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영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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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사이클이 자기자본(FCF) 투자에서 부채 발행 투자로 넘어가는 '페이지2' 단계로 보며, 아직 버블은 아니라고 봄. 빅테크 회사채 수요(약 5배 초과청약)를 근거로 과열 우려는 이르다고 판단. 엔비디아는 실적 자체보다 중동·소버린 수주 등 큰 그림이 반등 트리거이며, 루빈 아키텍처로 국내 기판 업체 ASP 상승 수혜 기대. 반도체 업사이클은 유지되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단기 조정. 삼성전자 장기계약 변화가 반도체주 트리거 가능. 전략은 소부장보다 대형주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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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부채 발행, 버블이냐 2단계 확장이냐
지수가 낙폭을 키워 가는데 IT 투톱의 낙폭도 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디데이 딱 하루 전, 오늘 중요한 분과 함께 IT 전략을 재정비해 보겠습니다. IT신 이영수 HSL 파트너스 대표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날 이렇게까지 빠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죠. 점검할 게 많습니다. 일단은 AI 거품론에서 하루는 자유로웠다가, 다시 미국이 흔들리면 여지없이 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CAPEX 확대에 환호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최근 많은 빅테크들이 채권을 발행해서 투자하는 걸 보고 시장이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시각이 바뀐 걸까요?
그동안 AI 투자 사이클이 2023년부터 3년 가까이 지속됐습니다. 그 기간 빅테크들은 자기들이 번 돈, 즉 프리 캐시플로우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부채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빅테크 회사채는 원래 귀합니다. 물량이 별로 없었죠. 그런데 이게 갑자기 쏟아지니까, 메타가 250억 달러로 포문을 열었고, 알파벳이 200억 달러, 150억 달러 규모로 발행했고, 아마존도 150억 달러를 발행했습니다. 이렇게 빅테크들이 회사채 시장에 연달아 물량을 내놓으니 CDS 금리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이렇게까지 투자할 이유가 있나?"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 거죠. 빅테크는 웬만하면 회사채를 잘 안 발행하고, 부채 발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건 방향성이 잡혔다는 뜻입니다. 다만 업계 현직 엔지니어들과 투자자들의 시각 차이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 저는 AI 사이클이 더 지속되기 힘들어서 꺾일 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페이지 1에서 페이지 2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지 1은 직접 벌어서 투자하는 사이클이었고, 이제는 부채를 발행해서 투자하는 단계입니다. 이걸 시장이 받아들이고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채로 투자한다고 무조건 버블이 터지는 건 아닙니다. 기존에는 번 돈으로 현금 투자를 했다면, 투자 방식이 바뀌면서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거라는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페이지 1에서 2로 넘어갔고, 이 부분은 다 초기 단계입니다. 산업 확장 국면이죠. 그러니까 아직은 버블이 아닙니다. AI 거품론이라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밸류에이션으로 정당화가 되고, 실제로 회사채를 내놓으면 채권 시장에서 수요가 몰립니다. 250억 달러 발행을 요청하면 약 1,250억 달러가 모입니다. 채권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자보다 훨씬 보수적인데, 그쪽에서 그만큼 자금이 몰린다는 건 아직 거품이라고 하기는 이르다고 봅니다.
구글 피차이 CEO의 발언은 어떻게 보셨나요? AI는 진짜지만, 버블이 생겨 터지면 어느 회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취지였습니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시장이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시장이 행간을 읽고 싶은 대로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불안하다 보니 키워드 하나만 떼어서 해석하는 거죠. 구글의 경우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회사가 파산할지언정 절대 2등이 되지 마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구글 제미나이의 성능이 굉장히 좋습니다. 유료 구독자 수 같은 지표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곧 제미나이 3.0이 공개되는데 업계에서는 챗GPT를 위협할 수준이라고 기대가 큽니다. 경쟁자가 GPT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신기술이 계속 확대되면, 이런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AI 모델 성능이 계속 좋아지는 게 보이면 투자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 판은 결국 승자가 다 먹는 시장인데, 아직 승자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과열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승자를 찾아가는 게임 안에서 CAPEX를 승자가 나타날 때까지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시장의 불안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과열은 아니라는 의견이시네요.
엔비디아 실적, 기대치 속 '서프라이즈' 조건은?
엔비디아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실적 발표 하루 전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IB들 리포트 평가도 나쁘지 않은데 어떻습니까? 기대치가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 서프라이즈를 내기가 어렵다고 보시나요? 가장 기대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숫자로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실적은 무조건 잘 나와야 하고 가이던스도 무조건 잘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그 자체로 주가를 돌려세울 엄청난 에너지를 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가지만으로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좀 더 큰 그림을 보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젠슨 황 CEO가 조금 전 힌트를 하나 준 것 같습니다. 50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받았다고 했는데, 신규 수주인지 기존 수주를 언급한 건지 정확한 워딩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힌트를 줬으니, 깜짝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번에 헤드라인 넘버와 가이던스가 기대치를 웃돌아야 하고, 젠슨 황 CEO가 컨퍼런스 콜에서 말한 730조 원 규모의 주문과 관련된 수주 이야기가 나와야만 주가 반등이 본격화될 거라는 말씀이시죠?
네,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들어 중국에는 칩을 못 팔게 됐습니다. 대신 풀린 곳이 중동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때는 중동에도 고성능 칩을 팔 수 없었는데, 이제 시장이 열렸습니다. 그저께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왕세자가 와서 휴메인에 칩을 팔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건 AI 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규모보다 더 큰 건지 기대해 볼 만합니다.
루빈(Rubin) 관련해서 기대하는 포인트도 있으신가요?
루빈은 아키텍처 자체가 많이 바뀝니다. 기존에 쓰던 블랙웰 울트라보다 보드를 거의 재설계해야 할 수준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메모리 수요와 메모리 대역폭 요구치, 특히 AI 네트워크 쪽 고도화가 많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국내 기판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봅니다. AI 네트워크가 더 빨라지고 더 많은 전력을 제어해야 하니, 더 비싼 소재 세트를 써서 고부가 제품을 팔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ASP 상승이 드라마틱하게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가 200달러를 넘어섰다가 11월 한 달 동안만 10% 넘게 조정받았습니다. 방향을 완전히 돌릴 부분은 중국보다 중동이나 소버린 AI에서 힌트가 나올 때가 될 것 같습니다. 큰 그림에 주목하겠습니다.
국내 IT 투톱, 조정은 기회인가
그럼 지금 같이 흔들리고 있는 국내 IT 투톱은 어떻습니까?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 내후년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수요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이 사이클에 정말 문제가 없는 게 맞을까요?
업황으로 보면 지금 문제될 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이슈가 생겼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습니다. 그동안 많이 올랐으니 차익 실현 욕구도 있고, 그래서 조정이 아프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결국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웅크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DDR5 현물 가격이 한동안 조용하다가 오늘 발표치에 따르면 16% 또 폭등했는데, 주가는 답답합니다.
이 부분은 시장 심리 영향으로 보고, 사이클에는 이상이 없다는 해석은 긍정적으로 해도 됩니다. 지금 주가가 2% 넘게 빠지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지금은 주식 시장과 현업의 온도차가 굉장히 커지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격을 보면 불안하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방향을 바꾸는 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한국 조선업이 선미를 트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계속 업사이클로 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고정 거래 가격 체계를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범용 메모리를 월 단위, 분기 단위로 협상해 가격을 정했는데, 내년부터는 더 긴 기간으로 계약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이슈가 현실화되면 반도체주들의 급등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전략은 대형주 우선
마지막으로 전략을 듣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하듯 삼성, 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소부장도 여전히 좋게 봐야 한다는 증권가 의견도 많습니다. 지금 정말 기회일까요? 대형주와 중소형주 전략은 어떻습니까?
조정 이후 반등이 나온다면 수급은 대형주 쪽으로 더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대형주에는 고정 거래 가격 관련 호재가 남아 있고, 추가 EPS 업사이드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150조 원 규모의 국장 성장 펀드도 대부분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소부장보다 대형주에 한 표를 주겠습니다.
이영수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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