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경제번역소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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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원은 역대 최대이나 컨센서스(약 106.6조)를 소폭 상회, 매출은 기대(약 200.6조)에 미달. 실적 발표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코스피 등 시장 전반 하락으로, 실적보다 반도체 호황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해석 제시. 향후 판단은 마이크론 가이던스(다음 분기 600~630억달러)와 장기 공급계약(업계 보도, 내년 물량 약 80%) 등 회사 발표 근거 확인을 권고. 특정 종목 매매 권유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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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7조 4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대치이고 증권사 예상도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데 발표한 날 주가는 오히려 내렸습니다. 그럼 실적이 좋아도 소용이 없는 걸까요? 성적표 한 장만 봐서는 이 장면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발표를 함께 놓고, 발표 예상과 그날 시장, 그다음에도 벌 근거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0월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것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잠정 집계입니다. 매출은 195조 원, 영업이익은 107조 4천억 원입니다. 여기서 역대 최대라는 말은 삼성전자가 이전에 낸 실적과 비교한 것입니다.
실적 발표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발표 전에 이미 실적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뉴스가 인용한 FN가이드 집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영업이익을 약 106조 6천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 발표는 그보다 0.7% 정도 높았습니다. 증권사 예상을 넘긴 것은 맞지만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매출은 약 200조 6천억 원을 예상했는데 실제는 195조 원이었습니다.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쳤고 영업이익은 조금 넘었습니다. 역대 최대이니 예상보다 훨씬 잘했다고 읽어도 맞지 않고, 주가가 내렸으니 예상보다 못 벌었다고 읽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SBS는 발표 당일 투자자들이 반도체 호황이 이미 주가의 상당 부분에 반영됐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반영됐다는 것은 잘 벌 거라는 기대가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가게를 사는 상황에 빗대 보겠습니다. 요즘 손님이 몰린다고 소문난 가게가 있습니다. 소문이 났으니 가게값도 이미 그만큼 올라 있습니다. 이제 장부를 열어 보니 지난달 매출이 역대 최고입니다. 그런데 다들 예상하던 수준이라면 그것만으로 가게값을 더 쳐 줄 이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궁금한 것은 오히려 다음 달에도 손님이 올지, 미리 잡힌 예약이 있는지입니다.
주식도 앞으로 벌 돈에 대한 기대가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역대 최대라도 이미 예상한 수준이면 주가를 더 끌어올린 새 소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그날을 설명하는 해석 중 하나입니다.
그날 삼성전자 주가는 2.42% 내렸습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도 약 2.4%, 코스피는 약 2.6% 내렸습니다. 반도체 회사가 아닌 현대차도 3.4% 내렸습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만 따로 있었던 하루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함께 흔들린 날이었습니다. SBS는 이날 하락을 두고 고평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과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 같은 해석도 전했습니다.
어느 요인이 몇 퍼센트만큼 주가를 움직였는지는 이 숫자들만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다만 "실적이 나빠서 삼성전자만 떨어졌다"는 말은 그날 상황과 맞지 않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한국경제는 이번 실적이 기대에는 부합했지만,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갈지에 대한 불안을 떨쳐낼 만큼은 아니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해석대로라면 시장이 궁금한 것은 지난 분기 성적보다 이 호황이 앞으로도 이어지느냐입니다.
그것을 가늠해 볼 자료는 두 가지입니다. 회사가 내놓는 다음 분기 전망, 그리고 미리 잡아 둔 주문입니다.
**첫째, 회사가 내놓는 전망입니다.** 미국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의 발표가 잘 보여 줍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메모리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음 분기 매출 예상치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방금 끝난 분기 매출은 약 542억 달러였고, 다음 분기에는 600억~630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이번 분기보다 약 13% 많은 수치입니다. 이렇게 회사가 직접 내놓는 앞날의 숫자를 가이던스라고 부릅니다. 가게로 치면 이번 달 매출 옆에 다음 달 예상 매출을 같이 적어 둔 셈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잠정 발표에도 끝난 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만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달 말 실적 설명회에서 회사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마이크론이 예상한 매출도 아직 벌어 놓은 돈은 아닙니다. 그 매출을 뒷받침할 주문은 얼마나 잡혀 있을까요?
**둘째, 미리 잡아 둔 주문입니다.** 삼성전자에 관해서도 이와 연결된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국경제는 업계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내년 메모리 공급 물량의 80% 가까이를 장기 계약으로 묶어 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회사가 공시로 확인해 준 숫자는 아닙니다. 같은 기사에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한 말도 실렸습니다. 거의 모든 주요 고객사가 장기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마이크론도 실적 발표에서 고객과의 전략적 계약을 언급했습니다. 회사는 이런 계약이 실적이 오래 이어질 거라는 자신감을 더해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DS투자증권 양영무 연구원도 최근 코멘트에서 AI 시대에 누가 돈을 낼 고객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시장을 해석하는 한 가지 관점입니다.
그런데 주문을 받았다는 것과 이익이 정해졌다는 것은 다릅니다. 얼마에 팔기로 했는지,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에 따라 남는 이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사에서도 업황이 꺾이면 고객이 조건을 다시 협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실렸습니다.
새 수요 이야기도 같은 방식으로 봐야 합니다. 12일 한국경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에 쓰는 D램 수요가 2030년에는 올해의 약 20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망을 실었습니다. 이것은 휴머노이드 로봇 전체의 수요 전망입니다. 어느 회사가 그 주문을 받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장기 계약 뉴스는 두 가지를 나눠 보면 됩니다. 팔 물량이 얼마나 정해져 있는지, 그리고 그 물량이 어떤 이익으로 이어질지입니다.
회사 발표에서 직접 근거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투자자 정보(IR) 페이지에서 실적 발표 자료와 설명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10월 29일 실적 설명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잠정 발표에는 없었던 사업부별 실적을 보고, 메모리 수요와 앞으로 공급할 물량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큰 이익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 흐름이 이어질 근거로 회사가 무엇을 드는지 보는 것입니다.
마이크론은 투자자 홈페이지의 실적 발표 자료에 다음 분기 전망이 따로 나와 있습니다. 아까 본 매출 범위도 거기서 가져온 숫자입니다. 다음 실적이 나오면 회사가 내놓았던 범위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자료 링크는 설명란에 정리해 두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였다는 것도, 발표한 날 주가가 내렸다는 것도 맞습니다. 이익은 예상을 조금 넘었지만 그날 시장도 함께 내렸습니다. 그래서 실적이 좋아도 소용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에 좋은 실적인데 주가가 내렸다는 기사를 만나면 세 가지를 차례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발표 예상과 비교해 어땠는지. 둘째, 그날 시장 전체는 어땠는지. 셋째, 앞으로도 벌 근거가 회사 발표에 있는지. 이렇게 "잘 벌었는데 왜 떨어졌을까"라는 질문은 "앞으로도 벌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번역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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