% 정도를 담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블랙록에서도 이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여러 시뮬레이션 결과 비트코인을 기업은 1~2%, 개인은 5~10% 정도 담아 두면 변동성이 크더라도 감당할 수 있고, 크게 오르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투자는 밤에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하며,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라면 투기에 가까울 수 있으니 한번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리플은 과거 최고점인 5,000원대에서 현재 1,000원대 후반까지 크게 하락했습니다. 소송이 종결되고 여러 호재가 있었음에도 가격이 회복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보시나요?
리플 가격을 보면 2025년 10~11월쯤 500원대 후반이었는데, 5~6개월 사이에 거의 4,900원까지 급등했다가 지금은 2,000원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6개월 전에 투자하셨다면 두 배 수익이 났겠지만, 고점인 4,900원 부근에서 사신 분들은 지금 약 60% 손실이 났을 것입니다. 마음고생이 굉장히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가격이 500원에서 5,000원까지 2~3개월 만에 급하게 올랐다는 점에서 가격 조정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플의 가장 큰 리스크는 SEC가 증권성 소송을 걸었던 것인데, 이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된 것이 큰 호재였습니다. 또 2025년 9월경 XRP 현물 ETF가 출시되었고, 우리 돈으로 약 1조 원 규모의 자금이 매입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호재들이 25년 말에 반영되며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가 이미 선반영되었고, 이란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리플이 가장 먼저 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플이 대형 은행들의 우려를 씻기 위해 준비한 '슬리피지 보상' 특허는 어떤 것인가요?
먼저 슬리피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환전이나 매수 주문을 낼 때 체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주문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로 손실이나 이익이 생기는데 이것을 슬리피지라고 합니다. 리플로 송금하려면 리플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2,000원인 줄 알고 보냈는데 받을 때 1,950원이 되면 손실이 생깁니다. 리플이 이런 손실을 메워 주겠다는 것이 이 특허입니다. 결국 사용자가 큰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해서 리플 사용을 확산시키려는 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형 은행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보시나요?
좋은 호재라고 봅니다. 대형 은행은 이런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장애물 하나를 제거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해외 송금은 하루 이틀 걸리고, 건당 30~50달러의 수수료가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플을 쓰면 거의 실시간으로 빠르고 수수료도 크게 낮아지므로, 경제적으로 매우 좋은 기술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스테이블코인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에 고정되어 있어서 변동성 문제가 없으니, 송금 수단으로 더 선호될 수 있습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도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코인이므로 신뢰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CBDC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XRP가 해외 결제 시스템을 바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는데, 단순한 코인을 넘어 실제 금융 시스템 전반에 쓰이는 자산으로 봐야 할까요?
XRP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XRP가 추구하는 목표는 글로벌 송금·결제망이 되는 것입니다. 그 비전을 얼마나 이뤘는지, 약속한 일정대로 가고 있는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성전자에 투자할 때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실적을 보듯이, XRP도 비전과 시장 규모, 실제 이행 여부를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찰스 호스킨스는 XRP가 매수 수요를 만드는 구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는데,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는 자산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XRP는 비트코인처럼 발행량을 제한하고 줄여 나가는 디지털 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제를 하려면 기업이나 개인이 XRP를 미리 보유하고 있어야 하므로, 사용이 늘어날수록 보유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쿠팡 포인트를 미리 사서 쌓아 두는 것과 비슷합니다.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쓰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평균적인 보유 효과가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플 보유자들은 올해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까요?
리플뿐 아니라 암호화폐 투자는 단기보다 장기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기 방향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암호화폐는 유동성에 매우 민감합니다. 금리가 올라 유동성이 줄면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 유동성이 공급되면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가격이 오릅니다. 또 전쟁, 금융 대형 사고 같은 투자 심리 충격이 생기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가격이 떨어집니다.
중장기로 보면 정부가 돈을 계속 찍어내면서 유동성이 공급되고, 그러면 희소성 있는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지난 100년간 미국이 찍어낸 돈이 약 1조 달러인데, 금융위기 때 10년 동안 3조 달러를 더 찍었고, 2020년 코로나 때는 단 두 달 만에 약 12조 달러를 찍었습니다.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리면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희소한 자산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들은 세금을 올리기 어려우니, 결국 돈을 더 찍어 인플레이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세금을 걷는 구조가 됩니다. 이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희소성 자산으로 비트코인과 금이 주목받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기보다는, 화폐가 너무 많이 풀려 화폐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코인 과세는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이자로 받은 코인에도 과세되는 것이 사실인가요?
최근 기사에 따르면 코인 과세는 2023년에서 2025년, 다시 2027년 1월 1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여당과 정부는 이 일정을 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행일: 2027년 1월 1일 - 세율: 기타소득 20% + 지방소득세 2%, 합계 22% - 기본공제: 250만 원 - 소득 구분: 기타소득, 분리과세 - 신고: 2027년 소득에 대해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신고
처음 시행이라 자신이 산 코인의 취득가를 정확히 모를 수 있으므로, 의제취득가액 제도를 두었습니다. 2026년 12월 31일 종가를 기준으로, 실제 매입가와 비교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국내 거래소(빗썸, 업비트)는 거래 기록이 모두 남아 과세 당국이 정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바이낸스 등)도 CARF(암호자산 거래 정보 자동교환 체계)를 통해 국세청이 거래 내역을 받기로 협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거래소로 옮겨 세금을 피하려는 시도는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2026년 1월 1일부터 데이터 수집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문제점도 있습니다. 코인은 주식과 달리 손익 통산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27년에 1억 원 손실, 2028년에 5,000만 원 이익이 나면, 합치면 손실이지만 2028년 이익에만 세금이 붙습니다. 이 때문에 연말에 손실을 확정하기 위해 팔고 다시 사는 전략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코인만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이 될 것입니다. 디파이 스테이킹이나 에어드롭처럼 이자나 공짜로 받은 코인에도 과세하겠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예치해 받은 이자를 받은 시점의 가격으로 과세하는데, 아직 팔지 않았다면 이후 가격이 떨어져도 손실은 보상받지 못합니다. 하루에도 10% 이상 움직이는 자산이라 어느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할지, 세금을 언제 낼지도 정교한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과세 이연 효과가 사라지는 문제도 있어, 실제 현금화할 때 과세하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음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의제취득가액 제도를 적극 활용하십시오. 높게 샀다면 취득가를 증명할 자료를 잘 준비하셔야 합니다. 둘째, 2026년 거래 내역을 철저히 정리하십시오. 에어드롭을 언제, 얼마에 받았는지 등 모든 데이터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셋째, 해외 거래소로 세금을 피하려는 방법은 막혀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RWA(실물자산 토큰화)와 토큰 증권 시장이 향후 전통 금융 시스템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RWA는 Real World Asset, 즉 실물 자산을 기초로 한 토큰을 뜻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기초가 되는 실물이 없어서 순수하게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정해집니다. 반면 RWA는 실물 자산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을 기초 자산으로 토큰을 만들면, 그 토큰의 가격은 실물 금 가격에 따라 오르내리게 됩니다.
토큰화 자산과 블랙록의 전략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토큰화된 자산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 석유나 구리 같은 자원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토큰으로 만든 것이죠. 이를 토크나이제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자산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까지도 토큰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부분이 채권입니다. 채권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니, 그 권리를 기초 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토큰으로 만들 수 있고, 기업 채권도 토큰화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적재산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특허 같은 것도 토큰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무형자산은 가치 평가가 굉장히 어려워서 그 부분이 약점입니다. 어쨌든 블랙록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이 토큰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토큰화 플랫폼을 이더리움과 솔라나 같은 여러 블록체인 위에 만들고, 월가의 빌딩을 담보로 토큰을 만들거나 채권을, 최근에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주식을 담보로 토큰을 만드는 흐름입니다. 더 나아가 아직 비상장인 스페이스X 같은 기업도 토큰화하는 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주식을 두고 굳이 토큰으로 살까요? 첫째, 24시간 일주일 내내 멈추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주식을 팔고 나서 현금을 쓰기까지 이틀이 걸리지만, 토큰은 팔자마자 즉시 현금을 쓸 수 있습니다. 둘째, 핸드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국내와 미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가 하나의 자산 플랫폼이 됩니다. 블랙록은 바로 이 지점을 보고 글로벌 자산 플랫폼으로 전 세계 자산을 잡겠다며 뛰어든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미래의 자산 형태는 결국 토큰화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장이 2030년쯤 약 10조 달러 규모, 우리 돈으로 1경 5천조에서 2경 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는 전망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탈출인가 기회인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탈출을 외치는 쪽은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올랐고 변동성도 커졌다고 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오르면 유동성이 줄어들고, 그러면 코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굉장히 합리적인 예측입니다.
반면 기회라고 보는 쪽은 4년 주기설을 근거로 듭니다. 올해 2026년이 바닥일 수 있으니, 3~4년 뒤에는 상승 단계로 들어간다는 것이죠. 또 지금까지는 개인이 끌고 온 시장이었지만 이제 기관이 들어와 끌고 가고, 2028년 이후에는 국가가 끌고 가는 시장이 된다고 봅니다. 발행량은 점점 줄고 수요는 늘어나니 장기적으로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논리입니다.
결국 문제는 시간의 지평입니다. 6개월 정도 단기로 보는 사람은 경기, 유동성, 금리, 인플레이션을 모두 고려해 베팅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렵고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반면 5년, 10년을 바라보고 은퇴까지 시간이 남은 사람이라면 조금씩 나눠 사는 전략이 좋다고 봅니다. 세상은 아날로그 머니에서 디지털 머니로 가고 있고, 개인을 넘어 기업과 국가 단위의 새로운 수요도 생기고 있으니, 이 장기 흐름을 믿고 분할 매수하며 기다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 장기 투자의 매수 적기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합니다. 비트코인에는 원가가 있는데, 에너지 비용 등이 변하긴 하지만 대략 7만 달러에서 7만 5천 달러 선이면 거의 원가에 접근한 가격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더 떨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 갖고 기다릴 때, 분할 매수할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 무엇이 더 나을까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낫다고 봅니다. 이를 느낀 계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습니다. 초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는데, 우크라이나에서 약 100만 명이 피난을 떠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피난길에 금을 가지고 간다면 국경에서 몸 수색을 당해 빼앗길 수도 있고,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들고 다니는 동안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반면 비트코인은 핸드폰이나 12~24개의 단어만 머릿속에 있으면 누가 빼앗아 갈 수도, 얼마나 가졌는지 알아내기도 어렵습니다. 요즘은 비자 카드 등으로 옮겨 비자 망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쓸 수 있을 만큼 활용성도 넓어졌습니다.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개인에게는 금보다 비트코인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한 지인의 장모님은 6·25를 겪은 분인데, 과거 은행이 문을 닫아 정작 필요할 때 자기 돈을 쓰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5만 원권을 땅에 묻어 두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늘 걱정이 되고, 자신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아무도 그 돈의 존재를 알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비트코인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셨고, 2016년쯤 비트코인이 100만 원일 때 땅에 묻어 둔 현금을 모두 찾아 비트코인 8개를 사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1억 원이 넘었고, 더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며 손녀들에게 주셨다고 합니다. 이분은 블랙록 CEO가 말한 "비트코인은 국제적 자산"이라는 말을 몸소 체감하고 실천하신 셈입니다.
비트코인 생태계의 장기 방향
앞으로 하드포크나 글로벌 규제 변화 같은 거시적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짚을 부분은 비트코인이 국가 간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 여부입니다. 현재 미국 트럼프 정부는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팔지 않고 보유한다는 의미이지 새로 대규모로 사들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으로 이것이 어떻게 발전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를지, 탈동조화를 택할지도 중요합니다. 중국, 유럽, 일본, 우리나라, 중동 등 각국이 비트코인에 어떤 위치를 부여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변화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집을 살 때 보통 자기 자본이 20% 정도 필요한데, 그 자기 자본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해도 인정해 주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것이 세금 납부로 확대된다면 엄청난 변화가 될 것입니다. 이미 가야 할 길의 60% 정도는 왔고, 나머지 40~50% 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비트코인과 경쟁하는 자산도 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디파이, 속도가 빠른 솔라나 같은 자산이 들어오면서 비트코인이냐 이더리움이냐 하는 선택의 경쟁이 생겼습니다. 실물 자산을 담보로 만든 RWA, 달러에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과의 역할 분담도 중요해졌습니다. 결제는 스테이블 코인, 안정성은 RWA, 희소성은 비트코인이라는 식으로 디지털 금 개념의 비트코인 보유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규제 프레임이 어디까지 갈지도 중요합니다. 미국은 빠르게 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조차 만들지 못한 상황입니다. 규제 속도가 그 나라 디지털 자산의 속도를 결정하게 되고, 글로벌 표준을 누가 이끄느냐에서 우리나라의 규제 속도에 우려가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을 읽는 새로운 시각
과거처럼 반감기 이후 급등한다는 패턴만으로는 예측이 복잡해졌습니다. 특별한 지표라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 즉 시장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가입니다. 유동성이 처음 늘어날 때는 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 자산으로 먼저 흘러갑니다. 분위기가 좋아지면 햇빛이 뜨거워질수록 옷을 하나씩 벗듯이 주식으로 옮겨 가고, 주식이 어느 정도 오르면 대체 투자처인 비트코인 같은 자산으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이 유동성의 흐름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암호화폐 규제가 풀리거나 특정 수요와 공급이 생기는 것은 강한 호재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월가와 정부가 비트코인을 받아들인 이유
처음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미국 CIA나 FBI는 없애 버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과거에도 금 본위의 디지털 화폐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것이 페이팔처럼 전 세계에서 쓰이자 정부 입장에서는 달러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강하게 견제했습니다. 마약이나 무기 거래에 쓰인다는 이유로 이상 거래를 보고하게 했고, 오히려 그 보고 자료를 증거로 삼아 해당 시스템을 셧다운시키고 운영자를 감옥에 보냈습니다. 국가가 돈을 찍어내고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만큼, 그에 도전하는 세력은 모두 박살났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달랐습니다. 특정 사람이나 서버가 없이 전 세계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컴퓨터를 꺼도 다른 곳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전 P2P 파일 공유처럼 한 사람을 없앤들 다른 곳에서 계속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결국 비트코인을 없애려면 전 세계 인터넷을 끊거나 모든 디바이스를 없애야 하는데, 둘 다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쪽이 가격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금을 많이 가진 쪽이 금값에 영향을 주듯, 비트코인을 많이 가지면 가격을 컨트롤할 힘이 생깁니다. 또한 국가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하면 가격 상승에 따라 순자산이 늘어나 순부채 문제 해결에도 쓸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변동성을 피하려는 자금이 스테이블 코인으로 옮겨가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커지는데,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미국 국채를 사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이 커질수록 미국 국채 수요도 늘어나니 새로운 국채 수요를 만들어 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은 러시아 사례와 연결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 미국이 러시아의 미국 국채를 동결하자 국채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를 본 중국은 보유하던 미국 국채를 상당 부분 팔고 금을 샀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문제 등으로 긴장이 있을 때 미국이 자신의 국채를 동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미국은 국채 수요가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었고,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고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키워 국채와 연계시킴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만든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국채를 팔지만 중국 국민들은 달러 가치를 선호해 USDT 같은 테더를 많이 사니, 결과적으로 국민이 뒤에서 국채를 사 주는 셈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팔(PayPal)은 PYUSD라는 1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습니다. 코인 하나가 1달러와 등가이고, 1달러를 주면 코인을 받고 코인을 내면 1달러를 돌려받습니다. 핵심은 이 코인을 보유하면 이자를 준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일반 보통 예금 이자는 0.1%도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국채 금리를 기반으로 약 4%의 수익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개인 입장에서 현금 1달러를 갖고 있는 것과 1달러 코인을 갖고 있는 것 중 무엇이 나을까요? 당연히 코인이 낫습니다. 핸드폰으로 쓸 수 있고,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결제 수단과도 연결되며, 이자까지 줍니다. 물론 금리에 따라 이자가 변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일부 디지털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이미 비트코인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필요할까
이는 매우 활발한 토론 주제입니다.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99%가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고, 유럽도 1%가 안 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왜 필요한지 반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쓰이지도 않을 것을 만들어 문제를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죠.
거꾸로 생각해 보면,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결제는 주로 카드로 이뤄지지만, 페이팔처럼 이자를 주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나오면 사람들은 환율 이슈가 있더라도 원화가 계속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 보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페이팔과 비자, 마스터카드로 결제하면 사용에 문제가 없고, 해외여행에서도 환전 수수료 없이 쓸 수 있으니 굉장히 편리한 수단이 됩니다. 만약 모든 국민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갖게 된다면 우리나라 원화의 통화 주권은 어떻게 될까요? 결제 시장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글로벌 확장입니다. 예를 들어 BTS의 디지털 굿즈를 원화 스테이블 코인으로만 결제하도록 한다면, 전 세계 1억 명의 아미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보유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1억 명에게 쓰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원화가 그만큼의 쓰임새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원화를 글로벌화해서 기축 통화 반열에 오르는 작은 계단 하나라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국내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 기회가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같은 휴대폰이 10억 대 넘게 깔려 있어서 이미 디지털 지갑 인프라가 있습니다. 여기에 원화 기반의 국채나 RWA를 넣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주식을 토큰화해서 올리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자산을 살 수 있는 관문이 생깁니다. 그때 원화 스테이블 코인으로 사고팔게 하거나, 달러 스테이블 코인도 허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자산을 원화로만 묶어 두는 방식이라면 변화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세계 추세가 아날로그 머니에서 디지털 머니로 바뀌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뒤처질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큰 금융사가 유리하지만 빠른 기업도 유리합니다. 우리는 빠른 실행력이라는 경쟁력이 있으니,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 머물러 있던 금융산업을 글로벌로 넓혀 갈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기회를 넓혀 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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