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요약 보기
중동 리스크 속 지정학 긴장이 있으나 이란의 즉각 보복이 없어 안도 랠리 가능성. 이란 농축우라늄 보유로 핵개발 우려 커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최후 카드이며 봉쇄 시 유가 최대 130달러, 미국 CPI 상승 우려. 유조선 운임은 연초 대비 약 46% 상승. 수출은 좋았으나 하반기 반도체 수요 둔화·공급 증가로 가격 하락 우려, HBM은 연말까지 탄탄. 2차전지는 중국발 가격 압력과 세제 혜택 축소로 우려. MSCI 관찰대상국 편입은 쉽지 않고 내년~내후년 편입 가능성.
다듬은 글
우리 시장을 보면 확실히 3,000 포인트를 지키려는 저력을 발휘하는 유동성 장세가 도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 순매수가 1초에 3억 원이 들어왔어요. 중동 리스크가 이렇게 발발해도 설마 미국이 이란을 치겠느냐 했지만, 이란이 미국을 칠 수 있다는 물음표가 붙으면서 전반적으로 중동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고 가겠다는 심리를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어요?
예, 말씀하신 대로 주말에 예상했던 것은 2주를 준다고 했는데 이틀 만에 미국이 때린 거잖아요. 그래서 다들 뒤통수를 맞았다고 걱정을 했는데, 어쨌든 오늘 장이 열렸고 장 초반에는 꽤 많이 밀렸었죠.
하지만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 대응이 나오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이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바로 치닫지 않겠구나" 하는 안도 랠리가 장 후반에 일정 부분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뉴스 속보를 보니 제가 걱정했던 이란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우려에 대해서도 탈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란이 적어도 극단적인 물리적 보복을 지향하기보다는, 가장 걱정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바로 가기보다는 시간을 벌면서 전쟁을 이스라엘과 국한시키려는 모습이 제법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IAEA가 이란이 미국의 폭격 이후에도 방사능 오염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IAEA에 따르면 2주 전 기준으로 핵탄두 6개에서 10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 이미 에스판에서 발견됐다고 하더군요. 그것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고, 그렇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핵을 만들지 말라고 공격했는데, 역으로 시간을 벌면서 북한처럼 핵무기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중동의 핵 개발이 가속화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당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잖아요. 이란 의회가 아직 봉쇄를 의결했지만 최종 결정이 된 건 아닌데, 결정 가능성은 높다고 보시나요?
지금 이란이 재래식 무기로 미국과 붙어서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은 무한 리필이고, 이란은 포위 차단당한 상황이라고 표현하던데, 무기가 공급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다릅니다. 결국 이란이 내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최후의 카드로 볼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많이들 들으셨겠지만 전 세계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석유량이 대략 1억 배럴 정도인데, 그중 20%인 2천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거든요. 그런데 이를 우회할 방법이 딱히 많지 않습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놀라서 페르시아만 해안에서 홍해까지 연결되는 1,200km 동서 원유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하루 500만 배럴 정도밖에 안 됩니다. 2천만 배럴과 비교하면 턱도 없죠. 아부다비에서 만든 360km 짜리 파이프라인도 있지만 하루 150만 배럴 정도입니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전 세계 석유의 20%가 그냥 묶이는 것입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이란도 수출을 못 합니다. 이란의 석유 터미널이 페르시아만 안쪽, 이라크에 가깝게 있기 때문에 "모두 같이 죽자"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최후의 카드일 것이고, 실제로 꺼내 든다면 전 세계가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은 연초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 유조선 운임입니다. 연초 대비 46% 정도 올라와 있습니다. 차트를 보면 파란색 선이 올해 움직임이고, 나머지 붉은 선 두 개가 작년과 재작년 움직임인데, 통상 지난 2년간은 운임이 떨어지는 흐름이었습니다. 지금은 폭등하고 있고, 오늘 하루에만 8%가 올랐습니다.
현재 물리적으로는 유조선 이동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지만, 누구도 그 근처를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미 2, 3년 전부터 후티 반군이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을 계속 공격해 왔기 때문이죠. 앞으로 당장은 운임이 올랐지만, 긴장이 다시 강화된다면 추가로 100달러, 130달러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협 봉쇄의 결과는 그렇게 나타날 수 있어서 계속 긴장하며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해상 운임 지수가 올라올 가능성이 있고, 유가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맞습니다. 유가는 연초 대비로는 V자로 올라왔지만, 연율로는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3, 4%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고, 70달러대이긴 하지만 크게 오르진 않았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긴장이 올라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최대 13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고, 봉쇄가 현실화되면 미국 기준 6, 7월 CPI가 기존 2.5%에서 3~4%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미국 국채 금리가 소폭 오른 것도, 유가가 1, 2% 이상 강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부담 압력이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는 시점에 우리 수출입 데이터는 굉장히 잘 나왔습니다.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입 데이터가 나왔는데, 자동차, 반도체, 선박을 중심으로 1일 평균 수출액을 계산해 보면 역대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가를 보니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는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거든요.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안 될 것 같고, 몇 밀리 뜯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3, 4, 5월 20일 데이터와 한 달 전체 데이터를 볼 때 변동성이 꽤 커졌습니다. 3월은 좋았는데 4월은 떨어졌고, 5월은 다시 좋아지는 식이라 월별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를 먼저 말씀드리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놓고 볼 때 트럼프 관세 때문에 수요가 상반기에 앞당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 수요가 약해질 거라는 우려가 확실히 커져 있습니다. 반면 공급은 상저하고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DRAM 1등 자리를 되찾겠다며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반기에 수요는 떨어지는데 공급은 늘어나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다만 무풍지대는 여전히 AI 관련 HBM입니다. HBM은 연말까지도 수급이 탄탄할 것으로 보여서, 오늘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그 이유라고 해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흐름은 올해 하반기 내내 유지될 가능성이 있으니 투자자분들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2차전지는 미국 IRA 개정안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중국발 공급과잉과 가격 인하 압력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차 완성차에 대한 세제 혜택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여전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반도체는 SK하이닉스향과 삼성전자향을 나눠서 선별적으로 지켜보셔야겠네요.
이번 주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가 MSCI 이벤트입니다. 한국시간으로 이틀 뒤인 25일 오전 14장 분류를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은 한국이 11년 만에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첫 단추인 관찰대상국에 오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기대를 많이 했고, 가능성도 어느 정도 보였습니다. 다만 20일에 MSCI가 평가를 했다는 것이고, 들리는 후문으로는 이번에 관찰대상국에 올라가기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된다 하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쯤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장 들어간다고 해서 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수급 측면에서 가장 큰 이유는 "뱀 머리에서 용 꼬리가 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같은 큰 기업 몇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오히려 외국인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몸집을 훨씬 더 불려서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는 것이 득이 될 수 있으니, 이번에 못 들어갔다고 굳이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디멘젼투자자문 투자부문 송재경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