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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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반도체가 2027년 경제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해 중동전쟁발 하방압력을 상쇄한다고 주장. 한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1년 9%, 2025년 24%, 2026년 상반기 38.7%로 상승. 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와 피지컬 AI(자동차·가전·휴대폰)가 반도체 수요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봄. 실물 실적 흐름은 견조하나 주가는 기대·실망에 따라 과열과 조정을 반복하며, AI 거품론은 실물이 아닌 자본시장 심리에서 발생한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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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질문이 있는데요. 올해 가장 큰 화두가 AI와 반도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AI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관심 갖고 계신 AI와 반도체에 걸쳐 나타나는 주식 시장의 의미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실물 경제와 자본 시장을 구분해서, 실물 경제 흐름을 먼저 쫓아보고 그다음에 자본 시장 관점에서 접근하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년 이맘때 경제 전망서와 머니 트렌드를 발간하면서 그 해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정하는데, 27년 경제 전망서의 키워드를 '역류'로 정했습니다. 영어로는 '크로스 커런트'인데, 한 가지 물결이 일고 있지만 또 다른 물결이 일고 있어서 물이 역류한다는 뜻입니다.
기본적으로 2026년에 찾아온 중동 전쟁이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하방 압력을 강하게 끌어올리는 상방 압력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역류를 만드는데, 그 상방 압력이 바로 AI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자료를 같이 보시면, 먼저 중동 지역, 걸프 국가들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전쟁의 충격을 받았고, 석유 생산 시설 같은 인프라가 파괴됐으니 경제 성장률이 크게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중동 전쟁의 역류입니다.
반면 에너지를 수입하는 선진국들은 중동 전쟁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에너지 수출 국가 중에서도 신흥국들은 원유 가격이 올라 수출 단가가 오르고,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해서 경제 성장률에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AI 하드웨어 상위 4개 수출국'입니다. 여기에 한국이 들어갈까요? 들어갑니다. 우리나라는 HBM 종주국이고, 세계 D램 생산과 메모리 반도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수출이 바로 반도체이고, 대표적으로 HBM, D램, 낸드플래시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노광 장비 같은 것도 하드웨어에 들어가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반도체입니다.
이들 국가도 중동 전쟁의 하방 압력을 받았겠지만, AI 드리븐 이코노미라고 할 만큼 하드웨어 수출이 강하게 전개되면서 오히려 더 강한 상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세계 경제는 전쟁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지만, AI 수출 기회를 가진 특정 국가들은 그 먹구름을 체감하지 못합니다.
비유하자면, 지금 밖에는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는데 난로를 따뜻하게 피운 실내에 있어서 비가 오는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AI는 전체 경제와 달리 움직이게 만드는 역류에 해당합니다.
세계 무역은 25년, 26년에 증가했는데, 그 증가를 지배적으로 이끈 것이 AI입니다. AI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반도체, 노광 장비, 반도체 소재·장비가 필요하고, 이런 품목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수출을 이끌었습니다. AI 수출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단일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9%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24%까지 올라갔고, 26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38.7%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우리나라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만든 것도 반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답하자면, 중동 전쟁의 강한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 압력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경제가 반도체를 갖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올림픽에서 태권도, 스피드 스케이팅, 양궁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인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경제의 성장세를 만드는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온 국민이 경제가 호황이라고 체감할 수는 없습니다. 전체 수출이 호조인 것처럼 보여도,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수출은 강한 흐름이라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제 주체들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성장률이 3%를 향해 올라간다고 하지?"라고 느끼게 됩니다.
앞선 강의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 그러나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에는 해당된다"고 말씀드렸던 것이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거시 경제적으로는 AI가 우리 경제를 끌어올렸지만, 여러분이 체감하시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취업자 2,950만 명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은 17만 명뿐입니다. 대부분인 99.9%는 중소기업 임금 근로자이고, 그 직원들과 소상공인들은 이 호황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반도체 밸류체인, 즉 반도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과 소재 종사자들은 호황을 느낄 수 있지만, 편의점 사장님조차 전반적인 회복세를 느끼지 못합니다. 다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인근에 있어서 그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은 역대급 매출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금 반도체와 AI가 만드는 경기 판단은, 반도체 밸류체인 안에 있는 사람은 호황을 느끼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AI 거품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2027년에 실제로 AI 거품이 붕괴되는지가 궁금합니다.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에 답하려면 AI에서 반도체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이해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AI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AI 서비스를 전달하려면 AI 모델이 필요합니다. 파라미터 수로 모델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AI 서비스를 더 잘 전달하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AI 의료 서비스, AI 교육 서비스가 있습니다. 제 테니스 동호회 지인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은 토플, 토익 같은 영어 시험을 스스로 평가하고 오답을 정리해 주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세계 1위 스타트업입니다. 저는 그 지인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서비스가 전달되려면 모델만으로는 부족하고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인프라에는 AI 인프라, 즉 데이터 센터, 전력 인프라, 통신 인프라가 있습니다. 이 중 AI 인프라인 AI 데이터 센터가 지금 폭증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같은 AI 서비스 기업들은 AI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기업을 빅테크 기업, 플랫폼 기업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릅니다.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 핵심 부품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를 사 주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메타가 데이터 센터를 더 달라고, 구글이 반도체를 더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것이 자본 지출, 즉 캐펙스 투자입니다. 미국에는 현재 데이터 센터가 4,600개 정도 있고, 전 세계 약 12,000개 중 약 3분의 1이 미국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데이터 센터를 어마어마하게 짓고 있습니다. 25년, 26년, 27년에 걸쳐 빅테크 기업들은 차원이 다른 인프라와 모델을 구축해서 다른 기업이 제공하지 못하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 경쟁의 결과가 반도체 수요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공급 시차를 봐야 합니다. 아파트 하나를 짓더라도 인허가를 받고, 착공하고, 시공하고, 분양하고, 입주하는 데 아무리 빨라도 2년이 걸립니다. 데이터 센터도 설계, 자본 지출 계획, R&D를 거쳐야 하므로 공급 계약은 적어도 1.5년 전에 이루어집니다. 지금 수출되는 반도체는 대개 1.5년 전에 계약된 물량입니다.
비유하자면, 항공기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20만 개 부품을 수급하는 데만 3.5년이 걸립니다. 반도체는 그 부품에 해당합니다. 즉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반도체를 장기 계약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장기 계약 건수만 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긍정적일 것이고, 역대급 실적을 계속 갱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가정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AI 거품론이 제기될까요? 여기서 긍정과 부정을 섞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AI 서비스 이야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수요가 추가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TV와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2020년대에 에어컨이 필수재가 되면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생겨 실적이 급등했습니다. 2020년에 휴대폰 사업이 또 생겼을 때도 매출 카테고리가 또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피지컬 AI가 그 역할을 합니다. 피지컬 AI는 AI 서비스가 아니라 AI 프로덕트, 즉 로봇, 자동차, 가전제품, PC, 휴대폰 같은 하드웨어 자체가 AI 기능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휴대폰이나 냉장고, 자동차가 인터넷을 통해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그 자체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26년은 피지컬 AI 시대입니다. 25년까지는 구상 단계였고, 26년은 계획 단계이며, 27년에는 피지컬 AI가 실제 상용화되어 매출과 수출을 일으키는 국면이 됩니다. 그래서 반도체 수요가 또 한 번 늘어납니다.
자동차에 반도체가 몇 개 들어갈까요? 내연기관 차에는 2, 300개 정도, 전기차에는 약 700개,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2,000~3,000개가 들어갑니다. AI 자동차, AI 냉장고, AI PC, AI 휴대폰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면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납니다. 데이터 센터 말고도 또 다른 반도체 수요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사이클은 떨어질 줄 알았는데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품은 언제 붕괴될까요? 지금까지는 실물 경제, 즉 기업의 매출, 거래, 계약, 실적 이야기만 했습니다. 실물 경제적으로는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자본 시장에서는 꺼질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반도체와 AI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갖고 있으면, 너도나도 반도체, 너도나도 AI에 몰리면서 실적 흐름을 넘어서 과열되기도 합니다. 과열되면 조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 2026년 6, 7월에 조정이 있었던 것도 과열된 구간이 조정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실적의 흐름을 그려보면, 처음에는 이렇게 가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 보니 실제로는 이렇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여기서 끊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 슈퍼사이클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물 경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이런 실적 흐름을 기대하면서 강하게 상승합니다. 너무 과열됐다고 생각하면 조정이 오고, 너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면 다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몰립니다. 그래서 주가는 올라갔다 떨어졌다를 반복하지만, 결국 실적을 따라갑니다. 균형점은 실적에 있습니다. 실적이 진짜이고, 주가는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면서 과열과 조정을 오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열이 극에 달했던 시기는 대략 2026년 6월 초였고, 이후 주가가 떨어진 구간은 2026년 6, 7, 8월 초로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AI 거품론이 부상한다는 것은 실제 거품이 발생했다는 뜻이라기보다, 부정적 기대가 집중되면서 조정되는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AI 거품이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거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그럼 이제 실제로 AI 거품론을 촉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실물 경제적으로는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자본 시장에서는 AI 거품 같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번씩 조정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거품 우려가 자극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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