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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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으며, 1,400원 돌파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진단. 환율 상승은 한국 경기 악화형과 미국 강세형이 구분되며, 현재는 미국 경제 강세에 따른 달러 강세 요인이 큼. 관세 협상(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불확실성과 통화스와프 미체결이 환율 불안 요인. 미국 금리 인하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아이러니 존재. 향후 관세 합의 진전과 미 고용 둔화 시 달러 약세 시나리오 가능성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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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경제방입니다. 오늘은 환율 시장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최근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서 심리적인 저항선을 뚫었습니다. 왜 이렇게 오르고, 언제까지 오를지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팀장님.
환율이라는 게 원래 탁탁 튀는 맛이 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환율이 1,370원 밑으로 뚫리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환율이 다시 고공비행을 하며 1,400원선을 넘었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마디수'라는 게 있습니다. 1,300원, 1,400원처럼 동그란 숫자를 넘을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게 되죠. 1,399원과 1,401원은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2원 올랐을 뿐이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1,400원을 넘자 환율에 불안을 느끼는 분들이 늘어난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환율의 흐름입니다. 올해 연초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위로 올라갔습니다. 강달러가 이어지다가 4, 5월을 지나면서 환율이 급락해 1,350원 밑으로 내려갔죠. 고점 대비 저점이 100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 환율이 뛰어올라 1,400원을 넘고 마디수가 올라오니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4년 전만 해도 환율이 1,400원을 뚫으면 대한민국에 큰일이 날 것처럼 여겼습니다. 당시에는 1,200원, 1,300원만 넘어도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환율은 상대가격이라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율이 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달러 자체가 강해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경제가 힘들어 원화가 약해지는 경우입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환율이 크게 뛰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도 후자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굉장히 힘들 때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환율이 뛰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가 그때만큼 큰 위험에 놓인 상황은 아닙니다. 대신 미국 경제가 유독 강해서 환율이 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1,400원, 1,500원이라도 우리나라가 힘들어서 오른 것인지, 미국이 강해서 오른 것인지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은 미국 경제가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이럴 때는 우리 원화 대비 달러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뿐 아니라 다른 나라 통화 대비로도 달러가 강해집니다. 달러 인덱스를 보면 됩니다. 지난 10여 년에 비해 달러가 강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달러 인덱스는 97 정도입니다. 올해 초 110 가까이 올랐을 때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중반이었습니다. 같은 환율 수준이라도 달러 인덱스가 함께 뛰었다는 것은 글로벌 달러 자체가 강하다는 뜻입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예외주의(US Exceptionalism)'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미국이 너무 강하니 전 세계 자금이 블랙홀처럼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전 세계 통화에 비해 달러가 압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를 시험 점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시험 점수가 50점인데 학년 평균이 90점이면 망한 것이지만, 학년 평균이 40점이라면 잘한 것입니다. 달러가 너무 강해서 다른 나라 통화도 모두 달러 대비 약해진 상황과, 우리만 1,400원이 된 상황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원화 약세가 전적으로 달러 강세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던 무렵 원·달러 환율은 1,390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1,400원 정도이니 10원 정도 오른 셈이라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유로화는 1,500원 정도에서 지금 1,650원 정도로 올랐습니다. 다른 나라 통화 대비로도 원화가 유독 약하다는 뜻입니다.
즉 달러가 세진 것도 있지만 원화가 약해진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원화가 왜 약해졌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최근 가장 큰 이슈는 한국의 관세 협상입니다.
7월 31일 합의에서 관세율은 25%에서 15%로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관세율을 낮춰주는 대가로 미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선불로 현금을 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3,500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500조 원이 넘습니다. 올해 우리 나라 1년 예산이 660조 원 정도이니 엄청난 규모입니다. 3년에 걸쳐 나눠 집행된다고 해도 연간으로는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집행될 때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야 하니, 단기간에 달러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환율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뛸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강대강으로 부딪히면 합의는 쉽지 않고, 관세율을 낮추는 시기도 늦춰지게 됩니다.
참고로 유로나 일본은 이미 관세율이 낮아졌습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대규모 투자에 합의했습니다.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에 대한 세부 내용이 아직 합의되지 않아 관세율이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투자 내용이 확정되어야 합의문에 서명하고, 그래야 관세율이 내려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상황이 생깁니다. 일본은 15%, 우리는 25%의 관세를 맞았습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경쟁국인 한국이 더 높은 관세를 맞았으니 상대적으로는 일본이 유리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약화되면 무역 규모가 줄고, 장기적으로 성장 둔화의 위험이 생깁니다. 이는 환율 상승,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관세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외환시장에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외환시장에 굉장한 부담이 가해져 환율이 급등하면 IMF 같은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발언했는데,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 번에 자금이 탁 나가야 한다면 외환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환율 급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고객이나 투자자와 상담할 때도 환율이 뛰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단기간에 환율이 빠르게 뛰면 공포를 느끼기 쉽습니다.
올해 초에도 환율이 1,470원 80원대를 기록하자 1,500원을 뚫으면 너무 위험하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는 환율이 1,100원대에서 1년 만에 1,450원까지 뛰어올라 모두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기간 환율 급등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장이 우려하는 것입니다.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두 나라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입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체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2020년 코로나 때 두 차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습니다. 둘 다 정말 위험할 때 나온 조치입니다.
통화스와프는 달러 마이너스 통장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달러가 부족해 무너지는 일은 없겠다는 신뢰를 만들어 줍니다.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국에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달러가 부족하면 외환보유고에 있는 미국 국채를 팔아 현찰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면 미국 국채 금리가 뛰어 미국도 힘들어집니다.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굳이 미국 국채를 팔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상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은 나라는 유로, 일본 등 선진국 통화들입니다. 파운드, 스위스프랑도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습니다. 그 밖의 나라는 '소프트 커런시(soft currency)'라고 하는데, 선진 통화가 아니어서 통화스와프 라인에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 연준도 받아주면 다른 나라들도 요청할 것이라 여러 계산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 진척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통화스와프를 받아들이면 급등한 환율이 내려올까요? 단기적으로는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상시로 막 빼 쓰는 것이 아니라 든든한 뒷배가 되는 것이라 심리적인 안정을 줍니다. 외환시장이 큰 문제로 무너지지는 않겠구나 하는 신뢰를 주니 단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다만 실물 달러가 계속 쏟아져 나오는 구조는 아니고 위험할 때 꺼내 쓰는 구조라서, 그것만으로 환율의 방향을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3,500억 달러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외환보유고가 4,100억 달러 정도이니 그 85% 정도가 되는 큰 금액입니다. 정부도 이를 굉장히 어려워합니다.
또 투자 형태냐, 대출 형태냐, 보증 형태냐에 따라 성격이 다릅니다. 투자로 나가면 수익을 나누는 구조지만 만기가 없어 언제 회수할지 기약이 없습니다. 대출로 나가면 만기가 정해지고 정해진 이자를 받습니다. 보증은 돈이 직접 나가지 않고, 사업이 무너졌을 때만 보증을 이행하는 구조입니다. 정부도 3,500억 달러 전액이 투자가 아니라 대출이나 보증이 섞여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얘기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이 최근 금리를 인하했는데 환율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보통은 금리가 내려가면 환율이 내려가지 않습니까?
달러 가치는 두 가지를 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성장이 둔화되어도 달러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금리를 낮추면 미국 성장을 더 강하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 요인이지만, 성장 부양으로 오히려 성장의 강세가 커지면 달러 강세 요인이 됩니다. 금리 인하가 미국 자산의 매력을 높여 달러가 들어오면, 금리를 내렸는데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깁니다.
최근에는 금리 인하에도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미국 자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예외주의 시즌 2'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흐름이 금리 인하에도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환율은 참 어렵습니다.
환율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고도 합니다만, 1,400원대 환율이 하반기에도 이어질까요? 말씀드린 것처럼 관세와 해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합의가 순조롭게 풀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조금 빨라지면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내년에도 금리 인하가 더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우리나라 성장 모멘텀이 올라오면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합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불확실성이 어떻게 해소될지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금리 인하가 당장 잦아지지 않더라도 더 많이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미국 당국, 즉 트럼프 행정부도 달러가 너무 강해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달러가 너무 강하면 무역적자 해소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과거 플라자 합의 시즌 2가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과도한 달러 강세에 대한 견제 장치도 어느 정도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미국의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고용 부담 때문에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경로로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양방향입니다. 지금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가 보고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미국은 물가가 연준의 목표 수준보다 높고,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고용 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 있죠. 여기에 자산 시장도 뜨겁습니다. 이 세 가지만 보면 보통 금리를 인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할 것 같지 않습니까?
과거 흐름을 보면, 미국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게 유지되다가 조금 나빠지는 신호가 나오면 실업률이 급격히 뛰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용 시장이 초기에 나빠지기 시작하면 비대칭적으로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나쁜 신호가 나오면 바로 완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고용 시장이 약세 기조인 것은 맞지만 역사적으로 아주 부진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너무 좋았던 것이 둔화되니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시장이 읽고 있습니다. 연준도 기준금리를 미리 낮추며 대응하려 할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9월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고해 둔 상태입니다. 내년에도 추가로 낮출 수 있습니다. 달러 약세 시나리오의 핵심은 결국 미국 고용 시장이 지금보다 더 둔화되고, 이를 커버하려고 금리를 더 낮추는 것입니다. 성장 둔화와 금리 인하가 함께 나타나면 달러 약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고용에 대한 연준의 시각도 바뀌었습니다. 한두 달 전만 해도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에 문제가 살짝 있지만 물가가 목표치보다 높은 것이 더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힘의 균형을 고용 쪽에 더 둬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고용 쪽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며 포커스를 옮긴 것으로 보입니다. 파월 의장이 상당히 매파적인 발언을 하긴 했지만, 단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매파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고용에 포커스를 둔다는 것은 비둘기 쪽에 가까운 중립을 지키려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 단어 한 단어에 크게 신경 쓰기보다 전체 흐름의 틀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오건영 팀장,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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