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대준 · 한국인
요약 보기
AI 개발 속도 조절론, 9월 FOMC 금리인상 가능성(CPI 근원 0.3% 상회), 중동 유가 불안(호르무즈·사우디 파이프라인 피해)이 겹쳐 국내 증시 하방압력. 반도체는 조정 중이나 장기적으로 홀딩 권고, 10월 중순까지 자사주 매입·실적 모멘텀 기대. 단기 보수적 접근, 금융주·화장품·방산 등 방어 선택지 제시.
다듬은 글
이번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유가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속도 조절론까지 더해지면서 오늘 국내 증시가 강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9월 시장도 순탄치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투자전략 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경제 지표도 중요하지만 먼저 AI 속도 조절론이 다시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시장은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 걸까요?
한국 증시는 그동안 많이 올랐다가 최근에 조정을 받았습니다. 과거 상승의 재료는 AI를 바탕으로 한 기술 성장이었는데, 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언급이 한국 시장, 특히 반도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언급했고,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있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도 이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얘기했습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그동안 AI 투자가 약화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의 HBM은 AI 기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인데, 이에 대한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 시장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오늘 반도체 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주가에는 강하게 반영되고 있지만,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것이 AI 개발이 끝났다는 방향으로 일치된 것은 아닙니다.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속도 조절을 말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속도를 늦추더라도 경쟁국인 중국은 계속 따라올 텐데 우리가 멈춰야 하냐는 논의도 계속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개발이 이어질지 둔화될지 방향성이 혼재하면서 불확실성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는 AI 분야에서 미국의 선두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과 소통하며 기술 개발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AGI의 활성화와 안전 이슈가 부각된 것일 뿐, 방향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시기상조이고 점진적 발전은 도모될 것으로 봅니다.
AI를 둘러싼 우려는 하루이틀 된 이야기는 아닌데, 타이밍이 중요해 보입니다. 지난주 CPI 결과는 예상에 부합했지만, 근원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9월 FOMC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9월 금리 인상과 관련해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페드워치의 확률입니다. 지난 금요일 기준 87.3%를 기록했는데, CPI 발표 이후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수치입니다. 이 정도면 금리 인상이 가시화됐고 실제로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워시 연준 의장은 3개월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계속 언급해 왔습니다. 지난 8월 말 잭슨홀 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CPI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에너지를 포함한 헤드라인 CPI가 아니라, 변동성이 큰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입니다. 예상치는 0.2%였는데 0.3%가 나왔습니다. 변동성을 빼더라도 물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므로, 연준은 워시 의장의 발언대로 일정 부분 제어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이번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릴 거라고 보시나요?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금리 인상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지, 내년에도 추가로 올릴지입니다. 워시 의장은 과거 파월 의장과 달리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데, 분기마다 나오는 FOMC 점도표에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이 담깁니다. 이번에 인상하면 상단이 4%가 되는데, 내년에도 4%를 유지할지 그 이상으로 올릴지가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9월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점도표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9월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데, 미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가 오늘 더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 CPI 결과에 따른 FOMC 반응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3% 이상 빠지는 상황에는 다른 재료도 더해졌다고 보셔야 합니다. 금리 인상만으로 반도체가 급락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반도체는 수익성이 좋아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빠진 것은 결국 AI 속도 조절론 이슈 때문이고, 여기에 중동 유가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원래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과 관련해 걸프 국가들과 논의하는 회의가 오늘 예정돼 있었는데, 새벽에 갑자기 연기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이 드론 공습으로 일부 피해를 입었다는 이슈도 있어서 유가가 빠르게 올랐습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결국 오늘 증시는 FOMC, CPI, AI, 유가까지 더해진 3중고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유가 얘기가 나왔으니 더 여쭤보겠습니다. 지난주부터 유가가 이미 오르고 있었는데, 오늘 송유관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유가 상승을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로 봐야 하는 시점으로 넘어가고 있는 걸까요?
우선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 즉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경로와 홍해 쪽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나오는 경로가 정상화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데이터를 보면, 중동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원유 공급은 분명 불확실성에 노출됐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구조적 리스크로 조금씩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힌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준 셈인데, 그는 중간선거 이후에는 유가가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중간선거가 11월 3일이니 그 전까지는 고유가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브렌트유와 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있고 하락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만큼, 지금의 유가 상승은 일정 부분 구조적 리스크로 가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로 인해 시장이 지속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될까요, 아니면 어느 정도 감내하는 단계로 넘어갈까요?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여러 기업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한국은 중동 의존도가 높다고 말씀드렸는데, 순간적으로 100달러를 넘을 수 있어도 빠르게 하락하면 나아집니다. 하지만 100달러 이상이 계속 유지되면 문제가 됩니다. 이번에 미국 PPI와 CPI가 하루 차이로 나왔는데,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1~2개월 뒤에 CPI에 영향을 주는 경로가 있습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맞는데 여기에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집니다. 통화 긴축을 가속하더라도 경기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은 막을 수 없어 경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동 갈등이 빠르게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고, 미국과 이란, 사우디와 후티 간 대화를 통해 악재의 매듭을 빨리 끊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AI 속도론, 유가, 금리 인상 우려가 오늘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하셨는데,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시장 섹터의 흐름일 것 같습니다. 오늘 개인과 외국인이 반도체를 팔고 있고 기관도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듯한데, 특징적인 부분이 있을까요?
최근 한국 시장의 매수세가 약합니다. 지난주에도 그랬지만, 어떤 날에는 개인, 외국인, 기관이 모두 매도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을 빼면 대부분 주식을 정리하는 흐름이었습니다. 거래대금 감소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FOMC 전에 금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확실성을 피하자는 심리가 작용했고, 중동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아시아 증시에 대해서도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FOMC 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FOMC의 점도표가 긴축을 계속한다는 쪽이냐, 약화된다는 쪽이냐에 따라 시장 변화는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긴축이 이어진다면 은행이나 보험 같은 고금리 방어주가 계속 선택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업종으로 종목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반도체도 포함될 수 있고, 낙폭은 컸지만 이익 회복이 가능한 종목, 대미 투자 관련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FOMC가 방향을 잡아줘야 종목 확산과 투자 심리 개선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AI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조정이 매수 기회였는데, 이번에도 같을까요? 지금 보유 중인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도체는 홀딩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오르고 매크로가 불안하며 AI 속도 조절론이 있지만, 긴 그림에서 보면 AI는 결국 글로벌하게 성장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기 이슈로 조정을 받을 때는 저가 매수를 하거나, 저가 매수가 어렵다면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흐름은 9월 말을 지나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9월 말 마이크론 실적을 비롯해 10월 초 삼성전자 실적이 좋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도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금의 불안한 환경만 넘어가면 반도체는 안정화되고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지난주 금요일에는 메타의 AGI 이야기와 아스트라 공개로 반도체가 올랐습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반도체는 여전히 홀딩해야 하는 업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도체가 쉬어가는 국면에서 화장품, AI 보완주, 방산 등이 움직이고 있는데,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섹터별로 어떻게 체크하면 좋을까요?
화장품은 오랫동안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있는데, 반도체가 쉬어갈 때 화장품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입니다. 최근 원화 강세로 매출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높게 유지되면서 해외 매출 확대와 외국인 소비가 잘 이어졌습니다. 지금 환율이 낮아져 이익 모멘텀이 약화된 것은 맞지만, 시간이 지나면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최근 K뷰티의 위상을 고려하면, 불안한 시기에도 실적을 낼 수 있는 화장품을 사서 기다려 볼 만하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방산은 그동안 많이 빠지고 지지부진했는데, 중동 갈등이 다시 붉어지면 우리 방산 제품의 수출처와 연결되면서 중동 수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주는 고금리 환경에서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반도체 외에도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보통주 자본 비율이 높아져 주주환원을 강하게 할 수 있는데, 이런 점들이 지금 시장에서 선택받는 요인입니다.
9월 한 달만 놓고 보면, 당장 FOMC도 있고 국내 증시는 다음 주 설 연휴도 앞두고 있습니다. 연휴 전에 시장이 강하게 움직인 적이 없었는데, 그때까지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봐야 할까요? 길게 보면 지금 시장이 어떤 사이클을 지나고 있는지도 짚어 주시죠.
명절을 앞두면 거래가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절 동안 우리 시장은 쉬는데 해외에서는 이슈가 생길 수 있으니,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지금 환경 자체가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지 않아서, 못해도 중립적인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한국 주식을 전부 파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는 종목은 그대로 두고, 그 안에서 비중 조절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반도체는 아직 팔 때가 아닙니다. 9월 말 마이크론 실적을 바탕으로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 이슈가 있고, AI는 지금 부진하지만 언제든 기술 개발 이야기가 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는 여전히 일정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10월 말로 갈수록 흔들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고, 앤트로픽 상장과 관련해 수급 불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10월 중순 이후의 모습이고, 추석 전부터 10월 중순까지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반도체 비중을 굳이 다 비우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은 매크로 환경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결국 오늘 처음에 말씀드린 고금리에서 방어할 수 있는 금융주를 꼭 포트폴리오에 채워 놓으셔야 합니다.
추석이 지나고 10월 중순까지는 기대해 볼 만한 반등과 상승 트리거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전략을 잘 기억해 두시고 비중 조절 잘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시장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투자전략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