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승훈 · 한국인
요약 보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연초 대비 큰 폭 상승 후 주도주가 순환하는 장세로 진단. 재고 부담 속 삼성전자 감산 동참(4월)으로 3분기쯤 재고 정리 기대. 마이크론 실적은 매출 전분기 유사, 적자폭 축소 컨센서스로 국내 메모리 업황 참고지표. 삼성 파운드리는 TSMC 대비 점유율 하락, 패키징·고객 경쟁 부담이 있으나 한일 관계 개선 시 전략적 가치 회복 기대.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은 공급 증가로 가격 부담이나 위협 수준은 제한적. 인텔 파운드리 분리 시 외부 고객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봄. 미중 갈등은 완전 화해가 아닌 분야별 차별화로 판단.
다듬은 글
장세와 주도주 흐름
네, 요즘은 주도주가 수시로 바뀌는 장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순환매 장세라고 흔히 얘기를 하죠. 오늘은 이 장세 흐름을 한번 짚어 보려고 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훈 리서치센터장님 모시고 경제 인사이트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요즘 주도주라는 말이 약간 어폐가 있을 정도로, 반도체에서 2차전지, 2차전지에서 조선, 며칠 전에는 건설이 뜨는 식으로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데요. 이 장세를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 주식시장이 많이 올랐죠. 반도체도 보시면 삼성전자가 연초 대비 30% 정도 올랐고, SK하이닉스는 50% 정도 올랐습니다. 배터리도 많이 올랐고요. 최근 코스피 흐름은 저점을 계속 높여가면서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여기서 아주 주도하는 섹터는 더 이상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 한국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순환매 장세로 계속 돌아가는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빅테크 일곱 개 회사가 시장을 다 끌고 가는 구조와는 다르죠. 일각에서는 수남매 흐름 속에서도 결국 반도체주가 업황 개선 기대감을 타고 다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반도체 업황: 재고와 감산
제가 작년부터 올 초까지 걱정했던 것은 재고가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재고를 줄이는 방법은 수요가 살아나는 건데,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소비자들이 서비스업이나 레저 쪽으로 소비를 많이 하다 보니 IT 기기 수요가 크게 늘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재고를 줄일 방법은 감산밖에 없었죠. 다른 업체들은 감산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삼성전자는 기존 계획을 유지했었는데, 4월 초에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밝혀서 저희는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통 채널과 세트 업체에 아직 재고가 있어서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해 중 3분기쯤에는 재고가 어느 정도 클리어되고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
반도체주에 투자하신 분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것이, 미국 시간으로 28일, 우리 시간으로는 모레 29일 미국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시장 전망이 어떤지, 여기서 어떻게 나와야 시장에 중요한 좌표가 찍힐 수 있을까요?
미국 회사고 제가 많은 정보를 가진 건 아니지만, 회사가 줬던 가이던스와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를 말씀드리면, 매출액은 지난 분기와 거의 비슷할 것 같아요. 가격은 좀 더 빠졌지만 물량은 약간 늘었다고 볼 수 있죠. 또 하나의 변수는 재고평가 손실입니다. 재고평가 손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시장 컨센서스 기준으로는 지난 분기보다 적자폭이 줄어드는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이크론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마이크론 실적은 마이크론 실적이지만, 반도체 업황이라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삼성전자 주가 향방도 마이크론 실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렇습니다. 마이크론이 제일 먼저 실적을 발표하죠. 8월 결산이라 이번 분기가 3분기가 되고, 5월까지 끊어서 먼저 발표하게 됩니다. 그래서 참고 자료로 보는 것이고, 같은 메모리 업종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크죠. 마이크론은 국내 업체들보다 먼저 감산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의 판도를 먼저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론이 향후 가이던스를 어떻게 주는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삼성 파운드리 포럼과 TSMC 격차
삼성전자 투자자분들도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시간 27일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해 파운드리 사업의 신기술과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하는데요. TSMC를 추격할 방안이 공개될 거라고 하는데, 어떤 내용일까요?
삼성의 파운드리 포럼은 기본적으로 기술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미국의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많이 있으니까, 고객사를 불러 놓고 삼성의 현재 기술이 어디까지 왔고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줄 거예요. 다들 아시는 것처럼 GAA 3나노, 2나노 로드맵을 발표할 것 같고요. 추가로 이번에 보도를 보면 IP 쪽 업체들과의 협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놉시스라는 회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향후 고객들을 어떻게 지원할지 하는 방안도 담겨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렇군요. 파운드리 포럼도 기대가 되는데, 지금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전체 규모는 어떤지 그래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보시면 TSMC가 60%대로 늘었어요. 작년 2분기보다 7%포인트 정도 올라갔고, 삼성은 오히려 내려온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굉장히 안타까운 거죠. 저희는 삼성이 TSMC와의 격차를 좁혀 주기를 바랐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한두 가지로 딱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모델에 딜레마가 좀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고객과 경쟁하는 구조가 계속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패키징 쪽인데, TSMC가 첨단 패키징에 많이 투자해서 관련 고객사들을 더 확보한 반면, 삼성은 그 부분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최근 반도체 주식을 보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퍼포먼스가 조금 더 좋은데, 거기에서도 HBM3와 관련된 패키징 기술 변화가 AI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 부분에서도 삼성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있죠. 그런데 저는 삼성이 이걸 잘 슬기롭게 해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신기술 패키징과 관련된 소재를 일본 회사와 협력했다는 소식이 있었죠. 우리 반도체 입장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협력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최근 삼성전자도 일본에 R&D 센터 투자를 결정했어요. 정치적 이슈는 여전히 있지만, 한국과 일본 관계 개선이라는 큰 흐름이 잡히면 그동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진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과 관계가 멀어졌을 때 우리는 일본과 굉장히 가까워진 여러 나라에 비해 전략적인 측면에서 미국에서 약간 밀려나는 측면이 있었거든요. 한국과 일본 관계가 개선되면 TSMC의 전략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 워런 버핏이 TSMC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을 샀다든지, 마크 모비우스 전 템플턴 회장이 대만을 줄이고 한국을 사겠다는 식의 발언들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외교·산업정책
외교, 국가 관계, 산업 정책이 아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새로운 공장 설립을 예고하고 있어요. 이건 반도체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미국의 큰 그림 속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우리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위협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상생 요소가 될까요?
상생이라기보다는 당연히 부담이 되죠. 반도체는 수요도 증가하지만 공급이 많이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부담이 되긴 하는데,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 실제로 실행되어 높은 수율로 제품이 잘 나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서, 저희는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고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아주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도전
인텔이 이쪽에서 다시 힘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데요. 자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인텔이, 잠재적 경쟁사라 할 수 있는 엔비디아 같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 말씀하신 것처럼 고객과 경쟁하는 관계라서, 이게 가능할지 어떻게 보십니까?
그게 어려운 부분이죠. 인텔은 아마 내년부터 파운드리 부문을 분리할 것 같아요. 파운드리를 별도로 떼어내서 삼성전자처럼 매출을 따로 집계할 것 같거든요.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떨어집니다. 인텔이 2위로 올라갈 것 같고 삼성은 떨어지게 되죠. 사실 큰 의미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말씀하신 대로 외부 고객을 인텔이 과연 유치할 수 있느냐입니다. 지금도 일부는 하고 있지만 굉장히 미미한 상황이에요. 특히 첨단 반도체 쪽은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꺼려하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인텔은 경쟁사에 비해 생산 능력이 조금 부족하고, 생산 비용도 높은데 이걸 감당할 수 있을지도 부담이라는 지적이 있죠.
제가 예전에 보고서를 쓴 적이 있는데, 「인텔의 엔지니어들은 어디로 갔나」라는 연구였어요. 2010년대 중반,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인텔의 핵심 엔지니어들이 약 12,000명이나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 엔지니어들이 지금 말씀하신 엔비디아, AMD, 퀄컴, 애플 같은 곳으로 많이 흩어졌죠. 그러면서 인텔의 경쟁력은 떨어졌고 경쟁사는 올라왔습니다. 이걸 한 번에 만회해서 예전의 인텔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
반도체 얘기를 하려면 미중 갈등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요즘 격화되던 미중 갈등이 조금 실마리를 찾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있어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고, 마이크론의 투자 계획, 대만 TSMC 수뇌부의 방중 등이 이어지면서, 미중 관계가 겉으로만 으르렁거리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관계 회복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도 중국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것이 부담이겠죠. 이번 내용을 보면 일부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회담이 끝나고 나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라고 표현했고요. 엊그제는 미국이 중국의 펜타닐 관련 기업들을 실제로 기소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완전한 화해 모드로 돌아갔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화해 분위기가 됐다고 모든 걸 다 끊어 버리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분야별로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하반기 체크 포인트
자, 이제 하반기입니다. 다음 주면 하반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가 큰데, 어떤 부분을 체크해야 할까요?
곧 어닝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좋을 것 같진 않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예를 들어 전분기 대비 적자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