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규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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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트코인 규제 배경을 설명하며, 추적 가능한 비트코인 대신 익명성 있는 자산과 금이 전략자산으로 선호된다고 주장. 중국은 금 매장량·생산량 상위권이며 금 생산 확대 의도가 있다고 봄. 중동 전쟁 시 석유 충격→스태그플레이션→금 상승 패턴을 과거 사례(4차 중동전쟁, 이라크전)로 제시. 한국은 금 약 104톤 보유, 추가 매입은 외교·미국 국채 수요 등 정치적 이유로 소극적이라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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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외환 보유고에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면, 그 외환 보유고의 지갑은 당연히 공개되어야 합니다. 지갑 간에 이동하는 비트코인의 유통 경로는 몇 번을 우회하든 결국 추적이 가능하죠. 중국이 만약 비트코인을 금만큼 많이 전략 자산으로 취득하게 된다면, 나중에 미국과 맞붙을 때 여러 통제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을 많이 모으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비트코인은 여러 장점이 있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애매한 자산입니다. 지갑과 지갑 사이의 이동이 매우 투명해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추적이 쉽습니다. 중국처럼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국가는 언젠가 부딪칠 수밖에 없고, 그런 국가일수록 어떤 통제로부터도 자유로운 자산을 많이 모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후반 이란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스위프트 제재를 받고 외화 자산이 동결되자, 금을 몰래 터키로 우회해서 팔았습니다. 서방은 터키에 대해서도 금 거래 제재를 가했지만, 문제는 금이 이란산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금은 한번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그 전의 유통 경로가 모두 사라집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금은 중앙은행이 보유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최고의 전략 자산으로 채택되어 왔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외환 보유고에 비트코인을 담으려면 지갑이 공개되어야 하고, 그 이동 경로는 추적이 가능합니다. 또한 금은 5천 년 동안 이미 가치를 입증받은 자산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의 비중을 가져갈 수는 있어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리스크로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 대신 비트코인을 선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핵심은 익명성입니다. 저는 비트코인보다 익명성을 가진 다른 암호화폐가 오히려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우리는 비트코인을 모든 암호화폐의 대장이자 상징으로 생각하다 보니 비트코인만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자체만 놓고 금과 비교하면 성격이 꽤 다릅니다. 그래서 이를 전략 자산으로 충분한 양만큼 확보하기는 어렵고, 확률적으로도 낮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의 인식이 어느 순간 깨지는 모멘텀이 생겨서 비트코인이 아닌 익명성을 가진 암호화폐가 각광받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이를 전략적으로 밀게 된다면 전략 자산으로 충분히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면에서 캘 수 있는 금은 거의 다 캤습니다. 그래서 지금 채굴할 수 있는 금 중에서도 채산성이 괜찮은 금광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중국은 땅이 넓고, 전 세계 금 매장량 상위 3위 안에 들며 생산량도 세계 상위권입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생산량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는 채산성 있는 금광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더 깊은 곳이나 품위가 낮은 금을 캐려 하면 결국 채산성의 벽에 닿습니다. 1억 원을 들여 금을 캤는데 5천만 원어치밖에 안 나온다면 캘 의미가 없습니다. 금 가격이 올라 채산성이 충분해지면 그때 캘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중국이 기술 도입으로 생산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려는 것은, 단순히 채굴 비용이 낮아져서라기보다는 향후 금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크게 오를 모멘텀이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의 채굴 비용을 들여서라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중동에서 전쟁이 나면 보통 금값이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걸프전이나 한국 전쟁처럼 금값이 단기적으로만 오르고 원래 가격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지만, 제4차 중동 전쟁 이후에는 오일 쇼크가 터지면서 금값이 크게 오르고 석유 가격은 열 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여기에는 석유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중동에서 전쟁이 나면 생산이 마비되기도 하고, 중동 국가들이 석유 금수 조치나 생산량 감축으로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석유 가격이 튀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경제는 좋지 않은,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에서 가장 빛나는 자산이 금이기 때문에, 중동 전쟁이 이런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도하면서 금값이 오르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2000년대 이라크 전쟁 때도 석유 가격 폭등과 함께 스태그플레이션과 아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고, 이때 금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전쟁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듯 보이긴 하지만, 중동 전쟁이 더 확산된다면 금값을 크게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 금을 약 104톤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 무렵까지 30톤, 40톤, 40톤씩 사서 100톤을 모았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데, 한국은 금을 더 모으겠다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 예전에 금을 샀던 시기가 금 가격의 최고점 부근이었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여론이 나빠졌습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이런 여론의 압박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둘째, 더 큰 이유는 정치적인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한국이 미국 물건을 많이 사고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사 주어야 미국의 달러 신용 화폐 시스템과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유지됩니다. 1970년 이후 달러가 실물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가치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둥이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이 미국 국채를 사지 않고 금을 산다면 이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되기 때문에, 외교적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외교를 매우 잘해야 하는 국가이므로 금을 사는 것이 꺼려질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도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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